비가 오니까. 니 생각나서 이렇게 끄적여본다.
HJ아. 우린 같은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를 나왔지?
중학교 때까진 그저 밝고 명랑하고 착한 친구라고 생각했는데
고등학교 2학년이 시작할 때부터 너와 같은 반이 되고 새로운 감정들이 쌓였었나봐.
어찌 표현할줄 몰라서 너 아르바이트 마칠 때만 되면 기다리다가 집에 오곤 했지.
여름 휴가 갔을 때.. 너랑 밤새 이야기했었는데.. 생각나?
사직구장에 자전거 타러도 갔었지. 무지 더웠어ㅋㅋ
그렇게 커져가는 마음 감추기 힘들어서 너에게 고백했어.
남자가 바보같이 문자로 고백하는데도 넌 받아주더라?
정말 고맙고 잘 해주고싶었어.
그런데 막상 사귀는건 쉽지 않더라..
넌 속마음을 표현하질 않아서 나 혼자만 널 너무 좋아하는 것 같은 생각
그런 생각에 일년정도 버텼지만 어느세 난 너무 지쳐있었고
너에게 화를 내고 있는 내 모습이 보였어.
넌 그런 내 모습에도 내 곁을 지켜주고 있었고
제법 긴 시간을 함께보내서인지.. 표현하지 않는 너의 모습이지만
난 그속에서 부끄러워하는 널 찾을 수 있었고 니 맘을 느낄 수 있었어.
하지만 스무살이 되고 둘다 고집불통이고 연락도 예전만큼하지 않고 너무 편했나봐.
넌 새로운 친구들과 어울리며 새로운 즐거움을 느끼고, 바쁜 모습에 난 조급해지더라?
그게 널 숨막히게 했나봐. 그리고 결국 버스정류장에서 싸운게 마지막 모습이었고
헤어지게됬지.
구차하게 널 잡아보려고 했지만 그것도 쉽지 않더라.
삼개월이 넘게 지난 지금도 널 잊어내기가 많이 힘들어.
내 손에 쥐어지던 작은 니 손이
내 품에 꼭 들어오던 여린 어깨
유난히 동그란 니 얼굴과 눈동자
오밀조밀 작고 이쁜 입술
낮지만 사랑스러운 코
항상 좋아했던 니 향기
너무 편해서 추리닝에 안경끼고 부시시한 머리로 날 반겨주던 니 모습들까지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 사랑했었는데
그 땐 내가 너무 어렸었나봐
널 잡고 싶지만..
넌 너무 무서울정도로 빠르게 돌아섰지..
그런 널 더 이상 잡아볼 엄두가 나지 않는구나..
항상 니 SNS를 보고 있는 날 보면 참 바보같아.
이런 내가 널 잊어보려고 군대를 가기로 했어.
혹시라도 니가 돌아온다면 모두 내려놓고 다시 시작해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내가 널 잡을 순 없다는거 아니까.
기다리고 있어.
아직도 많이 사랑해...
너무 보고 싶다.
HJ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