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킨슨 병이란?
이 병은 1817년 제임스 파킨슨이라는 영국의 의사가 처음 기술하면서 이후 파킨슨병으로 불리우기 시작했습니다. 이 병이 생소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해리 트루만, 모택동, 아돌프 히틀러 같은 사람들이 파킨슨 병으로 고생했었다는 사실을 아는 분들은 별로 없을 것입니다. 현존하는 인물 중에서도 파킨슨병 또는 파킨슨병과 유사한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은 사회 각 분야에 걸쳐 많이 있습니다. 실제로 미국의 경우 파킨슨병 환자는 수백만 명으로 추산되며, 발병 빈도도 1년에 십만 명당 20명 정도로 알려져 있습니다. 파킨슨병은 드물게 십대나 젊은 성인층에서도 발병하는 경우가 있으나 전체 환자의 5퍼센트 정도이고, 대개는 40대 이후에 발생하며 또 나이가 많아짐에 따라 그 발병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에 평균 수명이 늘어감에 따라 그 환자 수가 점차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파킨슨병은 뇌에서 도파민이라는 신경 전달물질이 부족하게 되어 생기는 퇴행성 질환입니다. 뇌에서 도파민이라는 신경 전달물질이 부족한 것은 결국 이것을 생성하는 뇌의 특정 신경세포, 즉 흑색질이라는 부위의 신경세포가 서서히 파괴됨으로써 생기는 현상입니다. 이 병은 알츠하이머 병과 같은 퇴행성 질환으로 아주 서서히 발병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환자가 증상이 언제부터 시작하였는지 정확하게 기억하지 못합니다. 여러 연구 결과에 의하면 흑색질 신경세포의 약 80퍼센트 이상이 파괴되었을 때부터 파킨슨병의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바꾸어 말하자면 병의 증상은 초기라고 할지라도 신경세포의 파괴 정도는 이미 상당히 진행된 상태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흑색질의 신경세포는 뇌의 기저핵이라는 부위와 연결되는데, 기저핵은 뇌의 운동피질 및 기타 여러 부위와 복잡하게 연결되어 있어 인체의 운동을 부드럽고 조화있게 그리고 정확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해 주는 매우 중요한 부위입니다. 도파민은 바로 흑색질에서 이런 기저핵의 기능을 조절하기 위하여 분비되는 신경 전달물질인 것입니다. 따라서 도파민의 부족은 운동기능의 장애를 초래하여, 파킨슨병의 주 증상인 진전(떨림), 경직, 서동증(행동이 느려짐), 불안정한 자세 유지 등이 나타나는 것입니다. 이 병은 알츠하이머 병과 같은 퇴행성 질환으로 흑색질의 신경세포가 서서히 죽어감에 따라 파킨슨 증상은 점점 심해지며, 애석하게도 이러한 경과를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치료 방법이 아직 없습니다. 그러나 부족해진 도파민을 외부에서 보충하거나 그 작용을 도와줄 수 있는 약물 등을 투여할 수 있게 되면서, 상당 기간 정상적인 운동기능을 유지시킬 수 있게 되었고 환자들에게 거의 정상적인 생활을 가능케 하였습니다.
파킨슨 병의 원인
파킨슨병의 원인, 즉 무엇 때문에 흑색질의 신경세포가 파괴되는가에 대해서는 아직 정확한 해답이 없고, 따라서 아직 신경세포의 파괴를 막을 근본적인 치료법도 없습니다. 그러나 이를 규명하기 위하여 활발한 연구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바이러스성 뇌염 등 감염설, 면역기전이 관계된다는 면역설, 선천적으로 그 기질이 타고난다는 유전설, 유리기가 생성되어 신경세포를 파괴한다는 설, 도파민의 생성 및 대사과정에 문제가 있다는 설, 신경독성물질의 중독설 등이 있으나 아직 파킨슨병 전체를 설명하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
파킨슨 병의 증상
파킨슨병의 초기에는 비특이적으로 전신 위약감이나 피로감, 권태감 등이 있을 수 있는데 이럴 때는 병으로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또 진단을 내리기도 힘듭니다. 대부분의 경우 좀 더 특징적인 증상들이 나타나면서 병원을 찾게 됩니다.
파킨슨병의 증상은 크게 일차적 증상과 이차적 증상으로 나눌 수 있는데 일차적 증상은 경직, 떨림, 몸의 움직임이 느리거나 줄어들고, 몸의 균형을 잡기 힘들거나 보행장애 등의 증상들로서 흑색질의 신경세포 파괴로 인하여 생기는 직접적인 현상입니다. 파킨슨 병이라고 진단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일차적인 증상들이 반드시 있어야 합니다. 이차적 증상은 일차적 증상으로부터 파생되어 생기거나 흑색질 외의 다른 신경계의 침범에 의하여 생기는 증상들을 지칭합니다.
그럼 파킨슨병의 특징적인 증상들을 자세히 살펴 보겠습니다.
<일차적 증상>
1. 경직 (rigidity)
경직이란 근육의 긴장도가 증가된 상태로서 힘을 주지 않은 상태에서 검사자가 관절운동을 시킬 때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마치 관절이 굳은 것처럼 잘 움직여지지 않는 증상입니다. 심한 경우에는 환자의 몸이 관절이 없이 마치 한 덩어리로 딱딱하게 굳어 있는 듯이 보일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강직 증상은 사지의 한 쪽 (오른쪽이나 왼쪽 )어느 한쪽에서 시작하여 병이 진행하면서 양쪽 모두를 침범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파킨슨병에서는 이러한 근육의 경직이 종종 떨림과 같이 나타나 검사자가 관절을 움직일 때 마치 톱니바퀴를 돌리는 느낌 같다 하여 치륜상경직이라고도 불리우는 특징적인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2. 떨림 (진전)
파킨슨병 환자의 약 75퍼센트에서 나타나는 증상으로 손에서 가장 흔하며 때때로 발에서도 나타나고 머리, 목, 얼굴 근육, 턱에서도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떨림 증상도 사지의 어느 한쪽에서 시작하여 병이 진행하면서 양쪽 모두를 침범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보통 떨림은 움직이게 않을 때(휴식할 때) 심해지는 경향을 보입니다.
3. 서동중(움직임이 느려짐)
서동증은 파킨슨병에서 가장 심한 운동기능 장애를 초래하는 증상입니다. 모든 운동을 시작하고자 할 때 시간이 지연되고 느려지며 움직임 자체의 양도 줄어들며 진행 중인 운동이 갑자기 멈추어질 수도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행동이 느려져서 침대에서 일어난다든가 의자에서 일어날 때 예전보다 시간이 많이 걸리고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며, 손의 움직임도 느려져서 글씨 쓰기도 예전보다 힘들어하고 글씨체도 작아지는 등의 모습을 보입니다.
4 균형유지 장애
몸의 평형을 유지하는데 장애가 있는 증상으로 특히 걷다가 방향을 바꾸거나 누군가 환자를 조금만 밀어도 균형을 쉽게 잃어 버리고 쓰러지는 모습을 보입니다. 따라서 균형유지 장애 때문에 파킨슨병 환자들이 자주 넘어지고 이로 인한 외상을 입는 경우가 많습니다.
5. 보행 장애
보행 장애는 여러 가지 양상을 보일 수 있는데 보행 시작이나 끝 그리고 방향 전환 시에 종종걸음을 보이면서 힘들어 한다든가, 보행 중 팔의 흔들림이 줄어 들며, 짧은 보폭의 종종걸음으로 앞으로 쓰러질 듯한 걸음걸이를 보이거나, 보행 도중 발이 갑자기 땅에 붙어 버린 듯이 걸을 수 없는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보행 장애는 서동증이나 균형유지 장애 등이 동반될 경우 더욱 심해질 수 있습니다.
위의 일차적 증상들은 파킨슨병의 가장 중요한 특징적인 증상들이면, 파킨슨병이라고 할 때에는 상기 증상들이 있어야만 합니다.
<이차적 증상>
1. 우울증
우울증은 파킨슨병 환자의 약 반수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보통 파킨슨병 환자에서의 우울증은 병에 의한 운동기능 장애에 대하여 스스로 낙담하면서 생기는 심리적인 반응으로 간주되기도 하지만, 실제로 우울증이 파킨슨병 증상의 하나로 생기기도 합니다. 어떤 경우에는 파킨슨병의 운동기능 장애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우울증이 먼저 발생하는 수도 있고, 운동기능 장애 보다 더 주된 증상으로 심하게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일부 환자에서는 우울증이 불안이나 안절부절하지 못하는 증상과 연관되어 나타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한 우울증이 너무 심한 경우에는 우울증의 치료가 파킨슨병 자체의 치료보다도 더 중요하며, 우울증이 치료되면서 파킨슨병의 증상이 어느 정도 호전되기도 합니다.
2. 수면장애
파킨슨병 환가가 수면장애를 호소하는 경우는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잠들기 어려운 경우도 있고 잠을 유지하기 어려워 밤에 여러 번 깨고 아침에 몹시 피곤해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 어떤 환자들은 주로 낮에 자기 때문에 밤에 잠을 못 이루는 수도 있습니다. 생생한 꿈을 꿀 수도 있고 드물게는 악몽에 시달리는 경우도 있으며 수면 중에 말하거나 팔다리를 갑자기 놀란 듯이 움직이기도 합니다. 수면장애는 우울증과 연관되어 생길 수도 있고 엘도파제제와 같은 치료 약물의 용량이 부족해도 생길 수 있고 반대로 약물의 부작용으로 생길 수도 있으므로 수면장애의 양상을 담당의사와 상담하여 적절히 대처하여야 합니다. 환자나 보호자가 임의로 수면제를 투여하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고 오히려 위험할 수 있으므로 주의를 요합니다.
3.치매
치매는 기억력, 인지능력 추상작용, 계산 능력 등의 장애로 나타나는데 혼동이나 지남력의 장애도 동반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파킨슨병에서 이러한 치매가 나타나는 경우는 대개 말기의 나이 많은 환자에 해당되는 경우가 많으며 대부분의 파킨슨병 환자에게서는 이러한 정신기능의 장애는 없거나 있더라도 매우 경합니다. 만약 치매가 심하다면, 파킨슨병 이외의 다른 진단을 의심해 보아야 합니다. 엘도파제제나 항콜린성 약물, 아만타딘(씨메트렐), 도파민 효능제 등 파킨슨병에서 쓰이는 약물 들의 부작용으로 망상, 혼동, 편집증, 환각 등의 증상이 일어날 수 있는데 이러한 증상은 치매와 구별되어야 하며 약물을 끊거나 줄임으로써 없어질 수 있는 증상들입니다. 이러한 혼동 등의 약물 부작용은 나이가 많다거나 치매 증상이 있는 경우 특히 잘 발생하므로 이러한 환자들에게서는 약물치료의 어려움이 더 많습니다.
4. 안검연축
안검연축이란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눈이 자꾸 감기려 해서 눈을 뜨기 힘들거나 뜨더라도 유지하기 힘든 현상을 말합니다. 이러한 증상이 심하면 읽거나 텔레비전을 시청하거나 다른 일상생활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파킨슨병에서 많지는 않지만, 이러한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5. 언어장애
파킨슨병에서의 언어장애는 심하지 않은 경우가 많은데 성량, 발성, 발음 등의 변화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성량의 변화가 제일 먼저 나타나서 목소리가 작아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말할 때 문장의 처음은 어느 정도 크게 시작해도 점차 목소리가 줄어드는 경향을 보이며, 억양이 단조롭고 변화가 별로 없어서 감정이 없이 말하는 것처럼 들립니다. 때로는 목소리가 속삭이는 듯하기도 하고, 떨리면서 고음이거나 쉰 소리 혹은 끽끽거리는 소리로 들리기도 합니다. 단어의 발음이 분명치 않고 끝 음절이 생략되기도 합니다.
때때로 언어장애는 병의 초기에 나타나기도 하는데 간혹 어떤 환자에서는 평상시에 듣는 것보다 전화에서 들리는 목소리에서 장애가 더욱 뚜렷하게 들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6. 침흘림
환자가 침을 삼키는 능력이 떨어져서 생기는 현상으로 밤에 누운 자세에서 더욱 심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일부 환자에서는 침의 생성 자체가 증가되어 침 흘리는 증상이 심한 경우도 있습니다.
7. 삼키기 장애(연하장애)
연하장애는 대개 파킨슨병의 말기에 나타나는 증상으로서 초기 증상으로 나오는 경우는 드뭅니다. 연하장애는 딱딱한 음식이나 액체로 된 음식에 대하여 모두 일어날 수 있습니다. 정상인에서 음식을 삼키는 기능은 입과 혀, 인두부 및 식도 근육의 조화로운 운동에 의하여 이루어지는데 파킨슨병에서는 이러한 기능 특히 입에서 목으로 넘기는 기능이 떨어져 있어서 잘 삼키지 못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연하장애가 있는 파킨슨병 환자의 식사 시 한입에 먹는 음식의 양을 줄이고 완전히 삼킨 것을 확인한 다음 또 먹도록 하는 습관을 가지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음식물이 목에 걸렸을 때 기도로 잘못 넘어가서 사래 들리거나 폐렴이 생길 수도 있으므로 말기의 파킨슨병 환자에서는 특히 식사시에 주의를 요합니다.
8. 체중 감소
약 5내지 15 킬로그램 까지 체중이 감소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러한 현상은 여러 원인에 의한 식욕 감퇴나 연하장애 때문에 음식물 섭취가 줄어드는 반면 떨림 등의 불수의 운동에 의하여 에너지 소비가 느는 등 여러 요소들에 의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9. 변비
변비는 파킨슨병 환자뿐만 아니라 단순히 나이가 많으신 분들에게도 흔히 있는 증상입니다. 변비 그 자체는 대개 내과적으로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파킨슨병에서는 장 운동이 저하되고 항콜린계 약물 등의 투여로 변비가 더 심해질 수 있습니다.
변비의 치료로 약물 치료부터 시작하는 것보다는 수분 및 섬유질 식품의 섭취를 늘려 보는 것이 좋으나, 약물 치료가 필요한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10. 어지럼중(기립성 저혈압)
파킨슨병에서의 어지럼증은 대개 누웠다가 앉을 때나 앉았다가 일어날 때 혈압의 강하로 유발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기립성 저혈압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환자에서는 어지럼증의 원인을 좀더 자세히 찾아야 할 필요가 있으며 일부 환자에서는 엘도파제제나 도파민 효능제 등 여러 약물이 원인이 되는 경우도 있을 수 있으므로 용량을 적절하게 조절해야 합니다.
기립성 저혈압의 치료는 일단 원인이 되는 약물을 끊거나 줄이고 탄력 스타킹을 착용하고 음식을 약간 짜게 먹는 것이 도움이 되며 때로는 약물치료가 필요한 경우도 있습니다
11. 꾸부정한 자세
파킨슨병 환자에서의 꾸부정한 자세는 부분적으로 목과 등 근육의 경직에 의하여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파키슨병의 약물치료로 이러한 근육의 경직이 호전되면 꾸부정한 자세도 호전됩니다.
12. 발의 종창
파킨슨병 환자에서 오후나 저녁 때 발이 붓고 누워 있으면 부기가 빠지는 현상을 종졸 볼 누 있습니다. 정상적으로 서 있을 때 다리의 근육은 정맥혈 등의 체액을 다리에서 심장 쪽으로 올려주는 역할을 하는데, 파킨슨병 환자에서는 근육의 경직 때문에 이러한 기능이 떨어져서 중력의 작용으로 혈액이 아래로 몰려 발이 붓게 되는 것입니다. 드물게 아만타딘 등의 약물의 부작용으로 발이 붓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부종은 심부전증 등의 다른 내과적 질환에 의하여도 생길 수 있으므로 의심이 되면 이에 대한 검사도 필요할 수 있습니다.
13. 성기능 장애
부부간의 성문제가 간혹 거론되는 경우가 있는데 대개 성욕 감퇴를 호소하는 수가 많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만성 질병의 비특이적인 영향, 혹은 만족스럽게 할 수 없을 것이라는 두려움 등에 의한 경우가 많습니다.
남자 환자의 경우 발기가 안되거나 이를 유지할 수 없다고 호소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경우에는 파킨슨병 이외에 다른 원인에 의한 것이 아닌지 살펴야 합니다.
많은 환자들에서 엘도파제제 등의 약물 투여로 운동기능 장애 증상이 호전되면, 성욕 감퇴도 같이 좋아지는 현상을 볼 수 있습니다.
14. 이상감각
어떤 환자들은 몸통, 허리, 다리 등에서 뚜렷하지 않은 이상감각이나 불쾌한 느낌을 호소하는데 이러한 증상은 특히 병이 어느 정도 진행한 후에 잘 관찰되며, 치료 약물에 의하여 다른 파킨슨병의 증상이 호전되면 같이 좋아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파킨슨 병과 감별해야 하는 질환
파킨슨병의 정확한 진단은 병력과 앞서 설명한 신경학적 증상 및 이학적 소견에 의해서 이루어지지만, 가장 정확한 확진은 나중에 사망 후 부검하여 병리소견을 확인하는 것 외에는 없습니다. 따라서 우리가 "파킨슨병입니다'라고 하는 것은 임상적 진단이지 병리소견에 근거한 확진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런 말씀을 드리는 이유는, 파킨슨병의 진단이 그리 쉽지 만은 않다는 것입니다. 특징적인 증상을 보이는 경우에는 쉽게 진단할 수 있으나, 질병의 초기나 특징적인 증상이 잘 드러나지 않는 경우에는 경험이 많은 신경과 전문의도 파킨슨병을 진단하는데 애를 먹습니다. 특히 파킨슨병과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다른 질환과의 감별이 쉽지가 않습니다.
다음에는 파킨슨병과 감별해야 하는 다른 질환에 대해서 아주 간단히 살펴보겠습니다.
1. 본태성 진전증
진전증(수전증)을 보이는 대표적인 질환이 파킨슨병과 더불어 본태성 진전증입니다.
그러나 진전증의 양상이 달라서 구별이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본태성 진전증 때 보이는 진전의 양상은 활동이나 자세를 취할 때 심해지는 진전이나, 파킨슨병 때 보이는 진전은 휴식시 심해지는 진전입니다. 그 외에도 여러 가지 면에서 다르지만, 자세한 것은 생략하겠습니다. 본태성 진전증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본 홈페이지에 개제되어 있으니, 읽어 보시고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2, 파킨슨병과 유사한 증상을 보이는 다른 뇌질환 흑은 운동성 장애
진행성 핵상성 마비, 선조체흑색질변성, 정상압력 수두증, 다발성 뇌경색, 가성구마비, 월슨씨병, 할러보르덴 스파츠병, 을리브교 소뇌피질 위축증, 헌팅톤씨병, 근긴장이상, 뇌종양 등 많은 질환에서 파킨슨병과 유사한 증상을 보이고 때로 그 감별이 어려울 때가 있으나, 전반적인 임상 양상이 파킨슨병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이러한 병들과의 감별이 중요한 이유는 치료 방침이 매우 다르다는 것입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뇌졸중 질환이 흔한데 그 중에서도 만성 고혈압으로 인한 다발성 뇌경색 환자에서 파킨슨병 증상과 아주 유사한 운동장애(보행장애)를 자주 일으키기 때문에, 이 질환과의 정확한 감별진단이 매우 중요합니다. 이 경우 뇌 MRI(자기공명영상) 검사가 큰 도움이 됩니다.
3. 약물에 의한 파킨슨증후군
약물 부작용에 의한 파킨슨 증후군에서 나타나는 증상은 파킨슨병에서 보이는 증상과 거의 같습니다. 그러나 파킨슨병이 수년에 걸쳐 서서히 진행하는 것과 달리 이 경우에는 비교적 빠른 시간 내에 발병하므로 이러한 경우 약물이 원인이 되었을 것이라고 의심할 수 있습니다.
거의 모든 정신과 약물(항정신성약물)은 파킨슨 증상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흔히 멕소롱(소화제)으로 알려져 있는 메토클로프라미드와 같은 약물도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파킨슨병 환자에서도 이러한 약물은 증상을 갑자기 악화될 수 있으므로 주의를 요합니다.
이러한 경우 원인이 되는 약물을 끊으면 수주 내에 증상이 좋아지게 됩니다.
파킨슨 병의 진행 정도의 평가
많은 파킨슨병 판자들이 가장 먼저 궁금하게 생각하는 것은 현재 얼마나 진행된 상태인가 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진행 정도를 평가하는 것은 치료에 있어서도 매우 중요합니다. 환자의 증상의 정도를 수치로 등급화하여 기록함으로써, 환자의 증상의 경과를 쉽게 파악함으로써 적절한 치료방침을 세울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까지 여러 연구기관에서 나름대로의 평가 척도를 사용하고 있으나 그 중에서 비교적 흔히 사용되는 횐과 야 등이 제안한 평가 척도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제 1단계는 증상이 (오른쪽 또는 왼쪽) 어느 한쪽에 국한된 경우이며 ;
제2단계는 양쪽 팔다리에서 증상이 나타나나 균형 유지에는 지장이 없는 경우이고,
제 3단계는 몸의 균형을 유지하거나 보행에 장애가 있는 경우,
제4단계는 이러한 장애가 매우 심하지만 어느 정도의 독립적인 움직임은 가능한 경우이며,
마지막으로 제 5단계는 완전히 움직일 수 없는 상태로 전적으로 휠체어나 침대에 의존하게 되는 경우 등으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이 단계는 파킨슨 증상이 심해지는 순서이기도 합니다. 초기에는 경직이나 떨림 등의 증상이 사지의 어느 한쪽에서부터 시작해서 양쪽으로 번지고, 점차 몸의 균형반사 기능이 떨어져서 쉽게 쓰러지고, 보행이 힘들어지며, 점점 움직임이 둔화되고 경직이 심해져서 결국 침대 위에 통나무 같이 움직일 수 없는 상태까지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단계별 분류는 그 경계가 명확하지 않고 또 병 자체가 연속성을 보이며 계속 진행하기 때문에 정확히 어느 한 단계로 분류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습니다. 또 어떤 환자에서는 하루 중에도 증상의 변화가 심하여 극단적으로 어떨 때는 증상이 거의 없이 좋은 상태로 있다가도 어떨 때는 약효가 전혀 없이 증상이 악화되어 움직이기 힘든 경우도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에는 환자와 보호자가 그러한 변화의 횟수나 상태 등을 알기 쉽게 기록함으로써 담당 의사로 하여금 환자의 전반적인 상태를 파악하는데 도움이 되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파킨슨 병의 약물치료
파킨슨병의 약물치료를 말씀드리기에 앞서 여러분들이 아셔야 하는 것은, 일단 죽어 버린 신경세포는 다시 살릴 수 없기 때문에 파킨슨병에 사용되는 치료 약제는 근치적인 것이 아니라 증상의 조절을 목적으로 한다는 점입니다. 아직까지 이 병을 근본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치료법은 없습니다. 이 점 때문에 많은 환자들이 실망하지만, 그나마 파킨슨병에는 증상을 획기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약제들이 개발되어 있어, 거의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할 수 있기 때문에 실망하지 마시고 치료에 적극적으로 임해야 합니다.
파킨슨병에 사용되는 주된 치료 약물은 뇌에서 부족해진 도파민의 기능을 보충해 주는 약제입니다. 그 외 신경세포의 파괴를 예방 혹은 지연시키고자 하는 목적이나 기타 우울증 등의 부수적인 증상을 조절하기 위한 약물 치료 등이 있습니다.
여러 가지 약물들이 개발되어 있지만, 치료 약제의 선택은 병의 진행 정도와 철저히 환자 개개인의 사정을 고려하여 이루어지게 됩니다. 같은 약이라도 복용하는 방법에 따라 다른 효과를 보일 수도 있고, 같은 약이라도 사람마다 다른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일상생활이나 직업 활동에 지장이 없는 정도의 경미한 증상만을 가지는 초기 파킨슨병에서는 약제를 꼭 투여할 필요가 없으며, 일찍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오히려 해롭다는 설도 있습니다. 이렇게 복잡한 상황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파킨슨병의 약물치료는 감기약 처방 같이 단순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환자는 약물치료에 대해서 자의적인 판단과 행동은 금물이며, 신경과 전문의의 지도에 전적으로 의존해야 합니다. 여기에서는 파킨슨병의 치료에 사용되는 약물들을 간단히 소개하겠습니다.
1. 아만타딘 (씨메트렐)
아만타딘은 본래 바이러스 감염의 치료 약제로 개발된 약이었으나 우연히 파킨슨병 증상을 호전시키는 효과를 발견하게 된 후로 파킨슨병 치료 약으로 인정 받게 되었고 현재는 초기 파킨슨병 환자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아만타딘은 훅색질의 신경세포에서 도파민의 분비를 촉진시키는 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파킨슨병 환자의 약 50%에서 효과를 보입니다.
부작용은 소수에서 나타나는데 다리에 자주빛으로 피부색의 변화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드물게 노년층의 환자에서 혼동, 망상, 환각 등의 증상도 일으킬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부작용은 일시적이며 약을 끊으면 없어집니다.
2. 항콜린성 약제
항콜린겅 약제의 작용기전은 아세틸콜린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의 작용을 억제하는 것입니다. 정상적인 뇌에서는 도파민과 아세힐콜린의 작용이 서로 균형을 이루고 있는데 반하여 파킨슨병에서는 도파민의 작용이 떨어지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아세틸콜린의 작용이 우세하게 됩니다. 따라서 항콜린성 약제를 투여하여 아세틸콜린의 작용을 억제함으로써 이러한 신경전달물질 간의 균형을 맞추어 주어 도파민의 작용을 증진시키는 것과 비슷한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입니다.
항콜린성 약제는 특히 진전의 증상을 완화시키는데 효과가 있으나, 여러 가지 부작용이 흔히 문제가 됩니다. 부작용으로는 입이 마르는 증상과 시력 장애, 변비나 소변 장애, 혼동, 기억력이나 주의력 등 인지기능의 저하 등이 있습니다. 특히 혼동이나 인지기능의 저하 등은 노인에게서 특히 문제가 될 수 있는데, 파킨슨 병이 노인에게서 많이 생기는 질병임을 상기한다면, 약물치료에 많은 주의가 필요합니다.
우리나라에서 흔히 사용되는 항콜린성 약제로는 트리헥시페니딜 (아르테인 ) , 비페리딘(아키 네톤) , 벤즈트로핀(코젠턴) 등이 있습니다.
3. 엘-도파 L-DOPA (레보도파 levodopa) : 씨네메트(Sinemet), 마도파(Madopar)
엘-도파는 파킨스병 환자의 뇌 안에 부족해진 도파민을 외부에서 직접 보충해 주는 약이기 때문에, 병의 치료 목적에 가장 적합한 약제라고 할 수 있으며, 실제로도 가장 효과가 탁월한 약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모든 파킨슨 병 환자에서는 이 약물이 주된 치료약이 됩니다. 엘-도파는 도파민의 전구물질로서 뇌에서 대사가 되어 도파민으로 변하여 효과를 발휘합니다. 파킨슨병 환자에게 도파민을 직접 약으로 투여하지 못하고 그 전구물질인 엘도파를 투여하는 이유는, 도파민을 투여했을 경우 혈액 내의 도파민이 혈관-뇌 장벽을 넘지 못하고 소변으로 배설되어 버리기 때문입니다. 반면에 전구 물질인 엘-도파는 혈관-뇌 장벽을 통과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엘-도파의 문제점은 도파민으로 대사되는 과정이 뇌 안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뇌로 흡수되기 전에 뇌 밖에서도 일어난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투여된 엘-도파의 약 10퍼센트만이 뇌에 도달할 수 있고 나머지 대부분은 뇌 밖에서 대사되어 혈액 내에서 도파민으로 전환됨으로써, 오심, 구토. 식욕감퇴 등의 부작용을 일으킵니다. 따라서 현재 사용되고 있는 엘-도파제제는 뇌 밖의 대사를 억제시킬 수 있는 약제와 배합하여 만들어진 혼합 제재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속하는 것이 씨네메트와 마도파인 것입니다. 씨네메트는 카비도파라는 억제재와, 마도파는 벤세라자이드라는 억제재와 각각 혼합된 것입니다.
엘-도파의 초기 부작용으로는 오심, 구토가 흔한데 (때로는 약물치료가 힘들 정도로 아주 심한 구역,구토를 호소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약을 식사 직후에 복용하거나, 우유와 함께 복용하는 방법을 사용하여 부작용은 줄일 수 있습니다. 또한 돔페리돈이라는 약제를 같이 투여함으로써 많은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부작용은 투여 초기에 생기는 증상이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적응이 되어 별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치료의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오래 복용한 환자들에게 나타나는 불수의 운동과 심한 증상 변화입니다. 대부분의 환자에게 엘-도파 제재를 투여하면 처음에는 증상이 현격이 좋아지지만, 수년이상 오랫동안 투여하다 보면 상당수에서 약의 효과가 점차 떨어져서 하루 중에도 증상이 좋아졌다가 심해졌다 하는 기복이 생기나, 불수의 운동이 나타나는 등.. 여러 가지 치료하기 까다로운 증상들이 나타납니다. 불수의 운동은 팔 다리뿐만 아니라 얼굴, 몸통, 혀 등의 근육이 본인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움직여지는 현상을 말하는데, 약 기운이 떨어졌을 때 나타날 수도 있고 반대로 약 기운이 가장 높을 때 나타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증상의 심한 기복은 약효가 점차 떨어지면서 나타나는데, 예전에는 하루종일 파킨슨 증상이 거의 없도록 잘 조절되던 것이, 점차 약의 작동 시간이 짧아져서 다음 약 먹기 전에 약 기운이 떨어져 파킨슨 증상이 나타나는 양상이 일어납니다. 심한 경우에는 약 복용시간과 관계없이 어떨 때는 잘 움직이다가도 갑자기 증상이 심해져서 꼼짝도 할 수 없게 되는 점멸현상이 나타나는 수도 있어 증상의 기복을 예측하기조차 힘들게 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증상들은 엘-도파를 장기간 사용해서 생기는 부작용이라고도 볼 수 있지만, 실제로는 그 만큼 병이 더 진행되었다는 의미가 됩니다. 즉 다시 말하자면, 파킨슨 증상은 오랜 기간에 걸쳐 아주 서서히 심해지고, 점차 여러 가지 복잡한 증상들이 생기기 때문에, 그 때마다 약물의 용량이나 종류 그리고 투여방법 등을 세심히 조절해 나가야 합니다. 따라서 이러한 부작용이 나타나게 되면 약을 세심하게 조절해야 하므로 불수의 운동이나 증상의 기복이 나타나는 시간과 양상을 자세히 기록하여 담당의사와 상의하여야 합니다.
4. 도파민 효능제
도파민 효능제란 도파민과 작용이 유사한 약제를 말하는데 즉 뇌에서 도파민이 작용하는 수용체에 마치 도파민처럼 작용하여 효과를 나타내는 약제입니다. 도파민 효능제는 파킨슨병의 모든 일차적 증상에 효과가 있어 씨네메트 등의 엘-도파제제와 같이 사용함으로써 증상 조절을 위하여 필요한 엘-도파의 용량을 낮출 수 있으며, 작용시간이 엘-도파 제재 보다는 길기 때문에 증상의 기복을 줄이는데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부작용은 엘-도파 제재와 거의 비슷하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이러한 약제로 브로모크립틴(팔로델), 퍼골라이드, 리슈라이드 등이 있습니다. 이러한 약제들의 효과는 서로 비슷하지만 환자 개개인에 따라서 어느 한 약제에 대하여 더 잘 반응할 수 있고 또 어느 약제에 대해서만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어서, 도파민 효능제의 선택은 환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또한 어느 도파민 효능제에 반응을 보이던 환자에서 그 효과가 점점 떨어질 경우 다른 도파민 효능제로 바꾸면 증상이 좋아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5. 엘데프릴(데프레닐)
엘데프릴은 B형의 모노아민산화효소의 작용을 억제하는 약제입니다. B형의 모노아민산화효소는 뇌 안에서 도파민을 분해하는 효소인데 이를 억제함으로써 뇌에서 더 많은 도파민을 이용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엘데프릴은 엘-도파제제와 같이 사용할 때 그 효과를 증진시켜 주는 역할을 합니다.
최근에는 엘데프릴이 뇌에서 도파민을 생성하는 신경세포의 파괴를 막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보고 되어 있어서 병의 진행을 느리게 하기 위하여 발병 초기부터 투여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부작용은 오심, 구토, 어지럼증 등으로 엘-도파 제재와 비슷합니다.
6. 항우울제
항우울제는 우울증이 동반된 환자에서 사용하여 효과를 볼 수 있으며 환자의 기분이 안정되면서 파킨슨병의 증상도 호전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파킨슨 병의 수술적 치료
1. 정위적 뇌수술
과거에 수술이 많이 시행되었으나, 엘-도파 약물치료의 발전으로 한동안 관심을 받지 못하다가, 최근에 다시 그 역할에 주목을 받고 있는 치료법입니다. 수술은 대개 GP의 PV 부위에 일부러 병변을 만들어 줌으로써 반대측에서 나타나는 파킨슨병의 증상을 없애기 위하여 시행됩니다. 따라서 수술 방법도 병을 근본적으로 치료하고자 하는 목적이 아니라, 약물치료와 마찬가지로 증상의 완화가 그 목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 한가지 아셔야 하는 점은, 파킨슨병의 주된 치료는 수술적 치료가 아니라 약물치료라는 것입니다. 수술은 오랜 기간 동안 약물 치료를 받은 환자에서 더 이상 약물치료의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 때 마지막 수단으로 시도해 보는 치료법이라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보통 수술로 많은 효과를 보는 경우는, 나이가 비교적 젊은 환자에서 떨림이나 경직이 한쪽에 훨씬 심한 경우입니다. 서동증 등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효과가 떨어집니다. 그리고 장기간 엘-도파 투여의 부작용으로 생기는 불수의적 운동에 대해서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리고 수술 후에 증상의 조절에 필요한 약물의 용량을 줄일 수 있는 효과도 있습니다.
2. 이식수술
세포 배양술 및 수술 기법의 발달로 최근에 도파민을 생성할 수 있는 세포를 직접 뇌에 이식하는 방법이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여기에는 태아의 신경 세포나 환자 자신의 부신수질 세포를 이식하는 방법이 개발되어 있습니다.
이 방법은 파킨슨병의 원인을 근본적으로 교정시키고자 한다는 점에서 이상적이라고 할 수 있지만 아직 그 효과에 대해서는 연구 결과가 적기 때문에 단정적으로 평가하기는 이릅니다. 현재까지의 연구 결과로는 최소한 엘-도파제제의 투여 용량과 증상 변화를 줄일 수 있다는 효과가 어느 정도 인정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식된 세포가 뇌에 잘 붙어 있지 못하여 그 효과가 일시적인 경우가 많다는 문제점이 있으며, 태아 조직 이식수술의 경우 윤리적인 문제도 있기 때문에 시행하는데 어려움이 있습니다. 향후 계속적인 연구로 이러한 문제 점들을 해결해 나간다면 파킨슨병의 치료에 큰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고 기대되는 방법입니다.
파킨슨 병의 물리 치료
파킨슨병에서 물리치료가 과연 도움이 되는가에 관하여는 아직 정확한 대답은 없습니다. 그러나 확실한 것을 물리치료는 증상을 완화시키거나 병의 진행을 막는 것이 아니라 현재 환자의 운동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관절이 굳어 버리지 않게 하는 예방적인 목적이 있다는 것입니다. 이러 한 목적에 물리치료가 도움이 될 수 있는 환자는 증상이 경하거나 중등도 인 경우입니다.
흔히 환자 가족들은 환자가 멍하게 앉아 있기만 하고 아무 것도 하지 않고 또 아무데도 가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불만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것은 실제로 우울증이 있고 나이가 많거나 증상이 심한 환자에서 사실입니다. 이러한 환자들에게 격렬한 운동은 권장할 수 없으며 오히려 해가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심한 환자들에게 비교적 가벼운 일상운동이나 수동적으로 관절운동을 시켜 주는 것은 꼭 필요합니다. 비교적 쉽게 피로하지 않은 경하거나 중등도의 환자에게는 하루에 한두 번 씩 일정한 거리를 걷는다거나 간단한 맨손체조를 한다든가 관절의 운동을 고르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운동을 피로할 때까지 하는 것은 옳지 못하며 적절히 시행한 후에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증상의 변화가 하루 중에도 심하게 변하는 환자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운동은 꼭 증상이 호전되었을 때 해야 하며 증상이 나쁜 시기에 하는 것은 통증만 유발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해가 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자세가 불안정하여 자주 넘어지는 환자들이 운동을 할 때는 주의를 요하며 반드시 보호자가 있을 때 하여야 하며 의자나 침대에서 누운 채로 하는 것이 좋습니다.
파킨슨 환자들에게서 도움이 되는 운동 방법에 대해서는 본 홈페이지에 그림과 함께 설명해 놓았으니, 보시고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파킨슨병 환자는 일상 생활을 수행하는데 어려움을 느끼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음 기술한 내용은 흔히 일어나는 문제들을 환자 자신이 대처하는데 도움이 되도록 설명한 것입니다.
1. 손 떨림
진전은 간혹 손을 사용하는 일을 할 때 방해가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 몸으로 상박부를 눌러 고정시키면 하고자 하는 운동을 보다 빠르게 할 수 있습니다.
2. 옷 입기
옷을 입거나 벗는 일이 매우 지겹고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경우에는 서두르지 말고 충분한 시간 여유를 두는 것이 좋습니다. 다음은 옷을 좀더 빠르고 쉽게 입기 위하여 고려할 사항들입니다.
● 되도록 이면 헐렁하고 가벼운 옷이 좋습니다.
● 옷을 입거나 벗을 때 먼저 뻣뻣한 부분부터 시작하는 것이 편합니다.
● 중심을 잡기 힘든 경우에는 침대 모서리나 의자에 앉아서 하는 것이 좋습니다.
● 허리에 고무줄이나 탄력밴드를 사용한 옷이 좋으며, 단추나 지퍼가 달린 옷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 꽉 조이지 않는 티셔츠 같은 옷이 좋습니다.
● 신발을 신을 때 긴 구두주걱을 사용하는 것이 편 합니다.
3. 목욕
목욕탕은 파킨슨병 환자에게 가장 위험한 장소 중 하나입니다. 대부분 목욕탕은 좁고 바닥이 타일로 되어 있어서 약간 젖어 있는 경우 매우 미끄럽기 때문에 조심하여야 합니다. 다음은 목욕탕에서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방법들입니다.
● 목욕탕과 욕조 바닥에 미끈미끈 하지 않은 고무 깔개를 까는 것이 좋습니다.
● 샤워 시에는 의자에 앉아서 하도록 합니다.
● 비누에 끈을 매어서 쉽게 집을 수 있도록 합니다.
● 수건 걸이 등 벽에 부착된 것은 대개 약하므로 이러한 것에 몸을 지탱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4. 걷기
파킨슨병 환자는 꾸부정한 자세 때문에 걸을 때 뒤꿈치를 들고 앞꿈치를 땅에 끌고 걷는 경향이 있으며 이러한 상태에서 걸을수록 보폭이 짧아지고 빨라지는 경향을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렇게 종종걸음이 심해질 때는 다음과 같이 대처하는 것이 좋습니다.
● 일단 걸음을 멈추십시오.
● 발 사이의 간격이 약 20내지 30센티미터 정도가 되도록 넓게 하십시오.
● 될 수 있는 대로 자세를 곧게 하십시오
● 보폭을 크게 한다고 생각하십시오.
● 발을 평소보다 높이 떼십시오.
● 발꿈치를 들고 뒤꿈치가 먼저 땅에 닿도록 하십시오.
● 그 다음 앞꿈치로 중심을 옳기십시오.
● 발을 내디딜 때 반대쪽 팔을 앞으로 흔들면 더욱 쉽습니다.
지팡이나 보행기가 항상 도움이 되지는 않으며 어떤 환자에게는 지팡이의 사용이 더욱 불편할 수 있고 보행기는 꾸부정한 자세를 더욱 조장할 수도 있습니다. 쉽게 이야기하면, 마치 군인들이 행진하듯이 의식적으로 팔을 흔들고 무릎을 높이 올리면서 큰 보폭으로 걸으시면 됩니다. 그리고 마음속으로 하나 둘 하나 둘 구령을 외우면서 걸으면 도움이 됩니다.
5. 방향 바꾸기
방향을 바꾸고자 할 때 한 발을 축으로 다리를 꼬아서 도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항상 반원을 그리며 넓게 회전하면서 천천히 방향을 바꾸도록 하십시오
6. 보행 동결
걷다가 갑자기 발이 바닥에서 떨어지지 못하고 꼼짝 못하는 현상으로 특히 좁은 길로 진입하려고 할 때 잘 생깁니다. 이러한 상태에서 환자들은 대개 꾸부정하게 무릎을 약간 굽히고 땅에서 뒤꿈치를 약간 들고 있는 자세를 취하는데 움직이려고 할수록 균형을 잃게 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에는 다음과 같이 대처하십시오.
● 계속 걸으려고 애쓰지 마십시오.
● 발 뒤꿈치를 바닥에 대십시오.
● 무릎과 엉덩이, 몸을 펴되 뒤쪽으로 기대지 마십시오.
● 천천히 좌우로 몸을 흔들어 보십시오.
● 제자리에서 몇 번 발을 떼어 보십시오.
● 한발 앞으로 내밀면서 뒤꿈치가 바닥에 닿도록 하십시오
● 발 사이의 간격이 30센티미터 정도 유지되도록 하고 자세를 바르게 하십시오.
7. 앉았다가 일어나기
의자에 앉았다가 일어날 때 어려움을 느끼는 경우에는 일단 의자 앞 모서리에 걸터 앉아 다리를 약 20센티미터 정도로 벌리고 약간 앞뒤로 교차하게 하십시오. 몸통을 앞뒤로 세번 움직인 후 세번째에 어깨를 무릎보다 앞으로 내밀고 팔로 의자를 밀면서 일어나도록 하십시오
파킨슨 병의 치료에 영향을 미치는 다른 질환
파킨슨병 환자 중 다른 질환이 동반되어 있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간혹 이러한 질환이나 이를 위한 약물이 파킨슨병의 치료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1. 녹내장
녹내장은 안압이 높아지는 병으로서 항콜린성 약물에 의하여 악화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파킨슨병과 녹내장을 동시에 앓고 있는 환자는 이러한 약물의 사용에 주의를 요하며, 정기적인 안과의사의 검진이 필요합니다.
2. 심장질환
최근에 심장 발작이 있거나 부정맥이 있을 때 파킨슨병 치료 약물에 민감한 경우가 있습니다. 따라서 치료 약물의 투여 여부는 이러한 점에서 득실을 잘 따져 결정하여야 합니다.
3. 고혈압
드물게 고혈압 치료 약제 중 일부가 파킨슨병의 증상을 악화시키는 경우가 있습니다. 카타프레스라는 혈압강하제가 이에 속하며, 알도메트는 역시 혈압강하제인데 씨네메트와 상호작용을 일으켜 씨네메트의 약효를 저하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뇨제는 고혈압이나 심장병 환자에게 흔히 사용되는 약제인데 체액을 감소시킴으로써 어지럼증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특히 씨네메트나 도파민 효능제를 복용하는 환자에게 잘 일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4. 위장관 질환
씨네메트나 도파민 효능제의 복용 시 간혹 위액이 식도.로 역류되어 식도염을 일으킬 수 있는데 이러한 경우에는 식 후에 약물을 복용하는 것이 좋으며 제산제 등을 투여함으로써 대처할 수 있습니다.
황달, 간염 등 기타 간 질환의 병력이 있는 환자는 치료 약물을 복용하면서 정기적으로 간 기능 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5. 소변장애
항콜린성 약물, 씨네메트, 항우울제 등은 소변기능을 저하시킬 수 있는데 이러한 현상은 특히 전립선 비대증이 있는 환자에게 현저하므로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6. 정형외과적 문제
균형 유지에 장애가 있는 파킨슨병 환자는 잘 넘어지고 이로 인하여 골절상을 입는 경우가 있습니다. 떨림이나 불수의 운동이 심한 환자는 고정에 어려움이 있어 골절의 치유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7. 암
일반적으로 악성종양과 파킨슨병 혹은 치료 약제와의 상호관계는 뚜렷하게 알려진 바는 없습니다. 그러나 엘-도파제가 흑색종(피부 종양의 일종)의 증식과 연관이 있다는 보고가 있어 흑색종이 동반된 환자에 있어서 엘-도파제의 투여는 주의를 요합니다.
환자나 보호자들이 흔히 궁금해 하는 것들에 대하여
다음 질문들은 환자나 보호자들이 파킨슨병에 대하여 흔히 물어오는 질문들을 요약한 것입니다.
1. 파킨슨병은 유전병입니까?
아닙니다. 일부 연구에서 파킨슨병이 있는 환자의 10퍼센트 정도에서 혈연 중 파킨슨병을 가진 사람이 있다는 보고가 있었으나 이에 대하여는 논란이 많고 아직 정설로 인정되지는 않으며, 유전성이 희박하다는 사실은 일란성 쌍생아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뒷받침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드물게 40세 이하의 젊은 나이에 발병하는 경우 가족력을 가진 경우가 상대적으로 많으며, 유전성 본태성 진전이 있는 가족에서 파킨슨 병이 발병할 확률이 없는 가족에 비하여 약간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2. 파킨슨병은 전염되는 것입니까?
아닙니다. 파킨슨병을 전염되지 않습니다.
3. 파킨슨병이 갑자기 악화될 수 있습니까?
간혹 일부 환자에서 다른 병을 앓거나 이로 인하여 입원한 경우, 몹시 흥분한 후 혹은 수술 후에 증상이 나빠질 수 있으나 대개 어느 정도 시일이 지나면 이전의 상태로 회복됩니다. 여기에는 여러가지 원인이 있을 수 있으나 대개는 파킨슨병을 위한 약물의 투여 중단이 원인인 경우가 많으며 약을 다시 투여하여도 효과가 나타나는데 까지 시간이 걸리기 때문입니다.
이외에도 극도의 흥분 혹은 공포, 우울증, 정서불안 등에 의하여 증상이 악화될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적절한 조치가 필요한 경우가 있습니다.
4. 치료를 받는데도 병이 점점 진행합니까?
앞에서도 언급한 바와 같이 파킨슨병은 진행하는 병입니다. 현재까지 개발된 약제 중 이러한 진행을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는 것은 아직 없으며 모두 증상을 조절하는 효과를 가진 것들입니다. 그러나 대개 이러한 치료를 통하여 가정이나 사회에서 만족한 정도의 생활을 할 수 있도록 계속적으로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습니다.
5. 운전할 수 있습니까?
발병 초기 혹은 약물에 반응이 좋아 운동기능 장애가 심하지 않아서 운전에 큰 불편이 없는 환자의 경우는 운전을 계속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매우 사소한 사고(특히 전에 사고 경력이 없었던 운전자일 때)가 발생한 경우 위험 신호로 간주하여 운전을 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고 또한 동승한 보호자들의 관찰에 의하여 환자의 운전 형태의 변화가 발견된 경우에는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일부 파킨슨병 약물 중에는 일시적으로 졸림을 유발하는 약물이 있는데 이러한 약물을 복용하는 환자도 주의를 요합니다.
6. 직장을 계속 다닐 수 있습니까?
일을 계속 하느냐 또는 그만 두느냐 하는 문제는 경우에 따라 선택하는 것이 다를 수 있습니다. 어떤 환자는 일 자체가 심리적으로 감당하기 어려워 일을 그만 두는 것이 심리적, 육체적인 스트레스로부터 벗어나는데 도움이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반대로 또 다른 환자들은 일을 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불안의 요인이 되며 이로 인하여 증상이 악화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에는 재정적으로 부담이 없는 경우에도 직장을 계속 갖는 것이 도움이 되며, 증상의 변화가 심한 경우에는 담당의사와 상의하여 시간 계획을 설정하여 슬기롭게 대처해 나갈 수 있습니다.
7. 어떤 음식이 좋고 피할 음식은 무엇입니까?
파킨슨병에서 특별히 어떤 음식이 좋고 피할 음식은 무엇인지에 대하여는 확실히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그러나 일부 환자들은 어느 특정 음식을 먹으면 증상이 악화되거나 약물 부작용이 생긴다고 호소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어떤 환자들은 뜨겁고 매운 음식을 먹으면 불수의 운동이 잘 일어난다고 하고 또 다른 환자들은 육류나 단백질이 많은 음식을 먹으면 몸이 더 뻣뻣해지고 느려진다고 하며 이 환자들이 채소류를 섭취하면 증상이 경해진다고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단백질이 엘-도파의 흡수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그 동안의 연구에 의하여 어느 정도 밝혀지고 있습니다. 엘-도파제제를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과 같이 섭취할 경우 흡수가 지연되고 혈 중 농도도 저하된다고 알려져 있고 또 어떤 아미노산은 장에서 엘-도파의 흡수를 방해하고 흡수된 엘-도파가 뇌로 들어가는 경로를 차단한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기전으로 일부 환자에서 단백질이 많은 음식을 먹었을 때 일어나는 현상을 어느 정도 설명할 수 있습니다.
반면에 많은 환자들에서 공복시에 엘-도파제제를 복용할 경우 오심, 구토 등의 증상이 심하게 나타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러한 경우 (흡수가 지연될지라도) 식사와 같이 복용하는 방법을 권하지 않을 수 없게 됩니다. 따라서 약물을 언제 복용할 것인가를 결정하는데 있어서 때로는 딜레마에 빠지기도 합니다.
맺음말
신경과 영역에서 신경세포가 파괴되어 가는 퇴행성 질환은 대부분 아직 그 원인이나 치료법이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그 중 파킨슨병은 가장 많은 발병률을 보이고 환자 수가 점차 늘어나는 추세여서 더욱 중요하다는 것은 서두에서도 언급한 바 있습니다.
다행히 파킨슨병의 경우에는 그 치료에 있어서 눈부신 발전을 해 왔으며 또 활발한 연구를 통하여 앞으로도 계속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으리라 확신합니다. 특히 증상의 조절을 위한 치료방침이 아니라 병의 진행을 막거나 이식 수술 등을 통하여 부족해진 신경세포를 직접 보충해 주는 등의 치료법 개발로 멀지 않은 장래에 파킨슨병을 정복할 수 있으리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의 상황으로는 환자와 보호자 그리고 치료진이 삼위일체가 되어 어떻게 하면 좌절하지 않고 가정에서나 사회에서 만족한 생활을 지속해 나아가느냐 하는 점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다시 한번 강도하지만, 파킨슨 병 환자들이 적절한 치료만 받으면 상당기간 동안 거의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그 치료의 효과가 밝혀지지 않은 민간요법이나 한방치료 등에 의존하여 적절한 치료의 기회를 놓치는 예를 보면 안타깝습니다.
과거에 비해 엄청난 속도로 변화하는 사회 속에서 살고 있는 현대인에게 신경과질환이 급속하게 증가하는 추세이다. 이에 본지에서는 권위있는 신경과교수들이 집필한 질환에 대한 최신지견과 증례를 향후 20회에 걸쳐 게개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신경과에서 쟁점이 되고 있는 주제에 대한 최신지견 및 흥미로운 환자의 증례를 소개하여 임상진료에 도움이 되고자 한다. <편집자주>
파킨슨증상과 치매를 보이는 질환
파킨슨병은 흑질에서의 도파민 신경세포의 소실로 떨림증과 근육이 뻣뻣해지고 동작이 느려지며 자세불안정 및 걸음걸이의 장애 등과 같은 운동증상과 함께 치매를 비롯한 여러 가지 비운동증상을 동반하는 신경계의 대표적인 퇴행성 질환이다.
파킨슨병은 알츠하이머병치매와 함께 인구의 노령화에 따라 발병률과 유병률이 급속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보고자들마다 조금씩 다르나 파킨슨병 환자의 약 30%에서 치매가 동반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서는 파킨슨증상과 치매가 공존하는 대표적인 질환인 파킨슨병치매(Parkinson"s disease dementia)와 루이체치매(dementia with Lewy bodies)에 대해 언급하려고 한다.
1. 파킨슨병치매 (Parkinson"s disease dementia)
파킨슨병에서 관찰되는 치매는 나이가 많을수록 그리고 파킨슨병이 진행될수록 또한 이전에 환각을 경험한 적이 있을 때가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하여 발생될 가능성이 커진다. 파킨슨병의 초기에 치매가 동반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그러므로 파킨슨병의 초기에 치매가 나타날 경우에는 파킨슨병 자체에 의한 경우보다도 루이체치매를 먼저 생각하여야 하고 약물이나 우울증에 의한 경우가 아닌지를 반드시 고려해 보아야 한다.
파킨슨병의 치료에 쓰이는 거의 모든 약물들이 이러한 증상을 야기할 수 있으나 우선 진전의 완화에 사용하는 항콜린제부터 먼저 줄이거나 끊어 보아야 한다. 그래도 증상이 좋아지지 않으면 amantadine, selegiline, 그리고 도파민효현제(dopamine agonist)의 순서로 끊어 본다.
파킨슨병에서 치매가 동반될 수 있는 병리학적인 근거는 다음과 같다. 파킨슨병의 가장 중요한 병리소견인 루이체가 흑질이 있는 중뇌에만 국한되지 않고 뇌의 피질부위 등에도 생김으로써 인지기능의 장애가 초래될 것으로 생각된다.
인지기능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콜린성 신경원이 가장 밀집되어 있는 nucleus basalis of Maynert의 퇴행성 변화로 콜린성 신경계의 기능이 저하된다. 아세틸콜린의 변화이외에도 흑질에서의 도파민 신경세포의 소실과 청색반점(locus ceruleus)에서의 노르아드레날린 신경세포의 감소도 관여하리라 추측된다. 그리고 또한 치매를 보이는 파킨슨병 환자에서 신경반(neuritic plaque)이나 신경원 섬유다발(neurofibrillary tangles)과 같은 알츠하이머병의 병리소견이 관찰된다는 점이다.
파킨슨병에서 치매는 약 30%에서 관찰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으나 환자의 연령, 유병기간, 그리고 연구대상자들에 따라 그 결과는 조금씩 다르다. 그러나 앞에서 언급한대로 환자의 연령이 높을수록 그리고 질병이 오래될수록 치매가 동반될 가능성이 커진다.
그러면 파킨슨병 환자에서 관찰되는 치매는 어떠한 특성을 보이는가? 파킨슨병의 주된 병변은 뇌의 기저핵(basal ganglia)에 있으며, 이 경우 알츠하이머병과 같이 주로 뇌의 피질부위에서 생기는 병변에 의한 피질치매(cortical dementia)와는 증상이 다르다. 뇌의 기저핵에 병변이 있을 경우 기억력의 장애 외에도 다른 인지기능들의 장애와 행동장애가 나타나는 이유는 기저핵과 전두엽을 연결하는 경로(frontal-subcortical circuit)의 차단으로 전두엽기능장애와 같은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알츠하이머병의 경우 피질증상인 실어증을 비롯한 언어장애와 실행증이나 실인증이 흔한 반면 파킨슨병과 같은 피질하치매의 경우에는 관련된 정보들을 모으고 분석하는 능력이나 어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계획을 세우고 한 단계씩 문제를 해결해 가는 능력(executive function)이 두드러지게 감소된다.
알츠하이머병에서는 해마(hippocampus)가 주된 역할을 하는 기억의 저장(storage)능력이 감소되어 있는 것과는 달리 피질하치매에서는 전두엽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기억의 재생능력이 특징적으로 감소된다. 최근에 Movement Disorders Society에서 파킨슨병치매의 새로운 진단기준을 마련한 바 있다(Emre et. al, Mov Disord (2007) Vol. 22 p1689-1707).
2. 루이체치매 (Dementia with Lewy bodies)
루이체치매는 노인들에서 관찰되는 퇴행성 질환 중 알츠하이머병 다음으로 흔한 치매의 원인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일반적으로 파킨슨병에 선행해서 치매의 증상이 나타나거나 파킨슨병의 운동증상이 시작된 후 12개월 이내에 치매증상이 있으면 반드시 루이체치매의 가능성을 생각하여야 한다.
치매와 파킨슨병의 증상이 공존한다는 점에서 루이체치매와 치매가 동반된 파킨슨병이 같은 질환일 가능성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으나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파킨슨병에서는 초기에 치매가 거의 동반되지 않는다는 점이 중요한 차이점으로 생각된다.
루이체치매의 주요 증상인 인지기능의 변화와 환각증상은 파킨슨병의 초기에는 거의 관찰되지 않는 증상들이다<표>. 또한 레보도파에 대한 반응의 차이도 중요한 차이점으로 생각된다.
루이체치매에서도 알츠하이머병에서 관찰되는 것과 같이 사회생활이나 직장생활이 지장을 받을 정도의 심각한 인지기능의 장애가 진행하나 알츠하이머병과는 달리 인지기능이 변화한다는 특징이 있다. 주로 구체적인 사물이나 사람 형태의 환시를 호소하나 환청이나 망상이 동반되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이 경우 증상의 완화를 위하여 신경이완제를 사용하게 되는데 파킨슨병의 운동증상이 갑자기 악화될 수 있기 때문에 주의를 요한다. 루이체치매에서 관찰되는 파킨슨병의 운동증상은 근육의 경직(rigidity)과 행동이 느려지는 증상(bradykinesia)이 주이며 안정시 진전은 상대적으로 드물다.
루이체치매에서 레보도파에 대한 파킨슨병의 운동증상의 반응은 보고자들마다 다르나 파킨슨병에서와 같이 아주 두드러진 반응은 아니지만 비전형적인 파킨슨증(atypical parkinsonism)에서 관찰되는 반응보다는 일반적으로 좋은 것으로 생각된다. 흑질-선조체 도파민경로의 기능을 보는 도파민 운반체(dopamine transporter) SPECT를 시행해보면 정상인에 비하여 도파민 운반체의 섭취율이 감소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선조체에서의 도파민 양도 많이 감소되어 있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향후 도파민 수용체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병행되어 레보도파에 대한 반응차이의 메커니즘을 규명하는 것이 중요하겠다.
아세틸콜린분해효소억제제에 대한 반응도 알츠하이머병에서 보다 좋은 것으로 생각된다. 다만 아세틸콜린분해효소억제제를 투여할 경우 아세틸콜린의 기능이 항진되어 파킨슨병의 증상이 악화되지 않는지 관찰하면서 조심스럽게 투여하는 것이 중요하겠다.
루이체치매에서 SPECT를 시행하여 뇌의 혈류분포를 보면 후두엽에서의 관류저하가 관찰된다. 정신증상과 행동장애를 조절하기 위하여 신경이완제를 사용할 때는 파킨슨병의 증상이 악화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며 최근에는 비전형적인 신경이완제를 사용하면 이러한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는 조심스런 보고도 나오고 있다.
파킨슨병치매(Parkinson"s disease dementia)의 증례
증례
여성 69세 환자로 약 10년 전에 우측 상지의 안정떨림 증상이 시작되어 전형적인 특발성 파킨슨병(idiopathic Parkinson"s disease)으로 진단받은 후 약물 복용하면서 지내던 중, 약 1년 전부터 최근 기억력저하를 주증상으로 내원하였다.
환자 보호자에 의하면 최근 기억력이 매우 떨어져서 방금 들었던 이야기 내용을 잊어버렸고, 물건 둔 곳을 찾지 못하여 헤매는 증상과 방향감각저하를 뚜렷이 호소하였다. 파킨슨병은 중등도(H-Y stage 3)의 진행 양상을 보이고 있었고, 운동증상 및 인지장애로 인해 일상생활 수행에 현저한 장애를 보이고 있었다.
내원 당시 시행한 신경학적 검사에서 양측 상하지의 중등도 경축(rigidity)과 서동증(bradykinesia)이 관찰되었고, 보행 시 보폭이 좁았으며 바닥을 끄는 경향을 보였다.
환자는 인지기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콜린계 항진약물을 복용하지 않았고, 진정제나 항정신병 약제를 복용하지 않았다. K-MMSE는 18/30점이었고, 자세한 신경심리검사(SNSB)에서 언어적 및 시각적 기억력을 포함하여 시공간 지각력 및 전두엽/집행기능에서 현저한 인지저하 소견이 관찰되었다<그림 1>. 그러나 변동성의 인지장애 및 환시 등의 임상양상은 관찰되지 않았다.
뇌MRI 영상에서 전반적인 뇌위축 소견이 관찰되었고, 뇌SPECT 영상에서 전두엽과 측두엽에서 심한 관류저하 소견이 나타났다<그림 2·3>. 상기 환자는 파킨슨병치매로 진단하고 기존에 복용 중인 레보도파제와 함께 콜린분해효소억제제를 추가 투여한 뒤 기억력과 판단력에서 약간의 호전을 보였고, 전반적인 인지기능은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역학 및 위험인자
파킨슨병에서 동반되는 치매의 빈도는 보고자에 따라 매우 다양하지만 일반적으로 중등도 또는 중증의 치매가 약 20~40% 정도에서 동반된다고 한다. 그러나 치매를 어떻게 정의했느냐에 따른 차이, 인지기능의 평가방법 차이, 그리고 연구대상 집단의 차이 등에 따라서 유병률과 발생률 등의 역학 결과는 매우 다르게 나타날 수 밖에 없다. 파킨슨병치매의 유병률은 약 2%에서 최대 81%까지 매우 다양한 결과를 보고하고 있는데, Cummings 등은 27개 연구를 분석한 결과, 파킨슨병치매의 유병률을 약 40% 정도로 보고하고 있다.
치매의 발생률이 일반 정상인에 비해 파킨슨병 환자에서 높은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여러 연구자들은 일반적으로 파킨슨병 환자에서 치매가 발생할 확률이 3년 혹은 5년 동안 4배~6배 가량 높은 것으로 보고하고 있다. 최근 전향적인 연구에 따르면 파킨슨병 환자에서 정상 대조군에 비해 치매 발생률이 10년 동안 38%, 14년 동안 53%로 각각 나타났다.
파킨슨병 환자에서 치매를 잘 일으키는데 영향을 미치는 위험인자로서 가장 중요한 요인은 발병 당시의 나이와 비전형적인 파킨슨병증상으로 알려져 있다. 그 외에 주요한 위험인자는 연구 당시의 나이, 질병의 유병기간, 무동-경축 증후군(akinetic-rigid syndrome), 우울증 동반 유무, 흡연 등을 들 수 있다.
임상적 특징
전형적인 파킨슨병치매 환자에서 나타나는 임상적 특징은 집행기능장애(dysexecutive syndrome)로 대표된다. 치매가 없는 파킨슨병 환자에서도 자세한 인지기능검사를 시행하면 같은 양상의 집행기능장애가 발견되지만, 파킨슨병치매에서는 그 정도가 훨씬 광범위하고 심하다. 집행기능장애 외에도 주의집중능력과 기억력, 시공간능력과 언어기능과 같은 다양한 형태의 인지영역에서 기능장애가 관찰되고, 특징적인 성격변화와 이상행동 증상이 동반된다.
파킨슨병치매 환자에서는 알츠하이머병 환자에서 보이는 새로운 정보를 학습하는 능력의 결여로 인한 심한 단기기억장애보다는 저장된 정보에 접근하고 인출하는 능력의 장애를 주로 보인다. 파킨슨병치매 환자는 외부에서 단서가 주어지는 경우에는 수행을 잘 하지만, 스스로 단서를 찾아내어야 하는 경우에는 수행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보인다.
시공간능력장애는 파킨슨병치매 환자에서 특징적으로 나타나는데 비슷한 정도의 알츠하이머병 환자에 비해서 그 정도는 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감각 능력과 시각 재인 항목을 제외한 시공간분석과 방향감각을 보는 검사 항목에서 심한 장애가 관찰된다.
언어능력과 행동능력(praxis)과 같은 도구적 기능들은 알츠하이머병 환자에 비해 파킨슨병치매 환자에서 비교적 보존되어 있다. 파킨슨병치매 환자에서 다양한 이상행동 및 심리증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중 대표적인 증상이 성격변화와 우울증인데 알츠하이머병에 비해 더 흔하게 나타난다. 그 외에 중요한 증상으로 환시(visual hallucination)를 들 수 있으며 파킨슨병치매 환자의 약 70%에서 나타날 수 있다.
신경전달물질의 변화
파킨슨병치매 환자에서 주요 신경전달물질의 변화가 나타날 수 있는데, 다음 3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우선 도파민성 결핍은 집행기능장애와 주로 연관이 있고, 콜린성 결핍은 기억력과 주의집중력 그리고 전두엽기능에 장애를 일으키고, 노르아드레날린성(noradrenergic) 결핍과 세로토닌성(serotoninergic) 결핍은 주의집중장애와 우울증과 각각 연관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파킨슨병에 관여하는 여러 가지 신경전달물질 중 도파민 결핍이 가장 중요한 신경화학적 장애이다. 여러 가지 운동증상과 함께 인지기능에도 흑색질줄무늬체 도파민성 경로(nigrostriatal dopaminergic pathway)의 병변이 주로 작용하여 장애를 초래할 수 있다는 주장이 있으나, 운동증상과 밀접한 연관성이 있는 인지기능장애에 대한 도파민성 약물의 반응이 거의 없는 것으로 최근 연구에서 밝혀졌다.
파킨슨병 환자에서 인지기능장애와 치매가 나타나는 것은 뇌피질 특히 전두엽의 콜린성 활성도 저하와 메이너트 기저핵(basal nucleus of Maynert)의 신경세포 소실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이 결과에 따르면 콜린 결핍과 신경세포 소실의 정도는 인지기능장애 정도와 치매존재 유무와 상관관계를 보인다고 한다.
진단 및 치료
파킨슨병치매의 정확한 진단을 위해 병의 발생 양상과 진행과정, 그리고 시간에 따른 인지 및 행동증상의 변화 등을 포함하는 자세한 병력과 함께 집행기능에 민감한 검사 항목이 포함된 신경심리검사를 반드시 시행해야 한다.
감별 진단에는 우울증과 전신성 혹은 대사성 질환에 의한 급성 혼동상태, 그리고 약물 부작용이 반드시 고려되어야 하고, 추체외로성 특징을 동반하는 원발성 퇴행성 치매와 이차적인 원인을 가지는 질환들이 포함된다.
파킨슨병치매와 가장 감별이 어렵고 항상 고려해야 할 질환이 루이체치매다. 루이체치매의 경우에는 일반적으로 파킨슨증상에 선행해서 치매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더 흔하지만 파킨슨병의 운동증상이 선행하는 경우 루이체치매로 진단하기 위해서는 파킨슨병의 운동증상이 시작된 후 12개월 이내에 치매가 나타나야 한다. 그러나 파킨슨병치매에서는 대개 운동증상이 나타나고 수 년이 경과한 후에 인지저하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파킨슨병치매에서 인지기능의 호전을 위한 레보도파 투여 효과는 제한적이라고 여러 연구에서 보고하고 있다. 각성과 감정에 대한 긍적적인 작용과 더불어 도파민성 신경전달에 의한 정보처리 과정과 작업기억 등에서 일부 유용한 효과를 보일 뿐 궁극적인 인지기능저하를 지연시킬 수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파킨슨병에서 치매의 발현이 콜린성 신경전달물질의 결핍에 의한다는 중요한 단서가 발견되자 콜린분해효소억제제를 치료제로 사용하려는 시도가 있어 왔고, rivastigmine과 donepezil 등을 이용한 약물시험 연구에서 파킨슨병치매 환자의 전반적인 인지기능과 환시, 수면장애 및 부양자 부담이 향상되었다.
루이체치매(Dementia with Lewy bodies)의 증례
증례
77세 오른손잡이 남성이 8개월 전부터 서서히 걸음과 행동이 모두 느려지고 종종걸음을 걷는다며 외래를 방문하였다.
환자는 말이 없었으며 보호자가 주로 면담에 참여하였다. 고졸의 학력이며 농협 조합장까지 지내셨던 분으로 행동이 느려짐과 비슷한 시기에 얼굴의 표정도 없어 졌고, 앉았다 서기가 불안해 보였고, 고개를 앞으로 숙인 구부정한 자세로 종종걸음을 걷게 되었고 최근 2개월 전부터는 말도 어둔해지고 사래도 들리며 침을 흘리는 모습이 목격되었다고 한다. 과거 병력상 4년 전부터 고혈압과 당뇨병이 있어 약을 복용 중이었다. 최근 1년 전부터는 약을 함부로 먹어 당뇨 및 혈압 조절이 잘 안되었고, 특이한 것은 가끔 죽은 사람이 보인다고 하고 손자와 며느리를 몰라보는 증상이 있어 정신과에 입원한 적이 있었으나, 당시 진단은 섬망이었고, 치료를 위해 정신과 약을 먹으면 몸이 심하게 굳고 행동이 어둔하여 항정신병약은 중단하였다.
그런데 8개월 전부터는 정신과 약을 안 먹어도 몸이 굳어지는 증상이 나타났고, 이에 4개월 전부터는 집 근처 신경과에 들러 파킨슨병 진단 하에 레보도파제제인 Perkin정 250 mg을 1일 3회 복용하고 있었으나 정신상태의 호전은 없었고 환각이 지속되어 병원에 오기 전 3일간 약을 안 먹었다고 하였다.
신체 검사상 이상소견은 없었고, 신경학적 검사상 근력과 감각 및 소뇌기능에 이상은 없었다. 그러나 의식상태 검사에서 다소 멍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고, 입가에 침을 머금고 있었으며, 얼굴표정이 없었다. 손가락을 빠르게 접고 펴는 검사(finger tapping)에서 양측 모두에서 느려져 있었고, 손목을 내외전시키는 검사에서도 양측이 모두 느리고 운동이 제한되어 있었다. 발을 구르는 검사에서도 양측에 모두 발구르기 진폭 및 속도가 감소되어 있었으며, 가만히 있을 때 양측 손이 떨리는 안정기 손떨림이 있었다. 보행은 구부정하며, 가속보행을 보였고, 양측의 손흔들림이 없이 걷고 있었다. 몸을 갑자기 뒤로 당겨 균형을 잡게 하는 검사에서는 쉽게 균형을 못 잡고 다섯 발자국 이상 뒷걸음질친 후 겨우 설 수 있었다.
간이정신상태검사(MMSE)에서 장소에 대한 지남력, 주의집중력 및 기억력 부분에서 0점을 보이며 전체 30점중 11점을 획득하였고, 전두엽기능검사에서는 유사성을 묻는 검사 이외에 모든 검사에서 제대로 수행을 못하였고 보속증까지 보이고 있었다.
이상의 소견을 다시 종합해 보면 비교적 정상적 생활을 하셨던 분이었으나, 고혈압과 당뇨병이 있고, 파킨슨병에서 나타나는 운동완서, 경직, 안정기떨림 및 보행장애가 있다. 또한 인지기능이 나이와 학력에 비해 현저하게 저하되어 있었고, 환각의 병력과 항정신병약제에 매우 민감한 부작용을 보인 것으로 요약된다. 즉 파킨슨병증과 치매증상을 모두 보인 환자이다.
이 경우 감별해야 할 질환을 열거해 보면, 먼저 파킨슨병치매, 루이체치매, 진행성핵상마비(progressive supranuclear palsy), 파킨슨병과 알츠하이머병의 병발, 오랜 당뇨병과 고혈압에 의한 뇌의 작은 혈관의 병변으로 발생하는 피질하혈관뇌병증(subcortical vascular encephalopathy) 등을 들 수 있다.
피질하혈관뇌병증에서도 보행장애, 인지기능저하, 우울증 등의 소견이 상기 증상과 유사한 점을 보일 수 있기 때문에 이를 감별하기 위해 MRI를 먼저 시행하였다. MRI 소견은 전반적 뇌위축은 있었으나 혈관성 병변은 발견되지 않아 피질하혈관뇌병증을 진단에서 제외할 수 있었다<그림>.
다음단계로 환자는 파킨슨병증상과 치매증상을 가지고 있었으나, 파킨슨병이 먼저 진행되었다는 증거보다는 인지기능의 저하가 먼저 왔다는 병력을 감안해야 한다. 파킨슨병치매는 파킨슨병이 상당히 진행된 후 치매증상이 발현할 때 진단을 하며, 파킨슨병증상의 출현 이후 최소 1년이 경과한 후 치매가 나타날 때 진단을 하게 된다. 따라서 파킨슨병치매를 진단에서 제외할 수 있다. 진행성핵상마비는 주로 몸의 축을 이루는 부위에 경직이 완연하며, 눈동자의 움직임에 지장이 있고, 레보도파 제제에 대한 반응이 미미하다. 이 환자의 경우 팔다리의 경직이 목이나 허리의 경직보다 심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고, 눈동자 움직임에도 문제가 없었고 레보도파 제제에 좋은 반응을 보였다.
루이체치매는 파킨슨병증상과 치매증상 이외에 특징적 증상이 몇 가지가 있다. 첫째 인지기능의 변동이 심하다는 것, 둘째 항정신병 약제에 심한 부작용을 보인다는 점, 셋째 환각증상이 심하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본 환자는 병력상 이러한 증상을 모두 보이고 있고 비교적 빠르게 악화되는 경과를 나타내고 있어 루이체치매의 가능성이 높았다.
환자는 입원하여 레보도파제제와 아세틸콜린분해효소억제제를 투약하였다. 환자의 인지증상은 급격히 호전되었다. 간이정신상태검사상 15점으로 입원 5일만에 호전을 보였고, 하루 중에 멍한 상태와 맑은 정신상태가 여러 차례 반복 되었던 것도 호전되어 청명한 의식상태를 보이게 되었고, 환각도 사라졌다. 레보도파제제 재 투여 후 파킨슨병증도 호전되었다.
아세틸콜린분해효소억제제에 대한 반응이 좋았던 점과 환각의 존재와 약에 대한 반응 등은 파킨슨병과 알츠하이머병의 병발, 혹은 진행성핵상마비의 증거보다는 루이체치매를 더 시사하는 소견이다. 그러나 MRI상 측두엽의 위축 등이 있어 파킨슨병과 알츠하이머병의 병발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 사후 진단을 기다려보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