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신이 드는 사람이었다.
너란 사람에 대한 확신.
너를 향한 내 사랑에 대한 확신.
그리고 나를 향한 네 사랑에 대한 확신.
우린 같은 꿈을 꾸고 있었고,
늘 같은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비행기를 타야만 만날수 있는곳에 살고 있던 너.
거리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
모두가 금방 끝날꺼라고 예상했던 우리의 장거리는 성공했다.
그렇게 2년.
비행기로 세시간밖.에. 안걸리는 거리에 네가 살고있다고 생각했다.
하루하루가 설레임이었다.
저녁마다 걸려오는 네 전화를 받을 생각에 드는 설레임
떨어져지내는동안은 곧있으면 널 만나러 갈 생각에 드는 설레임.
비행기표를 찾을때도 설레임.
조금 더 싼 비행기표를 찾았을때의 설레임.
며칠이지만 같이 있는 동안의 설레임.
하루하루가 소중했고 설레였다.
우리가 그렇게 사랑을 지켜내는걸 보고
어떤 사람도 우리가 이별할꺼라도 생각하지 않았다.
모두에게 우리는 대단한, 혹은 정말 예쁜 사랑을 하고 있는 커플이었다.
나 또한 4년동안 단 한.번.도. 우리의 이별을 상상조차 해본적 없었다.
그렇게 너와난 평생 함께일것이라 생각했다.
한국에서 인정받던 그 자리를 떠나올땐 약간 아쉬움이 들었지만,
지금 떠나면 다신 못 돌아올 자리였지만
아쉬움보단 확신이 더 컸기에
너를 따라 네가 있는 곳으로 왔다.
우린 평생 함께할 거란 확신과 계획들을 가지고.
그리고 우린 이별했다.
삶의 목적을 송두리째 잃어버린 느낌이랄까.
울거나 슬프거나 아프지않았다.
허망할뿐.
존재의 이유를 잃었을때의 허탈함.
딱 한번만 우리가 헤어질수도 있다고 생각해볼껄.
그래서 딱 한번만 우리의 목표가 아닌 내.삶.의 목.표를 생각해볼껄.
남들이 이별했을때 입버릇 처럼 얘기했던 시간이 약이라는 말
정말 시간이 약일까?
시간이 지나면
다시 삶의 목표도 생기고
활기도 생기고
친구들과의 수다에도 즐겁고
욕심도 생기고
삶이 재밌어질까?
'벌써 1년이나 지났어요. 그렇지만 전 아직도 그 사람이 그리워요'
라고 글쓰던 사람들.
벌써 1년이라는 말이 어떻게 가능할까 싶었지만
1년동안 한사람을 잊지 않을수 있는거야? 라고 생각했지만
가능할것 같다.
몇달이나 지났지만 내 가슴에 난 생채기는 오히려 더 덧이 나고 있으니깐.
지난 4년간의 기억들중 좋은 추억만 간직하면 좋으련만
왜 내 머릿속엔 마지막에 네가 내게 준 상처되는 말들만 맴도는건지.
네가 자꾸 생각나.
보고싶고 그립고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고 싶은게 아니라
칼날같은 그 말들이 자꾸 심장을 도려내고 도려내서 너에대한 미움만 자꾸 커져.
넌 날 그리워하고 있다는 얘기를 종종 듣고 있지만
그것마저 가식으로 느껴질만큼 내 마음은 자꾸 비뚤어진다.
네 친구가 내친구고 내 친구가 네 친구인 이곳에서
나를 제외한 모든사람들이 너랑 아무렇지도 않게 지내고
네 소식을 나한테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는 사람들도 싫어.
내가 이별에 슬퍼하지 않는다고 해서
힘들어 보이지 않는다해서
새로운 남자친구는 어떤 사람이었으면 좋겠냐고 묻는 사람들도 싫어.
그렇게 믿고 사랑했던, 너무너무 확신이 들었던 너조차 지금은 미움으로 가득차있는데
다시는 누구도 믿고 사랑할 수 없을것 같은데.
시간이 약일꺼야
라고 늘 입버릇처럼 말했던 이별위로멘트,
정말 시간이 약일까.
난 지금 달빛도 별빛도 없는 한밤중,
나무 한 그루, 바람 한 점 없는 사막 한가운데 혼자 서 있는 기분.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어디로 가야할지도 모르겠는 상태.
더이상 네가 보이지 않는 곳으로 가는게 좋은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