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공포를 즐기는 사람들]
전 지금 사망의 계곡에 있었던것입니다.
모든것 주님께 맡기자라는 결심과 함께 조용히 누었습니다.
그리고 주먹을 풀고 꽉 다물었던 입을 열어 나즈막히 기도를 시작하기전
에 나에게 이런 고통을 주는 저 더러운 귀신에게 뭔가 복수를 해주고싶
어서 귀신이 당기고 있는 그리고 빼려고 지랄을 하는 제 왼발을 공중으로
차버렸습니다.
그리고 귀신이 앉아있는 곳을 향해 누운 상태에서 왼발로 무쟈게 빨리
찼습니다. 뭔가가 맞는 느낌은 없었지만 그래도 내다리 잡아봐라 라는식으로
그리고 조용히 속으로 기도하던 것을 이제 악을 써가며 기도했습니다.
이제 사생결단의 순간이었습니다.귀신이 절 죽이러 달라든다면 죽는것
이고 제기도가 먹혀서 오늘밤만 넘기면 학교를 때려치우더라도 절대
이곳 나주에는 오지 않을것이라는 그런 각오로 생의 에너지를 다 끌어
모아 방안이 쩌렁쩌렁 할정도로 그 조용한 새벽이 제 목소리 땜문에
깨져도 좋으니 그렇게 소리라도 질러서 살고 싶었습니다.
그때 기도 했던 내용은 뭐 이런 내용이었을것입니다.
"나의 주 예수그리스도여 제가 오늘 곤경해 처해 당신의 이름을 부르며
기도하고 당신의 힘을 빌어 저 추악하고 더러운 귀신을 내쫒고자 하니
당신의 권능으로 저것을 사하여"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그때 제 모습을 지금 생각해보면 졸라 웃깁니다.
누운상태에서 두손은 꼭 잡고 악을 빼락빼락 질러가며 기도하는중에도
왼발은 허공에서 열나게 이리저리 휘젓고 도저히 귀신이 제왼발을 못
잡게...상상해보시길바람
그렇게 몇시간을 보냈는지 모르지만 제 풀에꺽여 쓰러졌나 봅니다.
작은 창문은 지붕 바로 밑에 있기에 비가 마니 와도 비가 들치는 일이
없어 열어 두었습니다.
지붕에서 마당으로 물방울이 떨어지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스르륵 눈을 떠 방안의 풍경을 봅니다.
해가 떳나 봅니다.
날씨가 좋아졌나 봅니다.
비도 오지 않고 햇살이 작은 창문을 통해 자취방에 가득히 들어옵니다.
물방울이 마당에 떨어지는 그 맑고 경쾌한 소리를 몇번 더들었습니다.
천당인가 봅니다.
죽어서 천당에 왔나봅니다.
새들의 지저귐소리도 들려오니...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누워있습니다.
손가락하나 까딱하지 않고...
그래도 믿을수가 없습니다.
제가 죽다니...흑흑
누운상태에서 가만히 손을들었습니다.
이런 된장!!!종석이란 넘이 있어야 내가 죽은건지 안죽은건지 알수있지
불러서 그넘이 내목소릴 못들으면 그땐..
그땐 죽은건데
그러다 살짝 제 허벅지를 꼬집어 봤습니다.
누운상태에서...
아파옵니다.고통이 통증이 느껴집니다.더세게 좀더세게 (나중에 보니 제
가 제 허벅지를 꼬집어서 피멍이 들었더군요)
눈물이 날 만큼 아파옵니다.눈물이 날만큼 기뻣습니다.
살았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
용수철 처럼 팔딱 일어나 츄리닝 차림으로 걸어논 옷에서 지갑만빼서
부엌에서 신는 슬리퍼만 신고 쫒기듯 달려나왔습니다.
정말 태어나서 그렇게 빨리 달려본건 첨이었습니다.
머리위엔 파란하늘과 논에선 물을 빼는 아저씨들이 보이고 그들에게
소리치고 손을 흔들며(아저씨들은 아침부터 왠 미친넘 했을겁니다)
열나게 달렸습니다.
숨이 차오고 허파가 터질것같았지만 상관없습니다.
그집 그 집으로부터 해가 떠있는 동안 최대한 멀리 도망가야합니다.
그렇게 버스정류장까지 달려가서 나주 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해서 분주
히 움직이는 사람들,버스기다리는 사람들을 본순간 그들이 안면도 없는
그들이 얼마나 미워보이던지 난 어젯밤 죽을뻔했는데도 그들은 그들에게
평상시처럼 찾아온 아침을 별 의미 없이 맞이하는 그런 사람들을 보는순
간 얼마나 밉던지...그렇게 목포까지 도망갔습니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총알같이 제방으로 들어가 아무말도 어떤것
도 못먹고 부들부들 떨기만을 했습니다.
집에선 난리가 났습니다.
분명히 나주에서 학교에 있을놈이 지금 이시간에 집에와서 아무말도 안
하고 방에들어가 이불속에서 벌벌떨고 있으니말입니다.
왜그러냐고 물어도 대답없이 부들부들 마치 경기들린넘처럼 떨기만하고
있으니...
아무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어차피 말해도 믿지 않을것이니 말입니다.
그러다 저녁 무렵이 되고 그래도 자초지종을 말해야 되지 않나 해서
부모님께 말했습니다.
간밤에 귀신을 봐서 여기까지 도망쳤다고 그랬더니
울 아부지 한동안 멍하니 절 쳐다보시더니 피식웃으시더니 나중엔
박장대소를 하는것입니다.
그러면서 하시는 말씀이 얌마 공부가 하기 싫으면 싫다고 말을하지
그런 거짓말 치면 못써라는 겁니다.
그리고 내일 당장 짐싸서 가라고 합니다.저는 때려죽여도 거기는 안가
겠다고 버티고 그러다 종석이 생각에 아버지가 부르는것도 잊어버리고
전화기앞으로 튀었습니다.
재빨리 완도 지역번호를 누르고 종석이의 집으로 전화를 해서 가지 마라
고 난 여기 목포에 있으니 가지말란 말을 하려고 전화를 했습니다.
종석이의 아버지가 받으시길래 종석이 있냐구 물었습니다.
그런데 종석이는 오늘 오전에 잠시 바람이 잔잔해져 그래도 배가 안뜨자
종석이 아부지가 사비로 배를 구해 사선을(섬사람들은 파도가 높아 배가
도저히 항해할수없는 날씨여도 육지에 급한일이 있어 꼭 가야만 한다면
배를 띄우는데 그 배를 사선이라고 한답니다.
즉 목숨걸고 육지로가는것
이라서 그렇게 불리운다고 하네요)타고 완도로 갔다고 하더군요
우리는 길이 엇갈렸습니다.
종석이는 나없이 혼자선 그집에서 절대 못자는데...
울 종석이 아부지의 불타는 교육열 정말 감탄스럽습니다.
그런데 그게 평상시라면 괜찮지만 지금 종석이는 아무도 없는 자취방에
가고 있는지 아니면 벌써 도착했을것입니다.
우리는 정말 좋은 시대에 살고있습니다.지금 같았으면 핸폰으로 전화해서
"야 가지마 귀신나와 너 죽을수도 있어"
라고 말을 해줄수도 있으련만
그당시엔 핸폰도 또한 자취방에 전화조차 없었으니 이건 눈뜨고 당하는
꼴입니다.
뉴스를 보니 오늘의 날씨가 나옵니다.
잠시 소강상태였던 태풍이 다시 활동하며 오늘 저녁 전남지역에 많은 비
와 강한 바람이 일고 지역에 따라서는 천둥과 번개가 칠거라는 일기예보
를 보며 종석이가 있는 곳도 이 좁아터진 한국이라는 나라에서 것두
전라남도이고 나또한 같은 곳에 있는데
차이라면 벽이 가로막아 있다는
것인데 누구는 오늘밤 귀신을 보고 죽을지도 모르고 누구는 가족들과
함께 저녁을 먹고 티비를 보며 일상의 생활을 누린다는 것입니다.
걱정이 됩니다.
"내가 걍 나주에갈까"하다가 만약 갔는데 그넘이 내가 없으니까 친구집이
라도 갔으면 또 혼자서 보낼것을 생각하니 절대 가고 싶지가 않았습니
다.또 다시 길이 엇갈리면...
그렇게 갈팡 질팡 하다가 저녁 12시가 되었고 전 좋게 긍정적으로 생각
했습니다.
"그래 내가 본건 헛것이었을지도 모른다.그리고 내가 진짜로 봤다고 해도
오늘 종석이에게 나타날것이라고는 장담할수없다.안나타나겠지!또한
귀신을 본다는게 동네 슈퍼 아저씨 보는것처럼 매일 볼수도 없는일일거구
그래 종석이는 괜찮을거야 아무일 없을 거야"
라고 생각하며 겁없이
또 제방에서 저혼자 잤습니다.(여동생방에서 동생하구 같이자고 싶었는데
도저히 쪽팔려서 안그래도 귀신보구 목포까지 왔다구 이가시나가 무시하
는 중에 베개들고 하룻밤만 재워줘 제발~~부탁이야 그따위말은 죽어도
할수가 없어서..)
그러나 그건 저의 착각이었습니다.
나중에 안사실이었지만 그집은 흉가였습니다.
흉가엔 귀신이 나타나는게 아니라 귀신이 사는 집을 우리가 빼앗아 사는
것입니다.그러니까 귀신또한 그집에서사는것이었다는걸 우리는 몰랐던 것
입니다.
나의 그 착각때문에 종석이는 목숨을 잃을뻔 했습니다.
옯긴이: 스말엣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