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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 후 1년, 내 세상은 끝났다고 생각했었는데..

방콕다람쥐 |2012.08.16 17:38
조회 1,151 |추천 8

2년 반을 사귀고 이별한지 이제 딱 1년이 조금 넘었네요.

 

낼모레 스물아홉을 바라보는 처자 입니다.

마음은 이십대 초반인데 써놓고 보니 많이도 먹은것 같네요.ㅎㅎ

 

 

작년 8월은 저에게 최고로 힘든 달로 기억 할만큼 최악 이었어요.

못 먹고 못 자고 아무 생각 못하고..

생각해 보면 어떻게 회사는 다녔고, 주변 사람들에게 아무렇지 않은 듯  티 하나 안냈는지 신기해요.

제가 외국에 있기 때문에 그럴 수 있었다 싶지만,

반대로 외국에 홀로 있었기 때문에 더더욱 얘기할 곳 없고 혼자 속만 태우며 미치겠는 그런 나날들 이었거든요.

 

잠시 한국에 들어갔을때 저희 엄마가 제 꼬라질 보다 못해 손 잡아 끌고 한의원에 데려 가셨는데,

한의사 선생님 말로는 장기들이 너무 차가워서 제 구실을 못하고 있다고

명치도 살짝만 눌렀는데도 아파할 정도로 뭉쳐 있다면서 어떻게 이지경까지 놔뒀냐고 막 뭐라고 하시더라구요.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제 몸에게 너무 미안하네요.. 사랑 그게 뭐라고 안 먹고 맨날 울고 불고 스트레스 받았는지..

정신줄 놓은 제 멘탈 대신 제 몸이 스스로 제 인생을 단단히 붙잡고 있었나봐요. 이대로 무너지지 말라고..

 

요즘 보면 헤어진 후 힘들어하는 분들을 위한 글이 많이 보여요.

저도 헤어지고 힘들었을때 그런 글들 읽으면서 누구보다도 위로를 많이 받은 사람이라 그런가

현재 아픔을 겪고 있거나, 스스로를 잘 다독이며 견뎌내고 있는 많은 사람들을 보면서

지금은 죽을것같이 아파도 결국은 견뎌집디다 – 다시 잘 살아 집디다 – 라고  힘을 드리고 싶더라구요.

 

 

여느 이별 과정처럼,

저 역시 처음에 엄청 아프고 괴로웠습니다.

하루의 90프로 이상은 그 사람만 생각났어요.

일부러 생각하려 하지 않아도 그냥 작은 부분들에서 꼬리에 꼬리를 물어 결국은 그 사람과의 일이 연상이 되요.

그동안의 깨알같은 추억들,

그 사람의 좋았던 점들,

그 사람이 나에게 잘해줬던 부분들,

내가 못되게 굴었던 부분들 이런게 전부 생각나

다시 붙잡고 누구보다도 잘하겠다고 그 사람 마음 돌려 놓으려고도 애썼구요.

정말 미련스럽게 매일 매일 그 사람을 붙잡고 있었네요.

그 사람에겐 이미 저도 우리의 추억도 더이상 아무것도 아닌게 되었는데도 말이지요..

 

어떤 이들은 맨정신이 너무 힘들어 술이나, 게임, 친구들, 혹은 다른 이성 등등으로 그 기억을 지우기도 하지요?

어떤 이들은 쿨한듯 떨쳐내 버리고(속으로는 똑같이 힘들겠지만요),

또 어떤 이들은 결국 못참고 자기 자신을 들들 볶기도 하구요..

하지만

저는 위에 해당사항이 별로 없어서 (혼자 외국에 있으니까요)

주구장창 책만 읽었어요.

이렇게 얘기하니 완전 쿨하고 고상해 보이는데,

실은 정말 아무것도 하기 싫어서,

그리고 할것도 없는데 자꾸 생각이 나니 미칠것 같아서 나를 그냥 놔버리고 싶었거든요.

앞에 말씀드렸다시피 외국에 있는 상황이라 한국에 바로 달려 들어가 볼 수도 없었고..

맨날 가슴을 치며 우는게 지쳐 버렸을 즈음인것 같아요.

생각 없이 주구장창 책을 읽으니

 어느새 자아 성찰이 조금씩 되고..

덕분에 초등학교 이후로 멈췄던 제 멘탈은 급성장 짱

생각도 많이 강해졌어요.

 

여기서 잠깐,

제가 저를 다독 다독 하는데 도움이 되었던 책들 몇권 알려드릴게요.

 

인생수업 – 엘리자베스 퀸블러 로스, 류시화 역

불완전함의 선물 – 브랜 브라운

소피의 세계 – 요슈타인 가아더

키다리 아저씨 – 진 웹스터

아프니까 청춘이다 – 김난도

나를 있게한 모든것들 – 베티 스미스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 – 공지영

스무살 절대 지지 않기를 – 이지성

고독의 위로 – 앤서니 스토

 

 뭐 특별한 기준 없이 마구잡이로 읽다 침대에 펴놓고 중간에 다른책 읽다 하면서

여러권의 책을 동시에 읽었는데

나름 그때 그때 도움이 되더라구요.

생각의 전환도 되고,

하루 90%이상 제 머릿속에 들어와 박혀있는 그 사람을 잠시나마 놓을수 있었어요.

 

또 다른 방법으론 주구장창 재난 + 재앙 영화 혹은 SF 영화만 보는건데요.

이것도 진짜 많이 도움이 되었어요.

내 세상이 끝나는거 같으니까,

그래 이 빌어먹을 세상아 차라리 다 같이 끝나버리자~~!

하며 재난 재앙 영화를 보면 왠지 모를 동질감이…ㅋㅋ

SF는 , 이런 절망적인 삶이라면 차라리 다른 세계가 나을지도 몰라~ 하며 봤어요.

실제로 저 세계로 가버리고 싶다며..슬픔

 

 

그렇게 몇달동안 아파하며 견뎌내며 잊으며 정신없이 훌쩍 보내고 나니

어느순간 그 사람 생각이 하루 50%로 줄고 ,

계속 떠올라 괴롭히던 추억들도 하루에 두세번 정도만 나더라구요.

 

그 사람이 내 인생에서 두번 다시 못 만날 최고의 사람이었다.

다시 그런 사랑 만나 목숨만큼 사랑할수 없을것 같다..

 

하던 정말 안타까운 마음들도,

의도치는 않았지만 책을 읽고 생각도 많이 하고

제 자존감을 다시 차곡 차곡 채우면서 현실을 열심히 살다보니

내가 사랑하던 그때,

2년 반동안을 늘 사랑스럽고 이쁜 모습으로 있게 해준 고마운 사람이었다.

정도로 고마워할 만큼 쿨해졌네요.

 

왜 흔히들 위로하는 말로,

 

똥차가 가고 벤츠가 온다.

 

이런 말들 많이 하잖아요?

하지만 저는 그 사람을 똥차로 치부하고 새로운 벤츠를 기다리고 싶지는 않아요.

솔직히 좋은 사람이었으니까요.

 

그리고 생각해보면 세상에 별 특별한 여자, 별 특별한 남자 없더라구요.ㅎㅎ

그냥 우리 자신이 좀더 특별하고 매력적이면 다시 특별하고 매력적인 사랑 할수 있을거라 사랑믿어요.

 

비록 갑작스럽게 맞이한 이별이지만,

그로 인해 저도 한층 클 수 있었던것 같네요.

 

지금은 아프게 들리시겠지만,

사랑하다 이별한건, 그 사랑이 거기까지 인거에요.

이건 나중에 나중에 분명 깨달으실거에요.

저처럼.

 

미련을 못 버리고 계속 아파하면 그 사람이 마음 아파하고 다시 날 돌아봐줄것 같죠?

 

 

안 그래요.

 

 

그 사람은 그 사람이지 내가 아니거든요.

그래서 나만큼 나를 알아주고 아껴주고 사랑해 줄 수 없어요.

그러니까 지금부터라도 조금씩 자신을 위해주세요.

 

 

나를 위해 이쁜 옷을 사주구요, 어? 이쁜 옷이 안 맞네? 그럼 나를 위해 이쁜 옷이 더 이뻐 보이도록 외모 관리 해주시구요.

평소에 자신 없었던것들에 대해 하나 하나 채워 가다보면, 어느샌가 자신만의 특별한 인생이 시작되어 있을거에요.

 

 

# 사랑의 아픔은 사랑으로 잊는다 뭐 이런말도 있던데, 전 그건 좀 별로라고 생각해요.

 

자기 자신을 재정비 하지 않는다면,

새로운 사랑도 전과 별반 다르지 않지 않을까요?

왜냐 내가 달라진게 없잖아요..

 

글쓰는 재주가 별로 없어서 이렇게 밖에 못 적지만,

 

무튼 지금 제 주위 분들을 포함하여 이별에 아파하시는 모든 분들께..

 

하고 싶은대로 다 하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여기서 밝히긴 조금 부끄러워서 못적지만 전 정말 미련스러운짓 다 했어요.

신파 10종세트도 찍었구요.그래서 적어도 지금 후회는 없어요.

 

만약 하고 싶은게 없으시면 없는대로 그냥 아파하세요.

못 견디겠으면 못 견디겠는대로 미친듯이 소리 지르고 울고 먹고 자고 폐인 생활도 하시구요.

그렇지만 적당히..

내 몸이 나를 붙들고 있는것에 미안하지 않을 만큼만.. 그만큼만 하세요.

(저처럼 아무책이나 막 읽던가, 주구장창 재난 재앙 영화 보는것도 할만 해요.)

 

가장 억울하고 슬픈건 내가 그사람과 더이상 함께 할 수 없는 사실이 아니라, 내가 나를 놓아버리는거에요.

그 사람 아니면 안된다고 매순간 먹먹해져도요,

결국엔 다 견디고 자신을 찾아 가더라구요..

 

 

그리고 다시 좋은 인연 꼭 와요.

 

진짜로요.

 

화잇팅. 무지개

추천수8
반대수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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