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신지요. 이런저런 생각해보다가 몇달 되었지만 그래도 글 써봅니다. 초반부터 왜 이렇게 분위기를 잡느냐고요? 음..... 그러게 말입니다. 왜 이럴까요.
본론으로 들어가겠습니다.
저에겐 저란 존재에게 너무나도 과분한 여친이 있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저 따위에게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나란 존재가 대한민국의 훌륭한 인재를 썩히고 있구나 할정도로 얼굴도 예쁘고 성격도 좋아서 대인관계도 좋은 그런 여친이였죠. 어쩌면 여친이 좋은게 아니라 제가 못난걸수도 있구요...... 여하튼 간에 그녀와의 첫 만남은 좀 뜻밖이였습니다. 일반 학원 및 학교에서 만난게 아닌 인터넷 상에서 만난거죠. 어쩌면 인터넷 상에서 만났기에 서로 인연이 맺어질 수 있었던것 같습니다. 저와 그녀는 인터넷 카페 상에서 만나며 서로 같은 취미를 가졌기에 서로 점점 가까워 졌습니다. 그렇게 몇달간 계속 해서 그렇게 지낸결과 서로의 나이, 이름, 다니는 학교, 사는 곳 등등 온갖 상세한 것부터 시작해서 인터넷 상에서 할말 못할말 다하고 마음 속 깊은 곳에 묻어둔 일까지도 서로 주고받고 하는 베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였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그녀가 말했죠.
"마린님, (그 카페에서 제 닉네임이였습니다.) 우리 시간되면 정말로 만나봐요."
전 처음에 그냥 해본 소린가 보고 그냥 이런저런 농담으로 답했습니다. 그러나 그녀의 결정은 뒤바뀌지 않았습니다.
"아뇨. 장난치는게 아니에요. 마린님을 직접 한번 만나뵈고 싶어요 ^^"
그 말은 저에게 있어서 그간 십몇년 된 솔로 인생을 뒤엎을 엄청난 말이였습니다. 온몸에서 엔돌핀이 솟아 오르고 아드레날린이 분출되었죠. 마치 금방이라도 결혼이라도 하는 느낌이였습니다. 그러나 곧 저는 깨달았죠. 내 얼굴. 내 몸. 나의 모든것. 모두다 수치스러운 것이라는것을요. 전 바로 답했습니다.
"죄송합니다만, 제 얼굴 보시면...... 분명히 제 눈 버리고 제 뺨때리실겁니다....."
이런 말을 보내자 아마 그녀는 제가 튕기는 거라고 생각했을겁니다. 분명히 그랬을겁니다.
"괜찮아요. 겸손 떠시지 마세요. 그냥 뭐 별거 있나요 한번 만나는 건데."
그녀는 그렇게 답을 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대화를 나눈지 일주일 뒤, 정말로 그녀와 만나게 되었습니다. 저는 그날 아침부터 일찍 일어나서 머리를 다듬고 누나 화장대에서 몰래 들고 나온 지금까지 한번도 해본적 없는 팩을 해봤습니다. 얼굴에 달라붙는 특유의 느낌이..... 음..... 예. 그렇습니다. 그리고 집에 있는 옷들중 가장 신경써서 옷을 입고 그렇게 그녀를 만나러 갔습니다. 전 뭐 학생이고 제대로 된 돈도 없기에 지하철을 타고 가는데 한 역, 한 역씩 지날때 마다 그렇게 심장이 뛰었던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호흡도 가빠오고 평소 그런적 없었는데 얼굴에 붉은 홍조까지 나타나며 열이 났습니다. 오죽하면 옆에 앉아 있던 한 아주머니께서
"학생, 괜찮아? 어디 불편한데 있어?"
하고 물어보셨을까요. 예. 저 괜찮아요. 그렇게 지하철에서 내리고 그녀와의 약속장소로 갔습니다. 아직 그녀는 나오지 않았더군요. 그래요. 약속시간 20분전에 도착했는데...... 아직 나올리는 없죠. 계속해서 심장은 쿵쾅거리며 뛰었고 시간은 초조하게 흘러갔습니다. 그리고 그 순간 그 지루한 정적을 깬 소리가 있었죠.
"혹시 OO카페의 마린씨?"
한 도도한듯한 맑고 고운 목소리가 제 등뒤에서 났습니다. 곧바로 뒤를 돌아서 본 순간, 아..... 그런 일이 있을 수가 있을까요. 마치 영화에서 보듯이 모든 광경이 슬로우 모션으로 보였습니다. 봄바람과 함께 그녀의 긴 웨이브의 머리카락이 흔들리며 저에게 천천히..... 한편으론 빠르게 다가왔습니다. 제 심장은 마치 심장마비라도 걸릴듯이 엄청난 속도로 뛰었죠.
"마린님 맞으시죠? 본명은 OOO.....? (제 이름)"
그녀가 저에게 웃으며 물었습니다.
"아.... 아...... 아....... 예...... 그, 그렇습니다."
정말 언어 장애라도 걸린듯이 몇번을 목구멍 내에서 더듬으며 말을 해냈습니다. 그녀는 생글거리며 웃으며 계속 말했습니다.
"에이. 그리 얼굴이 못생기신것도 아닌데 왜그러셨어요."
그녀가 말하며 눈웃음을 짓는데 너무 기분이 좋았습니다. 그리고 그날 그녀와 저는 서툴고 어색하지만 그렇게 영화도 보고 점심도 먹고 노래방도 같이 갔었죠. 친구들과 가는것과 전혀 다른 느낌이였습니다. 하루종일 머릿속에 온갖 생각이 다 떠올랐습니다. 그냥 가만히 있는 것 자체만으로도 너무 즐거웠죠. 이 소리가 미친놈 처럼 들릴 수 있겠지만...... 그럴수 있습니다. 전 그녀에게 한동안 미쳐서 온갖짓을 다했으니 말이죠. 노래방에서 부를 줄도 모르는 노래를 열창을 해대며 좋은 시간을 보내며 (아마도 저에게만 행복한 시간이였을수도 있겠죠.) 앞으로 부를 노래를 선곡하고 있을때 그녀가 말했습니다.
"마린님. 아니, OO씨. (제 이름)"
갑자기 분위기를 잡고 말하기에 순간 당황했습니다. 아 역시. 나같은 놈은 안되는 거구나. 퇴짜 맞는 거구나. 난 평생 이렇게 썩어야 하는 거구나. 난 인간 쓰레기야. 인간 쓰레기. 그래 나같은 놈은..... 그래...... 인생 살아서 뭐하겠어..... 뭐 대략 이런 종류의 자책을 하는 그런 오만가지 생각이 머릿속을 휘저었습니다. 온갖 생각을 하며 대답했습니다.
"네. 혹시 맘에 안드시는 부분 있으세요 OOOO님? (그녀 닉네임)"
전 살짝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죠. 그러나 저에게 돌아온 대답은 뜻밖이였습니다. 이만 가봐야 할것 같애요. 좀 맘에 안드네요. 등등 이런 부정적인 말이 아니였습니다.
"잠시 만났는데 생각보다 OO씨가 상당히 맘에 들어요. 마치 몇년 만난 사이 같아요. 그래서 그런데 혹시 말이죠, 원하신다면......"
그녀가 잠시 뜸을 들였습니다. 그리곤 말했죠.
"저랑 사귀실래요?"
그녀이 이 말이 떨어졌을때 그냥 예의고 뭐고 간에 전 그냥 밖으로 뛰쳐나가서 고성방가를 할 것 같은 그런 행복감이였죠. 그리고 제가 어떻게 했을까요. 그래요. 여러분 예상대로 일겁니다. 곧바로 좋다고 말했죠. 그리고 그날 저녁 늦게 까지 밖에서 돌아다니며 간단한 옷도 사주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그날 저녁까지 놀고 그녀를 집에 바래다 주고 집으로 돌아왔죠. 그날 지하철에서 그렇게 행복할수가 없었습니다. 괜한 휴대폰을 만지작 거리며 슬쩍 슬쩍 웃으며 정말 미친놈처럼 보였을겁니다. 잠시 뒤 집으로 돌아온 저는 늦었다고 엄마한테 등짝 스매시를 3번 맞았다고 전해져 옵니다. (많이 아팠어요. 짜악 짜악 거리는 소리가 경쾌하게 들려왔다죠.) 그렇게 얼얼한 등을 어루만지며 이제 자려고 누웠을때 카톡이 왔었죠. 그녀더군요.
'OO씨, 오늘 즐거웠어요. 담에도 시간내봐요. ^^ 언제나 오늘처럼 지내면 좋겠어요.'
그냥 간단한 인삿말이였지만 저에겐 레드불 몇잔을 뛰어넘는 엄청난 활력소였습니다.
'네. 저도 즐거웠습니다. 저도 이렇게 행복한 나날만 보낼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저도 답장을 보냈죠. 그렇게 밤늦게 까지 카톡을 하다가 정신을 차려보니 해는 중천에 떠있고 전 휴대폰을 손에 꼭 쥔채로 잠을 자고 있더군요.
쓰다보니 생각보다 글이 많이 길어졌군요. 언제 시간날때 2화 쓰겠습니다. 마치 연재 소설이 된 느낌입니다. 좀 읽기 부적합한 좋지 못한 문학력이지만 그냥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얘기는 이제부터 시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