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람과 알고 지낸기간 6년
그 사람과 연애한 기간 2년 반
그 사람이 미국 유학을 앞둔 작년 겨울,
제게 일방적인 헤어짐을 통보한게 12월 1일입니다.
헤어짐에도 예의가 있다는데
헤어지자는 말 진지하게 생각해보고 하는 것이니
그저 받아들여달라는 그 사람의 문자를 보고
그동안 그 사람에게 도대체 난 어떤 존재였는지
제 자신의 존재 자체도 부정해가며
웃다가도 울고, 울다가도 웃으며
반 정신 나간채로 메말라가던게 엊그제같네요.
지인들의 진심어린 걱정과 위로에도
더 좋은사람 만날거다, 시간이 약이다
하나같이 똑같은 소리만 해대는 그들에게
썩어 문들어진 맘 부여잡으며
그 사람은 다르다며
헤어짐을 부정하던 저입니다.
그렇게 사랑했던 그사람과
이별을 맞이한 이후,
그를 피도 눈물도 없는 사람이라고 단정지을만큼
그동안 그 사람에게서 연락은 단 한번도 오지 않았습니다.
계절이 바뀌어 가는것도 못느끼며
그저 그 사람 잊자며,
바쁘게만 살았던 지난 시간들
참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인생사 회자정리 거자필반이라는데
인연이라면 이렇게 아프고, 힘들지 않았을거라고
제 자신을 다독이며 살아가니
깨진 사랑이 미련과 증오의 대상이 아닌
사유와 반성의 대상으로 변합디다.
그 사람과 연애할 당시
어떻게 그렇게 지극정성이냐며
대단하다는 지인들의 말을
훈장으로 삼았던 제 사랑을,
사랑하면서도 결코 성숙하지는 못했던
제 자신에게,
앞으로 사랑하게 될 사람에게는
아주 사소한 진심으로 감동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자고,
내 인생을 사랑하는 사람을 통해 살려 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를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 되자고
다짐하니
비로소 이별을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별을 맞이한 직 후,
그 누구도
나보다
내 사람을 잘 아는 사람은 없을겁니다.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사랑을 속삭였던
내 사람을 잃은 상실감은
세상 어떤 슬픔과 견주어도 가장 크게 느껴질만큼
많이 아프겠죠.
그동안 슬픔에 빠져 허우적대며
애써 찾지 않았던 판을
제가 다시 찾은 이유는
결코 그 사람에게서 연락이 왔다는 사실에
기뻐서가 아닙니다.
헤어짐을 받아들이기까지
제 자신의 감정도 제어하지 못할만큼
세상이 무너진듯한 큰 슬픔에 빠져
끝없는 나락으로 제 자신을 내몰았던
지난 시간들을 돌이켜볼 수 있는
여유가 생긴 지금,
톡커분들이 하루라도 빨리 훌훌 털고 일어나실 수 있기를 바라며
이 글을 씁니다.
주변에 이별을 알린 후,
'힘들겠구나' 한마디 외에는
어떤 위로도 도움이 안 되는 시간을 살고 계실 여러분들께,
주변에 온통 힘내라는 사람들 뿐이어서
지쳐가고 있을 여러분들께 이 얘기를 꼭 해드리고 싶네요.
조금은 주저 앉아있어도 괜찮아요.
꼭 힘을 내지 않으셔도 됩니다.
하지만 부디 버텨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