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추는 대수사선은 늘 나에게 묘한 기쁨을 준다. 그 느낌이 꼭 '페이소스'같아서 더욱 그렇다.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하는 영화는 많아도 지독한 '페이소스'를 느끼게 만드는 영화는 드물다.
반칙왕에서 송광호가 링위를 점령하고도 나중에 상사에게 반항하지 못하는 엔딩을 보며 유쾌한 영화뒤의 직장인으로서 '페이소스'를 느꼈었다.
춤추는 대수사선1에서 여러 장면이 인상적이지만, 영수증 도둑을 잡는 마지막 장면은 반칙왕을 볼 때와 같은 '페이소스'를 느끼게 했다.
직장인의 '영수증'은 그나마 박봉을 보완해주기 위한 제도가 아닐까...그래서 어디서든 꼬박꼬박 영수증을 챙기는데 그 영수증을 모두들 분실하는데 알고보니 상사가 돈을 주지 않기 위해 몰래 찢고 다녔던 것이 춤추는 대수사선1의 엔딩이었다.
아~슬포라~
만약 영수증을 찢고 다니는 상사가 있다면 아마 쿠테타나 살인을 각오해야 할 것이다..ㅋㅋ
춤추는 대수사선2는 수사라기 보다는 '조직 문화'의 차이점을 꼬집고 있다.
'상부의 명령에서만 움직이는 조직'과 '리더가 없이 자율적으로 움직이는 조직'이 대립되고 있다.
전자는 경찰이고 후자는 범인이다.
그래서 범인들은 절대로 너희들은 우리를 잡을 수 없다고 한다.
부제에 나온 '레인보우브릿지를 봉쇄하라'에서
레인보우 브릿지를 봉쇄할 수 없는 이유는 범인들이 강력해서가 아니라 일처리가 복잡해서이다.
범인을 섬안에 가두겠다고 모든 도로를 차단했는데
레인보우 브릿지는 각 계의 허가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끝내 봉쇄할 수 없었다.
일처리의 복잡함을 나름대로 상징하고 있다.
그러나....결론은 조금 후에 얘기하고
영화 중 몇 가지 대사가....정말 메모해둘만 했다.
'사건은 현장이 아니라 회의실에서 일어나는 거야.'
신임 수사본부장으로 온 여자(아카타,..가 이름이던가..가물가물)가 한 말이다.
결국 그녀는 명령, 명령을 외치며 자기 명령대로 움직이길 원하지만
그녀도 상부의 '그만두라'는 명령 한마디에 자기 자리를 내놓아야 했다.
좋은 말이 아니라 현실을 무시하는 발언이라는 것이다...
'내 몸의 총알을 빼내서 권총에 끼고 그 여자의 주둥이에 싸줘.'
여자 본부장이 발포명령을 내리지 않았기 때문에 범인에게 총을 맞은 '스미레'가 쓰러져 가며 한 말이다.
결국 그녀는 살아났지만....
'책임은 내가 지지. 그게 내 할 일이니깐'
상부 명령에 쫓겨난 여자 수사본부장대신 '무로이'가 수사본부장을 맡게 되자마자
다들 직급과 직무를 고려하지 말고 수사를 하고 판단은 각자 알아서 하고 보고는 안해도 된다고 했다.
그러자, 몇일 걸려 못잡던 범인을 몇 시간 만에 잡을 수 있었다.
이유는 현실 사정에 밝은 관할 경찰서의 사람들의 의견을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 전까지는 관할 경찰서는 수사본부의 시다바리나 하라고 의견을 묵살했었다.
범인은 잡았으나 허가를 맡지 못한 '레이보우 브릿지 봉쇄' 때문에 난리가 났다고 하자
무로이는 그렇게 말했다.
'책임은 내가 진다. 그게 내 할 일이니깐'
경찰들이 소매치기를 잡거나 지하철 성추행범 잡는 일이 시시한 일이라고 하는 장면도 나온다.
그러나 ..... 과연 시시한 일일까?
주인공 '오다유지'가 아끼는 후즐근한 코트를 산 배경을 이렇게 말했다.
직장에서 짤린 후에 경찰이 된 첫 날
코트를 사러 갔더니 가게 주인이
전에 도쿄에 첨 왔을 때 경찰이 길을 잘 안내해줘서 고마웠다면서 당신이 경찰이니 싸게 해주겠다고 한다.
그런 얘기를 하며 우리 일은 사소한 것이 아니라고 한다. 세상은 사소한 일들이 연결되어 있는 것이라며....
마지막으로 오다유지는 '리더는 필요 없다는' 범인들과 이 영화의 결론이 되는 이런 얘기를 한다.
'리더는 필요하다. 우수한 리더가...'
나도 필요하다. '우수한 리더가'.....
직장 상사들이 꼭 봐주었으면 하는 영화인데, 괜찮은 상사가 아니라면 이런 영화는 거들떠 볼 것 같지도 않다.
이래서 못된 상사는 계속 못된 상사로 남을 수밖에 없는 악순환이 계속 되고 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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