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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 대 듀폰 특허재판의 진실

죽도Lee |2012.09.01 17:35
조회 1,585 |추천 1

잠도 안 오는데 뉴스를 보다 보니 충격적인 기사가 있었습니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1&oid=003&aid=0004690089

첫 기사를 보고서 제가 처음으로 그린 그림은 이랬습니다. 코오롱이 자체기술을 가지고 시장진입을 하려고 했는데, 듀폰사가 견제와 회유를 하다가 안 되니까 건수를 잡아서 넘어뜨리는구나 하고요. 1조면 회사가 휘청할 수 있고, 그러면 좋다는 특허를 팔게 되고, 그러면 그건 듀폰 것이 되고... 나쁜 놈들!! ... 그런데 그 건수라는 것이 고작 영업비밀이라고 하는데, 어떻게 1조라는 배상액이 나왔고, 20년의 판매금지가 내려졌을까 하고 놀라고 화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배경을 캐기 시작했죠.

한줄한줄 캐 가면서 자료들을 링크하고 주절주절 의견을 써서 A4한 페이지쯤의 음모론 보고서가 나올 때쯤, 저는 다음 기사를 맞닥뜨리게 됩니다.

http://www.hahnloeser.com/tradesecretlitigator/post/2012/08/31/DuPont-v-Kolon-Judge-Payne-Issues-Breathtaking-20-Year-Worldwide-Injunction-barring-Kolon-from-Making-Body-Armour-Fiber-for-Theft-of-DuPonts-Kevlar-Trade-Secrets.aspx

요약정리하겠습니다.
1. 코오롱이 입수한 '영업기밀'이란 실제로 듀퐁사 제품의 생산과정과 설비를 비롯한 심대한 자료들이었고, 그 자료를 바탕으로 코오롱 제품의 생산라인이 변경된 물증과 문건이 조사 결과 발견되었습니다. 심지어 듀폰사 공장의 공간제한에 맞춘 특수설계가 모방된 기계가 발견되기까지 했습니다. 그러므로 코오롱측에서 이 재판의 사안이 주변적이고 판결이 편파적이라는 인상을 주려고 하는 것은 심각한 오도입니다.

2. 불리한 판결에는 코오롱측의 대처 문제도 관련되었습니다. 코오롱 사내에서 증거인멸이 일어났고, 이로 인해 판사는 배심원단에 '불리한 추정'을 주문합니다. (이것은 사내의사소통이 극도로 열악해서 일어난 일일 수도 있습니다. http://www.ediscoverylawalert.com/2011/09/articles/legal-decisions-court-rules/dupont-v-kolon-a-lesson-in-how-to-avoid-sanctions-for-spoliation-of-evidence/)

3. 1조 원의 배상액은 담배회사 등에 대한 소송에서 등장하는 '복구불가능한 피해'개념에 따라 산정된 것입니다. 2에 의한 괘씸죄도 작용했을 것이며, 다음에 이야기할 바깥 변수도 작용했을 것으로 보이지만, 다른 요소가 다 없었더라도 코오롱은 큰 벌금을 받았을 것입니다.



개인적인 의견을 적겠습니다.
1. 그럼에도 불구하고 20년의 판매금지조치는 부당해 보입니다. 20년은 미국내에서도 충격적으로 긴 기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판사는 두 가지 근거를 들었습니다. 첫째, 이번에 유출된 영업기밀들은 핵심적인 것으로서 이번뿐 아니라 다음 세대의 파라-아라미드계 섬유 개발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둘째, 코오롱이 '모방품'을 개발하는 데에 20년이 걸렸으므로 그만큼의 판매금지를 두는 것이 적당하다.
두 논거 모두를 받아들인다 해도 20년은 깁니다. 기술개발과 상용화의 사이클이 짧아졌기 때문입니다. 또 둘째 논거를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코오롱이 기존에 가지고 있던 물질특허는 독자성을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것입니다. 최근에 듀폰사의 최신 기술을 훔쳐다 붙였다고 해서 앞의 것을 무시하는 것은 이야말로 편파적인 판정에 해당합니다.

2. 판사 및 배심원단에 대한 불리한 증거가 있습니다. 특히 판사기피 신청이 기각된 것은 최종 양형에 중요한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생각되기 때문에 더 괘씸합니다. http://www.ajunews.com/kor/view.jsp?newsId=20120831000288를 보세요. 연방/대법원에 갈 역량이 있다면, 이런 부분에서 문제제기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3. 듀폰사의 횡포가 존재했습니다. 이미 코오롱 측에서는 듀폰사의 독과점에 대한 소송을 미국 법원에 제기한 바 있습니다. 또 해당제품 원료물질을 코오롱에 수출하지 못하게 하는 반시장적 행위를 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기술유출 과정에 있어서도, 연구자나 공장 관계자도 아닌 영업사원 따위를 통해 코오롱이 핵심 공정을 빼낼 수 있었다는 것은 음모가 있지 않았나 의심하게 합니다.

4.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오롱이 치명적이고 멍청한 짓을 벌였다는 점이 분명합니다. 애초에 독자적 특허가 견제 속에서도 국제적으로 특히 미국에서 확립된 점을 고려할 때 국책연구과제 단계에서의 눈물겨운 노력이 짐작됩니다. 이렇게 나랏돈이 투입되어 어렵사리 획득한 원천기술을 가지고도 명백하고 쉽사리 꼬리가 잡히는 방식으로 기술유출을 기도해 그 원천기술의 활용조차 봉쇄당하게 만든 것은 크나큰 죄업입니다.

5. 미국 지방법원이 코오롱 제품의 전세계 판금을 규정한 것은 월권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저는 법에 대해 무지한고로 할 말이 없습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보아, 저런 일은 우리가 더 많이, 더 세게 해야 할 일입니다. 중국으로의 기술유출이 하루이틀 일이 아닌데, 유출범만 잡아 족치고 유출된 기술에 대해서는 손놓고 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우리 산업계도 그렇게 큰 건 분명합니다. 그러나 피장파장의 문제를 떠나서, 정부 입장에서는 국내산업 보호를 위해 할 수 있는 조치를 다해야 합니다. 코오롱 사태로 입게 될 손실은 뼈아프지만, 이를 기회로 삼아 산업기밀 보호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끝으로 판결문 전문, 그리고 제가 본 여러 기사들을 링크합니다.
판결문: http://www.hahnloeser.com/tradesecretlitigator/file.axd?file=2012%2f8%2fDuPont+v.+Kolon+Permanent+Injunction.pdf

증거인멸 사건: http://www.ediscoverylawalert.com/2011/09/articles/legal-decisions-court-rules/dupont-v-kolon-a-lesson-in-how-to-avoid-sanctions-for-spoliation-of-evidence/

http://www.channelnewsasia.com/stories/afp_world_business/view/1223328/1/.html
http://www.istockanalyst.com/finance/story/6019166/dupont-dd-court-orders-kolon-industries-to-cease-heracron-aramid-fiber-manufacture
http://kr.finance.yahoo.com/news/%EC%BD%94%EC%98%A4%EB%A1%B1-%EC%8A%88%ED%8D%BC%EC%84%AC%EC%9C%A0-%ED%8C%90%EA%B8%88-%E7%BE%8E-%ED%8C%90%EA%B2%B0-%ED%8E%B8%ED%8C%8C%EC%A0%81%EC%9D%B8-%EC%9D%B4%EC%9C%A0-060750246--finance.html
http://www.sisapress.com/news/articleView.html?idxno=57320
http://economyplus.chosun.com/special/special_view_past.php?boardName=C11&t_num=5813&img_ho=85
http://www.asiae.co.kr/news/view.htm?idxno=2012083110160575499
http://kr.finance.yahoo.com/news/us-court-bars-kolon-from-producing-selling-para-063227645.html
http://www.bloomberg.com/news/2012-08-30/dupont-wins-bar-on-kolon-selling-body-armor-fiber.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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