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화풀이용으로 쓰고싶은데, 지금 내가 너무 빡쳐서 욕 많이 나올꺼야.
반말 용서해줘.
본론부터 말하면, 내 동생 이야기야. 지금 열다섯살이고 나보다 네살 어리지.
그런데 뭔 일 당한 지 알아? 짐승만도 못한 새끼한테. 열한살때, 난 몰랐는데 엄마가 동생 다독이면서 우는거야. 아빠도 그날따라 일찍 들어오셨지, 네신가 그쯤에.
맨날 열시에 들어오는 아빠로는 꿈도 못 꿀 일이었는데, 동생한테 바로 달려가시더라.
나 그때 열다섯살이었어. 동생이 더듬더듬 울면서 당한 일 얘기하는데, 내가 당장 누군지만 알면 죽여버리고 싶었어.
동생이 성폭행 당했다는 거 알고 진짜 죽일뻔했어, 그 새끼.
피가 확 치솟는 느낌 알아? 눈에 뵈는 거 없이 그 새끼 어디 있는지만 알면 달려들려고 그랬는데, 안 되더라. 내가 몸을 좀 많이 사리는 편이거든?
그런데 진짜 그 순간만큼은 그래, 인생 줄 한번 긋자. 빨간 줄 한번 긋는 게 대수야? 내 동생이 당했다는데 내가 어떻게 이렇게 있냐. 미안해. 미안해.미안해.미안해.미안해. 미안해. 죽여버릴거야. 죽여버릴거야. 죽여버릴거야.
이 생각 들더라, 정말.
경찰에 잡혀가지고 고개 푹 숙이는 거 보고 죽이려고 달려드는데 엄마가 말리더라. 신발, 그럼 내가 왜 그랬냐고 물어봤어야 되냐?
미친새끼아냐? 어떻게 그렇게 어린애한테.... 나 진짜 미칠뻔했다. 열한살이라고. 그새끼는 무능한 서른대 중반...........
내 동생 진짜 착한애야, 근데. 장난을 많이 쳐서 그렇지 진짜 천사같은 애라고.
이기적인거 알아. 그런데 나 일주일동안 왜 하필 내 동생이냐고. 왜 하필, 다른 여자애들 많을 텐데 왜 하필 내 동생이냐고. 진짜 하늘 저주했다. 그리고 오빠로서 지켜주지 못한 거 하루종일 미안해서 울었어.
1년 가까이 내 동생 남자 기피증 생기더라. 그런데 내 동생 털고 일어나더라.
그 애가, 점차 괜찮아지더니 중학교 입학식 전에 뭐라고 하는 줄 알아? 여중 갈 수 있게 해주겠다고 했더니 웃으면서 고개 젓더라.
아니야. 괜찮아. 내 잘못 아니잖아, 그치? 나 당당해지려고 그래서 앞으로 나 같은 애들 없게 할거야.
이렇게 말하더라.......
진짜 나 그순간에 거짓말 안치고 왈칵 울었다.
내 동생이 저렇게 강해질때까지, 난 뭐 하고 있었나. 겉은 저래도 속은 우는 거 아닌가.
내 동생 본인이 아니라서 모르지만, 분명 아플 거 아니야. 동생이 세시간동안 가족들 부르면서 울고 있을동안 나 뭐 했는 줄 알아? 축구했다. 신발................
체육시간에 신나게 축구하면서 놀고 있었다고. 내 동생이 맞으면서, 그 강아지한테 유린당하면서 울고 있는데 난 친구들하고 공 차대면서 놀았어. 내가 내 자신 진짜로 미치도록 저주했다.
그 강아지를 죽이려고 했더니 이번엔 가족들이 말려. 아빠가 근엄한 목소리로 안 된다고 할때, 뭐가 안되냐고. 내 동생이 저 새끼한테 당했는데 내가 참아야 하느냐고 소리쳤는데 아빠도 눈물 흘리시더라.
사실은 그때 그 새끼도 죽이고 나도 죽으려고 했었거든.
근데, 이틀 일이전에 터졌다. 동생이 남녀합반이야, 남자가 한 18명정도 있거든.
중 2라고 해도 동생은 또래치곤 큰편이야, 165cm. 나는 188cm.
근데 동생이 눈물 훌쩍거리면서 들어오더라. 또 설마 그일인가 하면서 심장이 진짜 철렁. 뇌가 순간 멈춘 느낌이었어.
더듬거리면서 왜 그러냐고 물었더니, 어떻게 된건지 자기가 성폭행 당한걸 남자애 중 하나가 알았더란다.
그래서 숙제하고 있는데 "너 성폭행 당했다며?" 하고 물었다는 거야, 그 신발놈이. 진짜 씹어먹어도 시원찮을 새끼.
동생이 굳어져가지고 아무 말도 못 하고 애써 외면하고 있는데 킬킬대면서 "왜 대답이 없냐? 진짜야?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렇게 계속 재촉하더란다.
그 강아지가 결국은 동생한테 그렇다고 대답까지 받아냈다고 하더라. 진짜 미친놈 아냐, 이건?
동생이 너무 착해서 그런지 오빠만 알고 있으라고, 부모님한텐 알려드리고 싶지 않다고 고개젓더라. 하.....
그래서 알아냈어. 같은 반, 몇 번, 이름 뭔지. 명찰보면 알 거 아냐.
나 지금 고 3이거든. 학교? 내 동생이 더 중요해. 하루 빠진다고 수능 망치냐. 그딴것보다 내 동생이 더 소중한데 학교가 대수냐.
어쨌든 8시쯤 가니까 아직 아무도 없더라. 동생 몰래 나왔거든, 얘는 원래 8시 20분에 아슬아슬하게 오니까 그 새끼가 20분 안에만 오면 되거든.
근데 다행인지 불행인지 명찰에 또박또박하게...... 이름은 안 밝힐게. 이ㅇㅇ 이라고 적혀있는거 보고 진짜 피가 확 솟았어.
내가 걔 올때까지 기다리면서 만나면 일단 머리 한대 쌔리고 배 좀 친다음에... 뭐 좀 유치하지만 이런 거 생각하고 있었거든?
내 동생은 어제 하루종일 울었는데. '남자'라는 성별때문에 내 동생 쉽게 감싸주기도 힘든데.
그딴 생각 안 들어. 그냥 먼저 몸이 나가더라고. 아, 그냥 저 새끼를 죽여야 되겠구나.
정신없이 그냥 두들겨 팬 것 같아. 내 동생보다 키가 작더라고. 근데 내가 188cm잖아, 내 친구들 중에 나만큼 큰 애가 없거든.
150? 그렇게 밖에 안 되보였는데 40cm 가까이 차이나잖아. 난 좀 마른편이고 그새끼도 마른편인데 키 때문에 차이가 많이 나더라고.
얍삽하게 생겨서는, 진짜 발로 차고 별 짓 다했다.
내가 동생 학교 맞은편에 있는 고등학교 다니거든. 그러니까 학교를 알아본단 말이야.
꼬맹이들이 올망졸망 나 올려다보는데, 고등학생이라 뭐라 하지도 못하겠고. 덩치도 제대로 맞먹지도 못하고.
비명지르면서 작게 하지말라고 하는 게 다더라. 솔직히 좀 병신같았어. 그 정도면 선생들이 올 법도 한데.
근데 "오빠!!!!!!!!!!!!!!!!!" 하면서 막 누가 부르는거야. 동생이였어. 뭐, 20분 정도 됐더라고.
진짜 동생 하이톤 목소리 처음들어봤다. 애가 변성기가 안 왔는지 중음이거든, 생긴 건 귀엽게 천상 여잔데 말투나 이런 게 좀 남자답다고 해야되나?
막 여자애들이 "아~ 왜~~ 좀만 더 하자!" 이러는 걸 동생은 "왜. 쫌만 더 해."
그냥 이런편이야, 뭐 그것도 귀엽거든. 근데 아무튼 막 소리지르면서 달려왔어. 이름이 상당히 비슷한 편이거든? 진짜..... 모음 하나 바껴. 알 듯하지?
의자로 내려치려고 하다가 그랬다간 그냥 이새끼 맥없이 죽을 것 같애서 놔뒀거든.
결국 선생오고 경찰오고 부모님오고........ 근데 후회안해. 집에 오니까 동생이 생긋 웃으면서 고맙다고 하더라.
그거면 된 거 아냐. 내 동생이 고맙대. 열한 살 이후로 처음 고맙다고 하더라. 그 부모들은 합의금 원하던데, 꽤 세게 부른 것 같았어.
그런데 주려고. 천 가까이 부르던데, 그런 걸로 내 동생 자존심 회복할 수 있으려나 모르겠어.
어쨌든 이걸로 더 이상 그런 말 안 하면 좋은데. 더 이상 상처받게 할 수 없잖아.
형 누나, 동생들. 진짜 성폭행 당한 것만으로도 그 피해자들은 힘들어.
내 동생이 밝고 그래서 그렇지 실제로는 자살하려고, 죽고싶어해. 동생도 몇달동안 그랬거든.
동생이 아무 말도 안 하고 엉엉 우는데 그거 진짜 마음아파. 그 시간에 내가 신나게 놀았다는 게 정말 더 마음아파.
날 그렇게나 잘 따랐고 장난 잘 걸던 동생이 반년 가까이 나랑 밥도 잘 안먹더라....... 손 스치면 덜덜 떨어.
내가 진짜 죽이고 싶은 사람이 딱 한명이야. 내 동생 성폭행 한 그새끼. 그새낀 진짜 몸에 손 하나도 못댔거든? 지금이라도 감옥에서 나오면 죽이고 싶다.
진짜 내가 동생하고 같이 있었더라면 어떻게 됐을까. 적어도, 내 동생 도망가게는 할 수 있지 않았을까. 이런 자괴감때문에 더 힘들어.
만약 주위에 그런 사람 있으면 딱 한 마디만 해줘 넌 여전히 예쁘다고.
하나도 더럽혀지지 않았다고. 그리고 놀리는 짓.
그거 진짜 나쁜거야. 피해자는 두번죽는거야.
내가 이런 동생을 둬서 잘 알거든. 그렇게 슬프게 우는 걸 진짜 한번 봐야해. 내가 다 아프도록 울어.
제발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 한 순간에 사람 인생 망치는 짓도 안 했으면 좋겠어.
제발, 이건 진짜 간절한 부탁이다. 잠시나마 피해자가 내 동생이 아니길 빈 나로서는 할 말이 없지만, 진짜 내가 무릎 꿇어서 피해자 안 생기면 꿇을게.
그 정도로 힘들어. 역지사지로 생각해봐. 견딜 수 없을만큼, 진짜로 무섭고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