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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봉투

엄혜숙 |2012.09.05 07:56
조회 32 |추천 0

 

 

아버지께서는 모든 충만으로 예수 안에 거하게 하시고

그의 십자가의 피로 화평을 이루사 만물

곧 땅에 있는 것들이나 하늘에 있는 것들이

그로 말미암아 자기와 화목하게 되기를 기뻐하심이라.(골1:19-20)

 

 

이제는 혼자 힘으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게 되셨다.

그래서 나는 아버지의 가방을 열어 드렸다.

그런데 툭 하고 서류 봉투가 떨어졌다.

한국에서 보냈던 사진과 편지들이었다.

25년의 타국에서 받은 것이라고는 너무도 적은 양이었다.

물론 전화로 연락하고 일 년에 한 번씩 고국에 나오셨다.

 

나는 누워 계시는 아버지 곁에서 사진과 편지를 보았다.

‘할아버지가 보내주신 쵸코렛이 맛있어요.’

초등학생이었던 손녀의 편지가 있었다.

그리고 우리 사 남매의 결혼식 사진이 있었다.

그렇게 남들에게는 잘 보내는 나의 편지는 한 장도 없었다.

매년 돌아오는 어버이날 마다 나는 갈등만 하다가 말았다.

꽃바구니와 편지를 보내야겠다는 마음을 간신히 억눌렀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서 나는 죽음을 앞둔 아버지를 마주 하고 있다.

외로울 때마다 그 봉투를 열어 보시던 아버지의 모습이 떠오른다.

 

이제까지 나는 모든 것을 아버지의 잘못으로 돌렸다.

그래서 아버지와 화해할 수가 없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아무 잘못도 없으신데 십자가에 못 박히신다.

‘다 내 탓이다. 네 잘못이 아니다.’ 라고 하신다.

십자가는 하나님의 그런 마음을 담으신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를 나를 대신해서 십자가에 못 박으심으로.

 

 

주님!

남의 탓이라고 하면서 마음의 매듭을 풀지 않았습니다.

십자가의 하나님을 바라보게 하옵소서.

내 탓이라고 고백하며 먼저 손을 내밀게 하옵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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