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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방에서 누가 돈을 훔쳐갔어요

내돈내놔 |2012.09.06 05:55
조회 1,299 |추천 1

안녕하세요 판을 즐겨보는는 23살 흔녀입니다

이런 일을 당해서 너무 어처구니가 없고

세상이 무섭다는 걸 새삼 알게 되어

답답한 마음에 글을 써봅니다

 

지난 달 14일 새벽

일이 끝나고 첫 차를 기다려야하는데

마땅히 갈 곳은 없어서

PC방에 들어가게 됐습니다

혹시나 말해보는데 저는 절대 술은 먹지 않았습니다

 

그 날따라 일도 힘들고 지친 상태에다

PC도 할 게 없고 저도 모르게 깜빡 잠이 들었나 봅니다

시계를 확인하니 대충 15분에서 20분을 잠든 것 같았습니다

제가 그 때 커플석 안 쪽에 있었던 터라

짐은 바깥쪽을 향하여 있었지만

바로 제 옆에 위치해 있었습니다

 

핸드백은 제 옆에 파우치는 키보드 옆에 놓고 있었는데

눈을 떴을 때는 파우치가 열려있더군요

뭔가 이상한 감이 들어 돈이 들어있는 파우치를 확인했습니다

 

그런게 이게 말이 됩니까

5만원권이 없는 거였습니다

저는 분명 5만원과 몇 백원에 동전을 소지하고 있었습니다

돈도 꺼낸적도 없고 PC방에 들어왔을 때도

분명 확인을 했었는데 없더군요

 

제가 덜렁 거리는 성격이라

어디에 흘렸을 수 있는 가능성을 두고

제가 PC방에서 이동했던 곳을

전부 살펴보았음에 불과했음에도

그 잠깐에 사이에 없어졌다는 겁니다

 

만약 흘렸을 경우 주어간 사람이 있었을 생각에

CCTV를 확인하러 카운터로 갔습니다

설마 누가 훔쳐갔겠어 라는 생각은 경솔하게도

그렇게 크게 생각되지 않았습니다

 

바로 알바 분에게 PC방 CCTV를 확인 요청을 했으나

CCTV를 돌리는 방법을 모르신다며 어딘가로 전화를 하시더군요

그러더니 CCTV를 돌릴 수 있는 분이 아침에 오시는데

그 때 확인하고 전화를 준다고 하셨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지금 당장 돌려보라고 말하고 싶었으나

PC방 담당자님께서 전화를 하신다고 했으니

일단 돈이 더 나오기 전에 PC방비를 계산해야겠다고 생각했고

계산을 하고 나가 집에 갈 차비가 없어

2시간 가량을 밖에서 서성이다

친구를 만나 겨우 집에 가게 되었습니다

 

1시에 PC방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누가 훔쳐간게 맞다고

그 말을 들으니 뭔가 황당하더군요

그럼 그 때 바로 CCTV를 돌렸으면 찾지 않았냐고 반박하니

어쩔 수 없다고 하는 겁니다

훔쳐간 사람은 1시간이나 PC를 하고 유유히 나갔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그 분은 CCTV를 확인하러 밤 10시 이후에 오라고 하더군요

CCTV를 확인하고 경찰에 신고하던지는 제가 직접 와서 보고나서 해야한다고 말입니다

저도 일이 있고 1시간 가량 떨어진 곳에 살고 있기 때문에 알겠다고 했습니다

 

전화를 끊고 저는 당장 경찰에 신고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경찰에 신고를 하니 경찰분은 절도죄로 잡을 수 있다고 하시나

제가 있는 지역이 서울이 아니기 때문에

강남으로 가서 다시 신고를 해야한다고 했습니다

 

어쩔 수 없이 10시에 강남에 도착해서 PC방에 갔고

카운터에 있으시는 분이 4분이나 계시더군요

CCTV를 돌려보셨다고 하시는 분이 아마도 상습범인 것 같다고 말씀하셨습니다

 

CCTV를 확인했고 CCTV에서는

한 남자분이 제 주변을 서성이다가

제가 앉은 의자를 툭툭 쳐보기도 하고 자리를 치우는 척을 하는 행동이 낫낫이 찍혀있었습니다

먼저 핸드백을 가지고 자기 자리로 아무 일 없듯이 가시더군요

핸드백에는 단 한 푼도 없었기 때문인지 다시 원래 위치로 핸드백을 놓고

잠깐 망설이시다 그 자리에서 망을 한 번 더 보시구

파우치를 열어보고 돈을 빼서 자기 바지 뒷 주머니에 넣으시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범인은 모자를 쓰고 있었기 때문에 얼굴이 잘 찍혀있지 않았지만

제가 앉은 자리가 CCTV가 설치된 자리에서 제일 가까운 곳에 있었기 때문에

범인 행동을 모두 지켜볼 수 있었습니다

 

PC방 관계자 분들은 회원정보에 적혀있는 전화번호로 전화를 했지만

없는 번호로 나왔다고 말하셔서 인적사항을 물어봤는데

그럼 인적사항은 절대 알려주실 수 없다고 하더군요

 

경찰에 신고를 하고 경찰 분들이 오시기 전에

CCTV를 돌려보신 분이 증거 동영상을 가져가라고

메일로 보내라고 하더군요

메일로 증거 동영상을 확보하자 경찰 두 분이 오셨습니다

 

상세히 범행이 일어났던 일을 듣고

CCTV를 확인했습니다

그리고 PC방 회원정보에 있는 기록을 적으시는데

PC방 관계자 분이 하시는 말씀이

여기 PC방은 주민번호가 확인이 되지 않아

아무거나 눌러도 회원가입이 된다고 했습니다

 

경찰분들은 일단 범인의 회원정보를 적으시고

제가 앉았던 자리, 범인이 앉았던 자리를 보고

저에게 따로 밖으로 나와보더라 했습니다

 

밖으로 나갔더니 신분이 명확하지 않고

훔친 돈이 5만원이기 때문에

수사를 하겠지만 찾을 수 없는 가능성이 높다고 했습니다

그럼 제가 찾으면 수사가 가능성이 있어지냐고 했더니 웃으시길래

PC방에서 회원정보를 알려주지 못하니 제게 알려주시면 안 되냐고 물어봤습니다

경찰 분은 제가 알아도 상관 없다고 알려주셨고

경찰 분들이 가시고 저는 PC방에 남아 회원정보에 있는 범인을 찾는 일에 눈이 뒤집혔습니다

 

다행히 회원정보가 거짓은 아니더군요

경찰분들이 가고 2시간 안 되서 그 분을 찾아냈습니다

그리고 그 분이 가셨던 시간과 근접한 마지막 방문 기록

이름, 나이, 생일, 주소와 PC방 아이디에 연관성을 찾았고

이 분의 사진과 CCTV에 찍힌 인물을 확인 했으나

모자를 쓰고 위에서 전신이 찍힌 모습이라 이 점은 확인하기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 연관성만으로도 범인을 확신했고

증거를 모아 경찰 분들께 받은 연락처로 알려드렸습니다

 

3일 후, 인적사항을 다 알고 범인을 찾아냈는데 아무 연락이 오지 않아

혹시 다른 분을 제가 잘못 찾은 건가 해서 전화를 해봤습니다

 

경찰분들은 그 분이 맞다고 하시더군요

제가 알려준 핸드폰 2개로 전화를 해봤지만

하나는 없어진 번호, 하나는 여자 분이 핸드폰을 새로 바꾸셨다고 해서

집 전화로 전화를 해봤더니 그 분 형이 받았다고 하는 겁니다

 

집에서도 사고를 쳐서 돌아다니기 때문에 집에서도 행방을 알지 못하고

이 분은 이미 사회봉사 기간을 가지고 계시는 분이더군요

핸드폰 번호를 알려줬지만 사용할 때만 켜기 때문에 무용지물 

사회봉사 중에 이런 범행을 저질렀을 경우엔

일이 더 커지는데 어떻게 하냐고 묻더군요

 

사회봉사 중에 범행을 저지르면 일이 커지는 걸 알면서도 범행을 저질렀고

제 돈을 훔쳐갔던 방법을 보면 딱 상습범이지 않겠냐고

당연히 찾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한 달이 다 되어가군요

며칠 전 경찰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범인에게 유일하게 다다갈 방법이 핸드폰 번호밖에 없기 때문에

수사를 더 진행되게 하기 위해서 강력반으로 넘어간다고 하더군요

강력반으로 넘어가기 위해선 제가 경위서를 써야한다고 했습니다

 

방문을 했더니 강력반에서 아이디 로그인 IP를 추적해서 찾을 수 있다고

절도를 저지르기 전에 이미 일을 저지른 범인이라 반드시 잡을 수 있다고 하더군요

이제는 제가 기다리는 일밖에 없다고 하셨습니다

 

집에 오는 길 내내 발걸음이 무겁더군요

정신적인 피해보상 이런 거 없이

범인을 찾으면 저는 5만원만 받는 것 같기 때문에

제가 이렇게까지 5만원을 받아야 하나

이미 없어진 돈..... 앞으로 간수 더 잘하면 되지 않나

범인은 일이 더 커지는 걸 알면서도 왜 범행을 저질렀을까

그렇게 돈이 필요했을까

아니면 단지 상습범인 거였나

 

많은 의문만 남았네요

복잡하네요..

 

여러분은 PC방 공공장소에서 항상 조심하시길 바랍니다

왠지 위에 말이 무섭네요;;; 주의하시길 바래요!!

저 같은 분들이 더는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긴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추천수1
반대수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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