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눈톡을 즐겨하는 30살 흔남입니다
요즘 버스폭행사건 기사가 자주 눈에 들어와서
문득 예전에 겪었던일이 떠올라 몇글자 적어봅니다
간편하게 음슴체로 갈게요
일년전쯤 퇴근길에 버스를 타고 집으로 향하고 있었고 홍제역 부근을 지나고있었음
퇴근시간이다보니 버스안은 사람들로 가득했고 나는 뒷문 옆에있는 기다란 봉을 잡고 가고있었음
그런데 내 바로 뒤쪽에서 이상한 기류(?)를 감지함
노약자석에 앉아있는 30대초반쯤 돼보이는 정장차림에 덩치좋은 회사원과
50대 과장포스의 술취한 아저씨가 시비가 붙었음
젊은사람이말야 노약자석에....뭐 대충 이런내용이었음
젊은남자는 이내 표정이 굳어졌지만 대꾸하지 않았고 과장아저씨는 계속해서 시비를걸었음
차안은 이미 만원버스라 옴짝달싹못하고 있는데 이 둘 사이의 스파크가 장난아니게 튀기 시작함
과장은 연륜에 걸맞는 화려한 육두문자로 젊은이에 귀에 못질을 해댔고
조용히 얼굴만 붉히던 젊은 남자는 참다못해 쌍욕을 하면서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음
하지만 과장은 아랑곳않고 꼬부라진 혀로 욕을 냅다 쏟아냈음
순간 버스안은 쥐죽은듯 조용해짐..
저러다 말겠지 하며 다들 지켜보는 눈치였음. 나 역시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음
이 둘은 서로 신명나게 욕배틀을 하더니
급기야 과장이 손바닥으로 젊은이 머리통을 난데없이 후려쳐버리는거임;;
젊은이도 눈이뒤집혀서 곧바로 과장얼굴에 스트레이트를 날려버렸음...
여성의 날카로운 외마디 비명소리와 함께 버스안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고
이런 불지옥 속에서도 버스는 계속 달리고 있었음
그런데.......
이게 왠 운명의 장난인가........
정신을 차려보니 내가 젊은이와 과장 사이에 서서 떡하니 가로막고 있는거임ㅋㅋㅋ
헐ㅋㅋㅋㅋㅋ 난 누군가 또 여긴어딘가....
지금생각하면 일이 커질거란 생각에 무의식적으로 움직였던거 같음
무튼 난 과장을 등지고 젊은이와 아이컨택하고 있었음
뒤에서 과장이 미친들소 마냥 밀어부치는데 양손으로 양쪽봉을잡고 겨우버텨냈음
젊은이도 나때문에 당황했는지 아무말도 못하고있는데
내가 거기다대고 한마디날림
나 : 진정하세요 이게 뭐하는짓입니까?
젊은이 : 아니 XX, 저XX가 나한테 ...
나 : 진정하시라구요!
나도 굉장히 당황스러워서 동공이 확대되고 목까지 잠겼는데
두 눈 부릅뜨고 묵직하게 얘기하는것처럼 보였나봄
곧 젊은이 눈이 사그라듬ㅋ
휴우........
그제서야 주위사람들이 과장을 잡고 진정시킴 (나만 왜 혼자ㅋㅋㅋ)
사태진정은 어느정도 되었으나 서로 욕은 계속 주거니받거니함
결국 불광역쯤 와서 둘이 같이 내렸는데 버스정류장에서 젊은이 친구로 보이는 남자가 합세함;;
젊은이를 기다리고 있었나봄..
서로 몇마디 주고받는가 싶더니 시야에서 사라졌음
뒷일은 알수없다만 뉴스에 안난걸보면 큰일은 안난듯함
상황종료 후 뻘쭘히 뒷자리로가서 집까지 잘갔음
참고로 난 보통체격에 얼굴은 흔해빠지게 평범하고 5년전 대한민국 평균키를 소유한 남자임 눈썹은 짙음ㅋ
버스,지하철등 공공장소에서 싸움이나 시비가 붙게되면 주위사람들은 자연스레 피하게 되는데
누군가 나서겠지 하는 심리도 있고 피해가 나에게 올까봐 멀리하게되는 당연한 결과임
버스폭행 뉴스를 본 대부분의 반응들은 왜 주변에서 말리지않느냐 인데
그럼 당신이 저 상황속에 있다면 말릴수있느냐? 라고물으면 십중팔구 쭈뼛거리며 대답못함
서로 치이며 각박하게 사는세상 너도나도 스트레스를 머리에 이고 살아가는데
생판 모르는 남이 툭툭 건든다면 기분좋을사람은 단한사람도없음
다툼이 안 일어나는게 가장 좋겠지만
혹여나 자기 주변에서 그런일이 일어난다면 나처럼 무식하게 혼자나서지말고 주변에 도움을청해야함
건장한 남자나 인상 험하신분(이런분들이 마음만은 잘생김)
또는 남여불문하고 여럿이 같이가서 흥분한 들소들을 서로 떼어놓기만해도 절반은 수습됨.
미친분 들이 지하철 같은데서 소리지르고 시비걸면 절대 대꾸하지말고 자리를 옮긴 후 신고 & 묵념
같이 싸우면 같이 미친사람되는거임
흉기를 휘두르거나 상황이 급박하면 우선 그자리를 재빨리 피해서 112신고 뭐..뻔한얘기임
쓰고나니 세상 참 험악함 그래도 좋은사람들이 더 많다..라는 생각과 동시에 경각심도 챙겨야함
아..그리고
공공장소나 대중교통 내에서 치고박고 싸우는사람들..
어린애들은 싸우면서 큰다고하는데 아직 덜자란거임?
부끄러운줄 알아야지......
읽어줘서 고마움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