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병원] 양의학 vs 한의학 대결은 정말 가능할까?
9월 5일 첫 방송을 한 새로운 의학 드라마 ‘제3병원’은 그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우리 주변에서는 흔히 볼 수 없었던 한방과 양방의 협동진료를 하는
국립 서한병원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데요.
tvN '제3병원'측에서도 이 소재에 대한 네티즌의 의견을 듣고자 하는 게시판을 열어 토론의 장을 열 정도로
최근 메디컬 드라마 홍수인 가운데에서 '제3병원'은 소재의 특이성으로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정말 한의학은 '에비던스'가 부족한 의학도 아닌 철학일까요?
양의학과 한의학은 공존이 불가능할까요?
이제껏 보지 못한 한방과 양방의 치열한 대결 드라마
제3병원은 배다른 형제인 김두현(김승우)과 김승현(오지호)이
같은 병원에서 각각 양의학 의사, 한의학 의사로 분해 자존심 대결을 펼치는 내용인데요.
의사 두현이 교통사고 현장에서 환자를 프로페셔널하게 진찰하는 장면,
그리고 약초를 캐기 위해 장비를 착용한 채 암벽을 등반하는 장면 등을
교차편집으로 보여주는 등 첫 회에서부터 볼거리가 가득했습니다.
주무대가 되는 서한병원의 특징은 환자가 컨설팅을 통해 양의학과 한의학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인데요,
이런 선택에서부터 피치 못하게 한의학 의료진과 양의학 의료진 양쪽간의 갈등을 불러일으키게 되는 것이죠.
특히 1회의 마지막 씬에서 두현(김승우)이 자신의 환자에게 침을 놔주는 승현(오지호) 앞에서
살벌하게 화를 내며 자기 손으로 환자 몸에 꽂힌 침을 다 뽑아버리는 장면에서는
앞으로 그들의 더 깊어질 갈등을 예고하면서 기대감을 잔뜩 불러 일으켰습니다.
한의학 진짜 믿을만할까? 드라마에서 본 한방의 효용성
‘제3병원’을 얘기할 때 양한방의 갈등을 빼놓을 수 없는데요,
이제껏 메디컬 드라마가 소외시켜왔던 한방의학을 양방의학과 같은 선상에 올려둔 것만으로도 충분히 화제가 될 만하니까요.
드라마 속에서 두현(김승우)을 비롯한 양의학과 의사들은
한의학을 에비던스(과학적인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무시하고,
그래도 승현은 한의학 기술에 대한 고집을 가지고 맥을 짚고 침을 꽂아 환자를 치료하는데요.
사실 맥을 짚고 처방을 내리는 한의학 진료를 보고 의구심을 품는 사람들은
꼭 양의학과 의사들이 아니라고 해도 많이 있을 것 같습니다.
‘맥’이라는 것이 엑스레이와는 달리 환자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것이니까요.
하지만, 그럼에도 한의학을 무시할 수 없는 것은
이제까지 많은 사람들이 침, 뜸이나 한약재 등을 통해 몸의 상태가 호전되는 뚜렷한 효능을 보고 있기 때문이죠.
게다가 한의학은 유네스코 세계기록문화유산에도 당당히 등재되어 있고,
내년이면 허준의 <동의보감>이 발간된 지 400주년이 되는 해인데요,
한의학이 이만한 역사를 가질 수 있었던 것도 모두 그만큼의 효과를 거듭 증명해왔기 때문이겠죠.
특히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보면 ‘장중경’이라는 사람이 그의 일족들이 전염병에 걸려 죽자,
전염병을 깊이 관찰한 뒤 병의 증상과 치료법, 처방을 기록해서 <상한론>을 집필했는데요,
이렇듯 한의학은 어쩌면 관념이나 이론에서 처음 시작한 것이 아니라,
전염병 같은 것을 실제로 치료하기 위해 임상적인 기술에서 출발한 것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더구나 전문의약품이 아닌 시장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약재로 치료한다는 생활의학의 관점에서 봐도,
한방의학은 우리에게 더 가까운 친숙한 의학이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요.
양한방, 어디가, 어떻게, 얼마나, 다르나?
한의학 하면 제일 먼저 생각나는 게 ‘침’이죠.
많은 사람들이 한의원을 찾는 이유도 이 침술을 위해서인 경우가 많은데요.
우리는 이제껏 아프고 결리는 데의 고통을 완화해 주기 위해서만
침을 쓰는 경우가 많았는데요, ‘제3병원’에서는 당장의 생명을 구해야 하는 ‘응급처치술’로도 침을 활용하는 장면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제3병원’의 1회에서는 승현(오지호)이 갑자기 숨이 멎은 아이를 구하기 위해 머리에 침을 놓는 장면이 나옵니다.
응급처치로 목을 갈라 목에서 이물질을 꺼낸 후에도 아이가 숨을 쉬지 않자 오지호가 극단의 처치로 머리에 침을 꽂는데요,
간신히 숨을 돌리는 아이를 보며 보는 이들 까지도 가슴을 쓸어 내리게 만드는 장면이었습니다.
승현이 혼자 힘으로 아이를 구할 수 있었던 것처럼, 침술은 침만 있으면 제3자의 개입 없이
한 명의 침술사가 치료를 할 수 있는 아주 간편하고 빠른 치료법입니다.
양의학의 경우 매우 복잡하고 세분화된 전문인들이 모여 환자를 수술하는 것과 비교하면
확연히 뛰어난 장점이죠. 게다가 각 경혈점과 치료와의 상관관계도 비교적 명확하게 드러나고 있어
신속하고 뛰어난 치료효과를 낼 수 있기에 응급치료의 방법으로 아주 적합하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제 아무리 훌륭한 수술이라도 수술인력을 모으기 위해 시간을 다 쏟는다면 무용지물일 테니까요.
그래서일까요. 재난 재해에 대비한 서바이벌 자가 치료 방법을 알려주고 있는 '위기의 지구에서 살아남는 응급치료법'이라는 책에서도,
최소한의 도구를 사용하고 탁월한 효과를 가진 자연치료법으로 침술을 꼽은 바 있습니다.
‘침술’은 한의학에서 병을 고치는 원리를 정확하게 보여주는 치료방법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는데요.
드라마 속 승현은 숨을 못 쉬는 아이를 구하기 위해 머리에 침을 놓고,
다리를 움직이지 못하는 아이의 다리를 고치기 위해 허리에 침을 놓는데요.
이렇듯 다친 부위와는 전혀 다른 부위에 침을 놓음으로써 다친 부위를 고칠 수 있게 합니다.
또 사람들이 한의원에 가면 한의사는 손목에 맥을 짚어보는 것만으로 몸 상태를 파악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것은 한의학에서 ‘기와 혈의 흐름’, ‘몸의 균형’등 다친 부위만이 아닌 몸 전체를 고려한 치료를 하기 때문인데요.
양의학의 경우였다면, 다리를 다쳤을 때면 당연히 다리를 수술함으로써 병을 고치는 방법을 택했겠죠.
이렇듯 병을 보는 관점이 양의학에서는 다친 부위만을 보는 국소적 관점이라면,
한의학에서는 몸전체를 보는 관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양한방에서 병을 보는 관점부터 이렇게나 다르니
당연히 고치는 방법에서도 차이를 나타낼 수밖에 없겠죠.
이런 다른 시각은 제3병원에서도 많이 드러나는데요.
1화에서는 한 여성의 병을 두고 두현과 승현가 다른 진단을 내리는 장면이 나옵니다.
탄수화물 섭취 시 구토를 일으킨다는 환자에게 양의학 의사인 두현은 탄수화물 알러지 완화약을 처방하는 반면,
한의사인 승현은 몸 전체에 흐르는 비장의 기운과 체질을 운운하며 그에 맞는 침술 처방을 내리죠.
여기에서도 병을 보는 둘의 관점이 확연히 다르게 드러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치료에 대한 양한방의 다른 관점을 어느 쪽이 옳다 그르다고만은 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인데요.
그럼에도 이제까지의 메디컬 드라마는 양의학에만 치중한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우리가 잘 모르고 있던 한방 진료에 대해 알려주고,
또 우리의 전통임에도 배제되어왔던 한의학을 재조명할 수 있게 한 드라마 ‘제3병원’의 등장이 더욱 반가운데요,
이 드라마를 계기로 많은 시청자들이 한의학에 대한 의심을 조금이나마 누그러뜨리고,
먼저 자부심을 갖고 한의학을 찾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게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한방차 제대로 알고 마시기
앞에서는 침술과 같은 시술 이야기를 했는데요,
그렇다면 먹는 치료인 ‘한약재’의 치료원리는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한의학에서 흔히 말하는 ‘음양오행’은 몸을 하나의 작은 우주로 보는 것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한의학에서의 ‘치료’는 곧, 이 소우주 속에 음과 양이 불균형을 이룰 때 이것의 균형을 다스리는 것을 말합니다.
그래서 한약재 역시 아픈 부위만을 다스리는 양약과는 달리 몸 전체의 기운을 다스리는 역할을 하는 것이죠.
이 때 주목할 것은 양약은 아픈 부위만 집중하는 것이기에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적용되는 반면(두통일 때 다같이 타이레놀 먹듯이),
한약재는 사람의 체질에 따라 다르게 적용되어야 한다는 점인데요.
예를 들어 환자 두 명이 똑 같은 증상으로 배가 아파도 두 명 각각의 체질에 따라 다른 약재를 처방해야 합니다.
체질에 따라 균형을 잡아주는 약재가 달라 체질을 고려하지 않았을 경우엔 약이 효력을 발휘하지 못할 수도 있으니까요.
태양인, 태음인, 소양인, 소음인 등 사람을 네 가지 체질로 나눈 것을 사상의학이라고 하는데,
따라서 한의사는 우선 환자의 평소 성향이나 체형, 성격, 관상 등을 모두 고려한 후
환자가 네 가지 체질 중 어디에 해당하는 지 파악한 후에 그에 맞게 약재 처방을 달리 내리게 됩니다.
제가 한약재를 재료로 한 한방차를 좋아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는데요.
나에게 꼭 맞는 차, 혹은 내가 마시면 그 효과가 더 많이 나타날 수 있는 차를 마실 수 있기 때문이죠.
어디에나 있는 커피, 과일주스가 아니라 체질과 몸 전체의 균형을 바로 잡을 수 있는 차를 마실 수 있다는 겁니다.
제가 자주 가는 한방차 카페인 오가다도 ‘다섯가지 아름다운 우리 한방차’라는 이름의 뜻처럼,
‘음양오행’을 고려하여 한국 사람의 체질별로 어울리는 차를 추천해 주고 있었는데요,
그런 설명을 참고하고 음료를 골라서 마시니까 제 몸 전체의 기운이 좋아지는 느낌이 드는 것 같았습니다.
혹시, 여러분의 몸이 어딘가가 불편하거나 피로하거나 하다면,
몸 안에서 어느 부분이 결핍되어 있거나 몸 전체가 부조화 상태라는 증거니까요,
비타민제나 칼슘제들보다 몸 전체의 균형을 고려한 한방차 한 잔을 마셔보는 건 어떨까요.
오늘은 소중한 사람과 함께 우리 차 한잔을 마시며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몸에 좋은 차를 마시다 보면 건강한 이야기들만 오갈지도 모르니까요.
그럼, 건강한 의학드라마, 제3병원 다음 리뷰도 기대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