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침밥을 안먹고 버스를 기다렸다.
2주는 짧지만 내게는 그 매일이 고대하던 시간이었는데 비해
돌아오는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버스를 놓쳐도 좋고 지각을 해도 좋으니 버스에서, 아니 창문 너머에서라도
엘리를 보고 싶었다.
혹시라도 다시만날까 이야깃거리를 만들고 싶어서
학교 컴퓨터 활용시간에는 이야깃거리를 만들고싶어서
노르웨이라는 국가에 대해 찾아보는데 모든시간을 소비했다.
아무 기대를 걸지않던 찰나 그녀가 보였다.
머리카락이 쭈뼛..섰다. 침을 꿀꺽 삼켰다.
아무렇지 않은척 말을 했다.
"Hi, long time nosee~ nice to meet you? ^^~"
"haha~ yes^^"
"무슨일 있었어?"
"no, 그 남자 기억하지? 그 남자를 기다리느라 버스도 놓쳤는데 이제 안보이네 하하"
내 하루는 그때 끝났다.
-입맛도 없고 문자를 보내도 3번중에 한번꼴로 문자가 왔다.
귀찮아하는 느낌이 있었다. 나는 그걸 느꼈다.
하지만 그럴수록 기댈곳은 문자밖에 없었다.
이후 몇일간에 한번씩 버스에서 만났적이 있지만 이야기는 bye밖에 없는 경우도 많았다.
뜬금없지만 2년뒤에 생각해도 그녀는 너무 아름다웠다.
내 기억속의 그녀주위에는 은은한 빛이난다.
어쨌든 그 남자는 이제 상관이 없었다. 유일한 의사소통 도구라고 할 수 있는 문자가 너무 안오는게 너무 괴로웠다.
그땐 밀당이란 단어를 몰랐지만 지금 생각해서 표현하자면 내게 그녀는 밀고 당기기의 귀재였다.
사실 혼자서 줄다리기를 하는 것이었다.
벽과 줄다리기를 한다고 생각하는게 맞을것같다.
앞으로 가는 기차를 묶어두고 뒤에서 줄다리기를 하는게 더 정확한 것 같다.
너무 힘들었다.
발에는 쇠구슬이 달린것 같았고 야자 끝나고 돌아가는 밤하늘이 곧 내 마음인듯 했다.
비가 오는 날에는 비가 눈물인듯 했고 술도 안마셔본 녀석이
막걸리에 찌짐(전)이 생각났지만 꽤 착실한 아이였으므로 생각에 그쳤다.
주책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어느새 그녀를 사랑한다는 걸 알아버린 내게
바위같은 첫사랑은 내게 너무나 가혹했다.
-모의고사날
모의고사를 빌미로 엘리에게 문자를 보냈다.
「오늘 시험을 쳤어 영어는 너무 어려워~」
「응 우리학교도 시험을 쳤어. 하지만 나는 도서관에서 잤어」
「그래도 되는거야?」
「응 그러라고 했어」
... 무슨 말을 해야 좋아할까? 무슨말을 해야 재밌을까?
「와~ 부럽다! 나도 외국인 하고싶어 !!"
「(뭘가 놀리는 말이었는데 기억이 안남)"
이렇게 문자를 잘 받아준적은 거의 처음인듯 했다.
홧김에 나는 전화를 걸었다.
"hello?"
전화로 듣는 목소리는 더 촉촉했다. 나는 너무 아름다워서 대답을 할 수가 없었다.
"he~llow?"
"hi, how are you doing?"
"Nothing^^ 오늘 급식이 맛있었어. gogi~~"
"고기?? you can speak korean wow"
이후로는 잘 기억이 나질 않는다.
저 말들도 더듬더듬 이어갔고 별말없이 전화를 끊었다.
대답없는 희망을 부풀렸지만 엘리는
내게 대답을 잘 해준것만으로도 선물을 준 것이나 다름없었다.
연락이 되는날이면 정말 행복했고
연락이 안되는 날이면 우울 그 자체였다.
'우울' 그 자체였다.
정말 우울한데 밝은척하는것도 힘들었고
감정의 기복이 굉장히 심해서 조울증이란 단어를 이 시기에 알았다.
나는 그 주의 주말에 결심을하고 엘리에게 전화를 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