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다짐한 것을 잊어버렸다고 나한테 카톡하면서 미안하다고.
늦잠자서 약속에 늦는다고 카톡하면서 정말 미안하다고.
감정표현 서툴고, 먹고 싶은 것 못 사줬다고, 약속 못 지켰다고...
오빤 항상 미안한 것 투성이였지
오빠.
적어도 나한테 마음이 있었다면
그런 일을 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척이라도 했겠지?
오빠. 하나만 말할게
오빠 스스로 나에게 미안한 일을 하는 순간부터 오빠는 '을'의 입장이 된 거였어
내가 오빠를 리드하기 위해 '갑'의 입장이 되려고 노력한 것이 아니라 오빠 스스로 미안하다고 고개를 숙인 순간 우린 갑과 을의 관계로 되어버린거야
그것마저 내 탓 아니냐며,
충분히 '갑'의 입장이 될 수 있는데 일부러 하지 않는다고 하면서
오빤 자기 위로를 했지
사랑은 갑과 을의 관계가 아니라 서로 동등한 위치에서 출발하는거야.
그리고 난 항상 내가 오빠를 사랑했던 것을 후회한 적 없어.
그렇지만 학점 4.0을 넘는 그 비상한 머릿속에 나는 얼마만큼을 차지하고 있었을까?
x/xx 이 세 숫자도 못 외우겠다고 힘들다고 투덜대는 그 머릿속에서 굉장한 지식은 어떻게 나왔을 지 궁금하다.
나를 위해 한 번쯤은 이 날짜를 기억해주는 게 그렇게도 어려웠니?
누가 으리으리한 생일선물 달라고 했니? 누가 다이어리에 쓰지 말고 아예 외우라고 했니?
생일 축하한다는 전화는 커녕 카톡 없이,
결국 1년에 한 번 있던 그 날은 가족들과 친구들의 무한한 축하를 받으며 지나갔고
내가 작년 오빠 생일에 주었던 선물과 기억은 일 년이 지난 지금에도 존재하는데
내 마음속에는 뭐가 남았니?
가장 기쁜 날이 됐어야 하는 날에 오빤 어디있었니?
덜 친한 친구들조차 내 생일을 기억해 카톡 하나라도 보내줬는데 그동안 오빤 뭐했니?
단순히 기념일을 챙겨달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나에 대해 관심 좀 가지라고 부탁했었을 때 그 때 뭐라고 했니?
이번만큼은 달라지겠다며 기회를 달라고 할 때, 나도 모든 것을 다 해주지 못해 미련이 남아 기회를 주면
항상 똑같은 상황의 반복만이 남아있었고
나도 사람인지라 지칠 대로 지쳤고 결국 험한 말까지 하며 오빠를 떼어냈지
근데 이상하게
마지막을 고한 지 일주일도 되지 않았는데 다른 때와는 다르게 정말 무뎌지고 잊혀지더라.
내가 해줄 수 있는 것 모두를 해줬거든.
비록 나에게도 감정이란 게 있어서 다소 험한 말도 하고 화도 냈기 때문에 좋은 이별은 되지 못했지만
이번만큼 완벽한 이별은 없더라.
오빠는 마지막까지, 정말 끝까지, 내가 험한 말 한 것에 대해 내 인격 문제라 하며 말을 했지만
돌이켜보면 내가 그렇게까지 얘기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오빠가 만들어 낸 것이 아닐까?
그래서 내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그런 얘기를 했다는 것에 대해 그렇게 밖에 느끼지 못한 오빠가 한심하기도 하고 불쌍하기도 해.
어쩌면
내 인격이 안 좋고 나쁘다고 해도
오빤 그런 말을 들을 자격이 충분히 있다고 생각해.
욕이 아닌 말에 발끈하며 화를 낸 것에는
스스로 무언가에 찔려 양심의 가책을 느낀 것은 아닐까?
I deserve the better love, care and person.
내가 예전에 오빠한테 했었던 말이야.
난 내 마음을 조금이라도 가볍게 하고 싶어 여기 글을 쓰고 있고, 오빠가 보지 않을 거란 걸 잘 알지만
그래도 아직 누구한테도 털어놓지 못한 것에 대해 글을 쓰니 무뎌진 마음이 더 무뎌진다.
정말 마지막으로
앞으로는 더 나은 사람이 되길 바라.
Goodbye.
- P.S 오빤 내 옆에 있지 않을 때 가장 멋진 사람이었던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