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집은 딸만 있는 집입니다.
어려서부터 아들못낳다고 구박받는 엄마를 보면서 자라와서
남녀평등을 부단히 고집하는 저이지만, 그래도 우리 어머니대의 고정관념을 어느정도 이해하고
시집에 대하려고 무단히 노력했습니다.
(친정에서 떡국 먹고오면) "체할라, 무슨 떡국이냐 배즙 먹어야 소화된다" 면서 신랑에게 배즙을 먹이고
무조건 시집먼저 오는거야!
결혼생활 오래됐으니 친정엔 명절에 안가도 되잖아
등등
막말의 대가이신 시어머니
제 성질에 얼굴 굳어도 한마디 대들지 않고 가만히 있기만 했었죠.
저희집은 큰집입니다. 그런데 작은어머니도 안오시고 해서 항상 딸내미들과 함께 하다가
시집을 가버리자 혼자서 늘 그 많은 음식을 다하십니다.
저희 시댁은 딸하나 아들둘이라 며느리가 둘이지요.
보다못해, 제가 시댁에 아침 일찍가서 저희 형님 오시기 전에 일을 시작해서
하고는 4시경 일어나서 친정가서 음식을 하겠다고 신랑한테 얘기를 했습니다.
그래도 신랑이 이해를 해주더군요.
그래도 저는 제가 할만큼 하고 떳떳이 일어나고 싶으니
어머니에게도 맘상하지 않으시게 말씀을 좀 드려보라고 했습니다.
신랑이 말씀드리자 그렇게 하라고 하셨다고 합니다.
감사할 일도 아니지만 기분이 좋아서 힘들지만 그래도 열심히 해왔습니다.
그런데 어제
일을 하고 일어나려고 하자
갑자기 남들은 일하고 시댁에서 자고 하더라 부터 시작해서
형수도 있는데 가는법이 어딨냐
니네 집 일 도우러가는거냐?
오늘 처음 들었다
그게 현명한 일이니 앞으로는 여기 오지마라
내일도 오지말아라
너무 황당하지만
저도 제 할도리는 다하려고 아침 일찍부터와서 열심히 도와드렸다고 생각했고
어머니께 말씀드린다음 그렇게 한건데 갑자기 이렇게 말씀하시면 제가 어떻게 가냐고 했죠
그래도 막무가내로 오지말라고 하더군요.
혼자 일하면서 있을 엄마 생각에 울컥 눈물이 고여서
가방들고 시댁을 나왔습니다.
내가 다시는 시댁 근처에 얼씬도 안하리라 하면서
성질 죽이며 시댁 도우미로 일했던 날들이 후회됩니다.
밖에서 펑펑 울다가 부은눈 꾹꾹 누르며 친정엘 갔죠
엄마 혼자서 음식하다가 씩 웃습니다.
할거없다면서
아무일 안도와줘도 고집쎈 딸내미 똑부러지게 시댁일 하고 즐겁게 왔다고 생각하시고는
"그래도 우리 딸내미 있어서 엄마 기분 좋다" 이러십니다.
우리엄마 고생시키고 개념없는 시어머니 시중들던게 억울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