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을 즐겨보는 26세 직장녀입니다.
각설하고 본론으로 바로 들어가자면
전문대 졸업반인던 21살 9월부터 관공서 계약직으로 일을 시작했구요.
월급이 일당제여서 고정적이지는 않지만 70만원 중반받아
적금20만원, 집에 20만원, 교통비 점심값 핸드폰비 내고, 스킨로션, 여성용품, 비비크림 등
꼭 필요한거 사서 쓰느라 정작 티셔츠 한장, 청바지 하나에도 벌벌거리며 살았네요.
올초부터 약국으로 옮겨 월급은 90만원, 차비 점심값 안들어 조금 나아졌지만
그것도 몇달안돼 아직은 크게 나아진지 잘 모르겠네요.
저 월급에 집에 보태드리게 된 이유는 아빠가 15년넘게 집에만 계셔서
(딱히 아픈데가 있는건 아닌데 IMF랑 겹쳐 경기가 어려웠고, 기술이 없어 세월이 간게 그렇게 됐어요ㅠ)
엄마혼자 생계꾸리며 저랑 여동생 키우셨어요.
어찌 시기가 저 돈벌기 시작하면서부터 할머니가 요양원에 가셨고, 20만원씩 제가 부담하게 됐어요.
엄마는 엄마가 너 보험넣고 있으니까 그돈이라고 생각하라고 하셨고 그땐 어린마음에
고생하는 엄마께 도움이 되고싶었어요.
한편으론 이때까지 힘들게 키운 딸이 번돈 만원한장 못만져보고 시집살이만 시킨 시어머니
요양비로 고스란히 쓰는 엄마가 불쌍하기도 했구요.
하지만 5년이 된 지금, 내가 돈으로 보이나?라는 생각만 들어요.
그렇다고 엄마가 노골적으로 돈을 요구하는건 아니지만, 올초에 보증금 올려줘야하는데
200만원만 빌려달라고 하더라구요, 고민도 많이 하신것같고 미안해하셨죠 물론.
하지만 저나 동생은 일해서 집에 보태주느라 등골빠지는데 외갓댁 이모들, 외삼촌, 조카들에게
대출받아 돈빌려주시는것도 짜증나고, 내가 돈을 많이 버는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집에 안보태주는것도 아닌데 월급에 1/3을 줘도 뭘 얼마나 줘야하는지 갑갑하더라구요,
그리고 언제 받을지도 모르구요.
그래서 싫다고했고 엄마도 아무말 안하셨는데 괜히 거절해놓고도 내가 미안해서
안받아도 되는선에서 50만원만 해줬어요,
묵묵히 아무말 안하던 동생도 내 학자금 대출이나 좀 갚아주지 왜 딴데 빚갚아주느라
자식을 빚쟁이로 만드냐고 한번 뭐라 하더라구요.
(국립대라 한학기 180만원정도...)
그땐 엄마가 불쌍하다는 생각보다는 속시원하다는 생각이 더 많이 들었던것 같아요.
가끔 고기나 뭐 먹으러 나가면 계산은 내몫이고, 스킨로션같은것도 사놓으면
엄마가 같이 쓰니까 2배로 빨리 떨어지고..그 외에 자잘한 심부름이나 생활용품같은거
몇번만 사도 몇만원은 금방이니 부담도 많이 되구요,
얼마전 추석날 이모아들 친척오빠네 차를 얻어타고 할머니성묘를 다녀오면서
와플이나 국화빵같은 간식같은것도 제가 사고 추석당일이 돌인 조카도 계속 안고
왔다갔다 하고 그랬는데요.
새언니가 부모님과 친척들 없이 언니,오빠와 살아오느라 음식을 해먹기보단
빵, 과자, 인스턴트만 먹고 자라온게 습관이 돼서 그런지 그나마 애기땜에 밥을 하긴 하지만
식구들 밥먹고있어도 밥은 깨작거리면서 빵이나 과자같은 군것질만 하나봐요,
가끔 이모가 그러지말라고 타이르고해도 시어머니 싫은소리로 들을까봐 참으시는것 같구요,
그러면서 빈혈이 있다고..;;;그러면서 엄마가 저보고 너희약국에 철분제 없냐고,
하나 사다줘라 그러시는거예요-_-사주려면 본인이 사주던가 왜 저한테 뒤집어씌우는지;;
근데 저희약국뒤에 대형약국이 있어서 영양제나 인사돌, 이가탄같은 제품들을 도매가로 파는바람에
저희약국엔 영양제 안들여놓거든요ㅠ그래서 마침 핑계거리 되겠다 싶어 위의 상황을 말씀드렸죠.
그리고 집에와서 왜 쓸데없는 얘기를 꺼냈냐고 뭐라했더니 애기신발 사지말고 철분제나
하나 사주라고 하시는거예요-_-
(조카가 보행기신발 신고왔길래 신발 저렴한거 하나 사줄까? 엄마한테 그랬었는데 입이 방정이지-_-)
그러더니 마지못해 그럼 엄마가 돈준다고 하시길래 저도 성질은 났지만 꾸우욱 참으면서
내가 사건 엄마가 사건 돈이 문제가 아니라 약국에 영양제 자체가 없다니까?하며 마무리됐어요-_-
덕분에 조카 신발 사주려던 마음까지 싹 사라졌습니다..;;
사실 저희동생은 인제껏 연락도 없이 살다가 사고쳐서 애기생겼다고 내려와서는
애기 핑계로 이것저것 받는거 못마땅하다고 별로 안좋아했거든요.
이번 조카 돌잔치때 엄마10만원 저 10만원 축의금한것도 별로 친하지도 않은데
왜 언니까지 10만원 하냐고, 엄마만 내고 둘이 가서 밥먹고 오라고 한소리 하더라구요.
그때까진 그래도 이모보고 하는거라고 좋게생각했는데 동생말 들을걸 싶기도 하고,
친형제간도 아니고 그렇다고 인제껏 친하게 지내온것도 아닌데 저혼자 친한척 이것저것 안하려구요.
이때까지 일하면서 3개월씩 두번 쉬면서 제가 모아놓은 돈으로 생활비하고 살았는데요.
엄마가 한번도 돈 안쪼들리냐라고 물어본적도 없고, 오히려 제가 집에 필요한거 사다 나른것 같아요,
근데 저랑 친자매같은 친척언니가 애기 키우느라 미용일 잠깐 쉬고있고 공무원인 형부 외벌이로
사는데 용돈을 10만원이나 보낸거예요ㅠㅠ
금액이나 이런걸 떠나서 5년만에 용돈이란걸 정말 처음으로 받았거든요.
그래서 정말...용돈받는 기분이 새삼 뭉클하기도 하고, 엄마도 안챙겨주고
쉬고있어도 여튼 직장인이라고, 학생이 아니라서 챙겨준사람 한명도 없었는데 너무 고마웠어요.
그래서 엄마한테 더 서운했던것 같아요ㅠㅠ
이게 그래프 굴곡처럼 좀 사그러들었다가 주기적으로 버겁고 힘들고 그러네요.
아는 언니는 20만원씩 다달이 줘봐야 점점 당연하게 느껴지는거고
그거 10번 모아서 200만원 목돈으로 주면 그게 대우받는거다 라며
나쁜년소리 몇번 듣더라도 딱 끊으라고 하는데 그것도 맘처럼 안되고, 속만 뒤집어집니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