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결시친 새터민 이야기 덧글들을 보고..

결시친에 쓰기에는 방탈이라..그냥 여기 한번 올려봅니다..

 

스압이라 죄송하네요..

 

 

 

-----------------------------------

 

 

오전에 결시친에 올라온 어떤 새터민의 글을 보고,

밑에 올라온 베플들에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뭐랄까,

새터민에 대한 시선이 저렇게 냉정할 줄은 몰랐네요;;

 

 

많은 분들이

"딱히 북한을 한 민족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이유를 들고 계시던데..

 

저도 딱히 북한을 한 민족이라 여기지 않습니다. 애초에 저는 "한 민족"이라는 단어를 상당히 싫어하고 쓰지 않으려 하는 편입니다.

그리고 정부가 예전에 시행했던 "퍼주기"식 정책도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퍼줘봐야 가야할 곳으로 가지 않고, 윗대가리들 주머니와 군부 지원으로 들어갈 걸 아니까요.

 

 

하지만 이런 것과 새터민 지원은 좀 다른 문제라고 봅니다.

 

새터민을 돕는 것은

그들이 한 민족이라서가 아니라,

그냥 같은 사람이라서입니다.

 

우리가 우리랑 아무 상관없는 아프리카 난민들에게 지원금 보내는 거랑 마찬가지로요.

 

같은 사람인데,

운 나쁘게 뭐같은 나라에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최소한의 인권도 존중받지 못한 채

온갖 모진 일을 당하다 간신히 도망쳐 온 사람이니까,

이제부터라도 인간답게 살 수 있게 최소한의 지원을 해 주는 겁니다.

 

그런 사람에게

"야 넌 외국인이고 세금도 안낸 놈이니까 내 알바 아님

혼자 흙파서 먹고 살든지 뭐하든지 알아서 해라

북한으로 쫓아내지 않는걸 감사히 여겨"그러고 말 수는 없는 것 아닙니까.

 

새터민 하나하나를 죄다 먹여살려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닙니다.

북한 체제의 특성상, 그들은 남한에서 생존할 만한 능력이 되지 않으므로

그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은 당연하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정부의 새터민 지원 정책도

그들에게 그냥 물고기를 덥썩덥썩 먹여 주는 게 아니라,

물고기를 잡는 방법을 알려주는 식으로 시행되어야 마땅하고요.

 

그리고, 굳이 탈북자가 아니라

다른 독재 국가나 내전 국가에서 망명해온 사람이라도(뭐 한국까지 오는 사람들이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지원하고 돕는 게 당연하다고 봅니다. 같은 사람이니까요.

 

 

("같은 사람"운운 하면 세상에 똑같은 사람이 어딨냐 다 다르지, 평등 그거 다 개소리다

인간은 다 차별받으며 산다 이런 말을 하실 분들이 계실 듯한데..

 

네, 유감스럽게도 사실이죠.

하지만 최소한 "기본권"정도는 보장해 주려고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요..)

 

 

 

 

 

어떤 분은 그러시더군요.

니가 가족 버리고 와놓고 왜 가족 보고싶냐고 우냐. 니 선택 아니냐.

 

탈북인이 아니더라도 자기 의지로 가족과 헤어져서 살면서,

보고싶다고 우는 사람 많습니다.

 

예를 들어 외국에 나가서 일하느라 가족을 오래 못봐서

혼자 외롭고 힘든데, 아무도 도와주는 사람도 없고,

외국이라 모든 게 다 낯설 때,

그럴때 가족이 보고싶다며 울 수 있죠.

 

이때 "야 니가 돈벌러 나가겠다고 떠나놓고 웬 어리광이냐,

어차피 그런 거 다 감수하고 나간 거아니냐

입닥치고 돈이나 벌어라"

이렇게 말할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굳이 외국이 아니라

그냥, 자의로 타지에서 공부하거나, 일하거나.. 그러는 경우에도

가족 보고싶다고 할 수 있죠.

그리워할 수 있죠.

 

그리고 이 경우, 탈북자와의 차이점은

그래도 이 사람들은 갑자기 불의의 사고로 가족이나 본인이 죽지 않는 한

다시 만날 가능성이 높지만

탈북자들은 다시 만날 가능성이 제로에 근접하다는 거겠지요.

 

 

 

그리고 "가족을 버렸다"면서.. 이기적이라는 식으로 말씀하시는 분들도 계시던데..

아시잖아요. 북한의 상황이 어떤지.

갓난애기 업고 노모 모시고 단란하게 국경을 넘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잖아요.

 

물론 혼자 빠져나온 건 이기적이라면 이기적이죠. 가족을 버렸으니까.

집안의 가장이라면 결코 책임감 넘치는 행동이라고는 할 수가 없지요.

 

하지만 생각해 봅시다,

 

어떤 어린 남매가 있어요. 둘만 같이 살고 의지할 데가 없나봐요.

근데 오빠가 방에 가보니 어떤 미친 새끼들이 흉기를 들고 여동생을 북어패듯 패요.

오빠는 여동생을 구해야 한다는 것은 알지만 너무 무서워서 도망쳐서 숨었어요.

 

이 경우에 이 오빠를 이기적인 새끼라고 욕해야만 하는 걸까요?

오빠가 여동생을 구하러 가봐야 여동생이랑 같이 죽기밖에 더하겠나요..

 

물론 그런 상황에서 여동생을 구하러 가는 대단한 오빠도 있겠죠.

하지만 그건 그 오빠가 대단한 거지, 그러지 못한 오빠가 못돼 처먹은 건 아닙니다.

사람들은 간디를 성인이라 칭송하지만,

간디처럼 행동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죄다 악인인 것도 아니듯이요...

 

여기서 굳이 어린애로 이야기한 건-

국가 권력 앞에서 개인의 힘은 정말 하잘것 없다는 걸 말하고 싶었습니다.

정부에서 맘먹고 조지면 누가 버티겠습니까.

 

 

 

 

그리고 세금 이야기.....

누가 들으면 일년에 몇만명씩 탈북해서 한국인들 등골을 쪽쪽 빨아먹는 줄 알겠습니다.....;;

 

액수가 적으니 상관없다! 이런 얘기가 아닙니다.

다만 실제 액수에 비해, 납세자들의 피해의식..이랄까.... 그런게 좀 심하다는 생각은 듭니다....

 

세금 많이 내죠. 그렇죠.

그런데 그 세금들이 고스란히 새터민 주머니로 들어가는 게 아니잖습니까.

당연히 납세자들을 위해서 쓰이는 액수가 훨씬 더 많지요.

애초에 납세자 인구수와 새터민 인구수만 비교해 봐도...-_-;;

 

 

 

 

 

그리고 "내가 만나본 새터민은~"...

일단 그런 나쁜 사람을 만났다는 것에 유감을 표합니다.

 

하지만 저는 "이 새터민이 나쁘다. 그러므로 새터민은 다 거지같다."라는 공식이 성립한다고는 보지 않습니다.

 

세계 어디에나 쌍놈들은 있습니다. 북유럽 복지국가에도 있을테고 아프리카 내전국에도 있을 겁니다.

물론 나라에 따라 그 쌍놈들의 비율이 좀 더 높다거나, 좀 더 눈에 띈다거나 하는 차이는 있겠죠.

 

하지만 개객끼들이 있으면 좋은 사람도 있습니다.

한 나라의 모든 인구가 100% 개쌍놈으로 구성되는 일은 없습니다.

 

어떤 한국인이 해외에서 병신짓을 했습니다.

그럼 모든 한국인이 병신인가요? 아니죠. 그냥 그새끼가 병신인 겁니다.

병신인 새끼가 한국인이었던 거지, 한국인들이 병신인 게 아닙니다.

 

중국 출신 병신들이 많은 것 같으세요?

여러분, 중국 인구를 생각해 보세요.

많이 양보해서 0.01퍼센트 정도만 병신이라고 해도.......-_- 총 인구가 13억이니 뭐........그렇네요. 수치로만 따지만 국산 병신수와 비교가 되지 않는군요.

 

 

 

피해를 입으신 분이 박애주의적 애정으로 모든 새터민들을 포용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런 일을 겪었기 때문에 새터민에 대한 거부감이 생기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뭐 일종의 트라우마니까요.

그런 사람들에게 "같은 사람이니까 사랑해야지!"이런 개소리를 할 수는 없습니다. 누구나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 정도는 있으니까요..

 

하지만 그런 거부감이

처음 만난 새터민을 따돌리거나, 고용 등에 불이익을 주거나 하는 "행동"으로 이어진다면

이는 명백한 차별입니다.

 

 

 

 

 

 

굳이 새터민에 관한 것이 아니라도...

 

뭐랄까..

요즘,

많은 분들이 "차별"에 대해 상당히 둔감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인종 차별이요.

 

많은 사람들이 한국은 "단일민족"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그런거 존재 안합니다.. 존재 할리가 없잖아요.. 중국 몽골 일본 등 가까운 나라들부터 시작해서, 삼국유사 같은 데 보면 아랍 상인이 한국와서 결혼을 했다거나 그런 얘기까지 나오죠.. 그리고 "정말로" 단일국가라고 해봐야 좋은거 없어요, 원래 유전자란게 적당히 외부랑 섞여야 열성을 골라내면서 발전하는 거예요.... 유럽 순혈주의 왕족들이 주걱턱 혈우병 이런걸로 골골했던 걸 보십쇼..;

 

어쨌든

이런 판타지에 가까운 개념 때문에

(이런 개념을 갖고 있는 분들 본인의 잘못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냥 뭐 학교 교육과정이 그런걸요....초딩때부터 단일민족 국가라고 아주 세뇌를 시키는데..)

"다른 나라 사람들"에 대해, "인종 차별"에 대해 다소 무감각한 면이 있는 듯합니다.

(물론 서구에도 아직 인종차별적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들이 많지만,

최소한 "대놓고 이런 행동을 하면 인종차별이다"라는 것 정도는 많은 (교육받은)사람들이 알고 있습니다.

문제는 한국에서는 같은 행동이 인종차별이라는 것조차도 전혀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게;;)

 

 

저는 새터민에 대한 거부감과 차별도

이런 제노포비아(외국인공포증, 혐오증)와 관련이 있다고 봅니다.

 

 

상당수 제노포비아들이 외국인에 대한 별 근거 없는 혐오, 거부감, 피해의식에서 시작됩니다.

이를 테면, 아시아계 이민자들이 많은 곳의 사람들이

"*발 *같은 아시안들이 내 일자리를 다 빼앗아가서 일자리가 없어 저새끼들을 다 조져야지" 하는 식으로 생각한다거나..

"*같은 흑인들이 밤마다 백인 여자들을 덮치고 있대"하던 전근대적 발상(옛날엔 실제로 있었습니다, 이런 같잖은 피해의식-_-;; 레이시즘이랑 오리엔탈리즘이랑 이것저것 섞인 형태긴 합니다만.. 뭐 실제로는 많은 백인 남성들이 흑인 여성 노예들을 강간했죠;)같은, 서구 사례에서부터

"조센징새끼들이 우물에 독을 푼다!"라는 식의 옆나라 사례까지요.

 

그리고 여태까지 한국인들은 대부분 피해자였지요.

 

그리고 이제는 가해자가 되려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픕니다.

 

 

다른 것에 거부감을 느끼는 것 자체는 본능입니다.

식욕을 느끼고 성욕을 느끼고 수면욕을 느끼듯,

생존을 위한 당연한 본능이에요.

뭔가 처음 보는 게 있으면 경계해야 살아남을 수 있으니까.

 

근데 사람이란 게,

먹고싶다고 남의 거 빼앗아 먹고 자고 싶다고 남들 지나다니는 길바닥에 퍼질러 자고

성욕을 느낀다고 길가던 사람 성추행하고..

이렇게 사는 게 아니잖아요.

본능이라고 해서 모든 행동을 정당화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니까요.

 

 

 

그들을 내 가족처럼 대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합니다.

내 가족이 아니니까.

 

하지만 최소한

단지 "새터민"이라는 이유로, "너희는 새터민이니까, 내 세금으로 지원받으니까 당연히 보통 사람들보다 더 빡세게 살아야지, 불평하지 마"라거나..

"외국인"이니까, "넌 남의 나라 오면서 차별 당할것도 예상못했냐? 당연히 그런거 있지"라는 식으로..

 

옳지 못한 행동이 "흔하게"일어난다고 해서 그것을 "당연히 감수해야 하는" 문제로 단순화시키지는 않았으면 합니다.

 

 

 

 

아, 물론 단지 "새터민"이라거나, "외국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방국에서 편하게 눌러앉아 대접받으며 먹고 살 생각을 해서는 안됩니다.

 

이것 역시 새터민이든 외국인이든 이런거 다 떠나서

그냥 인간으로서 가져서는 안 되는 생각이죠.

 

 

 

 

 

---------------------------------------------

 

쓰다보니 구구절절 되게 길어졌네요;; 한줄요약하면

차별은 나빠요ㅠㅜㅜ 정도가 되려나요...

 

이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천수4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