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뱅의 리더 지드래곤(G-DRAGON)은 특별하다. 아이돌을 넘어 아티스트의 행보를 걷고 있는 지드래곤이 2009년 솔로 1집 ‘Heartbreaker’이후 3년 만에 미니 앨범 ‘ONE OF A KIND’를 내놓았다. 앨범 타이틀을 통해 ‘다수 속에서도 유일한 느낌’이라는 자신의 정체성을 강조했다. 19일 YG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지드래곤을 만났다. 그는 대마초 사건 등을 겪은만큼 조심스러운 태도였다. 그래도 자신의 음악을 말할 때는 무척이나 진지했다. 아티스트와 기자와의 벽은 곧 허물어졌다. 지드래곤은 ‘비보도’를 전제로 자신의 이상형을 공개하는 등 유쾌하게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이번 앨범에서 목표로 한 것은 무엇인가
▲더 이상 아마추어 느낌을 내면 안 된다는 생각을 했다. 아이돌이지만 10대 뿐만이 아닌 20~30대, 더 윗세대까지 공감할 수 있는 음악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컸다. 한국에서 나 말고는 하기 힘든 음악이라는 느낌을 주고 싶어서 신경을 많이 썼다.
‘그XX’가 19금 자발적 표기로 화제가 됐다
▲(양현석) 사장님과 이야기를 많이 했다. 어떻게 보면 고집일수도 있다. 나와 테디 형이 만들면서 의도했던 바가 있는데, 그런(연인이 다른 남자와 바람을 피우는) 상황이 됐을 때 실제로는 더 심한 욕을 할 것이다. 이 노래가 사람들의 간지러운 부분을 긁어줄 수도 있을 것 같다는 것이다.
노래 가사는 본인의 경험담인가
▲경험담인데 100% 순수하게 내 경험을 다 쓰지는 않았다. 누구든지 공감할 수 있는 내용 안에서 내 경험을 섞는다.
이번 지드래곤 솔로 활동을 두고 서태지와 비교하는 반응이 많다
▲개인적으로는 영광이다. 의도한 것은 아닌데 느낌이 비슷한가? 솔직히 모르겠다. 그래도 (서태지의) 느낌을 확실히 알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힘이 된다. (비교를) 피해간다 따라간다기 보다는 그저 내 할일 열심히 하면 사람들에게서 답이 나오지 않을까.
뮤직비디오 사전 심의제가 논란이 되고 있다
▲제한이 있으니까 감독님들이 부담스러워한다. 나는 제도가 생겼으니 그 안에서 최선을 다해서 퀼리티를 뽑아내야 하는 입장일 뿐이다. 솔직히 없었으면 생각할 길이 더 많았겠지. 안타깝긴 하다. 인디 밴드라든지 재미있는 뮤직비디오 많다고 생각하는데 제한이 있으니까 밋밋해진다. 재미없다. 점차 풀어나가야겠지.
자신의 음악이 청소년들한테 유해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나. 혹시 자기검열은 안 하나
▲(곡을) 쓸 때는 그런 생각을 못하는데 마지막 앨범 나오기 전 모니터링 할 때 그런 생각 한다. 안 하면 뻔뻔한 것이다. 그래도 내 음악이 결코 나쁜 느낌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생각은 안해 봤다. 나는 유해한 것 같다. 그래도 음악의 힘을 믿는다. 앞으로 음악적으로 미쳐 있는 아이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그들에게 내 음악이 영향을 미쳤다면 뿌듯할 것 같다.
본인이 자극받았던 유해한 것들은 무엇일까
▲어릴 때 외국 음악을 많이 들었다. 욕도 많이 들어있고 야한 내용도 있었다. 그런 것들을 보고 ‘나도 해도 되겠다’라는 생각보다는 그저 여러 가지 좋은 영향을 개인적으로 받았던 것 같다. 어렸을 때 DJ DOC 19금 앨범을 몰래 들었는데 노래가 거의 욕이었다. 그거 듣고 ‘와~ 이 형들은 자기 할 말 하는구나’라고 생각했다. 부모님 동의가 필요한 일이겠지만 19금이라도 사서 듣고 싫어하든 좋아하든 자기 생각을 덧붙였으면 좋겠다.
‘불 붙여봐라’라는 노래 가사가 재미있다
▲영화 ‘범죄와의 전쟁’의 대사에서 생각한 노래다. 우리를 싫어하는 사람들에게 위트 있게 보내는 메시지다. 영화를 보면 이해가 잘 될 것이다. 원래는 나를 싫어하는 사람 누구 한명을 찍어서 디스곡를 만들려고 생각했다. 그런데 나를 싫어하는 사람이 한 두 명이 아니어서 찍기가 곤란했다. ‘당신들이 나를 싫어해도 내가 신경이나 쓰겠냐’ 이런 내용인데 원래 랩이 조금 유치하다.
싸이의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가 세계적으로 인기다. 어떻게 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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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굉장히 재밌게 봤다. 유쾌하지 않나. 노래와 영상이 잘 맞았다. 노래 마스터링 작업 끝나고 처음으로 모니터링 했는데 솔직히 말해서 그때는 이렇게 잘 될 줄은 몰랐다. 확실히 영상이랑 음악이랑 잘 맞아떨어지면 그것은 말릴 수가 없다.
싸이는 월드스타급 행보를 보인다. K-POP 신드롬의 중심이 있는 빅뱅의 멤버로써 싸이 신드롬을 어떻게 보나
▲샘이 난다. 후배가 할 말은 아니지만 자랑스럽기도 하다. 같은 회사니까 더 좋다. 나는 한국 가수가 미국에서 기죽고 못하는 것을 보기가 싫다. 그런데 싸이형은 너무 잘하고 있다. 그냥 ‘인정!’이다. 더 이상 할 말이 없다. 멋있다. 싸이형이 길을 잘 열었으니 빅뱅이건 2NE1이건 잘 연동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지드래곤이 생각하는 ‘강남스타일’의 인기 비결은 무엇일까
▲보고 듣고 따라 하기 싶다. 노래방에서 아무나 부를 수 있고 친구들에게 장난 걸면서 부를 수도 있다. 개사 할 수 있고 분위기 살리기에 좋다. 좋은 노래에는 기준이 없겠지만 어느 정도 사회 분위기가 반영이 되는 것 같다. 우울하면 즐거운 노래가 좋다. 지금 미국 시장이 좋지는 않은 것 같다. 그래서 사람들이 어디가나 재밌게 따라 부를 수 있는 것을 찾은 것 같다. 아무리 멋있는 것을 해도 웃긴 것은 못 이긴다. 싸이형이 그걸 잘 풀었다.
이젠 지드래곤의 음악과 빅뱅의 음악이 차별화되는 것 같다
▲고민하고 있는 부분이다. 예전에는 일부러라도 나눴다. 내 음악과 빅뱅 음악을 다른 스타일로 프로듀싱했다. 지금은 내가 어디에 속하든 들어서 좋은 노래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생각의 전부다. 그래도 빅뱅은 큰 그룹이니까 좀 더 대중적으로 쓰려고 한다. 내 음악을 할 때는 내 멋대로 하는 부분이 있다. 나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는데 빅뱅 음악을 할 때는 ‘너무 멀리가지 말아야지’ 생각한다. 빅뱅은 보다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노래를 해야 한다.
빅뱅 다른 멤버들 이번 앨범 도와준 부분은 무엇인지
▲옆에서 많이 힘이 됐다. 특히 태양이를 가장 가깝게 본다. 태양은 그 자체만으로도 나에게 영감을 많이 준다. 그가 하는 몸짓 등을 보면 그림이 그려진다. 생각하는 것도 너무 밝아서 그런 것이 은근히 아티스트에게는 작용이 크다. 그가 옆에서 가만히만 있어줘도 나는 작업을 잘 한다. 알게 모르게 주는 좋은 에너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빅뱅이 모범을 보여야 하는데 최근 사생활문제 등 사고가 많았다
▲우리는 공인이고 잘못했다. 너무 큰 잘못을 해서 문제긴 한데 사람이니까 실수를 할 때도 있다. 더 조심해야하는 것이 우리 몫인데 시행착오를 많이 겪는 것 같다. 요즘 멤버들을 만나면 ‘우리 힘들어질 것 같아’, ‘우리 이러면 안 돼’ 이런 이야기들을 많이 한다. 특히 내가 리더인데 모범을 못 보여서 어느 순간부터 기가 많이 죽어있다.
그래도 다른 아이돌과 차별화되는 지드래곤만의 ‘ONE OF KIND’가 있지 않나
▲나를 제3자 입장에서 보면 마치 캐릭터 느낌인 것 같다. 만화 같은 느낌이 있는 것 같다. 예쁜 만화가 아니라 천방지축 만화. 그래서 음악이든 뮤직비디오든 그런 것을 강조한다. 내 앨범은 재미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김용호 기자 cassel@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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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허세 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