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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의 추억- 후반기 교육장

해군 |2012.10.20 02:27
조회 1,301 |추천 0

 

후반기 시작해보겠음.

 

 

아웅, 음슴체 못 쓰겠네. 여기엔 나보다 형들 있겠지만 나도 스물 후반 적지 않은 나이임으로 걍 편하게 쓸게. 양해좀! 안녕

 

 

 

후반기는 해군의 꽃이야, 꽃. 천국. 파라다이스. 환상이지.

 

기초교에서 각자의 보직이 정해지만 각자의 보직에 맞은 후반기 교육장으로 향해.

예컨대 나 같은 경우는 보직이 조타병이라, 갑판/전탐하고 같이 전투교로 갔지. 국악단은 국악 관련된 곳으로 갈테고 병기쪽은 뭐 병기관련 학교로 갈테고.. 이런 개념?

 

난 전투교에서밖에 있어서 다른 곳은 잘 몰라.

 

 

난 후반기 시작때부터 우린 본격적인 이병이 되는거야. 그 전에는 훈병인거지... 후반기 교육장으로 이동하면 각자의 보직에 따라 반이 편성되는데 난 조타병이라 8주의 교육 기간을 거쳤어. 전탐/조타는 8주 교육기간이고 갑판은 4주 교육기간이었지...

 

갑판은 4주밖에 안되서 4주 수료 하면 100일 휴가 나가고 바로 자대로 들어가게 돼. 참고로 이 기간에 교육 성적에 따라 내가 가야 할 자대가 달라질 수 있으니까 혹 해군 입대할 사람들은 참고해~

 

 

 

자, 그럼 후반기 교육장이 왜 천국인지 설명해줄게.

 

 

일단!!! 조교가 없어!!! 우앙ㅋ 굳 ㅋ

그러니까 육체적 훈련이 없다는거야. 무조건 공부만 해. 농담 아니고. 방도 따뜻하고 세탁기도 있고 샤워도 하고 싶은대로 해도 되고 멋져부려 그냥.

선임도 없고 죄다 동기야. 부사관들이 같이 있긴 한데 부사관들도 같은 교육생이라 크게 터치 안해. 그래도 계급이 깡패라서 부사관들이 선임노릇은 하지..

 

후반기 교육장의 일과는 이거야.

 

6시 기상. 10분간 도수체조 및 아침 운동. 7시까지 개인 휴식(씻거나 말거나). 7시40분까지 식사. 8시에 강의실 입장. 5시 교육 끝. 자유 시간. 우왕 ㅋ 굳ㅋ 좋지? 10시 점호 있고 그 전까진 뭘 하든 자유야.

 

최고!!!

 

이때부터 전화도 사용 가능하고 px도 이용 가능해. 아무도 터치 하지 않아. 짱이지? 토요일, 일요일은 주말이야. 하루종일 빈둥거려. 애들하고 축구도 하고 족구도 하고 지치면 만화책 빌려다가 만화책도 보고 px가서 과자 사다가 파티도 하고 여튼 그랬어.

 

내가 입대했을 땐 이때 벚꽃 시즌이어서 길거리도 멋졌지. 군항제 알지? 진해 벚꽃 축제... 거기서도 해군 안쪽 길이 최고잖아? 여튼 당시엔 눈도 호강 몸도 호강했던 때였지.

 

 

시간 진짜 빨리 가더라. 어느새 4주가 되서 갑판 동기생들은 수료 한다고 떠나버리고... 남아있던 전탐/조타들은 4주의 교육기간이 남았기 때문에 휴가는 못 가고 면회만 허락이 됐어. 이때부터 면회가 가능했는데...

 

기초교때 남은 동창의 흔적이 이때까지 안 사라지고 남아 있더라고. 부모님이 첫 면회라서 서울에서 짐 바리바리 싸들고 왔는데 어머니가 내 손을 보더니 막 우시더라... 내 가슴이 너무 아팠어.

 

조타병 동기가 12명 있었는데 부모님 오시면 우루루 몰려가서 같이 얻어 먹고 배터지게 먹고 그랬어. 기초교에서 14kg 뺐는데 여기서 복귀 시킨듯 ㅋㅋㅋㅋ

 

 

나 같은 경우는 4주 더 교육을 받으니 동기 갑판생들 수료 하고 나가니까 후배 갑판애들이 들어오더라고. 이때부턴 우리가 왕 ㅋㅋㅋ 수병중에선 우리가 최고참이었거든. 애들 막 불러다가 일 시키고. 애들 막 기초교 수료하고 와서 완전 기합 바짝 들었거든 ㅋㅋㅋ 신났어.

 

 

난 기독교라 교회 다녔는데 군종병 형이랑 친해져서 막 형형 하고 놀았고, 신우회에 들어가서 막 기타치고 찬양예배도 드리고 그랬었어.

 

 

 

마지막 주에는 종합 시험을 보는데 이 결과로 내가 갈 곳을 정할 수 있어. 상위 10%는 자기가 갈 곳을 정할 수 있는데 우리 조타병은 총 12명이어서 딱 1명만 갈 곳을 정할 수 있었지...

 

조타병은 무조건 배를 타야 하는 보직이어서, 함명을 정할 순 없어서

1함대/2함대/작전사/3함대 중 선택하는건데..전 4등을 해서 선택권이 없었거든.

 

그래도 3지망까지 쓸 수 있었어.

 

 

참고로 해군은 2함대가 가장 빡쎄. 육군의 GP? GOP? 뭐라고해야 하나... 2함대 참수리 탔다고 하면 인정해줘야해. 진짜 목숨 내놓도 근무한 애들이거든. 그래서 우리도 2함대 안갈라고 한 명 빼고 죄다 작전사 썼지.

 

1등한 애는 당연히 작사 쓰고, 나도 작사 쓰고... 그런데 2함대 1명 걸리고 1함대 1명 걸렸던 것 같아.

 

각자 갈 함대가 결정되면 그 안에서 뺑뺑이를 돌려서 우리가 승조할 배가 골라져.

우리들이 탈 배가 결정되면.. 우리는 8주의 교육 기간이 끝나고 각자 갈 함대의 이름과 함께 휴가를 받고 나오는거지.

 

 

후반기 나올 때 정말 섭섭하더라고. 자대 들어갈 거 생각하니까 암담하기도했고 이 천국을 나가야 한다니 슬프기도 했고...

 

후반기만 하라고 한다면 난 지금도 군대 갈테야 ㅋㅋㅋㅋㅋ

 

 

 

후반기는 워낙 평온하고 조용해서 쓸 말이 별로 없어. 다음에는 본격적인 해군으로서 함상 생활에 대해 적어보도록 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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