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김종학 연출이 아니다.
세트장 내에서만 이뤄지는 허접한 촬영.
그러다보니 스캐일은 형편없이 작아지고,
시청자들이 욕하는 CG는 20세기 수준이다.
김종학이 연출했다고 하기에는 그 전작들과 비교가 되질 않고,
그의 자존감이 이 정도 수준의 드라마를 만들지 않았을 것 같다.
그러나, 연출 김종학 이라고 떡 하니 올라온 건 뭘까?
그게 사실이라면 받아들이긴 해야 겠지만, 부정하고 싶다.
그냥 이름만 올려놓은 거라고.
나는,
비현실적인 외모의 이민호-그 놈의 콧날은 정말 현실감이 없다ㅠ-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너무 예쁘기만하고 목소리가 지나치게 톡톡튀는 김희선도 좋아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내가 '신의'를 열라 재밌게 보고 있는 이유는,
'송지나'작가 때문이다.
난, 송지나 작가의 팬이다.
그의 작품은 닥치고 본다.
그건, 감성적 코드 때문이다.
송지나식 캐릭터들을 좋아한다.
특히, 송지나의 남주 캐릭터는 내가 흠뻑 빠지는 캐릭터다.
그냥 송지나가 만드는 남주 캐릭터는 '멋지다'
각각의 드라마가 갖는 플롯 때문에 다소 캐릭터 들의 차이는 있지만,
따뜻하고 배려깊으며 용감하고 무엇보다 정의를 추구하면서도
사랑하는 사람 하나를 위해 모든걸 포기할 줄 안다.
과거, 이현세의 까치 캐릭터와 닮아 있다.
까치 캐릭터는 진지하기만 해서 문제지만, 송지나의 캐릭터는 웃음과 여유가 있다.
그래서 난 '송지나'작가의 손으로 태어난 남주 캐릭터에 흠뻑 빠진다.
그게 이민호여도, 김희선이여도 좀 참으면서 봐줄만하다.
고려무사 최영, 그리고 그의 부인 유씨.
공민왕과 노국공주. 거기에 얽힌 대내외적인 정치 문제.
이 역사를 얼마나 재미있고 흥미 진진하게 풀어 나가고 있는가?
송지나가 이 캐릭터들을 잡았을 때 얼마나 재미난 상상들을 했겠는가?
그런데,
그 놈의 연출.
그게 드라마를 망쳐 놓았다.
신의의 시청률은 9%. 다른 경쟁작 중 꼴찌다.
그래도 난, 신의를 끝까지 본다. 물론 본방사수는 불가능하지만 그래도 본다.
이민호는 거부감이 들지만 무사 최영의 캐릭터는 너무 맘에 든다.
김희선은 보고 있기 힘들지만 유은수의 캐릭터는 재밌다.
그리고 공민왕역을 소화하고 있는 류덕환은 보고 있으면 훈훈하다.
그리고 노국공주역을 맡은 박세영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