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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신의 축소판 재수생 여자친구로 지낸다는것과 이별

재수생엄마... |2012.10.26 02:34
조회 2,799 |추천 2




내 황금같은 대학교 새내기 1년을 지금까지 재수생인 너의 여자친구로 지내오면서 느낀건
차라리 지금 헤어져서 다행이다. ?
만약 내가 너 군대 간걸 기다렸는데 이렇게 됐다면 더 큰 상실감이 들었을테니까.


나도 내 나름대로 정리를 하고 지금은 많이 차분해진 상태니까차분하게 쓸게
좀 길어질 것 같다.


우리는 20살이야. 중고딩때는 대학생이 엄청 커보였어 성인이잖아근데 아마 이 글을 읽는 사람들 대부분이 보기엔 우리가 아직 어리고 경험도 많이 없어보이고철없어보이고 사소해 보일 것 같아
나도 중고딩 때는 그 때 나름의 심각한 고민과 우울함과 걱정이 있었는데 지금생각하면귀엽다- 싶을 정도로 사소해 보이는것처럼

우리는 좀 특수한 환경에서 만났던 것 같아. 어쩌면 이것도 내 자기 중심적인 생각일지도 모르겠어우린 특별해, 우린 다를거야, 우리만은 아닐거야... 라고 생각하는거. 
너랑 내가 만난건 고3때였어 차라리 일반고였다면 좀 괜찮았을 것 같아근데우리는 기숙사가 딸린 전교생이 얼마 안되는 외고에 다니고 있었어우리 모두의 일차적 목표는 좋은 대학에 합격하는 거였지.모두의 우선순위는 공부였어.
고3때 연애하는거. '죄'였지 우리학교에서.난 1년을 죄인처럼 살았어. 선생님의 한심하다는 시선, 애들의 짜증난다는 시선.나는 누군가에게 욕먹는걸 진짜 너무너무 무서워하고 싫어하는 성격이었고너는 남이 뭐라하든 전.혀. 상관 안하는 성격이었잖아
너는 그런 나를 이해해주지 않았어. 안한게 아니라 못했던거겠지.너는 너 자신에 대한 자신감이 너무너무 컸잖아.나한테 상처도 많이 줬었어
나랑 사귀는거 고마운 줄 알라고. 감지덕지하라고. 어디가서 나같은 잘난놈을 만나겠냐고.
난 항상 너 때문에 울었어.고3때 오히려 맘편히 공부하는게 더 스트레스 안받을 것 같다고 생각했었거든너때문에 고3때 4킬로 빠졌잖아ㅎㅎ 맨날 울고 42킬로가 됐을때. 니가 나보고 해골같다고. 왤케 못나게 생겼냐고 한것도 잊을 수가 없다.ㅋㅋ
생각해보니까 너랑 지금까지 계속 사겼던게 이상할 정도다
넌 질투심 유발을 한답시고 다른 여자애들 특히 내 주변애들한테 말걸고 장난치고 산책하고 찔러보고나는 소심해서 뭐라고 하지도 못하는데. 항상 속으로만 끙끙 앓고

뜸금없이 말하자면너는 너무 잘난 남자친구였어.얼굴은 어디서든 주목받을 정도로 잘생겼었고. 키도 크고. 비율도 좋고. 어떤 운동이든 잘했고.심지어 악기도 잘 다뤘잖아. 바이올린. 외국에서 살다 와서 영어도 잘하고. 집도 잘 살고.
어디선가 들었던 것처럼. 잘난남자가 좋은남자는 아니더라.너는 진짜 좋은 남자친구는 아니었어. 사랑을 받는거에만 익숙하고 주는 거는 해보지를 않아서.다른 사람 배려하는 법을 몰라서.
여자애들이 흔히들 좋아하는 나쁜남자? 그거 딱 너잖아ㅎㅎ너는 너무 매력있는 남자였어. 그래서 너를 좋아하게 되는게 너무 당연했어.나말고도 너무 많은 여자애들이 널 좋아했으니까.
그런데 그런니가 나를 너무 좋아한다고. 앞으로 더 좋아하게 될 것 같다고 고백을 하고.난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는데 그런 나한테 믿음을 주려고 너 나한테 엄청 잘해줬잖아.
남자친구 한번도 안 사겨본 나한테는 그런것들이... 신세계?였다고나 할까.태어나서 그렇게 누군가에게 사랑 받은 적이 없었다는 생각이 들었어.
드라마에서 흔히 남자들이 하는 말들너 없으면 못 산다. 니가 지금 내 삶의 전부다. 너가 너무 좋다. 보고싶다.니가 위험할 때 할 수 있으면 내 목숨이랑도 바꿀 수 있다. 나 자신보다 너가 먼저다.....

나한테 상처를 주고서, 달콤한 말들로 나를 다시 유혹하고, 또 상처주고, 또 사과하고, 상처주고 사과하고 상처주고 사과하고....
다 고치겠다고. 나를 위해서라면 다 고칠 수 있다고. 시간을 달라고.
너 다혈질이라 나한테 화나면 진짜. 미친듯이 화내잖아.쌍욕도 하잖아. 입에 담을 수도 없는.처음에는 엄청나게 상처를 받고 엄청나게 울었어. 어떻게 좋아한다면서 저런 말을 하지?내가 다른 사람한테도 들어본 적없는 욕을 왜 남자친구한테 들어야하지?
근데 넌 화가 풀리면 진짜 미친듯이 빌었ㅇㅓ. 내가 미쳤었나봐 정말 미안해 다시는 안그럴게무릎꿇고 빈적도 있고. 내가 울면 안아주고.그럼 바보같이 난 또 다 용서하고

근데 항상 내가 나쁜사람이 되고 내가 죄인이 되더라.왜냐하면 나는 연애를 처음하는, 할 줄도 모르는 사람이었고.너는 여자를 잘알고 여자를 잘 다루는 사람이었잖아.


처음에 너한테 해준게 없없어. 사귀는 사이에는 뭘 해줘야하는지 몰랐거든.솔직히말하면 너가 밖에 나갔다가 돌아올때음료수 있잖아. 썬키스트 자몽에이드 레모네이드 스위티에이드 체리에이드 이거.이거 한 개만 사다줘도 난 그게 그렇게 부담스러웠다?ㅋㅋ 받는게 너무 어색했어.
니가 애교부릴 때도 노래 불러줄때도, 편지 써줄 때도 항상 니가 먼저해줘야 그제서야 보답삼아 나도 해주고.

너는 질투심도 엄청났지. 너때문에 사실 친구도 많이 잃었어.여자든 남자든.근데 그건 내 잘못도 있었으니까 너를 원망하지는 않아.사실처음엔 원망했었어. 근데 생각할수록 내자신이 더 원망스러워지더라.친구와 남자 사이에서 내가 잘 했었야했는데. 내가 잘 못했던거지.그 상황도 원망스러웠어.왜하필 고3때 만났을까. 다들 예민할 때. 모두에게 우리가 예뻐보일리가 없었지.


고3때 얘기가 너무길었다.기숙사학교에서 아침 8시부터 밤 12시까지 한 반에서 생활하면서우린 왠만한 결혼한 부부보다, 왠만한 가족들보다 더 많은 시간을 함께해서 그런가고3때 너무 많은 일들이 일어났었던 것 같아.


근데 문제는나는 대학에 합격했고, 넌 불합격했던 거였어.

다들 우리가 헤어질거라고 했어. 대학생이랑 재수생. 친구사이여도 어려운 관계인데연인사이일 경우에는 더 어려울거라고.그리고 다들 너성격을 알아서. 

나는 노력했어. 

니가 보기엔 아무것도 아니었겠지만나는 항상 노력했어
대학이라는 건. 여태까지의 중고등학생 때와는 정말 많이 달라서.
아직 대학생보다는 고등학생에 속해있는 너와이미 대학생이 되어버린 나 사이에는 너무 큰 차이가 생겼다.

그리고 너는 나를 이해해줄 수 있는 성격이 아니었고.이미 대학에 적응해버린 나는 너에게 이해를 바랬고나보다 힘든 생활을 하고 있는 너는 나에게 이해를 바랬지.

내가 다 이해하려고 노력했어.
솔직하게 말할게. 착한척 하려고도 안할게.근데 진짜 지치더라. 갈수록 지쳤어.난 다를거라고 누가 뭐라해도 너만 좋아하고 기다릴거라고 했는데.나는 이것밖에 안되나봐. 갈수록 지쳐가더라.
너는 내가 스마트폰으로 바꾼 것 가지고도 한참을 뭐라고 했어.너는 내가 신입생 환영회에 나갔다는거 자체만으로도 나한테 화를 내고 짜증을 냈고너는 내가 여자인 친구들이랑 저녁 먹는 거 가지고도 비꼬았지.자기는 맨날 라면만 먹고 김밥을 때우는데 너는 조카 맛있는거 먹는다? 이러면서.그날 순대볶음 먹은날이었는데. 아직도 기억난다ㅎㅎ
너 내가 거짓말하는거 엄.청. 싫어하잖아.그래서 우리 서로한테 거짓말도 많이 안했잖아.근데 너가 그럴 수록 너한테 거짓말을 하게되더라구.
친구랑 영화보러 나왔는데 너가 뭐하냐고 문자보내면영화본다고 하면 니가. 나는 스트레스받고 공부하고 있는데 니는 조카 재밌게 논다?이렇게 나올까봐. 집에서 엄마랑 있다고 거짓말하고.
그게 너무 싫었어. 너한테 거짓말 하는게 싫었어.너한테 죄지은게 없었는데 거짓말을 하는게 싫었어.나. 여대다니잖아. 심지어 학교에 남자도 없는데.여대에서 그렇게 많이 한다는 미팅. 한 번도 나간적 없고.다들 든다는 연합동아리. 하나도 든적 없어. 다 교내 동아리에 들었지.
근데 너는 교내 동아리에 든걸로도 불만이었어.문자했는데 동아리때메 답장이 늦으면 넌 엄청 화내고 연락 씹고.나보고 동아리 빠지고 자기 보러오라는데. 내가 그건 안된다고 하면엄청 화내고. 

그리고 알바.알바 하기 전에 부모님한테 용돈 받아서 생활할때.내기억에 너의말투는 항상 비꼬는것처럼 들렸어 그래서 지레 겁먹었어.
"아 나도 용돈받아서 지내면 소원이 없겠다."너는 거의 집에서 공부를 해서 용돈을 안받는 상황이었고학원다니기 시작하면서 한달에 20만원 정도 받아서 식비로 써야했으니까.
그래서 너 재수하면서 내가 항상 너 찾아가고 내가 밥사고 음료 사고 내가 먼저 전화걸고 그랬어.
돈 얘기하면 내가 너무 못나보일까봐 얘기 안했는데.너무 부담됐어. 우리집은 그렇게 잘사는것도 아닌데. 거기다 집도 서로 멀어서 너네 집이랑 우리집이랑은 왕복 6시간정도?그나마 너 학원이랑 나 학교랑 좀 가까워서 왕복2시간정도였지.한번 만나서 밥먹으면 거의 2만원은 드니까. 전화요금때문에 부모님한테 많이 혼나고 그랬고.

근데 내가 알바 시작하면서. 용돈은 내가 벌어서 쓰게 되면서 그때부터는 또 그것때문에 나한테 불만이었지?주말알바 하는데 문자해서 내가 알바중이라고 하면어. 조카 바쁘네.
너무 많이 들은 말이라. 저 말 쓰는데 너 음성지원 되는것 같다....ㅎ

그래도 우리 정말 많이 참고 견뎠어.저렇게 싸우고 화내고 서로 짜증내고 힘들어하다가도하루 이틀 안에 꼭 화해했잖아.
니가 그랬잖아. 너무 못난 남자친구라서 미안하다고.나보다 못나다는 생각이 들수록 자기자신이 너무 싫어지는데나한테 화풀이하는 것 같다고 열심히해서 나한테 자랑스러운 남자친구 되겠다고.대학가서 남들 즐기는거 다 못즐기면서 자기 옆에 있어줘서 너무 고맙다고.자기 짜증내는거 이유없이 화내는거 참아줘서 고맙다고.나같은 여자 다시는 없을거라고.


이제 거의 입시 끝나가지?거의다 끝나가는 10월에. 그 때는 9월 말이었나?
우리또 크게 싸웠잖아.싸우기는 하도 많이 싸웠지만.그 날은 뭐때문에 싸웠더라?
내가 문자 답장을 자꾸 늦게 한다고 니가 화냈었어.너랑 사귀는 1년 반동안.나도 너성격을 닮아갔는지 예전처럼 막 울기만 하지도 않고나도 화내고 소리지르고 그랬지. 

니가 결정적으로 했던 말이 뭐였냐면

....니가 나한테 해준게 뭐가 있는데 나한테 큰소리를 치냐??니가 여자친구로서 나한테 해준게 도대체 뭐가 있냐?와달라고 할 때 와준 적이 있냐. 다른 여자애들처럼 도시락을 싸서 온적이 있냐.편지를 써준 적이 있냐.나는 재수생이라서 여건이 안된다지만. 너는 시간 남아도는 대학생주제에해준 게 뭐가 있냐고.재수한거 기다리는거 가지고 나중에 생색낼 생각하지 말라고하나도 안고맙다고. 기다리면서 너는 니할거 다하면서 니가 아쉬울게 뭐가 있냐고.다른 남자 못만나고 미팅 소개팅 안한게 그렇게 억울하면 딴 남자 만나라고. 나 대학가면 여자들이 줄을 설거라고.니가 나때메 뭘 얼마나 못하고 지냈는지는 몰라도난 니가 나한테 해준게 없다는 생각이 너무 강하게 들어서 고마운게 없다고.

뭐... 이런 식이었지.
너한테 생색낼 생각 없었어.기다리는거. 솔직히 나도 내가 좋아서 한거고.내가 힘든것보다 니가 힘든게 더 크니까힘든 거 있어도 너한테는 찡찡대지 않으려고 하고.

아 모르겠다.


어쩌면 나도 참 이기적이었는지도 모르지.너를 기다리면서 나도 뿌듯했어. 남들이 대단하다고 하는거.누가 뭐래도 우린 이렇게 오래 사귄다. 이렇게 생각하는거.다 나를 위한거였던 것 같기도 해.

우리 싸우고 나서 19일 동안 연락이 끊겼었지.너랑 나 둘다 연락할 생각이 없었던거야.너는 한창 수시 쓸 기간이었고.
나한테 그랬어. 방해되니까 연락하지 말라고.

나는 너한테 방해되는 존재였던 거야?
19일동안. 나는 너를 조금씩 정리하기로 마음먹었어.아무리 싸워도 헤어지지 않았던 우리였는데진심으로 너를 지워갔어.

나중에 대학가면 내가 맛있는거 사줄게나중에 대학가면 불꽃놀이도 보러가자. 스키장도 가자. 꽃구경도 가자.나중에 대학가면 남부럽지 않게 사랑하자.

그래서 나는 그 날이 오기만을 기다렸는데.니가 대학을 가도 그 날이 오지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거야.


그리고 19일 후에 너한테 아주 다정하게 문자가 한통 왔더라.나는 너한테 이별을 고했고.

우린 그렇게 끝이 났다.

예전에 고3때 내가 너무 힘들어서너한테 그만하자고 한 적이있었는데 그때 니가 엄청 붙잡았었어.그러말 하지말라고. 그말 듣는 순간 심장이 쿵 떨어졌다고.자기 죽는꼴 보기 싫으면 그런말 하지말라고.

근데 내가 이번에 너한테 나 너 정리하고 있어.라고 하니까 니가 바로 대답한게
왜 다른 남자 생겼어?

뭐랄까. 진짜 끝이구나. 싶더라.

그래 우리의 징하고 징한 인연은 이제 끝이다.너랑 헤어지니까 고등학교 친구들이 되게 좋아하더라.잘했다고. 수고 많았다고. 넌 할만큼 했다고. 더 좋은남자, 나 안힘들게 할 남자 만날거라고.


나도 그렇게 생각해ㅎ.ㅎ내가 확신하는데다시는 너같이 잘난 남자 절대로 못만날거야.너는 나한테 과분할정도로 잘난놈이었어.
근데 앞으로 어떤 남자를 만나든 너보다는 나를 더 아끼고 배려해줄것 같아.나는 너한테 과분한 여자였던 것 같아.




이제 곧 입시를 끝낼 너는 이런 생각들로 가득차있겠지.대학가서 신나게 놀 생각. 넌 분명 대학가도 여자들한테 인기가 많을테니까.너자신이 제일 잘 아니까. 인기를 누릴 생각에 뿌듯해하고 있겠지.
하루에도 몇번씩 나한테 자랑했었잖아.학원 여자애가 번호 물어봤어.학원에 있는 누나가 나보고 잘생겼대.아는 형이 나보고 대학가면 인기 많을 것 같대.

너때문에 내 눈이 높아진 것 같기도 해.그래서 좀 걱정이다^^그래도 우리 둘다 잘 됐으면 좋겠다.

마지막에 헤어지고 나서 나한테 해준 말.
"그래도 이건 기억해줘. 너는 내가 여태까지 만난 여자들 중에 제일 소중했고 제일 사랑한 여자였어."
고마워. 나도 이렇게 많이 사랑받은 적은 니가 처음이었어.그 표현 방식이 어땠던간에 잊지 못할거야.

잘지내!!
너가 너무 밉고 원망스러운데그래도 미워할 수 없고 원망할 수 없다.

아직 우리는 20살 밖에 안됐으니까. 좋은 경험했다고 생각하고 앞으로 더 성숙한 사랑을 하자.고마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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