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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ㅅㅂ" 제가 3학년 수업 중에 들은 말 입니다.

초등여교사 |2012.11.08 01:09
조회 484 |추천 5

안녕하세요.

현직 초등학교 여교사입니다.

 

오늘 수업 중에 있었던 일인데,

제가 괜히 흥분하는건가 싶어서 톡커님들의 의견을 듣고자 네이트 판에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저는 현재 3학년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오늘 수업 중 "복권 게임"을 했습니다.

제가 칠판에 적어 준 숫자 중에 4개를 골라서 공책에 적어 놓고,

제가 부르는 숫자를 적은 어린이들이 당첨되는 게임입니다.

 

3학년 어린이들은 게임의 규칙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때가 있기 때문에,

게임 시작 전에 설명을 5분간 했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3번 정도, 질문도 다 받아서 설명했습니다.

 

그 중 A 어린이가 게임 시작 전에,

"선생님 숫자 4개를 골라서 1번씩 쓰는거지요?" 하고 질문했고,

저는 "숫자 4개만 골라서 1번씩 쓰는게 맞아요." 라고 대답을 했습니다.

 

게임을 시작하고 숫자를 2개 불렀는데,

A의 우측에 앉아있던 B 어린이가

"선생님, A가 공책에 숫자 4개만 적지 않았어요." 라고 말을 꺼냈습니다.

저는 A 어린이가 승부욕이 강해서 종종 그런 일을 했었기 때문에,

"그럼, A는 이번 게임에서 아웃이에요." 라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A가 벌떡 일어나면서 "아이씨, 아니라고요." 라고 큰 소리를 질렀고,

다시 자리에 털썩 앉으면서 자신의 책상을 앞 친구쪽으로 확 밀었습니다.

그로 인해서 A의 앞에 앉아있던 C 어린이는 등을 부딪히게 되었습니다.

 

저는 A에게 "앞으로 나와." 라고 이야기를 했고,

A는 입으로 계속 "ㅅㅂ" 하면서 벌떡 일어나서 앞으로 나왔습니다.

나오는 중에 양 옆에 있는 책상들과 친구들을 툭툭 쳤습니다.

 

저는 A에게 "다시 들어가." 라고 이야기를 했고,

들어가는 길에도 양 옆에 있는 책상들과 친구들을 툭툭 쳤습니다.

 

마지막으로 A에게 "다시 나와." 라고 이야기를 했고,

A는 씩씩 거리면서 소리 내어 "ㅅㅂ"하면서 나왔습니다.

 

A 어린이가 자존심이 강하고 승부욕이 넘치는 특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교실 앞에서 잠시 시간을 갖고, 복도로 나오도록 했습니다.

 

복도로 나와서 계속 "ㅅㅂ"라고 이야기를 했고,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으며, 저를 밀치고, 주먹으로 치려고 했습니다.

 

저는 저를 밀쳤을 때,

A4지 28장으로 아이의 오른팔 윗쪽을 2대 치고, 똑바로 서 있으라고 이야기 했습니다.

그러자 A 어린이가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주먹을 들고 씩씩 거리고 있어서,

저는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상황이 되어야 한다고 판단하여,

흥분을 가라앉히기 위해 A 어린이의 양 손목을 잡고 팔을 내렸습니다.

팔을 내린 이유는 흥분을 가라앉히기 위함도 있었으나,

주먹으로 저를 치려고 했고, 저는 팔로 아이의 손목을 잡고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흥분한 아이가 팔을 움직이려고 하다가 본인의 안경을 건드려서 크게 다칠까 우려되어서였습니다.

 

그렇게 이야기를 나누던 중 복도에서 큰 소리로 "ㅅㅂ"이라고 하고,

"어쩌라고요." 라며 저에게 소리를 치길래 제가 양 볼을 꼬집었습니다.

 

그렇게 실랑이를 약 10분간 하고 났더니,

이 아이가 제 풀에 지쳤길래 그 틈에 제가 상황을 다시 한 번 정리를 해주었습니다.

그리고 아이는 하교를 했습니다.

 

아이와 있었던 갈등 상황은 부모님께 알려드려야 하기 때문에,

어머님께 전화를 드렸는데 연결이 되지 않다가 8시 30분 경 통화가 되었습니다.

아이와 있었던 상황을 처음부터 끝까지 말씀을 드리고,

수업 중에 이런 상황이 여러 번 반복 되었었다라고도 말씀 드렸습니다.

그리고, 제가 팔을 강하게 잡았었기 때문에 아이가 아파할 수도 있으므로,

혹시 통증을 호소하면 반드시 병원 진료를 받으시고 제게 연락을 달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아이의 어머님께서는 "알았어~요." 라고 무덤덤하게 대답을 하시고,

아랫사람에게 이야기 하듯이 "신경 써 주셔서 고마워요~" 라고 하시며 전화를 끊으셨습니다.

 

저녁 10시 10분 경 다시 어머님 번호로 전화가 왔는데,

받아보니 A 어린이의 아버님이셨습니다.

아이와 어머님께 이야기를 전해 들었는데,

원래 A가 조금 "그런 면"이 있기는 하지만,

제가 다짜고짜 아이의 머리를 두꺼운 책으로 때렸다 하는데, 맞냐고 물어보셨습니다.

 

"저는 아이들을 때리지 않는 사람이지만, 오늘은 제가 A를 꼬집고 팔을 A4용지로 때렸습니다."

라고 말씀드리며,

"아이도 인격이 있고 인권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어서 제가 잘못한 일에 대해서는 사과드립니다."

라고 말씀을 드렸고,

"또한, 머리는 때리면 죽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절대 때리지 않았습니다."

라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대화를 하던 중 상황을 정확하게 알고 계시지 않은 것으로 보여서,

다시 한 번 수업 시간 중에 있었던 일들을 처음부터 끝까지 2번 설명을 드렸으며,

평소 아이와 이런 문제가 있었음을 상기시켜 드렸습니다.

 

아버님은 다 들으시고는,

"애가 먼저 밀쳤다고요? 선생님이 먼저 때리신게 아니고?" 라고 말씀 하셨습니다.

"A4 용지로 때렸다고요? 두꺼운 책이 아니고?"라고도 말씀 하셨습니다.

저는 "A가 욕을 하는 것을 다른 반 선생님들과 학생들도 들었고, A가 흥분해서 저를 밀치는 것을 여러 명의 학생들이 보았습니다." 라고 말씀 드렸습니다.

 

그 후에 같은 내용을 여러 번 설명 드리고, 사과 드렸습니다.

마지막에 A 어린이의 아버님은,

"그럼, B가 잘못한거네요." 라고 말씀을 하시고는 "알겠습니다." 하고 전화를 끊으셨습니다.

 

여기까지가 오늘 있었던 일입니다.

 

제 생각에는,

자신의 아이가 선생님에게 맞았다고 하면,

흥분을 하시고 화를 내시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도, 교사로서 또 한 사람의 성인으로서 미성숙한 어린이에게 그렇게 화를 낸 것이,

분명히 반성해야 하는 점이라고도 생각하며 깊이 반성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모님께 전후 상황을 말씀 드렸을 때,

분명 아이에게도 잘못이 있으므로,

정중하게 사과를 하시고, 집에서 교육을 확실하게 시키시겠다고 말씀하시는 것이,

진정한 부모님의 모습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듭니다.

 

평소 학교에서 생활지도 측면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부모님들께서는 "도대체 학교에서 선생님이 무엇을 하시는거에요?"하고 따지실 때가 많습니다.

 

저는, 가르치고 있습니다.

 

복도에서 뛰면 다친다. 친구들을 때리면 안된다. 다른 사람 물건에 함부로 손대면 안된다.

반찬은 고루고루 잘 먹어야 한다. 운동도 열심히 해야한다. 친구들을 배려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우유를 잘 마셔야 한다. 화장실에서 일을 본 후 손을 닦고 나와야 한다. 모르는 사람 따라가지 말아라.

 

저는, 참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도대체, 가정에서는 무엇을 가르치고 계십니까?

선생님에게 욕을 하고, 주먹질을 하고, 밀치는 3학년 어린이에게,

가정에서는 무엇을 가르치고 계십니까? 라고 되묻고 싶습니다.

 

미성숙한 아동을 성숙한 성인이 꼬집고 때린 것은 잘못이지만,

그럼, 교사는, 성인이니까, 주먹질하고, 욕해도 웃으면서 사랑으로 감싸줘야 하는겁니까?

도대체, 어디까지 감싸줘야 하는겁니까?

3학년인데 이런 어린이는 고학년이 되면 어떻게 변할까 무섭습니다.

 

오늘 상황에 대해서 길게 글을 썼는데,

톡커님들께서 천천히 읽어보시고 제가 잘못한 점과 제 생각이 옳은지 틀린지를 댓글로 남겨주시면,

더 좋은 선생님이 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럼, 좋은 밤 되세요.

추천수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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