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긴 이야기들만 올린 듯 하여 이번엔 짧은 이야기들 두개를 올려봅니다.
하나는 너무 흔한 이야기지만 오랫만에 보니 슬퍼서요 엉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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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온도계.
초등학교 저학년 시절, 학교를 쉬고 싶었던 나는 체온계의 온도를 높게한 후에 어머니한테 보이면 학교에
쉰다고 전화해 줄 것이라고 생각, 테이블 위에 있던 방금 끊인 아버지의 찻잔에 체온계를 넣어두었다.
잠시 후 온도계를 꺼냈지만 뜻밖에 체온계의 끝이 갈라져 체온계 속 수은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체온계를
망가뜨렸다는 사실에 초조해진 나는 당황해서 뜰에 체온계를 버리고 그대로 학교에 갔지만,
아버지 찻잔 속의 차를 새로 바꾼다는 것을 잊고 말았다.
2. 전쟁.
베트남 전쟁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기 전날, 청년 병사는 자택에 전화를 걸었다.
"내일 돌아가는데, 달리 갈 데가 없는 친구를 데려가고 싶어. 집에서 같이 살아도 괜찮을까?"
아들이 돌아간다는 소식에 기뻐 날뛰던 부모는, 물론! 이라고 울면서 대답했다.
"하지만, 한가지 말해두고 싶은 게 있어. 걔는 지뢰를 밟아서 말이야, 한쪽 팔이랑 한쪽 다리를 잃어버렸어. 하지만, 나는 걔를 집에 데리고 돌아가고 싶어."
그 말에, 부모는 입을 다물고 말았다.
"며칠 동안이라면 괜찮지만, 장애인 뒤치다꺼리는 큰일이란다.
집에 있는 동안, 그 친구가 살만한 곳을 같이 찾아보자꾸나. 너에게도, 우리들에게도 각자의 인생이 있으니까, 그 친구 뒤치다꺼리하느라 평생을 저당잡히는 건 안 될 일이잖니."
이윽고 모친이 그렇게 말하자, 아들은 아무말 없이 전화를 끊었다.
다음날, 경찰에게 전화를 받고, 청년병사의 부모는 그가 빌딩 옥상에서 떨어져 죽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시체와 대면한 부모는 할 말을 잃고, 울며 주저앉았다.
아들의 시체엔 한쪽 팔과 한쪽 다리가 없었기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