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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도 잘모르는 분을 한달넘게 기다립니다..

24여 |2012.11.12 04:47
조회 28,569 |추천 65

여의도 불꽃축제 때, 마감하시고 안양에서 내리신 남자분 찾아요ㅜㅜ

이 글을 꼭 그 분이 보셨으면 하네요..꼭.

 

여의도 불꽃축제 다음날부터, 한달이 조금 더 지났지만 처음 그 분을 만났던 그 시간 그 자리에서 매일 기다리고 있는 24살 여자입니다. 그 분에 대해서 아는 거라곤 그날 일을 마감하시고 안양에서 사신다는 게 다입니다. 아는 언니가 늦게까지 마감하는 사람은 마감하는 날짜가 일정하지 않다고 해서 정말 매일을 기다리고 있는데 아직까지 본 적이 없네요.. 처음 몇일은 '오겠지, 오늘은 꼭 만날 수 있을거야.' 이런 생각으로 버텼지만 한 달이 지나가니 이제 그 분을 기다리는 시간이 일상이 되어버렸네요. 솔직히 이제 조금씩 지쳐가네요..

 

여의도 불꽃축제. 지하철 안에서 동생과 저는 키가 작은 편이라서 많은 사람들 틈 속에서 서로를 찾지 못하고 겨우 서 있었어요. 그런데 어떤 남자분의 어깨가 자꾸 제 얼굴로 오더라구요. 사람이 너무 많아서 피하기가 힘들었는데 그 때 그 남자분께서 어깨가 제 얼굴에 닿지 않도록 밀어주셨어요. 

 

거기서 그 분의 배려가 끝났으면 이렇게까지 찾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그 남자분께서 제가 다른 사람들에게 밀리지 않게 버텨주고 계시더군요. 정말 감사했어요. 그 날 다른 지하철에서 외국남자가 저에게 자꾸 밀착시키려 했던 좋지 않은 일이 있어서 그런지 더더욱 감사했어요ㅜㅜ 사람들이 내리고 타고 그러다보니 자리가 또 이동이 되더군요. 불편하게 서 있었는데 그 분께서 불편해 보인다며 조금 공간있는 쪽으로 밀어주셨어요. 정말 감사했어요. 그 후 제가 노약자석 앞에 서게 되었는데 앉아계시던 분이 내리셔서 제 앞에 자리가 생겼어요. 그 남자분께서 "어쩔 수 없어요. 앉으세요."라고 하셔서 눈치가 보였지만 앉았고 그 남자분께서 제 앞에 서 계셔 주셔서 정말 감사하더라구요. 지금 생각하면 그 분은 마감하고 오셨으니 저보다 많이 힘드셨을텐데ㅜㅜ

 

나중에 동생한테 들었는데 그 남자분께서 제 동생도 신경 써 주셨더군요. 동생이 옆 사람에게 무슨 역인지 물었는데 그 남자분께서 어디 역인지 알려주셨다고 하더라구요. 안양역에 도착할 때 쯤 감사하다고 말은 했는데 너무 작았던거 같아요. 들으셨는지도 모르겠어요ㅜㅜ 그리고 계속 가까이 계셨던 그 분의 얼굴을 한번도 못 쳐다본 건지.. 제가 한심합니다.

 

그 분의 인상착의 정도만 아네요. 제가 본 건 손에 노란색 케이스 폰과 지갑을 들고 계셨어요. 그리고 날씬한 체형에 나이키 운동화를 신고 계셨던 걸로 기억해요. 위에는 회색 가디건을 걸치셨던 거 같구요. 그리고 동생 말에 의하면 mlb모자를 쓰고 계셨대요.

 

안양역에 도착하고 그 분은 저보다 먼저 내리셔서 뛰어 가셨어요. 올라가니 저희가 나오는 쪽을 보고 전화하고 계시더라구요. 제가 시력이 좋지 않아서 그 분이 저를 보신지는 잘 모르겠어요. 그 분과 눈이 마주친거 같기는한데..  그 분의 형체만 알아보고 동생에게 "저기 저 분 덕분에 편하게 왔어."라고 하면서 손가락으로 가리켜서 알려주었네요. 전화하고 계셔서 동생하고 먼저 보증금을 환급받고 봤는데 안 계시더라구요.. 저번에 글 남겼을 때 어떤 남자분 댓글이 그 분이 저희를 기다린 거 같은데 보증금을 먼저 받으러 갔으니 자존심이 상하셨을 거라고 하시더군요. 그래서 그제서야 제 잘못을 알았어요..

정말 꼭 찾구 싶습니다. 제가 이렇게까지 사람을 기다려본 적도 생각해 본 적도 없는데..  

 

얼굴이라도 자세히 아니, 한번이라도 봤다면 더 쉽게 찾을 수 있었을지도 모르는데 그 땐 왜 그렇게 그 분의 얼굴 보기가 힘들었던건지 모르겠어요.  기다리고 있을 때마다 지나가신 건 아닐까하는 생각도 들고.. 날씨가 많이 추워져서 그 분의 옷차림도 변했을텐데 찾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니까 희망도 적어지네요.. 그래두 저는 그 분 오실 때까지 계속 기다려 보려구요. 저에게 조금만 힘을 보태주세요ㅜㅜ

 

어설프게 쓴 긴 글.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추운 날씨 모두 감기 조심하세요ㅜㅜ

추천수65
반대수0
베플상남자|2012.11.12 05:17
이 분 또 뵙네 진짜 인간적으로 추천한번 눌러줍시다. 뭔가 짠해. 날도 추워지는데, 나도 저렇게 여자한테 해주면 나 찾아주려나?
베플글쓴이친구|2012.11.13 16:27
글쓴이친구입니다. 하루종일 판만 보길래 뭐냐고 했더니 자기글이 베스트가 되었다는군요. 급하게 쓰느라 폰을 뺏어서 글쓴이아이디로 씁니다. 추천해주시는 분들과 응원메시지에 글쓴이가 많이 웃고 감사해하고 있습니다. 그분만 꼭 보셨으면 하고 바라고 있네요. 톡이되어 더 많은 분이 보시고 응원해주시면 좋겠지만 글쓴이는 이정도의 관심도 감사하답니다. 진짜 매일 기다리기만 해요. 늘 보는 친구로써 글쓴이성격에 많이 용기내어 쓴 글입니다. 부디 꼭 나타나주시길 간절히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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