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36, 남편은 35입니다...저는 초혼이지만 남편은 재혼입니다.
남편은 26에 혼전임신으로 결혼했다가 아기가 돌때쯤 이혼을 했습니다. 경제적인 이유가 가장컸고 그래서 처가살이를 하면서 처가집 식구들과의 갈등이 많았고 자주 싸웠고...급기야 이혼을 하게 되었다고...
그쪽집에서 양육권,친권 모두 가져갔으며 아이에게 아빠는 죽었다고 할테니 절대 볼 생각하지 말라고....
제가 아는 건 이정도고....다른 여러가지 이유들이 있었겠지요...
암튼, 남편은 아이을 보지 않은 채 지금까지 살아왔고 저와 결혼한지 2년이 되었고 저는 남편과 사이에 6개월 된 딸아이가 있습니다.
결혼 하기전 남편의 과거를 모두 알았지만 남편이 좋아서 친정엄마를 끈질기게 설득하여 결혼하였죠.
(친정엄마는 전처와 살면서 절대 엮이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허락하셨죠...)
남편은 앞으로도 전처 아이를 만나고 싶지 않다고 합니다. 이 글을 읽는 모든 사람들은 저의 남편을 무책임한 남자라고 하겠죠...저도 그런 생각을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남편의 속마음이 정확히 어떤건지는 알 것 같습니다.
결혼 후 전처아이와의 왕래,또는 어떤 식으로든 저와 연관 있을거라는 생각을 하지 않았고, 시어머니도 그렇게 말씀하시지 않았습니다. (또 이 글을 읽는 분들은 아무리 시어머니가 말씀 안하셨어도 그런일이 있을것까지 감수할 생각 하는게 당연하다고 하실 수도 있겠어요.)
저 결혼할 때 친정엄마가 2000만원에 친척과 동생들이 가전제품은 하나씩 맡아주셨고, 제가 처녀 때 차던 승용차를 가져왔고 시댁에서는 500만원 주셨어요...거기다 예물은 금반지 10돈...이게 전부였고 지금은 저소득 전세자금 대출받아 살고 있어요..
시어머니께서 신혼여행 갔다온 후 얼마쯤 지나지 않아 그동안 시어머니가 전처아이에게 부쳐주시던 양육비를 이제는 저보고 부치라고 하더군요...결혼 전 남편이 번 돈으로 시어머니께서 양육비를 부치고 계시는 건 알고 있었고 결혼하면 제가 해야할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었기에 그리 놀라진 않았어요.
하지만 아이를 낳고보니....또 빠듯한 살림이다보니 한달에 40만원씩 부치는 것도 너무 버겁더라구요..
게다가 제가 아이땜에 일까지 못하고 있으니......그래도 결혼하고 2년이 지난 지금까지 날짜한번 어기지 않고 꼬박꼬박 붙였어요....돈이 모자랄 땐 현금서비스 받아가며...(사실 제가 일을 그만두고 나서는 매달 현금서비스를 받아서 보내고 있어요.)
시아버지가 병으로 오래 누워계시다가 돌아가셔서 경제활동도 못하셨고 그나마 있는 돈 약값이다 뭐다 쓰셨고 그러다보니 시아버지 돌아가시고 나서 시어머니는 조그마한 호프집 하나 하시면서 혼자 사십니다.
나름 씩씩하셔서 자식들한테 투정도 안하시고, 전화도 잘 안하십니다. 저희집에 어쩌다 한번 오셔도 금방 일어나시곤 해요...
제 동생은 솔직히 언니가 이런 결혼을 했는데 시어머니가 사실 해주신 것도 없으셨으니 언니한테도 당연히 바라시면 안되는거 아니냐고....제 동생 말이 맞긴 하지만 제 주위에 보면 아무리 해준 거 없고 아들이 못났다 해도 시어머니 노릇 당당하고 매몰차게 하시는 분들 많더라구요....그래서 저는 저희 어머니가 물질적으로 도움을 못주셨지만 그래도 당신 살아가시는 건 알아서 잘 해주시고 저한테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것도 없으셔서 감사하다 생각하면서 살고 있어요~ 그리고 아들이 한번 실패한 건....어머니 책임은 아니잖아요. 어찌보면 아들로써 어머니 가슴에 대 못 박은거죠....그래서 한편으론 어머니도 안되신 분이다...이렇게 생각하고 살고 있어요
그런데 며칠전에 전화가 오셨어요....전화내용이에요(지금부터 제 신랑을 철수라고 할께요)
"얘~ 철수가 딸이 하나 있잖니~~?"
"...........네 어머니..."
"며칠전 그애 외할머니랑 통화를 했는데 애가 이제 3학년이라네~ 근데 애가 아빠 이야기를 하나봐~"
"........네...."
"너두 이제 자식을 낳아봤으니 알꺼야....그 애가 얼마나 불쌍하니~~ 돌때 헤어져서 아빠 얼굴도 모르고..
엄마 아빠 잘못 만나서 그애가 무슨죄니~~"
".......네..."
"그래서 얘긴데...니가 철수랑 한번 상의해봐~ 애가 아빠를 찾는다는데 봐야하지 않겠니~?
내가 그동안은 말 안했다가 이번엔 철수가 재혼했다는 얘기를 외할머니한테 했어...그랬더니 축하한다고 해야할지,,,뭐라고 얘기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하더라....
사실 철수는 내가 이런얘기 하면 듣기 싫어서 내가 철수한테는 얘기도 잘 안해~ 왜냐면 철수 걔도 그 일로 상처를 많이받고 워낙에 그집에서 자기네들 맘대로 양육권이며 친권이며 해버리고, 또 애 죽을때까지 보지 말라고 모진 소리도 하고 그래서....
그래도 철수 걔가 그러면 안되지~~ 아빤데~~~~
그러니까 니가 좀 지혜롭게 철수랑 잘 상의를 해봐~~내가 철수한테 얘기를 안하고 너한테 하는 이유는 이제는 우리 가족이니까 기쁜일이나 슬픈일이나 모두 너를 통해서 숨김없이 해야된다고 생각해서야. 그러니까 니가 철수랑 지혜롭게 철수랑 잘 상의좀 해봐~"
"....네 어머니...전화드릴께요.."
전화를 끊고 가슴이 너무 콩닥거리고 자고 있는 울아이 보고 있는데 눈물이 나고..........
그동안 어머니는 1년에 한두번 정도 아이를 만나왔다고 해요..옷도 사주고 없는 돈에 돈도 쥐어주셨다고...
이글을 읽으시는 분들은......그 정도 마음의 준비도 없이 그 남자를 왜 선택했냐고.....
물론 그말씀도 맞아요....하지만 전 결혼하고 나서 이런일을 제가 겪어야 한다는 ....지금처럼 시어머니께서 이렇게 나오실꺼면 결혼 더 고려했을거에요....물론....막연하게...핏줄이고 천륜이니까 언젠가는~~
아주 훗날에는~~~이라는 생각은 했어요...
그치만 저 이제 울 딸아이 낳은지 6개월도 채 안되었는데....
경제적으로도 너무 힘들고....울 딸아이한테 동생도 낳아주고 싶은데 절대 안될 것 같고.....
한달에 40만원씩...일년이면 500만원인데.......라는 생각도 간혹들지만...절대 해선 안될 생각이라 생각하고 당연히 보내야하는 돈이라고 생각하며 얼마 안되는(저희한텐 크지만 그아이가 받는 상처에비하면) 저도 마음의 빚을 조금이라도 갚는다는 생각을 많이 하곤해요...
남편과 전 상의를 하였고 둘다 아이가 성인이 된 후....그리도 울 딸아이도 좀 커서 받아들일 수 있을때
생각해보자고.....(팔은 안으로 굽는다고....전 울 딸아이가 나중에 알게 될 사실도 많이 걱정스러워요.)
돌팔매 맞던 솔직한 제 심정 말해볼께요....전 없던일로 하고 살고 싶어요....ㅠㅠ
울 남편....아이보면 한번에 무너질꺼에요....그럼...전 늘 전전긍긍하며 살아야 하고. 또 시어머니 말씀으로는 전 처가 예전부터 많이 아파서 재혼 생각이 없다고....
재혼도 안한 전처....또 그아이.....
너무나도 마음에 큰 상처이고 아픔인 그 아이를 울 신랑이 보게되면 정말 한순간에 무너지겠지요....
한달에 몇번이던...아이를 만나러 갈때면 전 너무 심란하고 떨리겠지요...혹시 전처와 셋이 만나는 건 아닐까....이런 생각으로 살다보면....전 제 가정 지키기가 너무 힘들 것 같아요....
제가 너무 나쁜사람인가요......
제 친구들은.....다른 거 떠나서 니입장,니가정,니딸만 생각하고 냉정하게 어머니께 말씀드리라는데...
남편의 과거일로 인해 여러사람(시어머니,전처아이등)이 상처를 받고 마음의 짐이 생겼지만 어쩔 수 없는 현실이고 돌이킬 수 없게 되어버렸고,,,,,상처받은 사람 저마다 각자 마음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게 된거고 각자 감수하고 살아야 할 부분이 생겨버린거고 어찌보면 저도 그 울타리에 끼어들게 된거지만....저는 제가정 잘 지키고 싶고,,,제가 감수할 수 있는건 신랑이 과거가 있다는 것과 양육비 송금.....여기까지만이에요 어머니...
이렇게 얘기하라는데.....다시는 어머니께서 얘기 못꺼내시게....
너무 잔인한거죠.....??
저 어떻게 하는게 옳은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