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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회를 기다리시는 많은 분들께.

에효 |2012.11.18 02:29
조회 11,168 |추천 14

전 20대 중후반인 판을 즐겨보는 여자입니다.

두달 반 전쯤, 약1년정도 만나왔던 남자친구와 이별을 하고선

이 헤다판에 매일매일 들어와서 이런저런 글 들을 읽었더랬죠.

 

'돌아올 사람은 돌아온다'

'아낌없이 잘해준다면 결국은 돌아올 것이다'

'연락을 하지 않아야 돌아온 다'

등등 수많은 조언들을 보며, 때로는 어떻게 해야 그 사람이 돌아오는 걸까 하고 고민하다

결국 울고말았던 날들의 연속이었네용 ㅎㅎ

 

사실 헤어짐은 제가 고했어요. 결정은 그 사람이 했지만. 저도 지치고 지쳐서, 태어나서 처음으로 좋아하는 사람에게 이별을 고하자니, 참 가슴이 먹먹하더라구요. 전 언제나 제 자신을 사랑하자! 라는 주의였기때문에 결국 그 사람때문에 망가져 가는 제 마음을 견디지 못하고 이별을 통보했고, 그 사람은 오히려 헤어지는게 서로를 위해 좋을 것 같다고 이별을 단숨에 받아들이더라구요. 전 이렇게 헤어지는게 너무 속상해서 한번만 잡을테니 잡혀주면 안되냐고 물었고 이 관계가 유지되더라고 그건 내 껍데기일 뿐일것이다 라는 그 사람의 말에 저도 이별을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끝났죠ㅋ 혼자 숨죽여 꺽꺽대며 우는날이 반복되면서도 그 사람에게 이별을 고한것을 후회하지 않앗던 것을 보면 어지간히도 지쳤었나봅니다..ㅎㅎ

 

이별을하고 일주일뒤 서로의 물건을 돌려주러, 아니 사실 그 사람의 물건은 택배로도 줄 수 있었지만 얼굴 한번 더 보고싶은 마음이 컸었네요. 여하튼 그렇게 이별 뒤에 그 사람을 만났습니다.

그 사람을 보러가기전 세가지를 다짐했었습니다. 첫번째 '울지 않기' 두번째 '매달리지 않기' 세번째 '웃으면서 보내주기'

 

화장을 하면서 오늘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에 몇번씩 울컥했지만, 전 언제나 마지막 모습이 기억에 오래 남는다고 들었기에 더 마음을 단단히 먹었습니다. 눈물콧물쏟으며 번져가는 화장에 비참하게 매달리는 모습으로 기억에 남는것보단, 조금 매정하게 보이더라도 쿨하고 예쁘고 웃는 모습으로 남고싶었습니다.

 

그렇게 만났고 앞에서 미안함에 눈도 잘 마주치지 못하는 그 사람을 보며 일상적인 얘기를 하며 웃으면서 대화를 하다가 제가 먼저 일어나자고 말했습니다. 그렇게 예전 사귀던 때처럼 잘 얘기하고 가려는데 차마 '안녕'이라는 말은 안나오더라구요 ㅎㅎ 그래서 '잘 지내' 하고 쿨하게 돌아서서 한적한공원 구석지로 기어들어가 앞이안보일정도로 눈물을 쏟아냈었네요.

 

사실 연락이 올것만 같았어요. 내가 그렇게 잘해줬었는데, 기억나지 않을까? 후회하지 않을까? 그치만 별로 기대는 걸지 않았어요, 왜냐면 앞서 저에게 상처주었던 옛 남자가 바람으로 절 떠나갔을때도 정말 마음깊은 곳에서 이 사람은 꼭 돌아올거야 라는 믿음이 있었지만, 돌아오지 않았었으니깐요. 게다가 

전 남친과 사람과 사귀는 동안에 이런저런 얘기들을 많이 했었는데, 그 사람은 헤어진 사람과는 친구로도 남지않고 연락도 일절 하지 않는 사람이었습니다. 제가 '왜?' 하고 물으니 사실 사귀었던 사이에 연락하는 것도 웃긴일이고 솔직히 친구가 어떻게 되냐며, 그게 더 이상한거 아니냐며 반문하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렇기에 전 연락이 오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사실 저는 지금 얼마전 친구의 초대로 한 모임?파티? 같은 곳에 나갔다가 생각치도 않게 좋은 분을 만나서 아직 서로에 대해서 조심스럽게 알아가고 있는 중이었습니다. 정말 착하시고 또 유쾌하신분이라서, 잠시나마 전 남자친구를 잊게 만들어주었던 고마운 사람이었습니다. 그렇게 그 사람과의 데이트에 뭘 입고 나갈까-하며 혼자 새벽에 침대에 누워서 히죽대고 있는데 전화가 오더라구요.

 

전남친이었습니다.

 

머리가 하얗게 변하는 느낌이었습니다. 폰 액정에 뜨는 전남친 이름을 보고 전 사실 꿈이라고 생각했어요. 그에게 전화오는꿈 수백번도 꿨으니깐 이것도 꿈이겠지, 다만 조금더 생생한 꿈.

 

변함없이 전 다정하게 전화를 받아줬어요, 천성이 모질지 못한 탓도 있지만, 전화를 걸어준게 고마워서, 그 자존심에 전화하기 쉽지 않았을텐데 장하다! 하는 느낌?..ㅋㅋ

 

수화기 넘어로 그 사람 목소리를 듣는 순간부터 눈물이 나왓지만 필사적으로 참으면서 웃었어요,

잘 지냈냐. 일은 잘 되가냐. 만나는 사람은 있냐. 등등 이것저것 물어보더라구요.

저도 사람이고 이기적인지라.. 차마 만나는 사람이 있다고는 말을 못하겠더라구요. 만나는 사람이 있다고 하면 절 다신 찾지 않을 거란 기분이 들었거든요. 그렇게 예전처럼 도란도란 얘기하는데 그 사람이 문득 '너랑 얘기하니깐 참 편하다' 라고 얘길하더라구요. 그래서 엄마미소지으며 '그렇겠지 미우나 고우나 그래도 1년가까이 누구보다 가깝게 지냈잔아' 라고 답해줬더니 제 이름을 나지막히 부르면서 '보고싶다' 라고 말하더라구요.

 

저도 같이 웃으면서 '그래~ 나도 보고싶네~'하고 장난스럽게 받아쳐줬습니다. 사귀던 때 처럼요.

못해준게 너무 많다며 시험에 꼭붙어서 진짜 근사한데서 밥한번 사줄께- 라고 말하기에 알겠다고 하고 '또 전화할게' 하며 조심스럽게 말하는 그 사람한테 ' 술취해서 전화하면 안받아줄꺼니깐 적당히 마시고 연락해' 하고 웃으면서 답하고 끊었네요.

 

우리는 헤어지기 두달정도 전부터 시간을 갖고있던 상태였습니다. 그리고 전 그 시점에서부터 연락을 전혀 하지 않았습니다. 밀당을 싫어하는 저이지만은, 남자는 개와같아서. 쫒아가면 도망가고 도망가면 쫒아온다는 말도 일리가 있다고 믿었기때문이죵.

 

그 사람이 연락하면 편하게 받아주고, 언제까지 시간을 가져야 하나, 또는 연락좀 자주해주면 안되나 닦달하지 않았습니다. 헤어지고 나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저는 일절 연락을 하지않았습니다. 애초에 소셜sns를 전혀하지 않는 사람이었기에 카톡프로필에 아무것도 써놓지 않으면 제가 어떻게 지내는지 알길이 전혀없는 상태였죠. 겹치는 친구드로 없고, 생활반경이 비슷한 것도 아니었으니깐요.

 

그렇게 두달반이 지나갔고 도중에 그 사람 프로필을 보면 너무 잘살지도 못살지도 않는, 평소와같은 평범한 사진에 평범한 프사. 이 사람은 나없이도 이렇게 잘사는 구나 하는 마음에 저도 열심히 살았습니다.  힘들다는 표시도 너무 잘살고있단 표시도 하지않은채 제 카톡은 유지했구요. 그 사람이 일하는 번화가주변엔 놀러도 가지 않았습니다. 1년남짓만나면서 그 사람 친구라는 친구는 다만나보고 동료라는 동료도 다 만나 소개를 시켜줬던 그 사람 탓에 그 근처에만 가도 저를 알아보는 사람이 있을까 걱정이됬고, 그런식으로 제 소식을 전 남친에게 알리고 싶지도 않았었으니깐요.

 

어쨋거나, 지금은 이미 만나고 있는 이 분과 일단 만나 볼 생각입니다. 전 남친이 그리워서 미칠것같고 지금도 저를보며 웃어주던 미소가 생생하지만 너무 힘들었으니깐요. 결정은 전남친 시험이 끝나고 다시한번 마주하게 됐을때 그때 할려고 합니다.

 

제가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사실 저도 잘 모르겠어요.

희망을 주기위한것도 무엇도 아닌것같은데, 저는 이렇게 행동했다 라는것?그리고 이별에 너무 잠겨잇지 말라는것? 이정도만 얘기하고 싶었던 건데 글이 엄~~청 길어졌네요.

 

전 희망고문은 하고싶지않아요

'돌아올 사람은 돌아온다' 맞는말이예요. 그러나 '안될 사람은 안된다' 이말 또한 진실입니다.

그리고 아낌없이 잘해주면 결국 돌아온다. 이 말은 거짓이라고 생각합니다. 제 옛 연인의 경우에는 돌아오지 않았었으니깐요. 그리고 잘해주었기에 돌아온다.. 지금이야 이유따윈 중요치않다고, 돌아오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실지 몰라도. 물론 잘해주었던 행동들도 하나의 본인의 모습이지만, 심적으로든 물질적으로든 단순히'잘해주었기때문'에 돌아온다면 그게 정말로 본인이 그리워서 돌아온거라고 할 수 있을까요. 그럼 당신보다 잘해주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에게 갈 수도 있다. 라는 말일수도 있다고 생각하진 않으세요?

 

그래도 상관없다고 말씀하시는 분이계시다면 전 본인을 사랑하는 법을 먼저배우라 말씀드리고 싶네요.

 

사람인연은 의외로 질기기도하고, 또 의외로 한없이 약하기도 합니다.

돌아올거라 믿었던 사람은 제 뒷통수를 두번쳤고, 돌아오지 않을거라 믿었던 사람에겐 연락이 오는 이 아이러니함.

재회에 정답은 없다고 봐요 저는, 하지만 연락을 하는 것보다는 하지않는게 더 좋은 것 같긴합니다.

연락온 제 전남친이 말하더라구요. 어떻게 한번을 연락을 안하냐고.

제가 전남친을 진심으로 좋아했던 것을 이 사람도 잘 알고 있었기때문에 연락이 올 줄 알았대요.

오히려 본인이 상처받은것 처럼 얘기하던게 참 웃겼지만.

 

어쨋거나 연락이 와서 기분은 좋습니다. 제가 이 사람을 그리워하던 동안 이 사람도 절 그리워하고 있었다는것을 알게되니깐, 혼자 흘렸던 눈물이 보상받는 기분이예요.

 

지금 재회를 기다리시는 분들. 너무 걱정하지마세요.헤어진 그 사람이 인연이라면 시간이 얼마가 지나던 돌아올 것이고.

혹은 미래에 만날 진짜 인연을 찾기위해서 받는 시련일 수도 있으니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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