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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리 여자 후배에게 마음이 가고 있습니다...

취준생 |2012.11.28 02:21
조회 1,094 |추천 1

그냥저냥 넋두리 할 곳을 찾다가 글을 씁니다.

저는 27살 이제 곧 대학교를 졸업하고, 사회로 나가게 되는 어느 지방대의 학생입니다.

제가 여기에 글을 끄적거리는 이유는 다름이 아니라 괜한 마음이 커져서 하소연이나 해보려고 글을 씁니다... ^^;

 

 

때는 바야흐로 춘삼월 가정 형편상 마지막 학년은 스스로 번 돈으로 학업에 정진해야 하는 상황이었기에 1년을 휴학하고 친구들이 졸업한 올해에 와서 복학을 하게 된 아주 늦깎이 대학생입니다.

친구들과의 소모임 수준으로 근근히 명맥만 유지하던 동아리 문을 열었을 때, 유난히 작은 여자애가 하나 눈에 띄었습니다. 밤톨만한게 까불기는 얼마나 까부는지 지금 생각하면 그때 조신한 모습은 없지만...

당시엔 귀여운 여자 후배가 반갑더군요.

 

대학생활만 군대빼고도 5년차인 05학번의 패기도 무소용이었습니다. 얼굴을 굳혀도 무서워하지조차 않으니 깔깔거리는 웃음에 허허거리며 받아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오랜 시간 남자들만 득시글거리던 동아리에 여자 아이들 몇명이 들어차니 그저 좋더군요. 그냥 여자 향기에도 남자 후배놈들은 좋다고 싱글벙글...

그렇게 한 학기동안 아이들과 친해지려 노력하며 부대끼며 지내다보니 정이 깊이도 들었습니다.

 

왠지 호감가는 느낌에 저도 모르게 그 여자아이에게 다가가는 저를 발견할 때마다 소스라치게 놀랍니다.

아직도 취업준비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여자에게 관심이나 갖는 모습에 한심하면서도 여자한테 대쉬도 제대로 못하게 된 소심해진 제가 또 다르게 한심하기도 했었죠.

하지만 이미 저는 마지막 학년을 준비하고 어려운 사회의 길로 발을 내딛을 준비를 하고 있는 늦깎이 대학생인 마당에 한참이나 어린 후배에게 고백하는 건 또 추잡한 일이라는 걸 알고 있습니다.

 

어찌저찌 친해지고 저도 모르게 다가가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절거리다보니 첫인상 이야기가 나오고, 제 첫인상을 이야기 해줄 때 '우리 동아리에도 핸섬한 오빠 한 명 오는구나.'라고 생각했다는 빈 말에 저도 모르게 차오른 자신감을 간신히 억눌러야 했습니다. 눈치라고는 쥐뿔도 없는 기집애라 그 눈치없음에 심장이 두근거리는 걸 참은 것이 한두번이 아닌지라 이제는 어느 정도 내성이 생겼습니다.

 

전 여자친구의 긴 머리를 쓰다듬는 걸 좋아했던 버릇이 남아 나도 모르게 여자 후배들 머리를 쓰다듬어주는 버릇때문에 그 아이의 머리를 나도 모르게 쓰다듬어 줄 때, 주변의 누군가가 둘이 사귀냐는 평범한 농에도 평소처럼 쿨하지 못하고 안절부절하는 내 모습에 내가 정말 많이 좋아하긴 하나보구나.... 하는 생각에 한숨이 나오는 건 어쩔 수가 없네요. 나이도 많은 복학생이 이제 곧 먼 타지로 가야하는 졸업생이 가시밭길을 걸어가야 할 취준생이 이제와서 짝사랑이라니 이게 왠?

 

그래도 나이는 헛먹은게 아닌지 마음을 가다듬는 것은 어렵지 않지만 이러한 마음을 갖는다는 것이 아직 내가 젊고, 철이 없다는 생각에 한숨과 웃음이 동시에 나타나네요. 머리를 쓰다듬을 때마다 느껴지는 샴푸향에, 지나다닐 때마다 느껴지는 향수 냄새에도 심장이 움직여버려 피식하고 웃어봅니다. 정말 어릴적, 사리분별 못하고 날뛰던 그 젊은 청춘의 마음이 고스란히 남아 움직이는 듯해 정말 기분이 좋으면서도 씁쓸한 처지를 상기하게 됩니다. 지분냄새를 책냄새로 없애고, 뛰는 가슴 몇 글자의 이국 단어로 진정시키며, 다시 되돌립니다.

 

술을 좋아하는 저는 술이 조금 들어 갈 때마다 그 아이를 찾습니다.

담배를 끊은 뒤, 술에 취하지 않게 되고는 술을 먹으면 말이 많아져서 누군가를 붙잡고 서로 이야기하는 낙으로 술을 먹습니다. 그 상대가 그 아이라면 지치지도 않고, 조잘조잘 거리게 되더군요. 다른 후배나 동기들 다하는 축구 이야기 야구 이야기보다 정치 이야기나 사회 이야기를 좋아하는 저인지라 가끔 대화에서 소외될 쯤엔 이 핑계 저 핑계를 대며 그 아이를 불러봅니다. 그 아이를 붙잡고는 되도않는 연애 상담을 해주겠다며 내 앞가림도 못하면서 이것저것 충고를 늘어놓습니다.

21살과 27살의 나이 차이가 정말 여실히 느껴지는 대화에도 웃으며, 상대해주는 그 아이인지라, 나도 모르게 술을 먹으면 카톡으로 불러내기 일수네요. 잘 놀고 있는 아이를 불러내어 쓸데없는 말을 주저리주저리 늘어놓고 집에 가는 그 아이에게 어설픈 웃음을 지어보였습니다.

 

이제 남은 2주만 여차저차 지나면, 아 매력있던 그 아이가 있었지. 라며 속으로 생각하며 피식할 그런 인연으로 지나가겠지만 그 매력있는 후배님의 샴푸냄새나 지분냄새조차 잊지는 못하겠지요.

세월을 붙잡지도 못했고, 가슴 아픈 사랑에 닳고 닳은 마음 덕에 분에 넘치는 두근거림을 무사히 넘긴 것 같습니다.

 

 

그래. 고마워요.

사랑합니다. 나의 후배님들.

감사합니다. 나의 후배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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