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인천에 살고 있는 37세의 세아이를 키우는 아줌마입니다.
CJ E&M이라는 회사의 야비한 상술에 어이없는 일을 겪어서
글을 올려봅니다.
27년만의 초겨울 한파가 찾아왔었다는 지난 주말(8,9일)
한 아이돌 그룹의 단독 콘서트가 있었습니다.
사춘기에 접어든 딸과 함께 소통하고 공유하고픈 마음에
딸이 좋아라하는 아이돌그룹의 콘서트를 함께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8일(토) 저녁 6시가 공연 시작이었지만 4시30분부터 입장한다는 공지를 보고
2시간 30분의 시간을 들여 올림픽공원역에 도착한 시각이 2시였습니다.
공연장쪽으로 걸어가다보니 4열종대의 긴줄이 보였고
줄의 끝에서 STAFF점퍼를 입은 여자분이
"4명씩 서세요"를 외치고 있었어요.
"무슨 줄 이에요? 하고 물으니 "goods 줄요" 하더군요.
딸이 말한 굿즈(아이돌그룹의 사진이 인쇄된 공연한정 기념상품)라는 걸 사려면 줄을 서야하는구나..라고 생각하고 섰습니다.
서고나서보니 줄이 꽤 길더라구요. 바닥의 눈도 녹지 않아
흰 눈길위에 4열종대로 밀착해서 서 있는줄이 300m는 되었습니다.
2시부터 4시까지 두시간을 추위에 떨며 서있었답니다.
하지만 참고 기다린 보람도 없이 앞에 100m정도의 줄이 남았을때
품절되었다는 소식만 전해질 뿐이었습니다. 너무 허탈하고 황당했습니다.
더 속상한 건 굿즈를 사지 못한것 때문에 속상해하는 딸을 보는거였습니다.
그 다음날인 9일 공연의 티켓은 없었지만
굿즈를 꼭 사고싶다는 딸의 소원을 들어주기위해
다시한번 서울행을 결심했습니다.
아침일찍 서둘렀어도 도착한 시각은 10시40분.
이미 200m정도의 줄이 서있더군요.
그래도 살 수는 있겠지.. 싶어 줄을 서서 기다렸습니다.
30분정도 서 있으니 너~무 추워서 미칠것 같았습니다.
좀 일찍 시작할 수 없느냐고 말하려고 진행부에 가서보니
난로 옆에 옹기종기 모여 이야기 꽃을 피우고 있기에
일찍 판매 안되냐고 묻자, 공지가 12시로 되어있기때문에
12시에 시작해야한다고...
'참, 융통성없는 사람들이네' 싶었습니다.
글쓴이:"공지가 그렇게 된 것은 알지만 오늘 날씨가 너무 추우니까
어차피 줄 서있는 순서대로 사는거고 일찍 시작한다고
싫어할 사람들 없을거같은데..."
"이렇게 추운날 이 어린애들을 이런식으로 방치하는 건 아니지않나요?"
진행요원:"날이 추우면 부모님이 두껍게 입혀야지요. 나도 자식키웁니다.
난 이런상황이면 내 자식 안보냅니다. 추워서 줄 서기 싫으면
사지말고 가세요" .(이 말씀하신 남자분! 자식일은 장담하는거
아니라고 했습니다. 내 자식이 내뜻대로 커줄 것 같지요?
착각이십니다.)
이런식으로 몇마디 더 대화가 오가며 언성이 높아졌고 어떤 여자분이 차분하게
"전체 스텝이 12시로 알고 준비하는 것이기 때문에 지금에와서 갑자기 시작하기는 무리"
"공지와 다르게 일찍 시작하면 회사의 신뢰도에 문제가 있을수 있다"
라며 저를 설득하더군요.
준비가 안돼서 어쩔수 없는 상황이라기에 저도 단념하고 자리로 돌아왔습니다.(11시20분경)
한시간 반을 추위와 싸워가며 더 기다렸습니다.(12시50분경)
한시간 반동안 70m정도 전진했고 8개의 상품 중에 딸이 사려고했었던
2개의 상품은 이미 품절이었습니다.
이렇게 무작정 기다리기만 하다가는 어제처럼 또 품절될 것 같더군요.
대략적으로라도 인원수 계산해서 품절 될 상황이면 그냥 포기하고 집에 가려고
진행부로 다시 가서 물었습니다.
글쓴이:"남은 수량이 몇개나 되나요?"
진행요원:"모르는데요?"
글쓴이:"어제처럼 품절된다고 하면 그냥 집에 가게요.
남은수량이 몇갠지 알려 주세요. 남은 수량을 모르면
대충이라도 계산 해 보게 처음 수량을 몇개로 시작 했었나요? "
진행요원:"모르는데요?"
글쓴이:"그럼 알고 있는 사람을 불러주세요"
진행요원:"어디쯤 서 계세요? 다리 앞쪽이요 뒷쪽이요?"
글쓴이: "다리에서 조금 앞쪽이요."
진행요원:"어떤거 사실건데요?"
글쓴이:"지금 남아있는 품목 종류별로 다요."
진행요원:"사실 수 있어요. 어제도 거기까지는 다 샀어요"
글쓴이:"만약 품절되면 책임지실 수 있어요?"
진행요원:"사실 수 있을 거에요."
자리로 돌아왔습니다.
자리로 오자마자 몇분이 지나지 않아 1개의 품목이 또 품절이라고 하더군요.
그냥 가기엔 이틀동안 추위에 떨며 기다린 시간이 너무 아까워서,
살 수만 있다면 그 기다림이 보상이 될거란 생각에 또 참고 기다렸습니다.
저도 저 였지만 제 주위에 서서 기다리던 아이들은 입술이 파랗게 질려서도
그렇게 무작정 기다리고 있더군요. 그 부모가 이 상황을 알까? 싶었습니다.
1시50분이 되었습니다. 그 사이에 2개의 상품이 더 품절되었고
처음에 사려고 하지 않았던 3개의 상품만이 남았습니다.
앞의 줄은 70m정도 남은 상황이었구요.
인내에 한계가 오더군요. 진행부로 다시갔습니다.
글쓴이: "현재 몇개의 수량이 남았는지를 확인해서 품절될것같으면
저 뒤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상품이 없다고 말해줘야 하는거
아닌가요? 3시간을 추위에 떨고 있었고 품절될 때까지 앞으로
못해도 한시간 이상은 더 서 있어야 할텐데 끝까지 줄 서
있다가 품절 확인하고 가야하는 거에요? 남은 수량을 알려주면
대략 줄 서 있는 사람 수 계산해서 그 뒷사람들은 가던지
할거 아니에요? 남은 수량을 알려주세요!"
cashier: "그건 회사 기밀인데요?"
두둥~ 멘붕이 이럴때 쓰는 말이겠지요? 너~무 화가나서 욕이 나올뻔 했습니다.
장사도 좋고 회사 이익도 좋습니다.
나이가 어리고 세상물정 모르는 어린애들을 볼모로
재고 남기면 안되니까, 상품이 품절될 때까지 몇시간씩 그 추운데서
발을 동동 구르며 무조건 기다리라고 하는건 너무 야비한거 아닌가요?
도대체 어떻게 판매를 하길래 줄이 줄어들 생각을 안하나?
궁금해서 유심히 보았습니다.
cashier로 보이는 사람 4명 정도가 책상 앞에 앉아있습니다.
4열종대에서 한줄이 판매대 라인 안으로 들어갑니다.주문서를 제출하면
다시한번 본인에게 수량을 확인하고 주문서 옆의 공란에 금액을
또박또박 씁니다. 전자계산기로 그 금액들을 다 더합니다.
총 금액을 주문서 상단에 적습니다. 돈을 받고 거스름돈을 내어줍니다.
확인도장을 찍습니다. 주문서를 다시 돌려줍니다.
(그 주문서를 가지고 물품교환대로 가서 물품을 받습니다.)
그렇게 일일이 한사람 한사람씩 계산이 이루어지고 있었습니다.
확인도장 받기까지의 과정만 대략 30초~ 60초정도 소요되더군요.
많이 봐줘서 30초에 한사람씩 계산을 한다고 쳐도 1분에 2명.
4명의 계산원이 1시간동안 계산완료하는 인원이480명 정도입니다.
줄은 4열 종대로 200~300m씩 서있는데 말입니다.
1m에 두줄만 선다고 해도 8명.10m면 80명. 100m면 800명.
300m면 2400명이지요. 수천명을 줄세워놓고 4명이
그런식으로 판매를 하고 있었습니다.
진행부는 당당하게 자기들이 CJ E&M 소속이라고 말 하더군요.
CJ E&M이라는 회사가 어느정도 수준인지 대충 알 것 같네요.
그 뿐이 아닙니다. 공지에 두꺼운옷은 물품보관소에 맡기고 입장하세요.
라고 되어있었습니다. 그래선지 현장에는 정말 점퍼없이 티셔츠차림으로
있는 아이들도 많이 보였지요. 게이트 앞에 입장을 위해 입장번호 순으로
줄을 서 있었습니다. 4:30분부터 입장이라더니 4시45분이 되어서야 입장이
시작되더군요. 무슨 입장이 그렇게 오래걸리는지 5시30분이 다 되어서야
입장이 완료되었습니다. 하루종일 그 추운데서 아이들은 추위에 떨며
참아야 했습니다. 공연장 어디에도 그 어린 팬들이 꽁꽁 언 몸을 녹일만한 곳은
없었습니다. 팬들에 대한 배려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추위를 참으며 줄을 서고 기다리는 것 밖에는 할 게 없더군요.
추워서 줄 서기 싫으면 사지말고 가라... 틀린말은 아니죠.
하지만, 팬들에게 선택권은 전혀 없습니다.
인터넷판매 안됨. 주문판매 안됨. 오로지 현장 선착순 판매뿐!
일기예보에서 날씨가 추울거라고 누차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CJ E&M...
인터넷판매로의 전환은 생각할 수 없는 정도인가요?
수요와 공급이 뭔지는 알고 있나요?
정해진 수량이 있다면 무작정 계속 줄을 세우면 안되는 거 잖아요?
진행부에서는 그 정도 판단력도 안되세요?
안일한 사고 방식으로 줄서서 기다려봐~ 품절되면 어쩔 수 없구...
그런거에요?
머리가 안되는건가요? 시스템 구축이 안되는건가요?
한류가 세계화되는 이 시대에
그렇게 원시적인 판매방식과 사고방식으로
애들 코 묻은 돈이나 털어가는 회사로
낙인 찍히고 싶은 건가요?
아이돌그룹이 소속된 기획사는 이러한 진행을 CJ E&M에 위임했겠지요.
위임했으니깐 알아서 하겠지... 우리는 신경안써도 된다...는 생각이신가요?
딸이 좋아하는 아이돌그룹. 저 역시 예쁘다 예쁘다~ 하며 바라보니
정말로 예뻐졌습니다. 저도 딸과 함께 팬클럽에 가입하였고
팬으로서 그 그룹이 잘 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팬들을 전혀 배려하지 않는 기획이, 행사가 계속된다면
순수한 팬심이 변심할 수 도 있다는 점을 기억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