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빈 베이컨은 배우다. 그는 대중적인 배우는 아니다. 나 또한 이름을 검색해보기 전까지 정확히 누구인지 가물가물했다. 그는 <할로우 맨>에서 투명인간이 되어 광기를 표출한 케인박사를 연기했다. 그 후에 기억나는 건 <엑스맨 : 퍼스트 클래스>에서 악당이었던 쇼우 박사다.
여튼 그가 만든 게임이 미국 대학생들 사이에 유행한 적이 있었다. 바로 ‘케빈 베이컨의 6단계 법칙’이다. 이 게임은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두 사람의 연결고리의 가장 빠른 경로를 찾는 것이 핵심이다. 예를 들면 케빈 베이컨과 카메론 디아즈의 관계를 살펴보자. 이 둘은 같이 영화를 찍은 적이 없다. 케빈 베이컨과 <어퓨굿맨>을 같이 찍은 톰 크루즈는 1단계이다. 톰 크루즈는 카메론 디아즈와 <나잇&데이>에 출연했다. 즉 카메론 디아즈->톰 크루즈->케빈 베이컨 이렇게 2단계로 연결된다. 이런 식으로 인간관계를 찾다보면 대부분 6단계 안에서 관계가 설정된다는 것이 이 게임의 재밌는 점이다.
물론 할리우드 영화계가 그만큼 좁다는 의미일 수도 있겠다. 그러나 이런 경험은 일상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가끔 하는 말이 있지 않은가. “세상 참 좁다!”
지난 주 토요일에 아버지 동창의 따님의 결혼식에 대신 참석했다. 혼자가기 싫어 친구와 함께 갔다. 그런데 신랑이 친구의 아는 동생이었다. 정말 세상 좁다는 말이 절로 나왔다. “정말 세상 참 좁다!!”
이 게임을 전 세계 사람으로 확대를 한다면 어떨까? 나와 반대편에 사는 누군가와 나의 관계는 6단계가 넘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생각보다 가까울 수도 있다. 이를 가능케 하는 것이 SNS이다. SNS를 통해서 멀리 떨어진, 심지어 타국에 있는 친구의 일상을 공유하고 때론 유명 연예인과 친구를 맺기도 한다. 또 처음 페이스북이 등장했을 때 이를 이용해 취업을 한 사례가 많이 등장했을 정도로 사이버 세상은 현실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그러니 지구 반대편의 사람과 나의 관계를 가깝게 하는 건 충분히 가능하다.
지금 당신 곁을 지나는 사람이 나와 어떤 관계를 가질지 알 수 없다. 아무 거리낌 없이 남긴 말이 누군가에겐 상처가 될 수 있다. 그러니 누구를 만나든 항상 신중하고 상대를 존중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