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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너한테 헤어지자 말했던 이유는

aaifi |2012.12.13 08:17
조회 8,349 |추천 5

 

그 과정은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여자는 남자한테 말해. 

 

'내가 만약에 자려고 누웠는데, 내방에서 갑자기 외롭다고 느끼면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당장 내옆으로 달려와줘야 해. 근데 남자친구가 외국같은 데 나가있는 상황이라면, 물리적으로 불가능하잖아. 그렇게 할 수 있는 남자는 없거든.'

 

남자는 생각한다.

'아, 더 관심을 기울여달란 뜻이구나'

더 자주 전화하고, 문자도 더 정성들여 길게길게 쓴다.

여자는 '보고 싶어' 말을 한다.

남자도 말한다. '나도 보고싶어'

 

그런데 이건 틀렸다. 여자는 '틀렸다'고 말해주지 않는다.

남자는 스스로 그걸 알아내야 한다.

그리고 남자는 뭐가 잘못된건지를 결국엔 알아낸다.

 

그래서 어느 순간 다시금 여자가 '보고 싶어' 말을 할땐,

그때 남자는 '나도 보고 싶어', 말하지 않는다.

이미 그 말을 들은 순간 여자친구 집으로 달리고 있는 중이다.

 

그리고 한밤중에 여자친구 집앞에 도착한다.

남자는 여자에게 문자로 물어본다. '잠들었어?'

전화로 할 수는 없다. 자고 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여자는 대답이 없다.

남자는 여자가 잠들었다 생각하고 집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자신이 한 행동에 대해서 말하지 않는다.

여자는 밤중에 했던 전화통화 내용을 기억하지 못한다.

남자는 자신이 믿을만한 사람이란 것을 여자에게 어필하고 싶지만, 입을 다문다.

 

어느 순간에는 이런 상황이 발생한다.

남자와 여자는 영화를 보러갔다.

그런데 영화에서는,

남자가 여자에게 숨기면서 몰래 찾아갔던, 그런 상황과 흡사한 장면이 나온다.

여자는 그 장면을 보고, 눈을 빛내며 말한다. '멋있다'

남자는 그런 여자를 보면서 말한다. '나도... 멋있어'

자신이 했던 행동들을 밝히진 않는다. 다만 혼잣말처럼 그렇게 말한다.

그리고 여자는 말한다. '넌 별로...'

 

남자는 여자의 그 말에 영화가 끝날때까지 바닥을 쳐다본다.

자신이 여자한테 했던 행동들을 인정받고 싶고, 자신 역시도 '멋지다'는 말을 듣고 싶다.

그렇지만 생색을 낼 순 없기때문에 입을 다물고 있는다.

남자는 계속해서 웃는다.

 

연애기간이 길어지면서 이런 일은 수십, 수백번이 반복이 된다.

결국 어느 순간에는, 남자는 여자에게 전부 토해내듯이 다 밝히고 만다.

'이런 적이 있어. 넌 몰랐겠지만.' 하면서.

여자는 대답한다.

'그렇구나'

대답은 그 정도뿐이다.

그동안 남자가 별 내색도 없었기 때문에, 잘 지내왔기 때문에

남자의 말을 그렇게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던 것이다.

 

사랑은 서로를 바라보는 게 아니라, 같은 곳을 보는 것이라 한다.

남자는 그 말이 틀렸다고 그때부터 확신한다.

왜냐하면 남자는 여자를 보고 있고, 여자는 스스로를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다.

같은 곳을 보고 있지만 사랑이라 말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느순간에는 자기 스스로에게 집중한다.

스스로에게 조금씩 더 투자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거기에 익숙해지기 시작한다. 여자에게 쓰는 시간이 줄어들기 시작한다.

그게 잘못된건 아닐까, 생각도 들지만 과도하게 많은걸줘서, 혼자 멋대로 꽁해지는 게

훨씬 나쁘다고 생각한다. 여자친구에게 풀죽은 얼굴은 보이지 말아야지.

자신감있게 행동해야지.

 

여자는 그런 남자의 모습에, 왜 배려를 하지 않냐며, 변했다며 서운하다 말한다.

남자는 '미안해' 말한다.

그렇지만 말뿐이다. 

여자는 다시 화를 낸다. 대화를 하자고 말한다.

남자는 여자가 왜 화를 내는지 이해하지 못한다. 사실 미안할만한 행동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여자는 '사랑 안한다고 느껴' 말한다.

남자는 그 말을 이해하지 못한다.

왜냐하면, 이미 스스로에게 많은 것을 투자하는 것을 소중히 여기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것도 여자를 사랑하는 하나의 방법이기 때문이다.

끝도 없이 고민하다 나온 방법.

여자를 사랑하는 방법.

여자는 그 모습을 인정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도대체 이 여자는 뭘 바라는 걸까. 나는 할 수 있는 걸 다 했다. 그렇지만 역시 이 여자는 처음부터 끝까지 날 사랑하지 않았다.'

 

 

 

나는 그래서 너한테 헤어지자고 말했다.

지쳤다.

할 수 있는 것도 전부 다 했다.

넌 매달렸지만, 난 그게 싫었다. 그리고 대화하고 싶지 않다.

날 사랑해서 매달리는 게 아니란 걸 알았기 때문이다.

시간이 지나서, 니가 좋은 사람을 만났으면 좋겠다.

그런데 내 스스로한테 하는 말이기도 하다.

난 날 많이 사랑해주는 사람을 만나고 싶다.

 

넌 날 사랑하지 않았다.

한번도

 

 

추천수5
반대수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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