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폭풍방구'의 똥방구 입니다.
엄청난 한파 속에서 잘 지내고 계신가요?
'폭풍방구'에피소드가 의외로 여러 분들께 기쁨을
선사 해 드린 것 같아 쑥쓰러움과 동시에
왠지 모를 뿌듯함도 느꼈으나, 그 이후
개인적인 똥/방구 에피소드를 쏟아내는건
기약 없이 남겨두고 있었죠.
그런데 갑자기 오늘, 설을 풀고 싶은 충동이
마구마구 샘솟는거 있죠!
(의지의 한국인
)
저의 충만한 썰을 받아주시기로 하면서
예고 없이 음슴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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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바야흐로 방년 18세.
이 맘때 즈음이 아니었나 싶음.
고3 선배들이 수능 끝난 직후부터
사실상의 수험생이 되었음.
그 전부터 야자가 있기는 했으나
그닥 진지하게 임하지는 않았었는데,
이 때는 아직 휴먼 스피릿이 살아있을 때였음.
(지금은 애니멀 스피릿)
그 날은 유난히 추운 날이었음.
나의 청소년기를 보낸 지역은 소위 노동복합의 작은 개발도시였음.
나님이 야자가 끝나는 시간에 어설프게
막차가 있었는데, 이 막차를 놓치면 그야말로
산 넘고 강을 건너 디지몬 어드밴쳐로 대모험을
감행해야 했음.
야자가 끝나고 막차를 기다림.
친구님들이 동행해 줬음.
나름 시내에 서식하는 애들인데 나를 기다려주는
보기 드문 미덕을 행해줌.
그 날 야자가 좀 일찍 끝났는데,
통상 버스 오는 시간까지 대략 12분 정도 남음.
사족을 붙이자면,
친구랑 썸타는 남자애도 그 날 같이 있었음.
그래서 또 안어울리게 이쁜척, 고상한 척을
하고 있었던 나라는 걸 말해주고 싶음.
근데 갑자기 장에서 신호가 옴
그냥 방구인지, 장 내에 머물러 있을 덩어리인지,
아니면 폭풍으로 쏟아질 놈인지
나 같은 선천성 장트라볼타들은 본능적으로 느낌이
뙇! 옴.
꼭 버스 5분 남겨 놓고 폭풍배아픔.
땀이 비오 듯 흐르기 시작함.
아무도 모름.
난 참기로함.
혈관까지 힘줘서 참아냄.
그 때 내 머릿속에는 단 하나 밖에 떠오르지 않음.
「교복에 똥싸면 전따된다.」
그것만은 안된다고 생각했음.
근데 나님의 항문근괄약근께서 도저히 다물고 있을 수
없다고 하는게 현실적으로 느껴지기 시작한거임.
최후의 이성이 남아 있을 때,
마하의 한계에 다다르기 전에 버스를 버리기로 했음
그리고 친구들도 버리기로 했음.
뒤도 안 돌아보고 뛰기 시작함.
아무 생각 없음.
지금 당장 밖으로 나오려는
이 아이들에게 적절한 안식처를 제공해야 한다는
필사적인 각오만 있을 뿐임.
가방이 너무 무거움
그냥 버렸음
그 와중에 신발이 벗겨짐
그냥 뛰었음.
근데 뒤에서 거친 숨소리와 함께
뭐라뭐라 막 하는 소리가 들림
살 짝 뒤 돌아봄.
"야!!!!!!!!!!!!!휴지!!!!!!!!!!!!!!!!!!!!!!!!!!!!휴지!!!!!!!!!!!!!!!!!!하앍하앍"
그랬던 거임. 내 친구들은 나란 사람한테 단련 되 있었던 거임
나한테 휴지 따위 있을 턱이 없었으므로
최소한 인간다울 권리를 지켜주려고 내 친구가 나를
맹추격하고 있었던 거임!!!! 아 너란여자!
분노의 질주를 하는 내 뒤를 추격하며
내 신발을 주워 들고 휴지 내밀며 뛰어오는
너는!!!!!!!
골수까지 인내력을 발휘하여 발을 동동거리며 잠깐 기다려줌
근데 뛰어 오던 친구가 너무 열심히 뛰어서
삼선 슬리퍼가 찢어짐,
총체적 난관이었음.
그 와중에 걔가
거친 숨을 몰아 쉬며 실내화 주머니에서 신발을 갈아신길래
난 휴지랑 신발 주워다 신고
계속 질주.
개똥도 약에 쓰려면 없는 거다.
들어갈 만한 곳이 안보이는 거다.
근데 어느새 신발 갈아 신고 내 뒤에서
네비양 빙의 된 친구가
"직진! 계속 달려! 오른쪽 슈퍼 옆에!!! 슈퍼!!!!"
질주, 폭풍질주해서
15m 전방에 공중 화장실로 들어감.
오 갓,하나님아버지성모마리아주여아멘할렐루야
라고 생각했음.
나는 이제 살았다. 나는 인간이 될 수 있다.
나는 인격을 버리지 않아도 되는 줄 알았음.
너무 안도했던것임.
공중화장실님을 너무 신뢰하고 믿어버렸음.
밖에서 에브리바디 출입 가능했지만,
안에는 굳건하게 잠겨있었음.
그 순간,
그 찰나의 순간,
이제 믿을 것이 없어져서 모든게 허망해 진 나는
봇물 터지듯 밀어 쟁기는 것을
감당하지 못하고,
그러나 교복에 똥싸면 전따 되므로
황급히, 대걸래 담긴 빠께쓰(basket)를 이용하여
참사만은 면했음.
신은 나에게서 휴먼스피릿을 거둬가시고 빠께쓰를 주셨음.
빠께쓰에 걸터 앉아 있자니
갑자기 허리케인급으로 서러워졌음.
내가 왜 이런 꼴을 당해야 되나 싶었음
눈물이 막 나서 질질 울면서
그 와중에 그 빠께쓰를 뒤 처리했음
근데 그게 또 웃긴거임.
그래서 막 깔깔거렸음.
그랬더니 아까 그 친구가 밖에서
"야~ oo이 다 썃냐~" 하는 소리가 들림
빠께쓰 들고 울면서 웃는 날 보더니
발작적으로 웃어 재낌.
그러는 지는 더 웃김.
한 쪽은 삼선이고 한 쪽은 운동화 대충 신고
앞 뒤로 열린 가방 메고 신발 주머니까지 달고서
벌렁거리면서 웃는거임.
난 질질 웃으면서 걔가 들고 온 가방
다시 메고 집에 감.
산 넘고 강 건너서 갔음.
그 날 뒤따라와 준 너
매우 고맙다.
빠께쓰는 몰랐지. 신속하고 은밀했거든.
오늘 밝힌다.
그 휴지 없었으면 난 정말 인간의 존엄성을
말살 당했을 거야.
라고, 합니다. 여기까지!
구구절절 시시콜콜한 이야기
읽어주셔서 감사해용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