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20대 초반 여대생입니다.
아무래도 친한 친구들에게 얘기하는 것보다
가끔 이런 곳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나름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또 다른 걸 깨달을 것 같아서요.
제목대로 오늘 저는 두명의 남자에게 맞았습니다
한 명은 전 남자친구이구요,
또 다른 한 명은 처음 보는 노숙자에요
일단 뭐..
노숙자요?
노숙자인지도 몰랐어요ㅎㅎ
서울 청계천 옆으로 친구랑 베니건스 종로점 찾으러 가고 있었어요
뒤에 말하겠지만 전 남자친구에 대한 얘기를 하느라 한창 정신없게 가고 있었어요
팔짱을 끼고 보통 사람들처럼 딱히 시선 고정시키지 않고 앞을 보면서 걷고 있었고
맞은 편에서 어떤 아저씨가 걸어오고 있었어요
사실 저는 머릿 속에 무슨 생각이 있으면 다른 건 보지도 듣지도 못해서
아저씨가 오는 줄도 몰랐어요
그 아저씨가
저와 눈이 마주치고 제 쪽으로 걸어오는 순간 알았어요
그 순간이요
정말 짧았는데
'ㅆㅂ 뭘 봐 미친 ㄴ 이' 하면서 한 번 주먹을 들었다가 놨다가
제가 뒷걸음질 치면서 '네?'라고 하기도 전에
주먹으로 머리를 그냥
정말 그냥 때렸어요
한 번 때린 게 아니에요
욕도 똑같은 레파토리로 또 주먹이 올라오더니
이번에는 머리가 헝클어지게 때렸어요
정말 너무 놀라서 정말 어안이 벙벙하고
친구도 너무 놀라서 왜 그러시냐고 절 잡아끌면서 물어보는데
그냥 아무 이유도 없어요
욕하면서 왜 자꾸 쳐다보고 ㅈㄹ이야 이런 식으로 손이 자꾸 올라가요
두 번 그렇게 맞고 정말 더 세게 맞을까봐 무서워서
도로쪽으로 내려와서
잠깐만요 하고 정신을 잠깐 차렸어요
아무것도 생각안나서 일단
'살려주세요' 라고 소리치고
자꾸 때리려고 하길래
지나가는 커플이 보여서 도와달라고 경찰에 신고해 달라고 했어요
남자분이 그 미친 아저씨를 제재했고
저는 그때서야 눈물이 나기 시작했고
여자분을 보면서 경찰에 신고해달라고 했어요
지나가던 젊은 남성분이 서서 경찰에 신고해 주려는 듯 했구요
근데
커플 중에 여자분은
'그냥 가세요. 신고하지 말고 그냥 가시는 게 나을 것 같아요'
라고 하더라구요
아마 남자친구분이랑 같이 이런 상황에 끼기 싫었나봐요 거의 바로 갔어요 그러고는
저는 울면서 핸드폰 켜고
112 누른 다음에
청계천에서 일하시는 아저씨가 어디 위치라고 말하라고 알려주셔서 말하고
아까 그 젊은 남성분한테
그 아저씨 경찰 데려가야 한다고 잡아달라고 했어요
계속 울면서요
무섭기도 했고
나 진짜 왜 이렇게 억울한 일이 많나 원망스럽기도 하고
진짜 정말 날벼락이니까
계속 계속 울었어요
십분 넘게 기다려도 경찰이 안 오길래
다시 전화하고
그 노숙자 넘이 욕지꺼리하면서 은근슬쩍 도망가려고 하길래
아저씨랑 남성분한테 잡아달라고 계속 부탁하면서 기다렸어요
친구도 너무 화나서
경찰가서 제대로 잘잘못 따지면 될 거아니냐고 소리치면서 화내고
그 사이에 경찰차가 왔구요
근처 파출소로 갔어요
전 따로 진술서쓰고
그 사람은 의자에 거의 누워있다시피하고
알고보니까 파출소 팀장님이 자주 봤던 사람이래요
또 왔냐고 일도 안하고 뭐하냐고 왜 자꾸 오냐고
이름은 물어봐도 뭘 물어봐도 모른다고 당당하게 말하고
자꾸
'밥도 못 먹고 종이박스에 앉아서 있다가 집 갈라고 걸어가는데
갑자기 욕을 하면서 자기한테 오더니 시비를 걸었다고'
이런 말만 해대요
거기다가 눈 감고는 아픈 척 죽어가는 척해서
경찰관 아저씨들이 노숙자라 건강이 안 좋아서 어떻게 되는 줄 알고
구급차 불렀더니
맥박이고 뭐고 다 정상이래요
저는 그냥 무릎에 놓은 가방만 쳐다보고 아무 말도 안했어요
어찌저찌 그 사람 전과 기록으로 신상 알아내고
다시 경찰차타고 이번에는 경찰서로 갔어요
그 아저씨는 거기서도 누워있고 아픈 척하고 있고
저는 다시 진술했구요
제가 진술하는 걸 엿듣고서는
형사님이 그 아저씨한테 경위 물어보니까
점점 문장이 늘더라구요
제가 말한걸 덧붙여서ㅋㅋ
시간도 못 봤으면서 갑자기 오후 7시경이라고 하고 위치도 제가 말한 거 그대로 정확하게 얘기하고.
진술 다 하고선 먼저 나왔구요
법대로 처벌해달라고 했는데 정말 그렇게 해줄지 안 할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상황있으면 경찰에 신고해야 된다고 생각해서
제가 맞고 제가 신고한거구요
그냥 여러 생각이 들었어요 정말로
진짜 못 배워서 할 줄 아는 것도 없고 의지할 데도 없어서 저렇게 사니까
지나가는 사람 떄릴 만하겠구나
정말 조금 안타깝기도 하고 왜 저렇게까지 됐을까 싶기도 하고
그리고 제가 어이가 없었던 건
제가 누가봐도 시비걸릴 얼굴도 아니고 그렇다고 지나가다 떄리고 싶은 얼굴도 아니구요
진술하면서 문득
지나가던 사람한테 머리 맞아서 여기까지와서 이러고 있다는 게 자존심 상하기도 했어요
그리고 제가 퍽치기 당하면서 더 서럽게 운 이유는 이제 얘기할거에요
사실
전 남자친구에게는,
그 사람이 낸 저의 소문에 의해 간접적으로 맞았어요
차라리 정말 제 몸을 폭행했으면 정말 쓰레기라고 자신있게 인정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아무 변명도 안 하고 그 사람이 원래 어쨌느니 저쨌느니 별다른 걸 안 붙여도 되니까요.
지역센터에서 아이들 가르치는 봉사를 하게 되어서 수업이 끝나고 학교 선배를 만났어요.
선배이다보니 제가 어떤 걸 준비하면 좋을 지도 많이 듣고
앞으로 같이 하게 될 대외활동에 대해서도 얘기하려고 만났어요.
그런데 같은 학교 같은 과 출신이고 같이 학교를 다닌 기간도 있었기 떄문에
저와 같은 과이고 과 임원에다가 학교에서 정말 활발히 활동하는 저의 전 남자친구 이야기가 나왔죠.
전 원래 저의 일을 전혀 모르는 사람이나 저의 정말 친한 친구가 아니면
제 얘기를 쉽게 털어 놓지 않기 때문에
헤어진 이유나 그 전의 일들에 대해서 얘기할 마음이 없었어요.
단지 그 사람이 졸업을 하고 나서도 학교에서 일을 계속 한다는 이야기와 관련해서
'안 그래도 따로 열심히 하는 것도 없고, 자기 관리도 안 해서 부딪히다가 헤어지게 되었다'
이런 식으로 정말 간단히 말하고 말았는 데
'어? 걔가 얘기한 이유랑은 너무 다른데??ㅋㅋㅋㅋㅋ'
순간 놀라서 어떻게 얘기했냐고 물어봤어요
처음엔 안 알려준다고 왜 알려주냐고 하다가
제가 계속 물어보니까 얘기해주기 시작하더라구요
"너가 너무 옥죄서 억압해서 헤어졌다는데?'
'너가 뭐, 아픈데 데려다달라고 찡찡거렸다고 그러고' 부터 시작해서
'걘 사람들만 모여있으며 너 얘기 엄청 많이 했어. 좋은 얘기든 나쁜 얘기든'
'왜 기분 안 좋아 보이냐고 물어보면 아 000이랑 또 싸웠어ㅡㅡ이러고'
등등 자세히는 다는 모르겠어요
대충 뽑아보면 이런 것들이에요.
아마 별거 아닌데? 뭐 저런 거 가지고 맞았다는 거야? 라고 생각하실지도 몰라요
정말 그냥 저런 것만 보면요.
한번은 어떤 여자선배가 오늘 만난 선배한테 물어보더래요
-선배 혹시 000(글쓴이)랑 친해요?
=아니 별로 안 친한데?
-아 근데 000(전 남자친구)선배가 자꾸 전화해서 000(글쓴이) 욕을 해요.
저는 000(글쓴이)가 누군지도 모르는데...
저렇게 얘기했을 당시에 제가 기억하기로는
전 남자친구가 같이 일할 임원 찾는다고 저 여자선배 학번에서 계속 물색 중이었어요.
복학한 후에도 같이 수업 들을 일도 없어서 친한 사람이 없었는데도,
같이 일할 임원 찾는다고 저 학번을 엄청 뒤졌거든요.
그런데
저 여자선배한테만 전화해서 제 욕을 한 게 아니라 별로 안 친한 다른 선배들한테도
전화해서는 저랑 어떻게 헤어졌고 저랑 뭐때문에 싸웠는지
오직
자기 입장에서만 얘기했나봐요
그러더라구요 만난 선배가
너 이미지 완전 밑비닥이라고
진짜 너 인지도 장난아니라고
너에 대한 얘기 진짜 장닌아니었고 너 소문 장난아니었다고
너랑 걔랑 다시 만났을 때 걔 진짜 완전 천사라 그랬다고
쟤를 받아주다니 진짜 천사다 이랬다고
웃긴 건
완전히 아예 헤어졌을 때는 방학이고 휴학도 신청해서
학교에 갈 일도 없었고 학교에서 들리는 소문을 들을 길도 없었어요
정말 제가 쓰레기라고 인증되고 이미지가 밑바닥이던 시절이
제가 한창 학교다닐 떄고
전 남자친구랑은 잠시 헤어져있었는데 계속 연락을 했었던 시기였어요.
자주 만나기도 하고.
저는 아무것도 몰랐어요
눈치가 빠른 편이라
주변 사람들이 걘 착한 사람 난 나쁜 사람이라고 색안경끼고 보는 듯한 느낌은 많았어요
항상 정말 항상 제가 봐도
사람들이 보기에는 제가 심하게 잡고 사는 줄 알았을 거에요.
오히려 제가
논다고 말하고 나면 연락 잘 안 하고
남자친구보다는 친한 동성 친구들이랑 어울리는 걸 중요하게 생각하고
당시에 알바하다 만난 사람들이랑 어울려 노는 걸 즐겨서
제가 말 안 듣고
가끔 연락도 잘 안 하는 것 때문에 자주 다투고 했어요.
그리고 더 중요한 건 전 남자친구가 말한 옥죄고 억압한다는 의미가
보통은 못 놀게 하고 다른 여자 절.대. 못 만나게 한다는 이유가 클 것 같은데
여자인 친구랑 둘이 만난다고 했을 때
아무 질투 못 느꼈고 만나라고 했고
그 친구에 대해 자주 얘기를 들었기 때문에 의심을 안 했구요
여자 선배들이랑 친하게 지내고 연락하고
따로 만나서 술도 먹고 하는 것도
바람필 사람이 아니라고 믿었기 떄문에 만나지 말라고 한 적 없었어요
옥죄고 억압한다는 게 어떤 걸 두고 하는 얘기인지는 확실히 알겠어요
정말 큰 사건때문에 생긴 파장때문에 저런 이야기가 나왔을 거에요
다 얘기하자면 저도 똑같은 사람되니까 이건 담아두겠습니다
제가 충격받은건
일단
남자친구가 다른 선배들한테 여자친구에 대해 어떻게 얘기하나 궁금해서
가끔 물어보곤 했었어요
그럼 항상
' 별 얘기 안해~ 형들 그런 거 안 궁금해해서 잘 얘기안해~'
정말 항상 이런 식으로 얘기했어요
그래서 나에 대한 자랑도 잘 안하나보다 서운해 한 적도 많아요
그리고
싸울 때나 속 깊은 얘기를 할 때
'사람들이 보기엔 오빤 항상 착한 사람이고 난 나쁜 사람이잖아.
오빠 주변에 더 사람들이 많고 오빨 좋게 보는 사람이 많으니까 날 모르는 사람들은
내가 나쁜 애로 볼 거 아니야'
라고 말하면
'아니야 누가 그렇게 봐, 아무도 그렇게 안 봐.'
라고 늘 말했고
'남자랑 여자랑은 입장이 다른데 싸운 얘기 돌거나 혹시 헤어지면 나만 욕 먹잖아.
항상 그렇잖아, 손해보는 건 여자잖아'
라고 말하면
'걱정하지마. 니 소문 돌게 안 할거고 내 입 밖으로 나가는 일은 절대 없으니까 걱정하지마'
라고 너무 당연하게 말했어요
그리고 저 말을 믿을 수 있던 제 나름의 근거는
평소에도 선배들한테 저에 대한 이야기를 잘 안 한다고 얘기해왔기 때문이었어요
서로 부모님도 봰 사인데
더욱이 저희 부모님은 두 번정도 만났고 집에서 따로 밥도 먹었는데
서로 잘못을 누가 많이 했고 뭘 했고 무슨 일이 있었는 지를 떠나서
헤어진 상황이고
두 사람이 만나다 두 사람만의 사정으로 헤어진건데
자기가 어떤 위치고 어떤 자리에서 생활하는 지도 뻔히 아는 사람이
다시 만나자고 먼저 얘기꺼냈던 사람이었고
마지막까지도
너만 생각하면 왜 이렇게 애잔한지 모르겠다 라고 하던 사람이
이제까지 저한테 보여준 모습과는
정말 너무 다르게
그리고 학교가 어떤 덴지 저보다 더 많이 알 수밖에 없는데도
죽도록 사랑했다고 고백까지 했으면서
다른 맘으로는 모든 사람한테 자기 위로 받으려고 제 얘기로 인간관계을 맺었다는게
너무 충격이었어요
저는
이 이야기를 다 듣고서
걜 찾아가서 따지거나 전화를 하거나 하려는 생각은 안 들었어요
똑같은 사람될까봐요
오늘 만난 선배말처럼
먼저 소문 낸 그 사람이 이긴 걸지도 몰라요
지금 학교에 남아있는 그 사람이 이긴 걸거에요 지금 당장은
그래도 전 아무 말 안 할거에요
저만 씨씨를 겪는 것도 아니고
누구나 한번쯤 저랑 비슷한 기분들어봤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저보다 좀 더 경험을 한 사람들이라면
소문에 휘둘리지 않고 다들 나름의 경험에 대입해서 생각할거라 믿어요
그리고 결과적으로 지금 상황은요
전 남자친구요
지금 네번째 씨씨하고 있어요
저보다 한 살 어린 다른 과 애랑요
이런 사실을 알려준 저 선배도 옳다고는 생각 안 해요
그래도 사실을 알게 돼서 그나마 다행이에요
제 이야기인데 알고 있는 편이 났죠
신은 사랑하는 사람한테 시련을 준다고 들었는데
신은 정말 저를 너무 사랑하나봐요. 진짜루요.
매번 남들보다 위대하고 스펙타클한 일을 겪으면서
정말 많이 성장하는 건 사실이에요
그만큼 많이 자극받고 열심히 살기도 하구요
웃어야 될 지 울어야 될 지 모르겠지만
정말 경찰서 갔을 때의 기분은 딱 죽고 싶었어요
지금은 많이 진정돼서 이렇게 글도 쓰고 있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별 거 아닌 글도 읽어주는 분이 있다면 감사할 일이죠.
그리고 정말
다들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제가 행복했으면 좋겠어서 하는 말일지도 모르지만..
특히나 언니들께서 경험담 달아주시면 감사할 것 같아요..
다른 분들은 어떻게 지내나 궁금해요
그럼 이만 쓰겠습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