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오빠야.
원래는 존댓말하지만 조금 보고싶으니까 반말할께.
오빠는 판 안보지?
절대 이 글 보지 않을거라는거 안다
그냥 주저리 하고싶나봐..
작년 이 맘때였나...
첫 눈에 보자마자 아 맙소사... 여기 어떻게 다니지? 하게끔 했던 오빠가 생각난다.
튀는 외모도 아니고 성격도 조용조용했는데
전 남자친구랑 비슷해서 눈이 갔었나봐요 라고 핑계로 말했지만
사실 아닌거 알지?
3개월 동안 맨날 오빠 뒷모습만 봐도 좋아서 베실베실 웃던 내가 생각난다.
이름도 제대로 모르면서 그냥 옆에 지나가기만 해도 좋은거 티날까봐 조용히 혼자 숨죽이고
아무도 모르는데 티날까봐 괜히 오빠가 인사하면 인사도 안받아주고 그랬다.
보고싶다고 집에와서 밤새 생각만하다가 잔적도 참 많았는데...
어렵사리 오빠 명함을 처음 집었던게 생각난다.
이름이랑 번호, 메일주소... 아직도 다 기억한다 집에 와서 밤새도록 오빠 미니홈피 찾은거 ㅎㅎ
22살 로맨스라는 이름으로 번호 저장해서 카톡에 뜬 오빠 사진들을 하루 종일 쳐다보면서
너무 행복하다고 했던것도ㅎㅎ...
오빠가 서울에서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원래 집으로 돌아간다는 사실을 다른 직장 동료한테 듣고
몇 일동안 잠도 못자고 운것도 생각난다.
오빠가 진짜 서울에서 마지막으로 일했을 때 내가 케이크 준거 생각나?
나는 그런거 처음해봐서 진짜 뭐라고 말했는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오빠한테 케이크 던져주듯이 주고 집에 가는길에 엉엉 울었다.
웃기지....
나 술은 안먹어서... 내게는 제일 쓴 아메리카노를 하루에 몇 잔이나 먹으면서 ...
이선희 - 여우비를 그렇게 많이 들으며 울었다.
오빠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는데 왜 그리 좋았는지 매일 밤 기도도했다.
오빠가 행복했으면 좋겠고, 좋은 사람 만났으면 좋겠고, 건강했음 좋겠고... 무슨일인지는 모르지만 새로 일하는곳에서 일잘했으면 좋겠고, 교회도 나갔으면 좋겠다고... 그리고 다시는 마주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오빠가 회사 그만두고 사실 그 후에 오빠 직장동료한테 나는 오빠에 대해 아는게 하나도 없는데
너무 보고싶고 생각난다고 내가 생각할때 오빠는 너무 좋은 사람일것 같다고 연락은 하시냐고 오빠 잘 지내시냐고 물어봤었지..
오빠한테 어떤일이 있었는지... 또 오빠가 어떤 사람인지 나한테 귀뜸해주듯이 말하더라..
오빠의 연애사나 성격.. 그 사람은 오빠는 나한테 위험한 사람이라고 그니까 관심갖지 말라고 하듯이 말하더라... 절대 연락하지 말라고 다친다고..
글쎄... 오빠에 대해서는 아는거라곤 이름하나뿐인 나였던 지라.. 조금 놀라긴했지만
내가 오빠 좋아하는거에 대해선 어떠한 영향도 주지 못하더라
오빠가 어떤 사람이던지 상관없더라고...
내가 오빠를 좋아하게된건 그런 이유가 있던 없던...
그냥 오빠 웃는모습, 오빠 목소리, 내눈에 보이는 그런 오빠의 모습들이 좋았던거니까...
그렇게 오빠가 서울을 떠난지 한달 쯤 지났나...
오빠 번호 저장해놔서 오빠 카톡 프로필을 매일 보고있었는데
그 날 밤 유난히 오빠 상태메세지가 우울해보이더라...
뭔일있는거냐며 보호해달라고 그렇게 울면서 기도했었는데...
그날 이였지..
오빠가 나한테 카톡을 보냈다.
아침에 일어나서 얼마나 놀랬는지...
이게 무슨 상황인가 싶었다....
내가 누군지도 모를텐데... 어떻게 보냈지... 나를 기억하나...?
참.... 오랜만에 다시 아메리카노 샷추가해서 먹고 그랬어 몇 잔씩...ㅋㅋㅋㅋ....
아무렇지 않은척
아.. 저 기억하세요?
케이크는 잘 드셨어요~?
네^^ 잘지내시죠~?
우연히 저장해놨어요~ 네 잘지내세요!
이렇게 말해놓고 좋은 거반... 걱정 반... 결국엔 오빠가 꼭 봤으면 좋겠다며
둥싶슴고보 OOO 이렇게 적은 내 카톡상태메시지 해놨는데
오빠는 바로 나한테 카톡을 보냈지
"제가 보고싶으세요?ㅎㅎ"
아마 오빠는 다 알고있었을꺼야...
어린 내가 너무 오빠를 많이 좋아하고 있다는거...
최대한 조신하게 여성스럽게 예쁘게 통화해야지 하면서도
너무 좋은걸 숨길수가 없어서 말하는것도 버벅거리고... 푼수처럼 말하고 ..
뒤돌아서 기억해보니 오빠의 한마디 한마디에 반응하던 그 모습하나 하나 다 잊지 않고싶다.
보고싶다고 오빠가 말하면
내가 더 보고싶다고 말하고..
꿈에서도 보고싶고... 늘 보고싶었어. 닿을 수 없는곳에 손을 뻣고 있는 기분이였어...
오빠가 너무 보고싶어서 약속한후 무작정 오빠있는곳으로 기차타고 갔지...
어린 여자 꼬맹이가 세상 무섭지도 않나... 걱정은 한가득이면서...
보고싶은 마음 참을 수 가없어서 한걸음에 달려갔어.
어떻게하면 예쁘게 보일까.. 한 껏... 꾸미면서 너무 꾸미면 부담스러울까봐 단화를신고...
그렇게 오빠 퇴근 몇시간전부터 오빠가 사는곳에 도착해서
오빠가 타는 지하철을 타보고 거리를 걸어보고 그랬어 ㅎㅎㅎ
같이 저녁을 먹었지...
오빤 멀리서 오느라 수고했다는 의미였는지는 모르겠지만 고기뷔페를 데려가려했었어...
어떻게 숙녀에게 고기뷔페를 가자고하냐 ㅎㅎ
난 그냥 모밀국수 먹고싶다고 일식집가서 간단히 먹고 한참을 걸었지
오빠가 서울이랑 다르게 여기는 생과일 주스가 1000원이라 카믄서...
그 긴 지하상가를 지나 다시 기차역까지 걸어갔지..
나한테는 다 꿈같았어 1000원 짜리 생과일 주스도 내게는 천상의 맛이였고,
같이 걷던 시내도 내게는 꽃길이였어ㅎㅎ
같이 짧지만 3시간 함께 있던 시간도 그냥 수다거리도 말했던 대화도 다 잊지못할것같아.
오빠가 여자친구가 있다는 사실을 들었어 역시 그 직장동료에게...
그 후 오빠가 나에게 여자친구가 있다는걸 숨기고 있는걸 알았기 때문에
어쩌면... 나는 오빠에게 그냥 지나가는 한 꼬맹이일 뿐일꺼라는걸 잘 알고있기 때문에
또.. 나라는 사람이 오빠의 소중한 연인에게 기분나쁜 존재가 되고싶지않아서
먼저 연락하지도 않았고
오빠가 연락오면 냉정히 오빠 여자친구 이야기를 꺼내고
두분 잘 어울리신다고 행복하시라고 애기하고... 그랬지... 보자고하면 싫다고하고
그게 맞는거였잖아... 그치?
여자친구가 있으면서... 내가 뻔히 많이 좋아하는거 알면서..
그렇게 내 마음의 무게를 재는것 처럼 나를 대하는 오빠의 행동하나하나...
싫으면서도 미워할 수 없는 내가 너무 한심스럽더라...
이젠 다 지난일이지
이젠 연락조차 하지 않는 사이가 되었지.
오빠에게 나는 훗날 누구였더라 하는 까마득한 존재일꺼야.
그런게 슬프진 않아.
지금도 우리동네에 사는 여자친구를 보러 주말이면 서울까지 오빠는 매주오고
가끔 여자친구와 함께 데이트가는 모습도 마주치곤해.
그냥 모르는척 하고 지나가지만.
문득 그런 생각을 해.
그냥 정말 보고싶을 때..
만약 내가 오빠가 여자친구가 있는걸 숨기고 있는걸 내가 몰랐다면..
오빠가 내게 나랑 사귈생각없냐고 물어봤을때 좋다고했다면 언니랑 헤어졌을까?
아니면 숨기고 나랑 바람을 피웠을까...
난 아무래도 오빠가 바람피는 대상이 되고싶지 않았기 때문에
그렇게 오빠를 꿈속에서 찾을 만큼 좋았는데도...
냉정했던것같아. 아무렇지 않은척..그냥 Fan인척..
잠깐의 주저리가 너무 길었네...
문득 너무 보고싶어서...
아직 그렇게 미칠듯이 사랑하고 있는 오빠에게 연락하면 안되는데
너무 보고싶어서...
이렇게 글적어봤어.
백번을 천번을 생각해도 오빠와 언니는 참 잘어울리는것같애.
난 끝까지 오빠가 행복하길 바라고 기도해.
그렇기 때문에 내 마음이 커도 표현하지 않아...
고마워 22살 로맨스..
그렇게 아무 조건도 생각도 없이 그냥 당신이라는 존재자체로 설래이게 해주어서 고마워.
!둥싶슴고보
!내지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