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늘 판은 보기만 하다가 처음 써보는 16女 입니다.
별 이야기는 아닙니다만, 그저 저한테 있었던 훈훈한 이야기 하나 써 보려고 합니다.
저희 아빠는 저희 가족 중 제일 말이 없으세요.
제가 어릴 때 부터 아빠는 저녁에 나가시고 새벽에 들어오셔서 저랑은 정 반대?의 생활을 하셨어요.
그래서 그런지 저는 아빠랑 어색했어요. 가족임에도 불구하고..대화도 거의 없고..
점점 멀어질 수 밖에 없었죠.
무튼 제가 가끔씩 우울해질 때 라고 해야되나..그런게 있어요.
그냥 다 힘들고, 그랬는데 이번은 좀 심했다고 해야되나.
집에와서도 말도 안하고 (평소엔 말이 좀 많은 편이였어요) 웃지도 않고.
오늘 오후에는 방에 들어가서 그냥 누워있었어요. 이땐 진짜 아무도 날 이해해 줄 수 없을 것만 같았어요.
근데 집으로 전화가 오더라구요. 그래서 정말 짜증나는 톤으로 받았어요. 아빠전화였죠.
(편의상 굵은게 아빠라고 할게요.)
어 ㅇㅇ아, 뭐하고 있었어?
그냥 누워있었어.
그래? 폰은 왜 안받고?
무음으로 해놨어.
이때까진 그냥 평소대화 였어요. 전 엄청 퉁명스럽게? 무튼 귀찮은듯이 대답했던 것 같아요.
요즘 많이 힘들어?
왜?
오늘 많이 침울해보여서..공부때문에 힘들어?
그냥, 머리가 띵 했어요. 아빠가 저런 말 했던 적이 없었거든요. 처음들어봤어요. 이때 좀 울컥..!
아니..그런 거 아냐. 그냥.
왜그런지 모르겠다. 혹시 친구랑 싸웠어?
아니야. 그냥 진짜 아무 이유없이 우울해서 그랬어.
그러니까 더 신경쓰이네. 아빠는 새벽에 들어가서 그때부터 잠을 안자면 다음날 일을 못 하겠어서 그래서 너랑 잘 못 놀아줘서..말도 많이 못하고, 아빠 아직도 약 먹고있어서 피곤해. 네가 아무이유 없다니까..진짜 무슨 일 없지?
아..이 말 듣고 그냥 눈물이 핑도는거 있죠..전 아빠가 다른 아빠들처럼 막 주말마다 안놀아주고, (어릴때부터) 말도 많이 못해서 그래서 어색해하기만하고. 어쩔땐 학교갔다올때까지 내내 자고있는 아빠가 너무 미웠는데..아빠가 전에 좀 편찮으셨는데 아직까지 약 드시고 계신거 잘 몰랐어요. 근데 오늘 그거 알고나니까 너무너무 죄송스러운거 있죠..?
아빠가 오늘 주말이라 저녁에는 ㅇㅇ이랑 놀려고 했는데 급하게 일이 생기는 바람에, 미안해. 대신 오늘 얼른 마치고 갈께. 힘든 일 있으면 아빠랑 엄마한테 말해야되. 니가 학원다니는게 힘들면 말해서 좀 쉬던가 해야지, 계속 하면 너만 더 힘들어. 알겠지?
전화 끊은지 한참 됐는데 이말이 계속 맴돌아요. 너무 나만 생각했나봐요, 엄마 아빠 다 힘든데 나 혼자만 힘들다고 투정부리고. 저말듣고 계속 눈물이 났어요. 끊고나서 혼자 이불 뒤집어쓰고 펑펑 울었어요.
평소엔 무뚝뚝하던 아빠가 이렇게 전화해서 그러니까 더 좋았고, 미안했어요. 이때까지 내가 너무 못된 생각만 했구나..그냥 너무 감사했어요. 안그래도 뒤에선 다 나 생각해주는구나.
이렇게 적다보니 또 눈물이 핑돌아요ㅋㅋㅋ..아 그냥 한 번이라도 이렇게 부모님 생각하면서 글 써본 사람은 다 알거예요.
판에 올린 이유는 딱히 없어요, 그냥 주절거리고 싶었달까ㅎㅎ저처럼 가족이랑 어색한 분들 없진 않을거예요. 그런 분들이 저랑 비슷한 사연이 있으시다면 공감될 듯 하네요ㅎㅎ흔판녀 주절거림 들어줘서 감사합니다!
아빠, 너무 미안하고 사랑해♡ 앞으로 더 잘하는 딸 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