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유럽 사람들은 관광지로 브뤼셀보다 도시 전체가 UNESCO 세계문화유산인 브뤼헤를 많이 찾는다고 합니다.)
하지만 전 유레일패스를 끊지 않았기 때문에 따로 브뤼셀-브뤼헤 기차표를 사야했는데
겨우 1시간 거리인데 왕복 27유로나 하여 가격이 부담스러웠습니다.
그런데 아침 일찍 민박집 아주머니가 좋은 제안을 해주셨습니다.
벨기에 내에서 학생을 대상으로 10회 기차 이용이 가능한 고패스(Go Pass)라는 50유로짜리 티켓을 사다주면
제가 쓴 2회(10유로) 분량을 제외하고 나머지 40유로는 돌려주시겠다는 것이었습니다.
17유로나 절약하게 됐으니 당연히 콜!!
주인아주머니는 민박집에 찾는 다른 손님들에게도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티켓이 다 떨어질 때면
종종 이렇게 손님에게 부탁을 한다고 합니다.
혹시 저처럼 유레일 패스 없이 브뤼셀을 거쳐 브뤼헤로 여행을 가실 분들은
민박집에 미리 고패스(Go Pass) 이용이 가능한지 문의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저렴하게 얻은 기차티켓과 나쁘지 않은 날씨(유럽여행 14일 만에 처음으로 목도리를 풀었습니다)에
기분 좋게 브뤼헤(Brugge)행 기차에 몸을 실었습니다.
*브뤼셀 중앙역(Brussel-Centraal)과
브뤼셀 남역(Brussel-Zuid)에서 브뤼헤(Brugge)행 기차를 탈 수 있습니다.
한 시간 뒤 도착한 브뤼헤(Brugge)는 당시 ♡♡ 비가 내리긴 했지만 수도인 브뤼셀보다
중세 건물의 전원적이고 아름다운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브뤼헤(Brugge) 역에서부터 충분히 걸어서 하루면
주요 관광지를 다 둘러보실 수 있기 때문에 시내 교통권을 따로 구매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역에서 5분정도 걸어 처음으로 찾아간 곳은 ‘사랑의 호수(Minnewater)’입니다.
이곳에서 소원을 빌면 사랑이 이루어진다는 전설적인 시가 전해져 내려오고 있습니다.
또한, 사랑의 호수에는 브뤼헤 시 소유의 백조들 다수가 살고 있어 그 아름다움을 더해주고 있습니다.

가족 단위 관광객들이 많이 놀러와 서로의 사진을 찍고 있었는데
이 아름다운 호수를 배경으로 한 사진에 행복한 한 가족의 모습을 담아주고 싶어
괜스레 사진 찍어 주겠다고 오지랖을 부리고 왔습니다. 덕분에 혼자 다니던 저도 제 사진을 남길 수 있었습니다.:)

이곳은 사랑의 호수에 인접한 ‘베긴회 수녀원(Le Begainage)’입니다.
가난한 배낭여행객인 저는 큰 호기심이 없으면
입장료 내는 건물 안에는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외관만 둘러보았습니다.
뒤에 하얀 건물들에서 수녀님들이 생활하신다고 하는데 얼핏 우리나라 교외에 있는 펜션 같았습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위 사진을 찍어주신 분은 여호와의 증인 신도였습니다...
제게 전도를 하시려고... 수녀원에서까지 참 대단합니다.)

베긴회 수녀원을 지나 시내 중심을 향해 가면서 본 예쁜 건물들입니다.
위 사진처럼 지붕 전면이 레고처럼 만들어져있었고 건물마다 다른 색으로 벽을 칠해
마치 베니스의 부라노 섬에 다시 간 듯 했습니다.
실제로 브뤼헤(Brugge)는 ‘서유럽의 베네치아’라는 애칭을 가지고 있습니다.

시내 곳곳에서 쉽게 마차를 타고 관광하는 관광객들에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저도 한번쯤 마차에 타보고 싶었지만 가난한 뚜벅이는 계속 걸어 다니렵니다...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브뤼헤를 감싸고 있는 운하 곳곳에서
6.5유로라는 다른 도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보트를 타고 관광을 할 수 있었는데
가격을 물어보지 않은 것이 후회가 됩니다.
보트를 탔던 친구들의 이야기에 따르면 선장 아저씨가 가이드도 해주신다고 합니다.

그래도 밥은 제대로 먹자는 식도락정신으로 홀로 당당히 벨기에 음식 레스토랑에 들어갔습니다.
제가 선택한 메뉴는 벨기에의 대표 음식으로 손꼽히는 물레(Moules), 홍합찜(?)입니다.
홍합만 먹으면 비리기 때문에 항상 프리트(frite)라고 불리는 감자튀김이 함께 나옵니다.
제가 이 레스토랑을 방문했을 당시 오늘의 메뉴가 ‘홍합찜-감자튀김-맥주’ 이렇게 13.5유로(약 20,000원)였는데
브뤼헤의 물가를 고려하면 결코 비싼 가격이 아닙니다.
보통 다른 레스토랑은 홍합찜-감자튀김만 17유로정도 했습니다.
홍합이 맛있긴 했지만 솔직히 한국에서 먹는 홍합과 다른 특별함은 느끼지 못했습니다.
(홍합을 무제한으로 주는 한국 술집이 생각나더군요...ㅠ)

점심을 배불리 먹고 힘내서 시내 방향으로 걷다보니 5분여만에 ‘마르크트 광장(Grote Markt)’에 도착했습니다.
마르크트 광장의 주요 볼거리는 플랑드르 주청사와 벨포트(Belfort)가 있는데
위 사진의 배경이 ‘플랑드르 주청사’입니다.
겨울이라 마르크트 광장 한 가운데에 아이스링크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벨포트(Belfort)‘ 건물 입구를 지나자 하늘을 멍하니 쳐다보고 있는 어떤 할아버지가 서 계셨습니다.
처음엔 ‘저기서 뭐하시는 거지...’하고 의아했는데
알고 보니 옆에 동상들이랑 같이 벨포드를 올려보는 기념사진 촬영 중이셨습니다.:>

83m 높이의 벨포트(Belfort) 꼭대기에는 47개의 종이 있어서 15분마다 그 종들이 울리는데 아름답긴 했지만
종이 너무 많아서인지 왠지 규칙성은 없어보였습니다.
벨포트 정상에 올라가서 보는 브뤼헤의 풍경이 아름답다고 하여
입장료를 지불하고 올라갈 계획이었지만 비가 조금씩 오는 관계로 패스했습니다.

벨포드에서 다시 마르크트 광장으로 나와 플랑드르 주청사와 벨포드 사이에 있는 길을 따라 2분만 걸어가면
박물관으로 쓰이는 ‘시청사(Stadhuis)’가 보입니다. 13세기 고딕식 건축양식으로 지어져
벨기에에서 가장 오래된 시청 건물이고, 19세기에 재건하여 지금의 웅장한 모습을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시청사(Stadhuis) 우측에 자그마한 ‘바실리크 성혈예배당(Heilig Bloedbasiliek)’이 위치하고 있습니다.
외관상으로는 크기가 좀 작은 것 빼고는 유럽의 다른 성당과 차이를 못 느끼시겠지만
바실리크 성혈예배당 안에는 성혈(예수님의 피)이 모셔져 있습니다.
12세기 십자군 전쟁 당시 Joseph of Arimathea이 예루살렘에서 가져와
지금까지 이 곳에 보관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신빙성이 있는 것인지 의문이 가긴 했지만 막상 예배당 내에서 짧은 예배에 참석하고
한명씩 신부님 앞으로 나와 성혈을 보고 기도를 드릴 때에는 진실이라는 생각으로 기도를 드리고 나왔습니다.
제가 본 성혈은 작은 캡슐 안에 들어있었고, 핏덩어리로 추정되는 것이 보였습니다.
(물론 성혈의 사진촬영은 불가능합니다)
기도를 위해 앞으로 나가기 전 자발적으로 소정의 기부를 할 수 있습니다.

바실리크 성혈예배당을 나와 마지막 목적지인 풍차를 향해 걸어갔습니다.
네덜란드에서 몸이 아팠던 관계로 잔센스칸스의 풍차를 보지 못했었기 때문에
대리만족을 위해 비교적 먼 거리지만 걸어 가 보았습니다.
멀다고 표현했지만 걸어서 15분정도 거리기 때문에 충분히 다녀오실만 합니다.
가는 동안 마트에서 구입한 Kriek 체리맥주를 마셨는데 소문대로 역시나 달달하니 맛있었습니다.
그런데 병따개가 필요하니 주의하시길 바랍니다.
전 상단의 빨간 포장지 때문에 돌려따는 병인줄 알고 길에서 저거 여느라 엄청 고생했습니다.

Kriek 맥주를 다 마실 때쯤 발견한 풍차입니다.
보시다시피 날씨가 매우 안 좋아 아쉬움이 많이 남았습니다.
같은 모양의 풍차 3대가 띄엄띄엄 위치하고 있습니다.
다시 걸어서 마르크트 광장을 거쳐 브뤼헤 기차역까지 돌아오니 브뤼헤에서 보낸 시간이 총 6시간 정도 되었습니다.
브뤼셀에서 숙소를 잡으셨다면 당일 코스로 다녀오기에 브뤼헤는 최적의 도시입니다.
하지만 제가 소개해드린 곳 이외에도 브뤼헤에는 다수의 성당과 박물관, 미술관 등 볼거리가 많이 있기 때문에
하나하나 천천히 둘러보실 계획이라면 브뤼헤에서 하루 묵으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브뤼헤(Brugge)에는 파리의 에펠탑이나 런던의 빅밴 같은 랜드마크나
혹은 유명한 미술관이나 박물관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브뤼헤 도시를 감싸 흐르는 운하와 그 위에 만들어진 50여개의 다리들
그리고 브뤼헤만의 독특한 건축물들이 만들어내는 경관은
소박한 아름다움과 함께 그 안에서 평안을 느끼게 해줍니다.
기회가 된다면 꼭 찾아가시길 바랍니다!!
출처: 영삼성
[원문] [해외조/이중재] 벨기에의 수도는 브뤼셀(Brussel) but 관광수도는 브뤼헤(Brug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