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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쩔 수 없어요!

푸른하늘 |2013.02.01 17:34
조회 103,606 |추천 225

안녕하세요. 28살 인천 사는 여자입니다.

요즘 카페에서 기저귀 갈고, 극장애 아기데려와서는 관리 안하고,

식당에서 아이들 뛰어다녀도 아무 제재안하고, 이런글들 많이 보면서도

실질적으로 겪어보지 않았고, 정작 우리 부모님은 너무 엄하셨기에;; 쯧쯧 혀만 차고 말았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주말에 친구와 함께 정동진-> 강릉커피체험->양떼목장 이렇게 무박코스로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밤 10시에 서울에서 출발해서 새벽1시반에 강원도(?)에 도착하면

찜질방에서 잠깐 눈 붙이고, 6시반에 정동진으로 해돋이 보러 가는 게 첫번째 코스였습니다.

 

저는 여태까지 한번도 이렇게 멀리, 친구와 여행을 가본적이 없었기에

너무 설레고, 또 긴장했습니다. (촌스럽지만 ㅠㅠ)

여행사를 통해 가는거라, 대형 좌석버스를 빌려 갔는데,

40명 정원인데 한자리 빼고는 다 차서 출발했습니다.

 

금요일날 업무를 마치고 가는길이라 피곤했고,

혹시 화장실 갈까봐 물도 잘 못마셨고, 긴장해서 신경은 예민했고

출발전 저녁으로 먹은 김치찜 안의 돼지고기가 오래된건지 (먹을때 누린내가 심했어요)

배도 살살 아프면서 꾸륵거려서 좋은 컨디션이 아니었습니다.

 

1시반에 찜질방에 도착해서 다른 사람들은 잘 시간이 별로 없으니까

바로 자러 간것 같은데

저랑 친구는 탕에 몸담그고, 샤워하고, 자러내려오니 어영부영 3시다 되어 가더군요.

 

찜질방 구조는 1층이 목욕탕, 지하2층은 휴게실 및 놀이방, 지하3층은 찜질방 의 구조였는데

내려가니 사람들 다 꽉차 있더군요.

우리 버스팀 말고도, 다른 팀도 온것 같았기에 (우리팀 40명 + 다른팀) 꽉차서 자리가 없어서

우리는 계단 앞쪽에 자리를 잡고 짧은 잠을 청했습니다.

 

근데 "아아--부우--------꺄-"

말은 못하지만, 걸어다니고 뛰어다니는 아이니까

1살 조금 넘은건가요?

"탁탁탁탁- 꺄아아-"

" 마---마----꺄"

대리석 바닥을 뛰어다니고, 기분 좋을 때 내는 하이톤의 소리를 계속 지르더라구요.

 

아기한테 뭐라고 하겠습니까.

그리고 엄마로 보이는 (나중에 알고보니 친정엄마 같았다는)

아주머니가 뒤쫓아 다니면서 " 쉬이 - 쉬잇"

계속 하시길래, 그냥 방치하는 것도 아니고, 조용히 시키겠지 하고 눈감았습니다.

 

하지만 이 아주머니는 그냥 조용히 시키는거, 그게 다였어요.

아이가 소리지르고, 징징대고, 다 한다음에 나중에 " 쉬이- 쉬잇"

반복적으로 말만 하는거.

 

아이가 하이톤 고함 지를 때 마다, 그 많은 사람들이 움찔움찔 돌아눕거나, 뒤척이는게 느껴졌고

어영부영 삼십분이 흐르자, 어떤 아저씨가 "꼬마 아가씨, 잠을 자야지. 꼬마 아까씨는 잠도 안자요?"

좋게 말했으나, 달라진 건 없었습니다.

"끼아-- 부우--탁탁탁탁----마아-----부부부--"

이렇게 아기가 뛰어다니며 소리지르는게 오분 간격이어서

움찔하고 참고, 눈붙이면 또 소리지르고

다시 움찔하고 참고, 잠들라고 하면 또 소리지르고

시계 보니 한시간 정도 지났습니다.

잠깐이라도 잠을 붙여야 내일 하루종일 관광을 할 것 아닙니까?

 

저는 일어나서 먼저 지하2층으로 올라가서, 휴게실이라 불이 환히 켜져있고,

탁자와 테이블에서 커플들이 얘기하거나 핸드폰 게임하고 있었고(관광상품이라 그런지 커플들이 많았어요)

만화책 읽고 있는 걸 보고 내려와서

 

똑같이 아기 뒤만 쫓아 다니면서 입으로만 "쉬잇 쉬잇-" 하는 아주머니한테 좋게 말했습니다.

"아주머니, 올라가시는게 나을 것 같아요.

여기는 사람들 다 자고, 위에는 놀이방도 있고, 사람들 안자거든요. 제가 보고왔어요."

" 아 그래요?"

 

다시 자리에 누워서 잠을 청하려는데..........

그 전상황과 하나도 달라진게 없는 겁니다.

똑같이 뛰어다니고, 소리지르고, 아주머니는 아예 이제 애기를  우쭈쭈쭈 하시더라구요.

어영부영 참으니 이십여분정도 지나서

 

"아주머니, 올라가시는게 더 좋을 것 같은데요."

 

다시 말했더니 못들은 척, 휙 지나가더라구요.

화나서 벌떡 일어나서 앞에가서

"아주머니, 안올라가세요? 여기는 사람들 다 자잖아요.

안주무실꺼면 애기도 올라가서 노는 게 더 좋잖아요." (사람들 다 자기때문에 물론 조용조용 말했습니다.)

들은체도 안하셔서 다시 불렀더니

"아주머니."

 

휙- 돌아서면서 아주머니가 하신말씀이

" 어쩔 수 없어요!!!!!"

 

이렇게 말하고 애기 뒤 따라서 가버리시더라구요.

멍 했습니다.

 

어쩔수 없다니, 자기 때문에 대략 100여명 되는 사람들이 (관광버스 2팀 + 동네 주민들 추정)

그것도 다음날 하루종일 일정이 빡빡하고,

자기돈 쪼개서 상품 신청하고, 추억만들기 위해 여행 온 사람들인데

즐겁게 즐기려면 쪽잠이라도 자서 잠을 보충해야 되는거 아닙니까?

 

그런데 어쩔 수 없다니!!! 대체 뭐가 어쩔 수 없단건지 정말 이해가 안가더군요.

 

제 친구는 많이 피곤하고, 원래 낯선환경에서도 잘 자는지라,

애기 울때 한번 깨고 그 후로는 계속 잤다고 하더라구요.

 

제가 물론 예민해서 잠을 못청한 걸 수도 있지만,

분명 아기가 소리지르거나 울때 마다, 사람들이 약속이나 한듯 자세를 바꾸며 뒤척였고,

아저씨는 좋게 주의를 주었으나 달라지지 않았고,

저 역시 직접 휴게실을 확인하고 권하였으나

열계단 올라가는게 그리 힘겨우신 건지, 끝까지 안올라가시더라구요.

 

새벽5시까지 정말 인내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누워서 참을 인자를 백번도 더 쓰고, 나만 손해니까 화내지말자 위로도 백번도 더 했습니다.

5시 되면 출발하는 버스팀이 우르르 일어나서 나갈때, 그제서야 올라가시더라구요.

저는 물론 날을 꼬박샜구요.

 

저희가 씻느라 늦게와서 자리없어서

계단 앞쪽이라 휴게실 불빛 환한것도,

화장실 앞쪽이라 문뻑뻑해서 시끄럽게 닫히는것도,

연인들이 속삭이며 핸드폰 하는 것도, 전혀 불평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아이가 공공장소에서 그렇게 피해를 준 다면

그것도 혼자서 판단 할 수 있는 능력의 나이가 아닌 어린 나이라면

잘못은 부모에게 있는 거 아닌가요?

 

나중에 그 장소에서 소리는 못지르고 (시비붙으면 정말 싸우려고 생각했었습니다.)

그 아주머니 자리에 앉아 계실 때 앞으로 가서,

 

"진짜 너무 이기적이시네요.

부모가 교육을 이렇게 시키면 아이가 대체 뭘 보고 배울지,

아이가 불쌍해서 참습니다."

 

이렇게 말하고 말았습니다.

욕하고, 머리채 잡으면 그때는 같이 싸우려고 했는데,

그냥 조용히 듣고만 계시더군요.

 

"어쩔 수 없어요!!" 라니,

제가 근래 들은 가장 이기적이고, 황당한 말이었던 것 같네요.

 

제발 자기 자식만 이쁘고 중요해서

남들에게 피해주고, 도덕을 배우지 못하는 이기적인 아이로 키우지 말고,

사랑한다면 '기본' 을 지킬 줄 아는 아이로 키웠으면 좋겠습니다.

 

 

 

 

 

 

추천수225
반대수5
베플장진경|2013.02.04 08:55
아주머니귀에대고 소리지르고 어쩔수없어요 하면 이해하려나
베플z|2013.02.04 09:24
지새끼 어쩌지도 못하는게 무슨 부모라고
베플ㅇㅇ|2013.02.04 08:44
저렇게 애들 데리고 와서 남한테 피해만주고 할꺼면 애들 데리고 놀러 안다니는게 나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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