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맞벌이부부입니다.
뭐 자세히 쓰자면...
결혼 때문에 친정 아버지랑 연을 끊었고
(이유를 짧께 쓰자면,
경제적이든, 심리적이든 아버지역할을 단한번도 한적이 없는 분이
제가 결혼생각을 하는 남자라고 남편을 무시하고 막대하는게 싫었습니다.
지금도 자기 친자식들은 모른체하면서 다른 여자분이랑 살고 계시고요.)
아버지랑 연을 끊으면서 친척들이 모두 제 편을 들었고,
절 키워주신 조부모님은 그래도 아버지인데 먼저사과하고
고개숙이라고 하셔서 마찰이 심하게 있으면서
조부모님과 언성이 높아지고 남편은 조부모님께도 전화 안 드리고 몇달에 한번가게 되었습니다.
(남편이 직접적으로 저희 친정가족들에게 싫은 소리를 들은건 딱 한번 신혼여행 직후 뿐이예요
그 후론 제가 다 차단했으니까요... 모든 연락은 절 통해서만 가도록 했어요.)
제 친어머니도 재혼해서 다른 가정이 있고 결혼할 때 도움을 주시기도 하고 했지만
역시 다른 삶이 있는 분이라 결혼 후에 터치나 바라는 것도 없으시고요.
그에 반면 시댁은 경제적으로 여유롭고, 가정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결혼하고 보니 그 가정적이란게 모두 억압이란걸 알게됐네요.
지금 신혼집도 시댁에서 걸어서 갈 수 있는 같은 동네인데...
신혼집을 고를 때도 시부모님이 마음대로 고르셨고,
(저는 그래서 시댁에선5분, 제 출퇴근이 운전해서 편도 1시간 이상의 거리가 되었어요.)
그 문제로 남편과 시부모님이 싸움이 났을 때도 전 남편에게 그러지 말라고
남들은 집이 없는데 우린 갖고 시작하는거 아니냐고 좋게 생각하자고 이야기해서 풀었습니다.
(남편이 모은 모든 돈... 집값의 상당수가 남편의 돈인데 남편의 의사는 전혀 소용이 없으니까
화가난거였어요)
결혼 준비하면서 저희 친정에서 신경을 안 쓴다고
저희 할머니는 독한 여자고, 니네 할아버지는 속이 좁은 양반이라고 하시질 않나...
시어머니도 시아버지말 하나도 틀린거 없다고 원래 친정에서 챙겨야하는거라고 하시고...
예단 보내는 날도 저한테 원래 이런건 어른들이 챙기는건데 니가 가져와봤자 좋은거 없다고하시고..
지금 생각해보면 사실 그때 그만뒀어야하는건데...
저는 그런 대우가 내가 할말이 없는 입장이니까 당연한거다 생각하면서도
가슴에 콕콕 박혔었어요.
연애 할때는 한없이 좋았던 분들이라 1년 넘도록 거의 매주 들락거리고 했었는데...
결혼할 때 몇가지 모습만으로 결혼을 파토내는 것도 아니라고 당시엔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냥 막내 아들 결혼 시키면서 더 좋게 못 보내서 서운하신거라고 생각할려고 했습니다.
그리고 시댁에서 결혼을 서둘러서 상견례하자마자 6주만에 결혼한거라...
절대 제가 미워서거나 그래서 그런건 아닐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고 결혼식 후 신행 다녀와서... 엄청 혼났습니다.
늦게 왔다고... 인천에 비행기 새벽에 도착해서 집에와서 씻고 한복으로 갈아입고 바로 간거였는데도요...
그리고 다음날 시댁 식구 다 먹게 상을 차리라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할 수 있는대로 한번도 안 해봐서 맛은 없더라도 장보고 열심히해서 잡채랑 돼지갈비랑 해서
내놨더니 이런걸 누구 보고 먹으라고 하냐고 혼을 내시고...
(시댁에선 집들이를 말한거였대요.. 저는 신행 직후에 집들이 시킨다고 들은 적이 없어서
그냥 정말 저녁 만드는건줄 알았고요...)
그날 엄청 울고 했더니 그나마 남편이 미안하다고 하고 시댁가서 화내고 오더니...
결국 다른 날 또 다시 상을 차리게 됐죠... 집들이라고...
그리고 시댁이 가까우니까 평일에도 저녁 먹으러 와라 가라 하시고...
예고없이 주말 아침에 오신다고 출발했다고 전화하시고,..
매일 전화해라 하시는데 안 하니까... 니가 군기가 빠졌단 소리도 듣고...
주말엔 당연히 시댁에 잠깐이라도 가야하는거고...
그리고 나서... 평일에 출근하는 날이였는데... 새벽 6시 50분에 제가 출근을 하니까..
6시에서 6시30분 사이쯤... 초인종이 울리더라고요.
시아버지께서 저희 담벼락 페인트칠할려고 오셨다고...
그전에도 예고없이 오시고 그러셨었어요...
그래서 이 일이 계기가 되어서 남편하고 정말 이혼하네 마네하고 싸웠죠...
이렇게 새벽에도 연락없이 오시고 하시면 나 정말 어떻게 살아야하는거냐...
남편도 처음엔 제 편이였다가 이렇게 일이 커지니까 결국엔
니네 친정에서 해준게 뭐가 있냐... 근데 내가 왜 니네 조부모님한테 전화하고 잘해야하냐...
결혼 전에 니가 니 조부모랑 싸우면서 뭐라고 했냐, 조부모랑 연 끊겠다고 안 했냐
니가 니 입으로 그래놓고 이제와서 딴소리냐...라고 하더라고요...
욕도 들었습니다.. 씨#년이라고...
(예.. 결혼 때문에 조부모님과 아버지일로 싸우면서 신랑한테 다 알렸던 제 죄겠죠...
저는 결혼할 사람이라면 알아야한다고 생각해서 모든 상황을 오픈했거든요...
당시엔 모든걸 알고도 결혼한다고 해야 서로 평생 보듬어 줄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어요...
나중엔 남편도 조부모님이 너한테는 부모님이나 마찬가지니까 잘하겠다고 했었고요...
그런데 결혼하면서 싸우니까 말이 다르더라고요...)
그 말에 충격 받고 그날 아무말도 못하고... 제일 친한 친구한테 나 좀 데릴러 와주면 안 되겠냐고
하고 그러는걸 신랑이 듣고는 결국 사과하고 좋게 끝났어요...
그나마 매일 전화하는거나 평일에 시댁에 가는건 안 하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싸움이 끝났다고 생각했죠...
그런데 맞벌이라서... 제가 출근 6시50분에 하면 집에 저녁 7시 반정도에 들어오는데...
그때부터 밥하고 뭐하고... 세탁기 돌리고...
저 씻고 하다가 보니... 너무 지치더군요...
남편도 뭐 한다고 하긴 하지만... 자기 말대로는 한다고 하지만...
글쎄요... 설거지하고 나면 고추가루 그릇에 붙어있고, 물도 안 빠지게 그릇 포개서 놓고
그릇을 닦았다뿐이지 정리 하나도 안 되어있어서 결국 남편 몰래 다시 정리하고...
남편은 설거지 하나 해주고는 게임하러 들어가고...
저는 덩그러니 거실에 앉아서 티브이 보다보니까... 왜 결혼했지란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그런 문제로 또 싸우고...
그럼 또 시댁에서 있던 일도 이야기가 나오고...
나는 이렇게 하는데 넌 왜 우리 친정에 하나도 안 하냐고 쌓인 이야기 하면
또 조부모님이 해준게 뭐가 있는데 내가 잘해야하냐란 소리하고...
매주 시댁가는게 무슨 큰일이냐고 하고...
그래서 결국 신랑이 몇달동안 친정에 전화도 안 하고 안 가도 아무말 안 하게 되었습니다.
저 혼자 가곤 했죠...
그러다 지난 추석에... 원래 점심은 친정에서 먹기로 했는데...
시누이가 자기가 점심 만들테니 점심 시댁에서 먹으라고 하고...
(시누이 문제도 이야기할게 있지만.. 이야기가 너무 길어질 듯 해요..)
그래서 오후 늦게 갈려고 친정에 전화했더니 원래 명절에 거의 안 오던 친정아버지가 지금 친정에 왔다고
해서... 친정 가는 중간에 돌아오고...
그날 친정에서는 제 편인 작은아버지와 친정아버지와 싸움이 크게 나서 몸싸움도 나고...
저희 할머니가 저한테 새벽에 전화해서 니가 문제라고 울면서 이야기하시고...
저도 같이 악다구니 쓰고... 나중엔 할머니가 전화하셔서 미안하다고
너무 화나서 그랬다고 사과하시고 해서... 저랑 조부모님은 사이가 다시 좋아졌지만...
남편은 더더욱 친정에 안 가고 전화는 아예 안 하게 되었어요
가더라도 한시간, 두시간만에 친정에서 나오죠...
할머니가 저한테 저렇게 하시는걸 옆에서 봐서 가까이 하기 싫어졌다고 하는걸...
머리로는 이해가 되더라고요...
하지만... 가끔 시댁에서 나도 싫은소리 듣고 힘들고 한데... 그거 옆에서 보면서
그래도 나는 하는데 너는 왜 우리 친정에 그렇게 못해란 생각이 불쑥불쑥 들더라고요...
그래서 꾹 눌렀습니다... 이해할려고 노력했어요... 그래야 같이 살테니까...
그러다 이번 명절에도...
토요일 아침일찍부터 가서 음식하고 설거지하고 뭐 준비하고 이러고...했는데...
저녁에 집에 오는 길에 그러더라고요...
그래도 다른 집에 비하면 우리집은 수월하지라고...
저희 친정만 봐도 돈전이니 뭐니 일일이 반죽하고 다 하지만...
시댁은 다 인스턴트 사서하고 나물도 어머님이 다 해놓으셔서 그에 비하면 수월하긴 하지만...
하루종일 졸고, 티브이보고, 게임까지 하던 남편입에선 그 이야기 들으니까 화가 나더라고요...
남편은 아니라고 제 오해라고 그나마 할만하지 않냐고 이야기했을 뿐이라고 해서 풀었지만...
다음날 새벽부터 가서 또 차례준비하고 음식하고 설거지하고 과일깍고 뭐하고 뭐하고...
그 동안 남자들은 먹고 자고 놀고일 뿐...
그러고 전 연휴 마지막날 정상근무라 집에 왔더니 자기가 다 하겠다고...
손하나까딱하지 말라더니 본인이 손하나까딱 안 하고 티브이에 빠져서
배고픈 제가 밥하고 세탁기 돌리고 다 해놓고 화내니까 자기가 할건데 왜 먼저 해서 그러냐고 하고...
생리까지 터져서 오한에 생리통에 근육통까지 와서 약먹고 자고 다음날 또 새벽부터 출근해서
저녁에 퇴근하는데 남편한테서 전화가 오더라고요...
시댁에 가야겠다고... 왜냐고 화를 냈더니
봉투를 못 드렸기 때문에 가야한다고... 그럼 오늘 집에 있던 당신이 가지 그랬냐 했더니
봉투는 제가 시아버지한테 드려야한다고... 그래놓고는 또 기죽은 말투로 아니라고 가지 말자고 하니..
그래서 가자고 했더니 대신 시댁 갔다가 오는 길에 피자한판 사서 집에서 먹자고 하길래
알았다고 하고 신랑 데리고 시댁갔더니...
시댁에서 저녁 식사 중이시더라고요.
밥이 없다고 하시길래 밥 하지 말라고 저희도 가서 아침에 먹을 밥 해놓고 해야한다고 했는데도
먹고 가라고 하시고... 남편도 뭐 크게 거절 못하고...
생리통에 근육통에 오한에 덜덜 떨면서 표정관리도 안 되고...
시아버지는 분명 오늘 저 출근한다고 이야기했는데도 쉬는 날이라고 영화보고 왔냐고 이야기하시고..
아주버니가 애 데리고 저녁 먹으러 왔다니까 애 한테 시어머니는 니 애미가 자느라고 너 하루종일 굶겼냐? 니 애미가 너 밥도 안 주대? 이러면서 손윗동서 욕하는 것도...
정말 모든게 짜증이 나더라고요...
(명절 내내 일한 여자들이 자는게 죄인가요...?
남자들은 밥한번 차려서도 못 먹는 바보들인가요....?)
그러면서 문득 그 생각이 나더군요...
요즘 젊은 사람들이 혼자 편하게 살고 혼자서도 재밌게 살 수 있는데
왜 결혼을 해야하는가라고 생각한다고...
사실 제 연봉이면 저 혼자서도 직장 가까운데 원룸이라도 하나 얻어서
내 몸 하나만 챙기면서 편하게 살 수도 있는데...
지방이라서 5~6년만 지금처럼 알뜰히 혼자 모으면...
작은 집 정도는 대출끼고라도 살 수 있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도 이 생각은 너무 심한가란 생각이 들어서 기분은 나쁘지만...
또 감출 수도 없지만... 거기까진 생각을 안 할려고 하고
밥 다 먹고 설거지 다 하고 봉투도 드리고 그러고 집에 왔습니다.
와서 씻고 진통제 먹고 약기운에 두시간 정도 잠들었나... 눈 떠보니까
저 혼자길래 보니 남편은 또 게임에만 열중해 있고...
나중엔 자러 왔다가도 따로 베게 들고 거실로 나가길래 가서 왜 각방쓰냐고
전에 각방 쓰고 나선 하지 말자고 안 했냐고 했더니 피곤하니까 가서 자라고만 하고...
나중엔 안방으로 오긴 했지만 등돌리고 딱 눕는거보고... 본인이 도리어 화내고 하는거보고..
아.. 정말 살기 싫다란 생각만 들더라고요...
새벽까지 잠 못자고 남편한테 내가 그렇게 싫냐고 했더니 안아주면서 왜 그러냐고 자라고만하고...
우는거 알면서도 자라고 왜 울고 있냐고 빨리 자라고만 하고...
본인은 코 골고 잘 자더라고요...
자는거 보면서... 신랑 핸드폰에서 제 핸드폰 번호, 저희 친정어머니 전화번호,
친정 할아버지 전화번호 다 지웠습니다.
명절이라고 친정어머니한테 복 받으시라고 문자하나 남편이 보낸거...
친정 할아버지한테는 전화한번 안 한거 내역보니까 눈물이 나더라고요...
그래서 차라리 남편이 어른들 번호를 모르면
연락 없는거 번호 모르니까라고 생각하게 될테니까라고 생각하면서
제 손으로 지웠습니다.
그런거 잠 한 숨 못 자고 보고 나니... 참.. 왜 사는건가 싶네요...
도데체 왜 사는건가.. 왜 결혼한건지...
새벽에 출근준비 다 하고선 남편한테 왜 화를 내냐니까 그럼 이 상황에서 누가 화내는게 맞냐고
제가 화내는게 맞냐고 합니다... 울면서 출근하는데도 모른체하고...
사실 남편 자는 사이에 트렁크에 며칠 밖에서 지낼 수 있을 정도로 짐을 싸놨는데...
들고 나오진 못했는데... 이따 반차내고 트렁크 들고 나와야하는건가란 생각을 하는 중입니다.
분명 좋아서... 없으면 못살 것 같아서.. 평생 내 편일거라고 생각했는데...
이젠 제 마음도 모르겠고... 남편 마음도 모르겠고...
아이가 없고 할 때 헤어지는게 맞는건가란 생각만 들고...
몽롱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