윗집의 층간소음에 1년정도 시달렸네요.
윗집은 피아노를 칩니다.
1년내내 저 곡을 칩니다.
싸구려 mp3 플레이어로 녹음한건데도 저정도 크기로 들립니다.
실제론 훨씬 크게 들리지요.
작년 3월쯤 처음 이사와선 정말 미친듯이 세게 쳤습니다.
서스테인(울림) 페달 신나게 밟아대면서요.
TV소리를 키워도 피아노 소리에 묻혀 잘 들리지 않을 정도로 크게 쳐댔습니다.
참다참다 미친거 아닌가 싶어 올라갔습니다.
아 물론 감정적으로 대응하지 않기위해 작은 비타민제 들고 올라갔습니다.
웃으면서 얘기했습니다. 아랫집인데 좀 시끄러운 것 같다고.
그쪽에서도 미안한지 오렌지 몇 개 들고 오셨습니다.
그리고 괜찮아졌을까요?
예상하셨듯 당연히 아니었죠.
참았습니다.
처음 올라간게 3월이었는데 9월까지 참았습니다.
매일 저 곡+ 몇 곡을 칩니다. 동트는 아침에도 점심에도 저녁에도 해지고서도.
6개월이 지난 9월에는 경비실통해서 연락했습니다.
그땐 저도 화가 많이 나있었죠.
달라졌을까요?
네. 역시 예상하던대로 이번에도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그 후 한 달이 지난 10월, 너무너무 화가 나서 직접 올라갔습니다.
아주머니가 나오시더군요.
아랫집인데 시끄럽다고. 피아노 삼가달라고 말했습니다.
표정이 껄끄럽더군요.
이윽고 아저씨가 런닝셔츠, 속옷 한 장만 입고 나오셨습니다
왜 그러느냐고.
미안하다는 말은 없었습니다.
아파트에서 어쿠스틱피아노는 너무 하는 것 아니냐,
계속 치시려면 디지털로 바꾸시던지 해야 하는 것 아니냐 라고 말했더니
내가 왜 그쪽때문에 그렇게 해야하느냐고 나오더군요.
내가 내 집에서 피아노 치는건데 무슨 상관이냐고.
그리고 '내 아이는 전공자다' 라는 말을 합니다.
그리고 '이전에 살던 (같은 아파트 옆 동에 살았음) 곳에선 10년동안 아무 문제 없었는데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 라고 말합니다.
피아노 치는 주역인 아이가 나왔습니다.
중3, 여학생.
언제 치면 되겠느냐고 묻더군요.
아이를 보니 마음이 약해집디다.
'피아노 소리는 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연습실에 가서 쳐야하지 않겠어요?' 라고 말했지만
(중3 아이에게 꼬박꼬박 존대를 해주었습니다. 아이니까..)
그럴 생각이 없어보입니다.
그리고 또 묻습니다.
언제치면 괜찮으신지 말씀해달라고..
그집 아저씨는 눈을 부라리며 조금도 양보하지 않을 태세였습니다.
아저씨 뿐만이 아니죠. 가족 중 어느 누구도 양보하지 않을 태세였어요.
굳이 밝히고 싶지 않은 사정을 말했습니다.
과거에 몸이 무척 안좋아 수술받고 한참을 쉬었어야 했다.
지금도 아직은 쉼이 많이 필요하고, 아침에 일찍 출근하고 밤에 들어오는 사람들의 패턴과는 다르다..
낮에 친다지만 그것도 나에겐 너무 힘들다...
그러나 뭐...괜히 말했구나 싶습니다...
'정 그렇다면 하루에 한 시간 정도 일정한 시간을 정하자. 나도 그 시간은 견딜 수 있겠다' 라고 말했지만
중3 여학생은 말합니다.
'근데 제 동생도 쳐야 하는데...'
너무 화가 나고 분노해서 몸이 부들부들 떨리고 목소리도 떨리고 했지만 끝까지 예의 지키려고 노력했습니다. 학생에게 안좋은 꼴 보이지 않으려고.
아예 치지 말라고 내 주장만 내세우는건 너무할 수도 있으니까 조율하기로 했습니다.
경비실 통해서 제가 원하는 시간을 말해주기로.
달라졌을까요?
그렇죠. 그랬으면 여기에까지 글 안쓰죠.
다행히 요즘엔 아침 8시쯤부터는 안 칩니다.
9시쯤에 칩니다...
10시 넘어서 치던 것도 10시 넘으면 안 칩니다.
맞아요..그것만 해도 다행이죠..
(그 날 이후로 전 심리상담을 받고 있습니다..ㅠㅜ)
아이의 아버지도, 아이도 입을 모아 말합니다.
자신의 딸이 "전공자" 라고.
자신은 "클래식 전공자"라고.
그러나 나는 압니다.
저것은 전공자의 플레이가 아님을.
그 아이가 연습하는 곡들이 클래식 전공자의 곡이 아님을.
오늘도 신나게 두들겨댑니다.
제발...
아파트에 어쿠스틱 피아노 들여놓고 두들겨대는 무개념 개매너 행동은 하지 맙시다.
층간소음...법적으로 확실하게 규제 해주었으면 합니다.
KBS같은 공영방송에서 층간소음 캠페인 만들어서 계속 틀어주어야 하고요.
배움은 많아진만큼 의식도 올라가야죠..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여기에라도 쓰니 조금 개운해지는듯 하네요...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