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여학생입니다. 나이 밝히는건...조금 꺼려져서요. 여학생으로만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오타나 서두가 맞지 않은 허접한 글이더라도 이해해주세요.
사실, 이 글을 쓰기까지 꽤 오랜 시간 동안 고민했습니다. 대략 1년을요. 그 1년 동안 다른 사람에게나 조언을 구할 것이지, 왜 니가 상처 받을 수 있고 먼 미래에 창피해할 수도 있는데 굳이 인터넷에서 조언을 구하시냐라고 물으신다면 여태껏 살아오면서 제 진실된 속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었던 곳이 없었다, 아니 있었겠지만 제가 속 시원히 털어놓지 못했다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인터넷은 사회에서 소외받는 사람들도 익명의 힘을 빌어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평소에는 자신이 해내지 못했던 일들을 해내기도 하고, 또는 자신이 당했던 것 만큼 또 다른 누군가를 상처입히기도 하죠. 그래서 털어놓지 못했던 제 속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을거라 생각했습니다.
주절주절 쓸데없는 말이 길었네요ㅎㅎ;; 제대로 정리하지 않고 꺼내는 이야기라 시간상 오차가 클 수도 있고 뒤죽박죽일 수도 있습니다. 일단 제 푸념이자 과거를 털어놓으려고 합니다.
유치원도 채 졸업하지 못했을 나이에 엄마가 집을 나갔습니다. 솔직히 어린 나이임에도 집을 나간 엄마가 잘못된 행동을 했다고는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비록 저를 놔두고 가버리셨지만 전 털끝만큼도 엄마를 미워하는 마음이 없었습니다. 부모님은 자주 저와 동생이 보는 앞에서 싸우시고, 아버지의 폭력에 어머니는 맞기만 했습니다. 어렸을 때의 기억이지만 아주 또렷이 기억합니다. 3~4살 때의 저에겐 너무나도 충격적이었던 사건들을 잊지 않고 지금도 기억하고 있습니다. 아빠의 일방적인 폭행, 아빠가 너무나도 원망스럽고 무서웠지만 그런 때에도 아빠를 미워하는 마음 털끝만큼도 없었습니다. 그냥 그런 아빠가 이해할 수 없었을 뿐이죠.
엄마가 집을 나갈 때 펑펑 울면서 매달리는 저에게 꼭 돌아올테니 기달려 달라, 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전 그 마지막 말을 참 깊게 새겨들었나봅니다. 초등학교 입학한 이후 3년 동안은 쭉 저녁마다 밤하늘을 바라보며 늘 기도했습니다. 지금은 참 쑥쓰럽고 창피한 기억이지만 하늘에 기도하고 또 기도하면 분명 엄마가 돌아올 것이다 라고 쉽게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전 더이상 엄마가 필요하지 않은 아이로 성장했습니다. 애초에 엄마가 집을 나가서 엄마를 원망하는 마음이 없었고 엄마도 어딘가에 살아계시고 또 그 때는 철없이 노는 것을 좋아하던 나이였던지라 엄마를 예전만큼 떠올리지 않았고 더는 기도하지도 않았고, 한달 내내 엄마 생각 하나 없었던 날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덜컥, 엄마가 집으로 전화를 했고 아무렇지 않게 그 전화를 받았던 저는 덜컥- 심장이 떨어지는 줄 알았습니다. 엄마에 대한 반가움? 솔직히 없었습니다. 그렇다고 원망이요? 아니요, 전 엄마가 절 놔두고 갈 때에도 털끝하나 미워하는 마음을 갖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왜 덜컥- 심장이 내려앉았을까요? 너무나도 오래된 기억이고 제가 그것을 무겁게 여기지 않았기 때문에 자세히 기억은 나지 않습니다. 내가 엄마 전화를 울면서 받았는지, 반가워했는지, 아니면 무덤덤했는지. 정말 아무것도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그냥 그 때 느낌만 생각나더군요. 그 때 이후로 엄마 전화를 받을 때마다 솔직히 눈치보였습니다. 엄마가 전화를 끊고 아빠가 무슨 말을 주고 받았냐고 물어보면 슬슬 눈치를 보며 형식적인 대화를 나누었다고 풀어서 말해주었어요. 그리고 엄마가 무슨 질문을 하면 단답형으로 '네..네.' 늘 이런 대답 뿐이었고 살가운 기색 하나 없었습니다. 그런 제가 엄마는 늘 섭섭하셨을거예요.
시간이 흘러서 초등학교 5학년 때 처음으로 생리가 터졌는데, 그 때도 엄마 생각 하나 없었습니다. 누구는 처음 생리가 터지면 너무 무서워서 울었다고 하는데 전 놀라기만할 뿐 바로 아빠에게 도움을 청했습니다. 그것이 생소하고 또 처음 있는 일이라 아빠에게 쑥스럽지 않게 당당히 물어보고 도와달라 요청했죠. 그리고 나중에서야 친구들과 이야기를 해보며 저는 늘 내 잣대로만 생각했던게 아니었구나, 라고 처음으로 느꼈습니다. 다른 아이들은 엄마가 맛있는 것도 사주고 파티도 해주며 축하해주었다는데 전 그런거 하나 없었죠. 물론 친척들이 모두 모여 축하해주었지만 남자 친척들이 보는 앞에서 축하받는 일, 그리 기쁘지 않았습니다. 다 알게 되었으니까요. 하지만 그런 때에도 엄마를 떠올리거나 하지 않았습니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저는 엄마와는 상관없는 다른 사건으로 큰 충격을 여러 차례 받고, 그 때부터 철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엄마가 해줘야 할 일 다 제가 알아서 했고, 제가 못하는 일 할머니가 아빠가 해줬습니다. 솔직히 제 삶에서 엄마는 완전히 결여되어 있는 존재였어요. 엄마에 대한 필요성 하나 느끼지 못했기 때문에 엄마를 떠올린 적도 없었구요. 이런 제가 못된 애인가요?
제가 정말 버티기 힘들만큼, 감당하기 힘들만큼 힘들었을 때 옆엔 그 누구도 없었습니다. 전 솔직히 제 과거를 되짚어보면서 내가 이만큼이나 버텨왔구나, 하고 놀랍니다. 때로는 제가 자랑스럽기도 해요. (어린 시절 엄마의 존재는 제게 결코 짐을 지우거나 힘들게 하는 존재는 아니였습니다. 그저, 제 주변에서 친구들과 사람들과 일어나는 크고 작은 트러블 때문에 힘들어 했던거예요.) 초등학교 4학년 때 처음으로 자살 시도를 했지만 번번히 실패했습니다. 너무 무서워서 할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이런 방법으로 죽지 못한다는 것을 깨닫고 다시는 자살 시도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중학교에 올라와서, 특히 중2때는 정말 너무나도 고역이였습니다. 하루하루가 꽉 막혀있고 늘 죽지못해 살아가는 나날들이었습니다. 내 주변 사람들은 날 답답하게 조여오고 난 피하지 못하고 발만 동동 굴리며 독하게 살아왔습니다. 너무나도 힘들어서 감정기복이 하루에 몇십번씩 오락가락하고 힘들었는데도 집에 가면 잘 먹고 잘 놀고 아무 일도 없다는 듯 태연스레 티 한번 내지 않고 저 자신을 속이고 살아오고 밤에 잘 때 남몰래 울다 자곤 했습니다. 제 주변엔 아무도 없었고, 내 고민을 털어놓을 사람이 한명도 없었습니다. 처음 통화를 나누던 날 부터 지금까지 줄곧 끊김없이 엄마와 통화를 했지만 그 때, 처절하게 도움이 필요했던 그 때에도 엄마에게 도움을 요청하자라는 생각 하나 없었습니다.
그런데 고등학생이 된 이후에 늘 필요한거 말하라고 용돈만 보내주던 엄마가 소위 일반 엄마처럼 제게 행동하기 시작했습니다. 전 누구에게나 고민 하나 털어놓지 않으려고 다짐했었는데 고등학교 1학년 담임 선생님이 너무나 좋은 분이시라 생각했고 입이 무거우시리라 생각하여 처음으로, 태어나서 처음으로 제 고민이라 것을 털어놓았습니다. 그런데 선생님께서 저와 부모님에게 제 고민 이야기 하지 않겠다 라고 약속하셨는데 엄마에게 전화를 하셨던 것 같습니다. 물론 선생님은 저와의 약속 때문에 제 고민은 한마디도 말하시지 않으신 것 같지만 제가 이런저런 일들로 많이 힘들어하니 엄마가 더 신경 써달라고 그렇게 말했던 모양입니다. 그 일이 있은 후로 엄마는 왜 자신이 아닌 선생님께 고민을 털어놓는 것이냐며 섭섭해하셨습니다.
솔직히 저는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제 고민, 털어놓는 제 마음이지 꼭 엄마에게 털어놓아야 하는 법이 있습니까? 그런데도 엄마는 무척 화를 내시고 속상해하셨습니다. 그렇다고 엄마의 마음을 이해하지 않는건 아닙니다. 몇 년간을 저한테 부족함 없이 잘해주려고 갖고 싶은거, 먹고 싶은거, 사고 싶은거 다 해주셨으니까요. 하지만 물질적인 것으로 그 몇년 동안 텅 비어버린 제 마음을 충족시켜 주진 못합니다. 그 때 이후로 엄마는 사사건건 개입하려고 했습니다. 조금만 섭섭하게 해드려도 연락 다시는 하지 않겠다, 떨어진 세월 동안 니가 너무나도 많이 변해버렸구나, 너 내 딸 맞느냐, 엄마는 너무 힘들도 지친다.
몇 번이고 그런 문자들을 볼 때마다 핸드폰을 부셔버리고 싶었습니다. 당장에라도 전화해서 화내고 싶었습니다. 초등학교 때부터 중학교 때까지 단 한번도 마음 놓고 웃어본 적이 없었던 제가 고등학교에 올라와서 좋은 친구들과 하하호호, 신나게 마음 놓고 웃고 있는데 엄마라는 사람이 절 이렇게까지 힘들게 하니 처음으로 엄마가 싫고 미웠습니다. 한번은 제 성질 참지 못하고 마음에 있는 말 실컷 문자로 했습니다. 그 때 처음으로 제가 감쳐왔던 말들을 속 시원히 털어놓았습니다. 그렇다고 반말로 찍찍 버릇없게 군거 아닙니다. 그동안 제가 느낀것, 하나하나 차분히 문자로 써서 보냈습니다. 하지만 엄마의 문자는 '버릇없게 굴지 마라. 어디서 어른한테 가르치려드냐.' 였습니다.
엄마는 누누히 제게 부탁했습니다. 네 진심을 가르쳐 달라고. 제 진심을 가르쳐 드렸는데도 엄마는 늘 제 말은 귓등으로 듣지 않았습니다. 절 위한다고 아무리 선물 공세를 해도 뭐합니까? 엄마는 제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혔고 그런 나날들이 반복되는 와중에 전 엄마를 버리겠다, 라고 말했습니다. 절 힘들게 하는 인간은 그게 부모가 됐건, 친척이 됐건 절대 용서할 수 없는 사람이 바로 저입니다. 전 이제 중학교 때 지금보다 더 힘들었던 그 때만큼 모진 시련들을 감당해낼 마음이 없습니다.
제가 이기적인 걸까요? 저 못된 아이죠? 솔직히 이 글 이 카테고리에 어울리지 않지만 결시친에 쓴 이유, 사람들이 아주 많은 사람들이 제 글을 읽어주었으면 하는 바람에서입니다. 절 욕하고 어떻게 그래도 엄마를 버릴 수 있냐라고 욕하셔도 상관없습니다. 쌍욕을 던져도 상관없어요. 다 감당할 수 있습니다. 인터넷에서 욕먹는거, 그걸 버티는거 어렵지 않다고 생각하니까요.
여기까지는 제 푸념입니다. 그리고 본론, 위 제목입니다. 저는 솔직히 제가 뭘 잘못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먼 미래에 내가 성인이 되어서 엄마와 비슷한 나이를 먹고 제 삶을 돌아볼 때를 생각해봤습니다. 지금 내 모습이 철없는 모습이라고 생각할까? 그때 엄마에게 상처줬던 걸 후회할까? 그리고 다른 아이들을 보며 나도 저렇게 엄마와 평범하게 싸우고 화해하고 같이 쇼핑도 하고 즐겁게 놀고, 그럴 수 없는걸까? 라고 수차례 고민하고 갈등했습니다. 엄마를 버리겠다라고, 대놓고 말한 이후 엄마는 당신 스스로 주위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고 그랬었던 모양입니다. 수차례 문자를 날려 엄마가 잘못했다, 한번만 이야기를 나눠보자라고 부탁했었습니다. 하지만 전 단 한번도 답장 하나 보내지 않았습니다.
그냥, 두려웠습니다. 절 힘들게 했던 엄마를 받아 들여줄 용기가 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오늘 엄마에게서 문자가 왔더군요. 잘 살아라, 행복해라. 솔직히 이런 말 예전부터 엄마가 늘 섭섭해하시면 버릇처럼 하던 말이라 듣기도 싫고 짜증나는 말이었지만 오늘만큼은 내가 답장을 보내볼까?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위에서부터 지금까지 쭉 내 시점에서, 내 잣대로만 내가 유리한 대로만 써놓았지만 엄마가 받은 상처도 말도 안되게 많으리라는 것 저도 압니다. 엄마를 100% 이해하지 못했지만 90%까지 엄마를 이해하고 있습니다.
강하게 쌍욕 써도 상관없습니다. 부디, 제가 무엇을 잘못했고 또 어떻게 꼬여버린 엄마와 저의 사이를 풀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결시친을 애용하시는 분들이 부디 제 글을 많이 읽어주셨으면 좋겠고, 마음같아서는 톡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글이 묻히면 계속 똑같은 제목으로 쓸 생각입니다.
제발 도와주세요. 전 간절합니다.
+ 혹시나해서 덧붙입니다. 부모님 욕은 달아주지 마세요. 특히 아빠는 그 때 사업 실패로 많이 힘들어하셔서 풀지 못한 걸 엄마에게 푼 것입니다. 엄마가 그렇게 저한테 알려주셨구요. 아빠는 엄마에게 손찌껌을 했어도 저나 동생에게 단 한번도 손찌껌한 적이 없습니다. 그래서 엄마도 안심하고 저와 동생을 아빠에게 맏겨놓고 집을 나오신거구요. 욕은 제 욕만 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