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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od Bye My Princess

Avalon |2013.02.19 13:10
조회 218 |추천 1

우리가 헤어진지 7년째

2013년 2월 4일에 니가 보낸 우편이 우리 집에 도착했더라.

미술을 전공하고 있던 너여서 유학을 가야 했고, 나는 군대를 가야 되서 헤어진 그날

괜히 논리적으로 생각한다고, 이성적으로 판단해야 된다고 생각해서

'그럼 이만 우리 헤어지자.'

라는 말을 먼저 해버린 나였지. 그리고 너한테 나왔던 기다려준다는 말은 못하냐는 투정.

사실 나 수천번이라도 기다린다는 말 할 수 있었어. 아마 너도 알고 있었겠지.

그런데 서로가 떨어지고 눈에서 멀어지고 언젠가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고.

그럴때 내가 한 기다린다는 말이 너에게 걸림돌이 될까봐, 혹시 죄책감이 들까봐.

마음에도 없는 말인걸 알면서 내가 나쁜놈이 되면 너는 좀 편해질 줄 알고 나 잊고

금방 새로운 사람이 널 사랑해 줄거고 나보다 널 더 좋아해 주고 아껴줄테니까.

아마 나같은 놈 금방 잊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나 보더라.

생각해 보면 우리 사귄건 2년밖에 안되는데 마치 10년 사귄 연인 같았지..

서로가 너무도 다른 두 사람이 만나서 같이 맞춰주냐고 애쓰고, 노력하고, 오해했다가 풀리고.

그러면서 추억도 쌓이고 이해하면서 더 깊이 좋아하게 됬었지.

그때 생각나는지 모르겠네. 어려서 부터 여자는 지켜주는거라고 귀에 못이 밖히게 들어서

니가 입맞춰 달라고 분위기까지 다 맞춰줬을때도 난 너의 이마에 살짝 입술을 가져다 대는게 다였고.

그 뒤에 우리 한달 가까이를 티격대격 하다가 어느 순간 너도 날 이해해줬었지.

그리고는 맨날 나 곤란하게 내 눈앞까지 얼굴 가져다 대면서 놀렸던건 지금도 생각하면 두근거린다.

우리가 처음으로 본 뮤지컬 '돈키호테' 그 표 아직 나 가지고 있더라.

그때 그 뮤지컬 보고는 넌 날 기사님이라고 불러줬었고 난 널 공주님이라고 불렀었지.

지금 생각하니까 닭살돋는다. 그때 왜 그 호칭이 그렇게 좋았을까.

대학생 신분에 없는 돈 쪼개 모아서 몇달에 한번씩 호화스러운 식당에 가서는

서로가 공주님이 되보고 기사님이 되어보기도 하고, 오해한걸 이야기 하면서 풀기도 했었지.

단 2년 뿐인데 너무 많은 추억이 남았었나보다.

 

니가 보낸 소포 잘 받았어. 그런데 좀 이기적이더라. 난 그림 못그리는 거 알면서

왜 내 초상화를 그려 보내냐. 그리고 니 주소라도 알려줘야 나도 답장을 하지. 아무것도 없이

내가 이사갔으면 어떻하려고 우리 집 주소만 덩그러니 써서 보냈냐.

아직 너의 머릿속에 있는 내 모습은 여전히 웃고 있더라. 고마웠어. 그렇게 기억해줘서.

그리고 초상화 옆에 쓴 글들, 한글좀 사랑해줘라. 영어로 쓰면 나 힘들잖아.

쉬운 영어라서 해석이라도 했지 어렵게 써놨으면 나 암호해독 할 뻔 했어.

Goodbye to my Knight but Don`t forget me

바보냐 너.

아마 한 평생 내가 살아가면서 자신있게 이야기 할 수 있는게 있다면

단 2년이지만 동화같은 사랑을 해 본적이 있냐고 말할 수 있을거다.

기다려준다고 하지 못해서 미안해. 그런데 나도 7년동안 널 잊질 못했네.

그때로 돌아간다면 그때는 기다린다고 말해줄 수 있을까..

아마 너도 여러가지 생각해서 보낸 말이었겠지.

언젠가 내가 널 만나게 되면 전해주고 싶다.

새로운 사랑을 하고 누군가와 평생을 약속하더라도, 당신의 2년 아니 어쩌면 그 이상을 지켜주던

한 바보같은 기사를 잊지 말아달라고.

 

지금도 먹먹하다.

그런데 너도 날 이제 보냈듯이 나도 보내야지

Goodbye to Princess

2년의 사랑, 그리고 7년의 그리움.

추천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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