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아빠어디가를 보면, 자꾸 눈물이나요

아빠어디가 |2013.02.25 01:10
조회 995 |추천 5

저는 올해 18살이 되는 학생입니다.

아빠얘기를 엄마에게도 하기 힘들고 친구들에게도 하기가 힘들어서 인터넷 상에 글을 올려요.

 

제목처럼, 저는 아빠 어디가를 보면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웃음이 나기도 하지만

그보다 울음이 훨씬 더 많이 나와요. 저는 아빠와 저렇게 가깝게 지낸적이 없거든요.

아빠와 단 둘이 데이트라도 한 번 해볼껄, 여행이라도 한 번 가볼껄 하는 후회가 자꾸 듭니다.

 

저희아버지는 제가 16살때 돌아가셨습니다.

저희집은 아빠, 엄마, 저 이렇게 세명이서 살고있었구요.

아빠는 전형적인 무뚝뚝한 경상도 남자 스타일이었어요 제가 옆에서 재잘 재잘 떠들면

그냥 한 번 피식 웃고마는 ㅎㅎ 그래도 제 눈에는 세상에서 제일 멋진 아빠였습니다.

제가 말을 알아들을 수 있는 나이부터는 절대로 저에게 쓴소리 하신적 없고,

항상 저에게 너는 아빠한테 희망이라고 말씀해 주셨어요.

 

아빠가 가게를 하셨는데

제가 중학교에 들어가면서 학교때문에 이사를 가고, 가게는 원래위치에 있어서

저와 엄마는 이사간집에서 자고 아빠는 가게에 딸려있는 방에서 자는 날이 많아졌습니다.

엄마는 아침이 되면 매일 가게로 가셨기때문에 아빠를 매일매일 보았지만

이사한 집에서 지내던 저는 아빠를 일주일에 한두번 밖에 보지 못했어요.

항상 아빠는 제 곁에있을 거라고 생각했는지 자주 못보면서 아쉽다는 생각도 못했죠.

 

그러던 어느날 아침에 전화가 왔어요.

아빠가 쓰러졌으니 병원으로 오라고. 사실 저희아빠가 몸이 건강한편은 아니셨거든요.

심장이 안좋으셔서 수술도 몇 번 하시고 정기검진도 받아야하고 혈압약도 매일매일 평생 먹어야 했어요. 

그래서 저는 심장이 다시 아픈거라고 생각했어요. 근데 집을 나서서 택시를타고 병원을 가는 와중에

계속 눈물이 나더라구요. 은연중에 불길한 예감이 들었나봐요. 사실 전화받고 울면서 택시타고 병원가는

그런 장면은 드라마에서만 나오는줄 알았거든요.

 

병원에가면 아빠가 웃으면서 앉아있기를 바라면서 운 내가 바보같아 지기를 바라면서

응급실에 들어갔는데 결국 아빠와는 마지막 인사도 하지못했어요.

아빠 돌아가시기 3일전에 전화통화한게 아빠 살아생전에 마지막 흔적입니다.

 

그 당시에는 너무 당황스럽고 무서워서 아무생각도 안났어요.

이 세상에 가족은 엄마하고 나밖에 없다고 생각하니까 너무 겁나더라구요.

장례를 치르면서도 왜 아빠가 영정사진속에서만 있는지 원망스럽기도 했어요.

조문객분들이 저한테 네가 더 강해져야한다, 엄마 잘 보살펴야한다 라는 말들도 부담스러웠고

그 상황에서 도망가고싶었어요. 장례를 치르는 3일동안 눈뜨면 꿈이길, 아빠가 관속에서 일어나길,

이런 말도안되는 일들을 기도하고 또 기도했는데 변하는건 없더라구요.

 

그렇게 아빠를 보내고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더 보고싶고 더 후회되고 더 눈물이나요.

방문열고 거실로 나가면 아빠가 아빠 좋아하는 내셔널 지오그래픽티비를 보고있을것 같고

술잔보면 술 좋아하셨던 아빠 생각이나고, 추울때는 항상 뒤에가서 매달렸던 아빠생각이나고

안방에는 아빠가 자고있을것같아요. 친구들이 아빠랑 싸웠다는 얘기 조차 부럽습니다.

 

사실 제 친구들은 저희 아빠가 돌아가신거 가는 아이들이 몇명 없거든요.

친구들이 물어보면 아빠없는애 되기싫어서 아빠는 일하느라 따로 산다고 둘러댔어요.

그렇게 말 하고 나면, 아빠를 숨기는 것 같아서 너무 미안했어요.

 

저는 부모님이 돌아가시면 나면 세상이 무너질줄 알았는데 세상은 너무 멀쩡하더라구요

모두 행복해 보여서 더 슬펐어요. 그래도 아빠를 보고싶어 하는 사람이 아직 많다는 거

아빠가 알고있었으면 좋겠어요.

 

 

 

두서 없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판에 있는 여러분들도 아빠에게 잘 해 주세요. 부모님이 옆에 계신 것 만으로도 세상에서

가장 큰 축복이고 재산이고 행복입니다.

건강한 부모님과 행복한 생활하셨으면 좋겠어요.

 

세상에서 제일 멋있는 우리아빠! ^0^

아빠 있는 거기는 아직 추워? 여기는 며칠은 추웠다가 며칠은 따뜻했다가 난리야 ㅠㅠ

날씨가 추우니까 아빠가 더 보고싶어.

아빠 왜그렇게 빨리 하늘로 갔어? 나 결혼하는것만 보고가지..아니면

나 고등학교 입학가는 것만 보고가지 그것도 아니면 중학교 졸업하는 것만이라도 보고가지..

내가 아직 어려서 아빠한테 준거없이 받기만 해서 너무미안해.

내가 좀 더 컸으면 아빠도 좋은거 입고, 좋으거 먹고, 좋은거 쓰면서 살 수 있었을텐데

내가 늦게 태어나서 아빠 친구들 골프치고 놀러다닐 시간에 일해서 그것도 미안해.

아빠 살아있을때 사랑한다는 말 많이 못해준것도 미안하고, 애교없는 딸이었던것도 미안하고.

미안한게 너무너무 많아.

요즘은 아빠 생각이 너무 많이나 요새 티비에 아빠어디가라고 프로그램이 있는데,

그거 볼때마다 너무 부러워 나도 아빠랑 여행한번 가볼껄, 데이트 한번 해볼껄 하고 질투까지난다? 히히

어린이들한테 질투나하고 웃기지 흐흐

아, 엄마는 회사 이제 사표냈어. 27일부터 집에있어. 엄마 좀 안아프게해줘 030

아빠, 아빠 딸래미 열심히 살고 있어. 아빠 희망 될 수 있게 더 열심히 살게요.

아빠한테 이런 편지를 써본적이 없어서 말도 정신없는데 너무 미안하고 보고싶고

많이 사랑해요. 오늘은 꿈에 꼭 나와줬으면 좋겠어. 아빠 사랑해.

 

 

 

 

추천수5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