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에 거주하고 있는 평범한 24세 여자입니다.
다단계니, 인신매매니 글로 읽어본 적은 많지만
제가 직접 경험하고 글을 쓸 날이 올줄은 상상도 못했는데
어디서부터 써내려가야할지 모르겠네요.
(..일단 저는 국민 호구입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답답해서 기절하실수도 있으니 주의하세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
때는 지난달 18일,
종각에 있는 영풍문고에서 책을 고르고 있는데
어떤 착하게 생긴 여자분이 다가오셨습니다.
애니어그램 연구소에서 나왔다며,
애니어그램이란 자신의 성격유형에 대해 진단해주는 테스트이고 어쩌고
테스트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여러 사람들한테 설문조사 식으로 진행하고 있으니 어쩌고저쩌고
간단한 문항에 대해 종이에 체크해주면 된다는 뭐 그런거였습니다.
어려운 것도 아닌데다가 나름 흥미로웠기 때문에 저는 참여했고,
저의 유형에 대한 설명을 듣는데 평소 제 성격과 맞는 부분이 많아서 귀를 귀울였습니다.
간단한 설명을 끝으로 그 여자분이
xx씨는 xx유형인데 그런 유형중에서도 다른사람들보다 유난히도 뚜렷한 결과가 나왔고
혹시 생각있으시면 무료로 더 자세한 검사를 해주겠다고 했습니다.
나중에 맞는 시간을 정해서 근처 카페에서 하자고 얘기하더군요.
전혀 의심없이 이름과 나이, 연락처를 알려주고 몇일뒤 약속시간을 잡았습니다.
5일 뒤 23일,
영풍문고 지하에 있는 카페에서 만났는데, 약속시간보다 한참을 늦어서
미안한 마음에 제가 차 한잔을 사고 이런저런 사적인 얘기로 대화가 시작됐습니다.
그 여자분은 저보다 세살많은 27살이였습니다. 플로리스트 일을 겸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전부터 알고지냈던 사람처럼 편하게 대해주고 여러가지 비슷한 점이 많아
쉽게 마음을 열고 저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그리고 그여자는 A4용지에 애니어그램의 유형과 특징에 대해 설명하면서
저의 장점과 단점이 뭔지, 어떤성격이라고 생각하는지 등등
이런저런 얘기를 끄적끄적 받아적었습니다.
슬슬 애니어그램 검사지를 열어 주의사항을 먼저 읽어주더니, 검사가 시작됐습니다.
학교다닐때 적성검사 하듯
'아주그렇지않다, 약간그렇지않다, 보통이다, 약간그렇다, 아주그렇다'
이런식으로 나눠진 문제들이였구요. 천천히 풀었습니다.
풀면서도 학창시절 남자친구는 많이 만나봤는지 이런 사소한 이야기부터
꿈이 뭔지 하고싶은게 뭔지 등등 아무튼 대화를 많이했어요.
문제를 다 푼 후에, 결과는 하루나 이틀 안에 나온다며
바로 다음 만날 날짜를 정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다시 종각에 있는 카페에서 만났습니다.
이미 한번 만나서 그런지 더 편하게 이런저런 사적인 대화를 하다가
저번에 끄적끄적 적었던 A4용지를 꺼내고, 저의 결과지를 보면서 설명해주었습니다.
성격은 의식과 무의식에 의해 형성이 되며 등등
그동안 어떤 영향을 받아왔는지 묻고, 저는 답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가정사, 인간관계 등등 많은 대화를 나누게 됐고
전혀 의심할 여지도 없었던 저는 이미 200% 마음을 열었습니다.(ㅋㅋㅋㅋㅋㅋ)
기나긴 대화가 끝나갈때쯤에 갑자기 그여자가 한 얘기를 줄여서 얘기하자면,
"xx씨는 ~~~한 유형이고, ~~하게 살아왔을거고 안타깝게도 앞으로도 그게 반복이 될것같다.
나도 xx씨처럼 그랬었는데 내 주변에있는 지인중에 이런걸 전문으로 알고있는사람이 있다.
나는 그사람한테 상담을 받아서 지금은 힘들게는 안살고 있다.
xx씨도 충분히 극복할 수 있고 가능성이 있으니 한번 보여주고 싶다."
그때부터 그여자가 괜히 자꾸 핸드폰을 들고 화장실에 왔다갔다하고 점점 얘기가 산으로 가는것 같아서
슬슬 불안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근데 그 낌새를 차렸는지,
"xx씨는 중요한 얘기를 막 하려고 할때 긴장하는것같다. 긴장할 필요없다.
그분은 우리랑 나이차이도 많이 안나는 언니인데다가 대가를 바라지 않기 때문에
불안해하지말고 만나봤으면 좋겠다. 오늘 별일 없냐. 만나보자"
그분은 뭐하는 사람이냐고 묻자,
"수도하는 사람이다. 길에서 도를아십니까 같은 사람들이 많아서
다들 인식이 좋지않지만 그런사람 아니다. 후회안할거다. 만나보자" 라는 식으로 계속 꼬셔댔습니다.
불편하기도 하고, 나도 수도하는 사람들에 대해 안좋은 인식을 가지고 있고,
부담스럽다고 정중하게 3번정도 거절했는데
아까까지 상냥하게 웃던 사람이 갑자기 표정이 싹 굳으면서
두번 세번 계속 설득했습니다. 그리고 바로 또 핸드폰들고 화장실가구요.
성의는 고맙고, 기분나빴으면 미안하다고 만나기 싫다고 저는 얘기했고
너무 기분이 이상해서 빨리 자리에서 일어나고 싶었습니다.
이제 검사는 다 끝난거죠? 하고 물으니
아까보다 더더더더 똥씹은 표정으로 검사는 끝났으니 일어나자더라구요.
같이 카페에서 나와서 왠지 인터넷에서 본 글처럼
어디서 무서운사람들이 우루루 나와서 잡아끌고 갈까봐 사람 많은 길거리에서
그여자 먼저보내고 지하철을 타고 집에 오는길에 저는 인터넷검색을 해봤습니다.
출처:http://kin.naver.com/qna/detail.nhn?d1id=6&dirId=613&docId=119502785&qb=7JWg64uI7Ja06re4656oIOuLpOuLqOqzhA==&enc=utf8§ion=kin&rank=1&search_sort=0&spq=0&pid=RguCyF5Y7tNssaR9l7hsssssssl-364288&sid=UTCkI3JvLDgAABH59Mk
출처3:
http://cafe.naver.com/soscj/5535
제발아니길 내가 예민한거겠지 아니겠지
바랬는데 내가 당한 수법이랑 너무나도 똑같아ㅋㅋㅋㅋㅋ........
아 이미 당할뻔한 사람들이 있구나라는걸 알고나니
방금전까지 그여자를 믿고 할얘기 못할얘기 다 털어놨던 제자신이 너무 병신같아서
다리에 힘이 풀리더라구요.
혹여나 뒤에서 쫓아오진 않을까 싶고...
이야기는 끝입니다.
글재주가 없어서 횡설수설 너무 장황하게 풀었네요.
등신같이 공짜라는말에 혹해서, 쫌 잘해준다고 홀랑 다 믿어버린 제잘못도 크지만
더이상의 피해자가 없었으면 하는 마음에 이렇게 올립니다.
혹시나 이 글을 그 여자나 그 집단이 보게되면
정신차리기보다 아마 더 무서운 수법들이 생겨날걸 생각하니 두렵네요.
쨌든ㅠㅠ....
저같은 멍청이가 또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다들 조심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