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만에 판에 글을 쓰는 것 같네요.
잠자리에 누웠다가 답답한 마음에 한 번 끄적여봅니다.
저는 동갑내기 남자친구와 만 2년을 꽉 채운 연애를 하고 있는 20대 후반의 처자입니다.
다른 커플들이 그러하듯
저희 커플도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서로를 존중하며 지금까지 잘 만나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작년 겨울 즈음에
집안에 힘든 일들이 생기면서
제가 많이 우울해져버렸는데요.
그 동안 으쌰으쌰 힘내며 노력했던 모든게
하찮고 우습다고 느껴질 만큼 모든 의욕이 꺾여 있는 상태입니다.
저와 제 남자친구는
하늘과 땅만큼, 물과 불 처럼 다른 성격입니다.
때문에 오랜시간 알고 지냈던 친구임에도 불구하고
연애 초반엔 서로를 이해하지 못해 참 많이 힘들었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점들도 서로가 서로를 아끼는 마음으로 하나씩 이겨나갔고,
크게 다투는 일 없이 무난하게 3년차 연애에 접어들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결국 이 좁혀지지 않는 성격차가 절 외롭게 만드는걸까요?
이 사람을 사랑하지만,
이 사람이 없으면 참 아프겠구나 생각하지만,
사랑하는 제 사람에게 오히려 요즘의 제 상태에 대해서는 입도 뻥끗 안하게 되더군요.
남자친구를 의지하지도, 속내를 털어놓지도 않고 지내고 있습니다.
곁에 있지만 곁에 없는 것 같은 쓸쓸함을 느끼며,
아무 얘기도 하질 않습니다.
물론 일상적인 대화는 해요. 제 기분, 제 우울함에 대해서만 입을 닫은 거죠.
이렇게 아무 얘기도 하고 싶지 않은 것은 아마
구구절절히 설명하고, 제 상태를 이해시키려 애쓰는 것에 지쳐버렸기 때문일겁니다.
서로가 너무 달라 맞춰가며 애쓰는 동안 지쳐버린 마음이 분명 있으니까요. 이미 충분히 힘드니까 굳이 얘길꺼내 그걸 또 반복하고 싶진 않은거죠.
가만히 있다가도 금방 눈물이 맺히고,
사는데 지쳤다는 생각을 너무 자주 할만큼
우울의 정도가 깊어져 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어느샌가 이 사람이 곁에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 이라는 생각을 해버릴만큼
제가 가진 모든 것에 대한 애착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하고 싶은것도, 꿈도 많았던 제가
어느새 이렇게 아무것도 하고 싶은 것이 없고
아무 의욕도 없는 20대 후반의 여자가 되었을까요?
결혼을 하게 된다면,
지금의 남자친구와 하는 것이 좋겠다고 여길만큼 든든하게 생각하던 사람이었습니다.
절 많이 아껴주고 좋아해주는 사람이구요.
제가 너무 우울해진 나머지 판단력이 흐려진걸까요?
혹시 이런 느낌 아세요?
사랑은 받지만, 이해는 받지 못한는다는 느낌.
공감도 전혀 이뤄지지 않고, 뭔가 턱하고 벽에 가로막혀버린것 같은 기분. 아무리 노력해도 좁혀지지 않는 거리. 그런 종류의 것이 느껴집니다.
이런 사람, 이만한 사람을 내가 언제 또 만날 수 있을까 싶다가도
이 사람보다는 나와 더 잘 맞는 사람, 나와 좀 더 비슷한 사람을 만나야하는게 아닐까 하는 그런 생각도 들고..
다른 사람들의 연애는 어떤지 궁금합니다.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것 자체가
이 사람이 제 배필이 아니기 때문일까요?
아니면, 원래 사람이 갖는 원초적인 고독감과 요즘 들어 심해진 우울감 때문에 그렇게 느끼는 걸까요..
요즘은 외로워도 정말 너무 외롭습니다.
마음이 허하고 이 세상에 오롯이 나 혼자 뿐인것 같은 기분이 참 오래 지속되네요.
다시 마음에 봄이 와야 할텐데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