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내 오랜 친구야!
잘지내고있니?
아마 너를 처음만났을때부터 내가 설렜다면 넌 안믿을거야. 그만큼 내가 성격도 남자같고 장난도 많이쳐서 더욱더 그럴거야. 또 니가 다른 여자를 좋아한다는 얘길듣고 나도 다른 남자를 좋아한다고 말하고, 그 남자를 좋아하려고도해봤어. 근데 그게 잘 안되더라.
너랑 내가 고3 일때,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던 길목에 만난적있었잖아.
사람이 드문 저녁시간에 어떤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난 그때 처음으로 야자 빠져봤어.
아파도 꼭 학교도 야자도 안빠지던 나였는데
참 신기했어. 나도 누군가 때문에 변할 수 있구나 싶어서. 그리고 생각해보니 수능도 얼마 안남았을 때였다. 나 그때 널 참 많이 좋아했었다보다. 몇년동안 수능만보고 달려왔던내가 수능을 한달도 안남기고 야자를 빠지다니...
암튼 그렇게 낮은 그네에 앉아서 너의 낮은 목소리를 듣는것만으로도 행복했어.
이런저런 얘기하면서, 솔직히 그때 무슨얘기했었는지 기억도안나.거의3시간 넘게 그렇게 있었던거 같은데.
헤어질시간이 되어서 그네에서 일어났지. 너랑있어서 추운줄도 몰랐는데 너랑 헤어져야한다는 생각에 문득 추위를 느꼈나봐. 생각해보니 그때 추웠는데 너한테 잘보이려고 옷을 얇게 입고 나갔었던건데 넌 모르겠지?
그래, 니가 그걸 알아챌사람이었다면 내가 그렇게 오랫동안 너 좋아했던것도 알아챘을거야.
니앞에서 이상한 모습 보이기 싫었는데 추우니까 저절도 덜덜 떨게 되더라.
안추운척하려고 덥다고 장난도 치고 그랬는데 추운건 어쩔수없었나봐.
그래서 다시 학교로 돌아가려는길에 니가 바래준다고 해서 좋기도했어. 늘 데려다주던 너지만.
학교로 돌아가는 길 내내 학교가 좀 더 멀었으면..하는 생각이 들더라. 너랑 함께 걷는길이라서 그랬겠지?
그 길에서 내가 추워서 계속 떨고있으니까 내 옆으로 가까이왔잖아.
사실 그것만으로도 엄청 설레고 떨렸어, 정말 심장이 너무 쿵쾅거려서 무서울만큼.
그때 니가 갑자기 내 어깨를 꽉 감싸면서 그렇게 춥냐고 물었잖아.
그때 내가 뭐라고 했었는지 기억도 안나. 그만큼 떨리고 기쁘고 설레고 그랬어.
딱 시간이 멈춰버렸으면 싶었어. 너는 어땠는지 모르지만.
그렇게 두근거리는 마음을 가지고 방에 들어가서 앉아있는데
아직도 니 손이 내 어깨에 있는거 같았어.
너의 따뜻했던 손과 품까지도.
근데 신기한건 3년도 넘게 지난 지금까지도 니 손이 내 어깨에 있는거 같아.
나 좋다는 남자들도 만나봤고, 그 사람들도 분명 내 어깨를 감싸안아줬지만 너밖에 기억이안나.
그리고 자려고 누운 지금도 니 손이 내 어깨에 있는 것만 같아서 잠이 안와.
넌 내가 이러는 걸 알까?
차라리 니가 이런 나를 몰랐길 바래.
니가 엄청나게 좋아하는 사람이 생겨서 그 사람에게 푹 빠져있는 걸 봤어.
슬프기도 하지만 기쁘기도 했어. 니가 행복해하니까.
근데 너를 행복하게 만드는 그 여자가 내 친구라는 걸 알았을때... 내 기분을 넌 모르겠지?
만약 내가 널 좋아하는걸 알고도 그랬다면 넌 정말 나쁜 사람이야.
근데 난 니가 나쁜 사람이 아니었으면 좋겠어. 그렇게 믿을거야.
정말 오랫동안 좋아했고 지금도 좋아하고있어. 하지만 넌 나의 오랜 친구일뿐이야. 요즘엔 더 연락도 못하고 멀어진것같아서 슬프다. 보고싶어. 내가 가장오래 사랑한 사람아. 내 친구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