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그대로 오늘이 헤어진 다음날이네요..
이대로 있다간 그 사람한테 또 연락하고 싶어질까봐
제가 하고 싶은 말, 제 마음..여기에 좀 의지해 보려구요..
저희 커플은 서로 참 힘든 상황에서 만났어요.
저는 늦은 나이에 공부를 다시 시작한 고시생이었고,
남친은 하려던 사업이 잘 안돼서 빚이 좀 남아 있는 상태였구요.
남친은 빚때문에 한달에 한번 쉴까말까 할 정도로
아침부터 밤까지 힘들게 일했지만 긍정적인 사람이라 배울 점이 더 많았던 사람이었어요,
저도 공부하는 처지이고, 남친도 일 때문에 늘 바빠서
자주 만나지는 못했지만 서로 의지하며 그렇게 잘 지냈죠..
남친은 늘 제게 미안해했어요.
잘해주지도 못하고 자주 만나지도 못하고 어쩌다 니가 나같은 놈을 만났는지 모르겠다..
미안하다..이런 말을 자주 하곤 했었죠..
아,.갑자기 또 눈물이 나네요..
저런 말밖에 못하는 자신이 얼마나 싫었을지..남친이 너무 안쓰럽고 가여워요 지금도..
그래서 전 남친을 더 많이 이해하려고 노력했어요.
만나기로 해놓고도 너무 피곤해보이면 안만나도 되니까 그냥 쉬라고 할 때도 많았고,
영화 한번 같이 본 적도 없었고, 데이트다운 데이트 한번 못해봤지만 다 이해할 수 있었어요,
화이트데이에도 사탕은커녕 얼굴도 못봤지만 투정 한번 안부렸구요..
안그래도 힘든 사람 더 힘들게 하고 싶지 않아서 ....
저는 그 사람한테 편안히 기댈 수 있는 곳이 되고 싶었거든요.
남친도 제가 많이 이해해주는 것에 대해 미안해하고 고마워했구요.
그렇게 서로 이해하며 잘 지내다가 요 며칠 일 때문에 몸도 마음도 힘들어 보이더라구요..
그러다 어제...남친에게 장문의 카톡이 왔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자기는 연애할 형편이 아닌 것 같다고..그런 생각을 계속 했었다고..
해준것도 없고 자주 만나지도 못하고 바쁘고 피곤하단 핑계로 항상 자신이 부족했었다고..
그런 자신이 밉고 싫다고..너도 시험 얼마 안남았고 나도 조금만 더 고생하면 되니까
서로 각자의 일 열심히 하고 너 시험 끝나면 그때 다시 봤으면 좋겠다...
그래야 자기도 맘이 가볍고 이게 서로를 위해 더 좋은 것 같다고...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어요...이별은 생각해 본 적도 없었거든요..
저도 공부하는 처지라 연애가 조심스러웠는데 연애 시작할 때 그사람이 한 말이 있었어요..
임신시키고 이런게 사고치는게 아니다...나 때문에 니가 공부 못해서 니인생 망치는게 진짜 사고치는거다
너 시험 끝날 때 까지는 만약 헤어지고 싶어도 절대 헤어지지 않을거라고 했었거든요.
그 말을 철썩같이 믿었어요...오히려 고마웠죠...
그래서 충격이 더 컸어요,,
답장을 보냈습니다...내가 다 이해할 수 있는데 왜 이러냐고...더 많이 이해하고 더 잘하겠다고...
나 시험끝날 때까진 이러지 않기로 하지 않았냐고...
남친에게 답장이 왔습니다.
헤어지자는 얘기가 아니라고...너 시험 끝나고 보는게 나을 것 같다는 이야기라고..
제가 몇번의 카톡을 더 보냈지만 돌아오는 답은 미안하단 말 뿐이었고
제 전화는 받지도 않고 그 후론 카톡도 안읽더라구요..
이건 헤어지자는게 맞는거잖아요...
눈앞이 깜깜해져서 이대론 안되겠다싶어서 남친 일하는 곳에 찾아가 두시간을 앞에서 기다렸습니다.
저를 안보고 지나치려는 남친을 애써 잡았지만 그사람은 쌩하니 차를 타고 가버렸습니다.
다리에 힘이 풀려서 서있을 수가 없었어요...
제가 사는 곳과 남친 일하는 곳은 먼 거리였고 제가 어떤 마음으로 찾아왔을지 뻔히 아는 사람이
생전 처음 보는 냉정한 모습으로 저를 두고 갔다는 사실이 믿기지가 않았어요...
택시를 타고 남친 집으로 갔습니다..이러면 더 정 떨어질 것 알면서도 저도 제 정신이 아니었어요..
가는 동안 계속 전화를 해도 수신거부를 해놨는지 두번 정도 울리고 끊기더라구요..
일끝나면 항상 사우나를 가는지라 앞에서 또 기다렸더니 사촌형이랑 같이 나오더라구요,
저를 그냥 지나치려는 그사람을 붙잡고 잠깐만 이야기 좀 하자고 했더니 그럼 여기서 하라더군요..
차 안에 사촌형이 지켜보고 있는 그 자리에서요....
거기에서 무슨 말을 하겠어요....목이 메어서 아무 말도 나오지가 않았습니다..
제가 그날 몸이 많이 안좋다는걸 남친도 알고 있던터라 그 사람 저에게 이따 연락하겠다고,
내일 너 만나러 가겠다고 몸 안좋으니까 집에 가있으라더군요..
꼭 연락하겠다는 확답을 받고 돌아왔지만 어젯밤 그뒤로 연락은 없었습니다...
밤새 잠 한숨 못자고 오늘 낮에 문자 한통을 보냈어요..
헤어지자고 하든, 시간을 갖고 나중에 만나자고 하든, 내얼굴 보면서 이야기하라고..
적어도 한때 날마다 사랑한단 말을 하던 여자였으면 이렇게 문자 하나 던져놓고 피하기만 하지말고
얼굴보고 이야기 하는게 최소한의 도리라고..나 그정도 배려도 못받을 사람은 아니라고..
나도 어제 너한테 무작정 매달리려고 찾아간 것만은 아니었고, 뭔가 납득이 가야 덜 힘들 것 아니냐고..
일 끝나면 찾아오라고 문자를 보냈습니다.
답장은 당연히 없구요....
그리고나서 하루종일 생각하고 또 생각했습니다..
결론은 남친이 한 말들이 진심이라고 믿기로 했어요..
언제나 힘들었던 사람...언제나 나에게 미안하다고 했던 사람...
그사람에겐 지금 시간이 필요한 것 같아요...
지금은 아무 것도 해줄 수 없는 자신에게 저는 버거운 존재일지도 모르니까요..
책이 눈에도 안들어오지만 내일부턴 이 악물고 공부할거예요..
다시 만나게 된다면 그때의 난 버거운 존재가 아닌 놓치고 싶지 않은 여자가 되고 싶거든요..
그사람이 오늘 절 만나러 온다면 담담하게 내마음을 이야기 해 줄 것이고..
오지 않는다면 가볍게 문자 한통 보내고 더 이상은 연락을 하지 않을 생각이예요..
우리가 더이상은 서로 힘든 모습이 아니라 더 발전된 모습으로 만나야
그때부터가 진짜 사랑이 시작된다고 생각하려구요,,
벌써부터 걱정이 되네요...쉬지도 못하고 일하느라 몸도 자주 아픈데 약 챙겨줄 사람이나 있을지..
집밥 못먹어서 그래도 제가 간간히 도시락이라도 싸다줬는데 이제는 어떡하나...
곧 생일인데 미역국이나 챙겨먹을까...
이런 생각을 하니 마음이 너무 아프네요..
주위 사람들은 저한테 그래요,
너는 현실과 동화 그 중간 어디에 사는 것 같다고...
걔가 뭐가 잘나서 그만 만나자는 놈 걱정이나 하고 있냐고 다 잊어버리라고...
근데 저는 우리가 사랑했던 그 시간들 속의 그사람을 믿고 싶어요.
모두가 열심히만 하라고 하는데 쉬어가도 된다고 말해준 유일한 사람이었고..
언제나 따뜻한 목소리로 날 다독여준 사람이었거든요..
저한테 해준 것 없다고 미안해했지만 이미 많은 것을 준 사람이거든요...
곧 그사람 일 끝날 시간이 되네요..조마조마하지만 한편으론 안올거라고 포기하고 있어요..
정이 많은 사람인데 어제 저한테 그렇게 매몰차게 한 것 보면 이미 마음을 굳힌거거든요..
내일부턴 더 열심히 살거예요...
우리가 정말 인연이라면 꼭 더 좋은 모습으로 만나야 하기에...
만나야 할 사람들은 꼭 다시 만나니까...
나 너 없는 동안 이렇게 열심히 살았어...다시 만나면 이렇게 말하고 싶어요..
눈물이 자꾸 흐르네요...가슴이 먹먹하구...
이별에 아프신 분들 저말고도 많으시죠...?
우리 오늘만 실컷 울고 내일부턴 다시 살아내게요..
인연이라면 꼭 다시 만날테니까...
그날을 위해서 더 멋지게 예쁘게...알죠..?
헤어진 사람을 다시 만나든, 새로운 사랑을 하게 되든,,
지금은 시간이 조금 필요할 때예요...
힘내요 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