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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3호선에서 겪은 황당불쾌했던 퇴근길!

6666 |2013.03.22 21:55
조회 130 |추천 0

 

 안녕하세요. 저는 서울에 거주하는 평범한 20대 여자입니다.

다들 그렇듯이 아침 이른 시간 출근을 하고, 저녁 8시경 지하철 3호선을 타고 퇴근하는 중이였습니다.

지하철이 열리고, 제가 타게 된 칸에 마침 빈 자리가 있어 긴 의자 한 쪽 끝자리에 앉게되었습니다.

그 옆에는 한 남성분이 같이 앉으셨고, 제가 앉은 같은 의자라인 끝에 한 할머니와 손녀로 추정되는 유치원생정도 되보이는 여자아이가 이미 앉아있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왠일, 그 여자아이는 언제부터였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적어도 제가 타고 한 정거장 두 정거장을 지나쳐가는 동안 내내 의자 가운데 부분에 설치된 긴 의자손잡이부분에 올라타고놀며, 마치 봉춤을 추듯이 올라갔다 미끄러져내려오며 노래까지 부르는 게 아니겠습니까.

 

 저는 평소 지하철을 자주 타는지라, 아이가 어려서 장난치는 경우도 종종 봐왔기 떄문에 '아직 어린 아니니까 그럴 수도 있지' 하고 처음엔 그냥 넘기려고 했씁니다. 그러다 이제는 아예 의자 위에서 마치 놀이터에서 뛰듯이 계속 방방뛰면서 놀더군요. 다들 퇴근하고 편히 앉아서 쉬고 가고 싶을텐데 하는 생각과 더불어 저 또한 요새 감기기운으로 컨디션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아이가 그렇게 뛸 때마다 저까지 같이 쿵쿵 가만히 앉아있을 수 없으니 상당히 불쾌해졌습니다.

 게다가 할머니 되시는 분께서는 별 다른 말씀도 하시지 않고 그저 방관하고만 계신 것 같았습니다.

 

 저는 인터넷을 보니 요새 이런 일이 많다던데 그냥 모른 척 참고 갈까하다가 자리를 옮길까 하다가,

여태까지 지하철에서 아기가 큰 소리로 울거나 해서 어머니들이 당황해서 말리시거나 아님 저렇게 유치원생정도 되는 아이들이 앉아서 큰 소리를 내면서 놀거나 하는 것은 봤어도, 같은 의자에 다른 사람들까지 앉아있는데 저렇게 뛰노는 아이는 처음이다 하는 생각과 저 스스로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건 아니라는 생각에 도달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도 모르게 끝 쪽에 앉아계시는 할머니께 "할머니 되세요? 아이가 그렇게 뛰면 같이 앉아있는 저희까지 불편해요. 왜 안 말리세요." 이렇게 말씀드렸습니다.

 처음에 말씀드리니 열차이동소리에, 자리가 조금 떨어져있어서인지 잘 못 알아들으셔서, 두 번 되풀이 해서 말씀드리니, 할머니께서 "네?" 하시다가 "미안해요" 이러셨습니다. 그 때 제가 보기에는 피곤하셔서 손녀를 그냥 내버려두시고 제가 말을 거니 다시 정신을 차리는 듯한 모습인 듯하였습니다.  그래서 손녀보느라 피곤하셔서 잠깐 그러셨을 수도 있겠구나 하고, 그렇게 넘어가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그 "미안해요"는 그런 미안해요가 아니였던 것 같네요. 갑자기 다시 그 할머니께서는 "그런데 아이가 뛰는 게 아니라, 그냥 여기 올라가서 그러는 거지" 뭐 이런식으로 말씀을 하시더니 "그걸 좋게 말하면 되지 뭘 그렇게 싸가지 없게 말하냐고 싸가지 없게" 이런 식으로 대뜸 큰 목소리로 화내듯이 말씀하시더군요. 아마 어린 제가 할머니께 그렇게 말씀 드린 게 기분이 좋지 않으셨나봅니다.

 물론 당연히 제가 저희 할머니께 애교부리면서 말씀드리듯이 친절하고 상냥하게 말씀드리시진 않았습니다. 게다가 저 또한 컨디션이 안 좋아서인지 어쩌면 퉁명스럽게 들리셨을 수도 있고, 자리가 좀 떨어져 있다고 생각해서 평소보다 목소리를 조금 크게 말씀드렸습니다.

 백 번 양보해서 저의 그런 말투때문에 기분 나쁘셨고 그게 저의 잘못이라고 한다고 해도, 제가 다짜고짜 아이나 할머니께 욕을 한 것도 아니고 존댓말을 쓰지 않은 것도 아니고,되려 할머니께 그런 식으로 욕을 들을 이유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 뒤로도 할머니는 그렇게 한 번이 아닌 계속 "아이가 어려서 그럴 수도 있지 뭘 그걸 어린 게 저렇게 싸가지 없게 말하냐, 싸가지~ 싸가지~" 몇 번을 아마 이런 식으로 혼자 중얼거리는 식으로 크게 말씀하시다가, 사람들이 많이 타니 그제서야 멈추신 것 같습니다. 어쩌면 사람들이 많이 타서 계속 말씀하셨는데, 제가 못 들었을 수도 있고 사실 저 또한 할머니께서 저런 말투를 사용하시는 거 보고 더 이상은 안 듣는 게 좋겠다 싶어 이어폰으로 음악을 크게 들어 되도록 안 들을려고 했습니다.

 그렇게 지하철을 내리는 데, 피곤한 금요일 그래도 기분 좋게 마무리 하고 싶었던 하루가 참 속상하게 마무리 되는 느낌이 들었네요.

 

 참고로 집에와서 저희 부모님께 이 얘기를 드리니 요새 그런 일 있으면 그냥 피해버리라고, 괜히 잘못 엮였다가는 너만 손해다, 괜히 큰일난다는 말씀을 하시더라구요. 저희 아버지 20년 넘게 경찰로 근무중이신 분입니다. 그런 아버지까지 그렇게 말씀하실 정도니.. 저 역시 어릴 적 아버지께 잘못하면 경찰봉으로 호되게 맞고 혼나면서 자랐습니다. 아버지 눈에는 아직도 부족한 자식이지만, 그래도 20대 중반이 된 지금 밖에 나가서 남들에게 득이 되는 행동은 못해도 폐끼치는 행동을 하고 다니지는 않는다고 스스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물론 다 사람들 사는 일인데 저 또한 밖에서 남들에게 본의아니게 실수를 할 때도 있겠지만, 그래도 먼저 사과할 줄 아는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고 있고, 오늘 지하철에서 있었던 일도 당연히 제가 본 모습이 다른 사람들의 전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괜히 오늘은 마음이 헛헛하네요.

 

 얼마 전 집에 가다 누가봐도 교복에 상의만 캐쥬얼 후드를 걸친 아이들이 담배피는 모습을 목격했습니다.

그 때는 가서 한 마디를 해야하나 싶다가도 요새 그러다 큰 일난다던데 하고  '(저도 아직 누군가의 눈에는 어려보이겠지만) 저 어린 것들이 말세야 말세' 하고 혼잣말을 하고 모른 척하고 지나갔습니다.

 그렇게 넘어가면서 잠깐 마음이 불편했지만, 저도 어느 새 그게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거겠죠?...

 점점 이 사회는 누군가 바른 말 쓴 소리를 해 줄 사람이 없어져가는 것 같아지네요..저도 부끄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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