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진지 두달이 조금 넘었던 보름 전,
내가 이전만큼 좋지 않다며 나를 떠났던 당신은
내가 보고싶다고 울음까지 터트리며 전화를 했다
그간 못다한 이야기를 하며 시작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여지를 남긴채
당신이 떠나던 날 여전히 당신이 좋았지만
나는 잡지 않았다. 아니 잡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이제 당신의 빈자리가 익숙해졌는데..그 한통의 전화는
나의 마음을 이별 후 보다 더 복잡하게 만들었다
보름 후인 오늘 새벽
카톡 사진은 낯선 남자와의 모습이 담긴 사진으로 바뀐 당신의 모습을 보았고
두근 거리는 심장을 억누르며 떨리는 손으로 새로운 사람이 생겼느냐 물었다
아니길 바랬지만 역시나였다
너 정말 대단하다는 나의 말에
당신은 나에게 좋은 여자를 만나라고 했다
순간 욱해서 이러면 안된다고 생각하면서도
신경 쓸 필요 없다
어떻게 그럴수가 있는지
왜 잘 지내던 사람 마음 헤집어놓고 이러는 거냐 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그럼 내 신경 쓰지말라며
무슨말이 하고 싶은건지
더 이상 이야기 하기 싫다며
무엇이 문제인지
나는 다시 만난다는말 하지 않았다며
보름전과 같은 사람과 이야기 한다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냉정한 대답만이 돌아왔다
물론 당신의 말은 틀린 말은 아니다
세달도 되지 않아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당신에게 화가 나는게 아니라
익숙하게 잘 지내던 사람 마음을 헤집어 놓고 금새 이렇게까지 하는 당신에게 화가 난다
법이 아니고
윤리도 아니다
도덕역시 아니며
규칙 또한 아니다
마치 투수가 실투로 타자를 맞췄을 때
모자를 벗어 가벼운 목례로 사과의 뜻을 전달 하는 것과 같은
일종의 암묵적인 룰이다
반드시 해야 할 일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하지 않아야 하는 일도 아닌 모호한 선상에 놓여있는 그것
충분히 화를 내고 욕을하며 미워할 수 있는 일이지만 또 그런일이 아니기도 하다
당신은 왜 나에게 그래야만 했을까
당신은 나를 만날때도 불투명한 사람이었다
크게 거짓말을 하지는 않았지만 늘 나의 믿음을 무너트리기 일쑤였다
당신은 불안한 사람이라 생각했지만 충분히 변할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었을까
그래도 당신이 좋았고 그럴거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기 때문에
오히려 충격이 더 큰것 같다
그런 당신에게 나는 끝까지 미안하다는 말을 했다
착한척이 아니라 정말 진심으로 미안했다
행복을 빌어주지 못할것 같아 미안하다 했고
좋은 추억 하나도 가져가지 못할 것 같아 미안하다 했고
이랬던 당신이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는지 내 마음을 토해낸 것도 미안하다 했다
하지만 당신은 내가 미안할것 없다고,
헤어진 후에도 그렇게나 나에게 연락하고 싶어했던 당신은
앞으로 연락하는 일 없을거라며 여전히 차갑게 나를 대했다
정말 큰 상처를 받은 사람은 있지만
정작 상처 준 사람은 없는 것 같은 이 상황
지금이라도 전화해서 화를내고 욕을하고 미워하고 싶다
하지만 나는 그럴수 없을것 같다
비록 나를 밟고 당신의 길을 가지만
당신은 당신의 갈 길을 가고 있는 거니까
당신이 원망스럽지만 불행하기를 바라지 않고
입버릇 처럼 말했던 불행한 사람처럼 행동하지 않기를 바란다 여전히
하지만 당신이 무심코 나에게 했던 것 처럼
똑같은 아픔을 느끼고 그때 내 생각 한번만 해 줬으면 좋겠다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