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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즈로 몰리고 있어요.

난아니라고- |2013.04.07 01:52
조회 1,695 |추천 5

안녕하세요.

20살 여자사람입니다.

톡은 눈으로만 보다가 처음 써보네요.

 

제가 네이트에 아이디가 없어서 언니의 동의하에 허락을 구하고 글을 올립니다.

 

익명의 가면을 쓸수 있는 곳이라 조심스레 올려요.

내용이 많이 길어요.

톡커님들의 조언 부탁드려요.

 

우선 글을 쓰기에 앞서 저는 동성애자가 아님을 분명히 밝힘니다.

그렇다고해서 동성애를 하시는 분들을 혐오하는 것도 아니에요.

그분들의 의사를 존중하고요.

'사람이 사람을 좋아한다는데 그럴수도 있지.' 하고 생각하는 사람이에요.

거기에 대해 왈가왈부할 생각도 없고요.

 

 

저를 둘러싼 이 오해는 고등학교때의 일에서부터에요.

 

때는 시간을 거슬러 고2때로 올라가면서 시작됩니다.

 

아버지의 직업때문에 저희 가족은 전부터 이사를 많이 다녔어요.

그래서 입학한 학교따로 졸업한 학교따로인 경우가 대부분이죠.

초등학교때 졸업앨범은 반친구들밖에 모르는 정도에요.

 

그당시에 언니가 고3이어서 이사를 미루고 있었어요

언니가 졸업하고서도 저까지 졸업하기를 기다렸다 이사를 하느냐의 논란이 되서

버티고 버티다 결국 이사했어요. 언니가 대학교 2학년 올라갈 때였고 저는 고2 올라갈때였어요.

그때 그 학교로 전학을 갔어요.

 

여고였죠.

 

그때까지만해도 별 위화감(?)같은건 안들었어요.

어차피 학교야 다 똑같고 전학해도 늘 그래왔듯이 새로운 친구를 사귀고 잘 지내면 되는거니까요.

 

언니도 여고를 나왔는데 입시준비라는 힘든 시기에 

하루 대부분을 같이 보내고 거의 매일 만나는 친구들이기에

더 속깊게 지내게 되고 더 오래간다고 하더라구요.

여튼 장점이 많다고 생각되서 오히려 좋았어요.

 

전학 첫날엔 애들이랑 어디서 왔느냐 부터시작해서

간단한 호구조사(언니가 있냐 오빠가 있냐 같은이야기요) 같은걸로 대화를 이었죠.

(보통 여자애들은 같은반이라도 같이 모이는 집단이 있잖아요?)

첫날에 점심 급식을 같이 먹자며 다가온 애들과 거의 같이 놀았어요.

다음날도 그애들하고 같이 쉬는시간에 얘기하고 밥도 먹고 그랬죠.

한 며칠 그렇게 지내니까 이애들은 상당히 순한애들에 속하는구나. 하는 결론이 났어요.

섣부른 판단 아니냐는 점도 있을테지만, 그 애들의 말투며 하는 행동이 그렇게 보였거든요.

전학와서 일주일 이주일 지나니까 반애들의 속성을 차츰알겠더라구요.

(이곳저곳으로 전학을 많이 다녔던지라 처음 몇주간은 이리저리 상황살피는 성향이 있어서요.)

-편의상 이제부터 이 애들을 A그룹이라 할께요.-

 

그렇게 지내는데 뭔가 위화감이 있는 애가 있었어요.-이제부터 이 애를 B라고 할께요-

애들하고도 잘 안어울리고 그냥 필요에 의해 간단한 의사소통만하는? 약간 그런느낌의 애가 있더라구요.

처음에는 숫기 없는앤가? 원래 말을잘 안하는앤가 보다했어요.

그러다가 일주일쯤 됬었나? B가 저한테 말을 걸어오더라구요.

화이트가 다 떨어져서 그러는데 좀 빌려달라. 를 시작으로 대화를 텄는데

그다음부터는 좀더 자잘한걸 얘기하게 됬죠.

아, 말을 잘 안하는 애가아닌가보다. 하는 생각이 들어서 몇마디 더 하는게 점점 B랑 말하는 시간이

늘어나더군요.

얘기하다보니까 통하는점도 많고 성격도 걍 털털한것 같기에 친해지게됬어요.

그래서 밥먹을때도 같이 가서 A그룹애들하고 먹기도 했고요.

그때 이후로 B랑 이동시간에 같이 간다던지(왜 여자들은 꼭 같이 다니는 친구 있잖아요.)하고

밥먹을때도 A그룹애들+ B랑 같이 먹게됬죠.

 

사건은 1학기 중간고사 끝나고 수학여행다녀온 이후에 터졌죠.

 

그날도 평소같이 A그룹애들이랑 쉬는시간에 놀고 있는데 그중 한애가 저한테 말을 꺼내더라구요.

"저기..... 혹시 B랑 전부터 알던사이였니?"

"어? 아니. 내가 여기 아는 사람이 어딨겠어~"

"아..그래? 아니, 엄청 친해보여서.. 그전부터 아는 사이인 줄 알았지.."

"그냥 얘기 하다보니까 애가 성격도 괜찮고 그래서 친해진거같아. 왜?"

"아~그렇구나.. 근데.... 아, 이런얘기 해도 되나?"

궁금증에 못이겨서 재촉을 하니까 애들이 하나씩 털어놓더라구요.

 

B가 레즈라고.....

1학년 말쯤에 학교에 누군가에게 고백을 했는데 그 애가 경악하면서 친구들에게 얘기함으로써 학년에서는 이미 파다하다고요.

당연히....저는 몰랐죠. 그 일은 제가 전학오기 전이었을뿐더러 아무도 말을 안해줬으니까요.

몇달 지내면서 애들이 B를 좀 꺼려한다는건 눈치 챘는데 그 정도일줄은 몰랐거든요.

그제야 반 애들이며 다른 애들이 B랑 얘기하거나 얽히려하지 않는것도 이해가 되더라구요.

 

"괜히 B랑 더 어울리지 않는게 좋을거같아."

"그래?.. 근데, 친하게지냈는데 그거 하나가지고 갑자기 안면 싹바꾸는건 좀 아니잖아. 그리고 걔 취향이 그렇다는데..... 걔도 나한테 그런 감정은 없는거 같고."

"그래도......."

애들은 좀 석연찮아하더라구요.

근데 정말로 B는 저나 A그룹애들한테는 별관심이 -그러니까 사랑을 느낀다던지 연애감정으로 좋아한다던지- 가 없는게 정말 눈에 빤히 보였거든요.

단순히 레즈라는걸로 그동안 친하게 지내다가 엎어버리는건 아니다 싶었어요.

"친구"라는게 무조건 다감싸주고 하는건 아니지만 그래도 마음 맞고 잘 통하면 그런 부분은 넘어갈수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근데.......

그건 [저만의 생각] 이었던거죠.

어느순간부터 반애들이 저를 슬금슬금 피하더군요.

왜그러지? 하다가 그게 하루이틀이 아니라 계속 되다보니 뭔가 이상하더군요.

A그룸 애들에게 상황을 물어보려했지만 그애들도 서로 눈치 보며 입다물고 있는데다가

점심도 같이 안먹게 됬어요.

'내가 뭘 잘못했나?' 하는 생각에 밤에도 뒤치락거리기 일수였죠.

 

그러다가 학교에서 화장실을 갔다가 나오는데 어떤 애들의 수근거림이 제 귀에 꽃히더군요.

"야, 쟤야 쟤."

"쟤? 대박. 아, 쟤 맨날 걔랑 붙어다니던 애잖아? 그럼 둘이 사귀는거?"

"아니, 그건 모르겠고 여튼 쟤도 레즈래."

"헐. 진짜 끼리끼리논다더니."

 

처음에는 뭔소린가 했습니다.

근데 보니까 세면대쪽 그 두명과 막 화장실을 벗어나던 저밖에 없는 상황이었어요.

내 얘긴가? 했습니다. 진짜 아니겠지 아니겠지. 아니라고 믿고 싶더군요.

그이후로도 복도나 화장실, 집에가는 길 에도 그런 소리를 듣게 되었죠.

'아. 내 얘기구나.'

반 애들이 나를 피한 것도, A그룹애들이 나를 피한 것도. 전부 이런 얘기때문이구나.

 

순간 A그룹애들에게 배신감이 들더군요.

그리고 사람을 그런식으로 몰아가는 애들에게 더욱 화가났습니다.

어쩌다가 제가 레즈라는 이야기가 돌게됬나 정말 신기하고 황당하더군요.

친구가 레즈라고 저까지 한통속으로 레즈가되는 상황이 정말 어처구니가 없었습니다.

그래도 그들이 제 면전에 대고 한것도 아닌데다가

다수가 그렇게 우기는 상황에서 저 혼자 '난 아니야!'해봤자 묻힐게 뻔한 상황이더군요.

이미 제가 레즈라고 낙인찍힌것은 기정사실화 된 상황이었죠.

 

그렇다고해서 B에게 '내가 너때문에 레즈로 오인받고있어!'라고 화풀이할 생각도 들지않았습니다.

제가 B랑 같이 있었다고 레즈로 소문이 퍼진게 B탓은 아니었으니까요.

사실을 안 B가 미안하다고 하더군요.

정말로 나는 널 동성애로 좋아한다거나 하는건 아니고 정말 친한 친구로 생각하고 있다고.

자기가 저랑 같이 다녀서 저까지 피해보게해서 미안하다고.

 

그렇게까지 말하는데 제가다 미안하데요.

괜찮다고 했죠. 어차피 사람이 사람을 좋아한다는데 그걸로 죄인취급할 생각 전혀없고 나도 전학와서 친한 친구생겨서 좋다고 하고 저희 둘 사이에서는 그 상황은 그렇게 종료됬죠.

그리고도 계속 친구로 지냈어요.

 

차마 식구들에게는 친구가 레즈이다. 근데 나도 레즈로 오해받고있고 학교에서 공공연하게 기피대상이 되었다. 말을 못하겠더군요.

B랑 친구로 지내는게 전학온지 5개월도 채 못되서 사람들이 피하는 애가 될만큼 인건가요?

 

어차피 학교에 소문은 그렇게 퍼졌고

그거가지고 B랑 절교를하느네 마네 하는건 더 유치하고 치졸한거 같았어요.

무엇보다 B가 레즈라고해서 저까지 레즈가 된것도 아니고.

그냥 서로 잘 마음 통하고 성격 비슷하고 해서 계속 친하게 지냈고

그렇게 졸업했어요. 물론 학교에서 공공연히 기피대상이 된건 그대로였죠.

 

여튼 그렇게 고등학교 졸업하면 그 소문에서도 벗어날 거라 생각했어요.

정말. 안일한 생각이었죠.

세상은 좁다더니 그말이 딱맞아요.

 

대학교들어와서도 B랑은 가끔만나서 술도마시고 노래방도 가고 친하게 지내고있어요.

학교는 달라도 시험끝나거나 서로 알바비는날에 가끔

여느 친한 친구들이 그러하든 그냥 평범하게 놀았죠.

 

교양 과목을 듣고 나가는데 문앞에서 어떤사람을 마주쳤죠.

어?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같은 과사람도 아니고 가물가물하니 선명한 기억이아니라

그냥 그사람한테 먼저 나가라고 비켜주고 저도 다음 강의 들으러 갔었죠.

 

그런데 그 다음주 같은 강의시간에 그 사람이 계속 저를 유심히 처다보는거에요.

그러더니 "혹시, XX여고 나오지 않으셨어요?"하더라구요.

그래서 맞다고 했죠. 그랬더니 놀라는것 같기도하고 벌레씹은것 같기도 한 오묘한 표정으로 저를보더니

다시 자기 자리로 가서 같이 듣는 듯한 무리랑 숙덕숙덕거리더군요.

(저는 원래 다른강의 들으려했는데 수강신청이 인원수초과때문에 못해서 그 교양을 신청한거라 과친구들이랑 다른 수업을 듣게 되서 혼자 듣고 있었거든요.)

사람을 흘깃흘깃처다보면서 수근데는데다 같이 얘기하는 주변인들의 표정이 상당히 오묘해서

뭔얘긴지도 모르고 처음보는 사람들인데도 기분이 불쾌했어요.

 

그. 런. 데.

저한테 와서 물어본 그 사람. 알고보니 저와 같은 학교 동창 이더군요.

갑자기 학교이름을 대면서 물어본데다 다음 시간에 저를 보고 숙덕거리는게 기분나쁘기도 했고 얼굴을 어디서 본듯해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졸업앨범을 찾아봤었죠.

찾아보니 제 옆반인데다 저희반이 화장실 쪽에 붙어있어서 지나다니면서 이름까지는 몰라도 본얼굴이더라구요.

 

3월이 끝나갈무렵. 또 그상황이 재현되더군요.

고등학교떄 친구들이 저를 피해다니던 그 상황.

대학교와서 그 교양듣는 사람들이 저를 피해다니는걸 시작으로 이제는 과사람들까지.....

정말......

어쩌다 상황이 이렇게까지 된건지.

 

이쯤되면 차라리 그때 버티고 버텨서 고등학교 졸업때까지 전학가지말고 있을껄.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대학까지 와서도 레즈라는 오인을 받을줄은 몰랐어요.

진짜.... 참........ 세상 좁더군요.

그렇다고 레즈를 혐오하는 것도 아니지만 저는 이성애자인데 그렇게 몰려서

사람들이 수근대로 피하는게 너무 싫어요.

 

정말 다시 고등학교때로 돌아간 이 현상이 싫습니다.

레즈인 사람과 친구가 된게 죄는 아니잖아요?

 

어차피 반수를 생각하고 있기때문에 이 대학에서 벗어날수 있을거란 생각을 하지만

반수해서 들어간 곳에서도 어떤 경로를 통해 저에대한 거짓소문이 퍼질 수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대학만 옮긴다고 능사가 아니란 생각이 들더군요.

 

 

하아......제 고민은 여기까지에요.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톡커님들.

이럴땐 어떻게 해야 할까요?

조언을 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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